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수저 - 윤대녕 맛 산문집
윤대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0월
구판절판


이 근처가 조기잡이로 유명한 칠산어장이라네.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제주도와 추자도를 거쳐 이쪽으로 조기 떼가 몰려오지. 그때가 되면 북상하는 조기 떼들이 개구리 울음소리를 내며 바닷물 위로 뛰어오르는걸 볼 수 있어. 수놈이 암놈을 부르는 소리라고 하지. 또 썰물 때가 되면 조기 떼가 수면 가까이에 떠서 퇴거하기 때문에 마치 바람에 숲이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린다네. 어릴 때 아버지와 배를 타고 나가 바닷물 속에 대나무를 꽂고 조기 떼 우는 소리를 듣곤 했어. 살구꽃이 필 때면 수백 척의 안강망 어선이 운집해 일대 파시를 이루는데 밤이 되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네. 이봐, 봄이 되면 나는 자주 조기 떼 꿈을 꿔. 그들과 함께 푸른 카펫이 깔린 바닷속을 유영하는 꿈을 말이야.-109-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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