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를 굉장히 즐기는 편이다.
광고도 재밌어 하는데 듣다가 흠칫 하는 광고가 있다.
'지구랑 행성이 충돌하지 않는 한 너는 백짤까지 살꺼야!!'
라는 금융권 광고.
너무하잖아!!
노후를 조금 낭만적으로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어머!)
나는 그저그런 평민에다가 건강까지 챙기지 못한 비루한 족속이란 걸
실감하고 난 후 슬슬 명대로 살까봐 두려움이 생겼다.
골골하면서 오래 살다니.ㅡ,.ㅡ
작년에 가족중에 암환자가 생기면서 못 보던 여러가지 것들을 보게 되었다.
많이 나빠지면서 마지막에 요양원으로 옮겨서 생활하게 된 분을
면회하러 가면서 식사시간이라 죽을 사서 갔다.
나보고 먹이라고 해도 됬는데 직원이 업무에 충실한다고(?)
야단을 떨더니 죽에다가 동치미국물을 넣어서 휘휘 저었다.
...
남은 밥 섞어서 소 여물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당황한 얼굴로 쳐다보니
어차피 동치미 국물 먹을 거 아니냐.
이거 섞어야 뜨겁지 않고 빨리 먹는다. 라고 아무렇지 않게 답변을 했다.
...
밥을 밥답게 먹는게 사치일수도 있구나.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다.
한국사람이면서 노후에 내가 뭐를 생각하고
마지막은 어땠으면 좋겠으면서
어떻게 처분해주고 .. 이러쿵 저러쿵
살갑게 준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려나 모르겠다.
체면치레 하느라 바빠서..-_-
평소에 수평문화가 받아들여져서 대화가 많이 되는 가족만이
어떤 일이 생겼을 때도 의견이 많이 오가지
안하던 짓이 부모가 아프다고 갑자기 잘 되진 않잖아.-_-
서로 뜻이 안 통하면 비난배틀 붙어서 노환으로 힘든 부모는 뒷전 되기가 더 쉬울테지. 아마.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제 적지 않은 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