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앞으로도 자식은 없을 거 같고, 그렇다면 내 마무리가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둬야 되겠지.흠.

죽이 먹고 싶다 해서 죽을 사갔더니 빨리 식으라고 동치미 국물을 붓는 간병인 땜에 순간 당황했다. 간병인은 혼자 못 먹는다고 했지만 좀 느릴 뿐이고 정해진? 식사시간안에 빨리 끝내려는 것 때문에 못 기다려줘서 그냥 빨리 처리하려고 하는 말 같아 보였다.

일반병동에서 간병인을 고용하지 않는 한 먹을 자유부터 조절당하기 시작하는 늙음, 힘없음, 병들어감.

집에 와서 그렇더라고는 절대로 말 할 수 없었다. 달리 취할 방법이 없으니까.

나는 아직 멀고 먼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미뤄두고 있는 사이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다. 아기들 돌잔치 얘기에 시끌벅적하고, 누구 첫째가 학교 갔다 얘기에 시끌벅적했는데 어느새 장례식 얘기가 오고간다.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

 

 

 

우리는 거기서 잘 해냈소,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만큼. 우리고 잘 해냈고, 시간과 정력, 창조력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면, 왜 옮겨서 마찬가지로 잘 해나갈 수 없겠소? 우리는 이상을 그려왔소. 달리 시도하지 못할 까닭이 어디 있겠소?
우리 생활의 중심은 확고하오. 농장일은 성공할 수 있고 진정한 만족을 가져다줄 수 있을 거요. 그 일은 모든 사람이 아닌, 어떤 사람들에게만 적합한 생활 방식이오. 바로 우리들이오. 다시 시작합시다!

메인으로 이사온 1, 2년 뒤부터 우리는 장의사에 돈을 주고서 미리 우리 자신의 화장에 대비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스코트가 `주위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 이라는 제목으로 내게 남긴 지침을 따르는 것인데, 이 지침은 1963년에 처음 쓰고 1968년에 그이의 이름 머리글자를 써 넣었으며 1982년에 다시 그렇게 했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은 요망 사항을 기록해두기 위해 쓴다.
1. 마지막 죽을 병이 오면 나는 죽음의 과정이 다음과 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나는 병원이 아니고 집에 있기를 바란다.
-나는 어떤 의사도 곁에 없기를 바란다.
-그럴 수 있다면 나는 죽음이 가까이 왔을 무렵에 지붕이 없는 열린 곳에 있기를 바란다.
-나는 단식을 하다 죽고 싶다.
2. 나는 죽음의 과정을 예민하게 느끼고 싶다. 그러므로 어떤 진정제, 진통제, 마취제도 필요없다.
3. 나는 되도록 빠르고 조용하게 가고 싶다.
-주사, 심장 충격, 강제 급식, 산소 주입 또는 수혈을 바라지 않는다
4.장례 절차와 부수적인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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