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배색 - 그래픽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영감을 주는 퍼펙트 팔레트
사라 칼다스 지음, 김미정 옮김 / 지금이책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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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영감을 주는
완벽한 배색
색, 조합, 의미, 문화별 선호도

색의 힘은 강하다. 색에 따라 첫인상과 느낌이 결정되기도 한다. 느낌이라고 하는 것은 잘 바뀌지 않는데, 색이라는 것은 여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색과 디자인이 장점을 나열하려면 끝도 없다. 배색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색을 결합해야 세련되어 보이는지 등을 결정한다. 책 속에 있는 여러 색과 디자인을 만나보는 여정, 지금부터 출발한다.

먼저, 이 책의 표지이다. 표지를 보고 있으니 뭔가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책의 디자인도 한 몫 하고 있다. 책을 처음에 쳐다보았을 때는 마치 이 책의 책 띠가 가운데로 올라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매끈매끈한 표지의 일부이다. 표지부터 매력적이고 색감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인 것이 티가 난다. 계속 보게 되는 표지다.

책장을 한 장 넘기게 되면 쨍한 노란색으로 가득한 면이 나온다. 눈이 아프다면 바로 하나를 더 넘기길 바란다. 이 책의 구성도 특이하다. 본문을 총 24장으로 나누었다. 24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그렇다. 24시간, 즉 하루다. 이 책은 각 장에 하루 한 시간을 담았다. 하루를 구성하는 24시간 각각에 하나의 색을 짝지은 이 방식은 온대기후 지역에서 시간대별로 나타나는 일광, 온도, 분위기, 주요 활동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한다. 이를 염두해두고 각각의 장을 본다면 조금 더 그 색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책 전반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각각의 장은 해당 색의 설명과 그 색과의 완벽한 배색, 그리고 문화별로 다른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간중간 해당 색이 들어간 포스터나 작품들도 담겨있다.

책 속에는 여러 색이 나오는데 책의 첫 페이지에서 봤던 쨍한 노란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노랑은 일단 우리 뇌 속에 스며들어 어질러진 머릿속을 말끔히 정리해주는 섬광과도 같은 색이다. 은유적으로 말해 노랑은 어둠 속에 감춰진 것을 환히 드러내므로 호기심과 지혜와도 연관된다. 또한 우울과 변덕에 맞서는 힘을 지니고 있어서 우리의 기운을 북돋는 적극적인 색이며 심지어 피로, 스트레스, 초조함을 낮추는 데에도 유용하다. 그렇지만, 때때로 노랑은 노화,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중세 시대에 노란색은 오염을 뜻하기도 했고, 저널리즘에서도 노란색은 다수 부정적인 인상을 줄 때가 있다.

그렇다면 조금 결을 바꿔서,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색은 어떤 것이 있을까? 녹색이 그의 예이다. 집이라는 공간이 생긴 이래로 사람들은 식물을 집 안에 들여 곳곳에 녹색을 배치했다. 이는 방을 더 크고 밝게 보이게 만들어 공간을 돋보이게 하고, 우리의 정신 건강도 튼튼하게 만든다. 녹색에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내 식물은 조화로운 자연의 모습을 우리 삶 속에 불러들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실 녹색도 늘 긍정적 의미만 가졌던 것은 아니다. 녹색은 독, 질병, 심지어 기이함과 탐욕을 의미하기도 한다. 16c말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그의 극작품 <베니스의 상인>, <오헬로>를 통해 녹색을 질투심과도 연관지었다. 이런 부정적 상징의 일부는 오늘날까지 남아 있지만, 1970년대 들어 환경주의자들이 녹색을 생태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활 양식을 대변하는 색으로 표현하면서 녹색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금도 유지되고 있으니 다행이다.

우리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 사회 문제를 맞서는 데에도 색깔이 유용하다. 예술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색은 이 일을 돕는 강력한 도구라고 한다. 예술가 카미유 왈랄라는 최대한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늘 노력한다. 지역사회나 자선단체를 돕는 프로젝트 일을 참 좋아하는데, 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일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잡지를 보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책은 『배색 스타일 핸드북』『배색 아이디어』에 이은 ‘퍼펙트 팔레트’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그래픽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 등 색과 관련한 모든 일에 활용 가능한 노하우와 정보, 실제 작품 사례 등을 담은 책이다. 책을 넘기며 보고만 있어도 색과 예술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볼만 한 책이다. 디자인에 대한 책을 볼 기회가 많이 없으니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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