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침묵은 같은 뿌리다. 다만, 말은 수많은 진실을 속이고 자극하고 상처입히며 우리가 사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결국 침묵으로 끝난다. 우리의 판토마임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마르셀 마르소Marcel Marceau, 1923-2007-117쪽
탁현민-최근 일련의 상황 속에서 시쳇말로 '땜빵'이 된 김구라나 지석진 같은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참 씁쓸하다. 한국전쟁 이후로 '무색무취'가 잘먹고 잘사는 유일한 길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의 인식이 문제다. 현실에 대한 함구 내지 변절에 대해 "생활인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논리를 들먹이는 것에 나는 좀 짜증이 난다. "나도 먹고살아야 한다"는 한마디에 모든 분노를 거둬야 하는 상황이 과연 정상인가. 소신, 욕구, 정치적 의지 때문에 때로는 욕도 먹고 손해도 보는 사람들이 있어야 제대로 된 세상 아닌가.-146쪽
-행복한 세상이란 무엇입니까.
쓰지-어차피 불행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누구나 안심하고 불행해질 수 있는 세상, 안심하고 병이 들 수 있는 세상, 안심하고 자신의 약점을 드러낼 수 있는 세상, 안심하고 늙어갈 수 있는 세상, 안심하고 자식을 낳을 수 있는 세상, 안심하고 죽을 수 있는 세상이 바로 행복한 세상 아닐까요?-3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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