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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
존 카치오포 외 지음, 이원기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평점 :
오늘도 당신은 외로우십니까?
무리 속에서 때때로 외로움을 느끼는 나도 이 책에 슬그머니 손이 간다.
1985년,
미국에서 자기 마음을 편하게 터놓을 만한 친구가 몇 명이나 있는가 라는 답변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이 '3 명'
동일 질문에 2004년에는 가장 많은 나온 답변이' 없었다'이었다.
21세기 미국인의 4분의 1이 마음을 터놓고 친밀하게 대화를 나눌 상대가 아무도 없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크게 차이가 없지 않을까?
날로 늘어가는 전 세대에 걸쳐 높아지는 자살률이 이를 말해준다.
골목골목마다 늘어나는 카페에서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SNS의 폭발적인 증가에도 높아지는 자살률이 말하는 것은 뭘까?
애완동물과 SNS는 외로움을 해결할 부차적인 수단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사회신경과학으로 본 인간 본성과 사회의 탄생-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인간의 근원적인 외로움의 출발은 어디이며, 외로움의 치유 방법은 무엇인지
뇌과학적인 면과 학술적으로 풍부한 사례를 보여준다.
책 표지를 넘기자마자 사회적인 사람과 외로운 사람을 대비시킨 그래픽 내용이 선명하게 다가와
호기심을 자극하며 페이지를 열게 한다.
사회적인 사람과 외로운 사람을 총 10개 항목으로 비교한 내용이다.
사회적인 사람은 외로운 사람에 비해 인간의 사고 능력 활성화와 사회적 만족도, 염증 억제력,
소득 수준이 8~35%까지 높으며 심지어 신진대사율도 37% 더 높다.
이에 반해 외로운 사람은 총 10개 항목 중 5개의 부정적인 항목,
지방에서 열량을 섭취할 확률, 고혈압 발병률, 스트레스 수치,
친목단체 없는 성인의 사망률에서 10~50%까지 높다.
특히 심장마비 일으킬 확률은 40%나 더 높다고 보여주고 있다.
외로움은 질병이 아니며, 우울증이 아니다.
그러나 외로움은 더 많은 요구를 부르며, 남을 비난하게 만들며,
수동적인 행동과 위축을 부르며 자기조절 능력을 떨어지게 만든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며 사회적 유대감을 가짐으로써 갖는 이점을 나열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적 네트워킹을 통해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가져야만 이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회적 유대감을 갖는 간단한 방법, 현실적인 해결 방법을 EASE로 제시한다.
먼저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Extend Yourself)
가장 외로운 사람은 나이니까 누군가 나에게 먼저 다가와 공감해 주고 그 사람이 나를 이해하고
다정하게 대해 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방법으로서는 궁극적인 해결이 되지 않으며 내가 타인에게 먼저 다가감으로써 나의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다고 한다.
선뜻 수긍하긴 어렵지만 어쩌면 이제껏 실천하기 해보지 않았던 방법에 대한 사례를 보여주며
사고의 전환과 행동의 습관 변환을 스스로 가져보게 한다.
교도소 내에서 가장 무서운 형벌이 독방 수감이라는 말에서 내 옆에 있는 타인의 존재감에
고마움을 느끼며 따뜻한 손을 내밀고 공감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겠다.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우라(Action, Plan)
자신이 어느 정도 유대감을 필요로 하는지 정확히 알고 우리 자신에게도,
교류하려는 다른 사람에게도 솔직하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평생을 같이할 배우자를 찾을 때는 원하는 유대감의 수준이 동등하고
그 수준에 편안해 하는 사람이 적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는 착취가 아닌 자발적인 주고받기에서 비롯된다는 문장에서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적당한 선긋기의 필요성에 공감을 느꼈다.
주변에서 왕따, 따돌림 등의 문제, 조직 내에서의 인간관계 등 가슴에 와 닿는 내용들이 많았다.
선택(Selection)
관계의 선택에서 심리적인 유대감의 중요성을 말한다.
외로움을 느끼면 사회적 단서와 신호에 아주 민감해진다.
외모나 지위에 이끌리면 깊이 있는 유대감을 형성하는 바람직한 기초가 되지 못한다.
공존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은 유사한 사고방식과 비슷한 삶의 단계에 훨씬 더 많이 좌우된다.
최선을 기대하기(Expect the Best)
사회적 만족을 느끼면 더 안정되고 관대해지며, 복원력이 강한 동시에 더욱 낙관적이 될 수 있다. 내 자신이 먼저 변화하기를 강조한다. 나 자신의 변화를 주변 세계가 인지할 때까지 기다리는동안
두려움과 좌절 때문에 다시 외로움이 유발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 나온다.
그럴 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으로 작은 생리 화학적 보상을 얻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 다시 본궤도로 올라설 수 있다.
전반부의 이론적인 내용, 과학적인 이론 등에 지식을 쌓아가며 책장을 넘기다보면
실생활에서 하나하나 와 닿아 그 동안 경험해왔던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
조직 관리자, 친구나 가족 관계, 누구에게나 추천해 볼만한 책이다.
전반부의 이론적인 내용을 인내심 있게 다져가면서 읽는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사상가이자 소설가인 C.S.루이스는 존 던의 종교적 전통에 입각한 말이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말한다고 느꼈다.
“우리는 무력하게 태어났다. 우리는 의식이 완전히 생기자마자 외로움을 발견한다. 우리는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지적으로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한다. 무엇이든 알려면, 심지어 우리 자신을 알려고 해도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