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이대 - 하근찬의 대표 단편소설 아이세움 명작스케치 5
하근찬 지음, 오승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 민족이 겪은 가장 아픈 시절,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 6.25 전쟁을 겪은 

부자(父子) 이야기 - 수난이대에 우리 민족의 수난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전쟁에서 살아서 돌아오는 삼대독자 아들을 마중 나가는 아버지의 들뜬 마음에서  

시작되는 수난이대 이야기는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와 아들 모두 신체의 일부을 잃는  

비극을 다루고 있음에도 이야기 속 분위기는 우울하지 않습니다. 

이 가족의 비극이 아버지와 아들이 기차역에서 만나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 속 대화로  

그저 담담하게 그려짐으로 인해 순간 순간 글을 읽는 우리가 나름 상상하고 그 상황을  

떠올려 유추함으로 더 참담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통해 머리 속에 그려지는 그 상황이 가슴을 절이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까 안쓰러운 마음으로 가득하게 만듭니다. 

전후 세대로 태어나 그 시절 이야기를 어른들께 전해 들어 힘들고 비참한 그 시절을  

간접적으로 알 수 밖에 없지만 나라를 잃고 힘없는 백성들로 살며 해방 후 남, 북이 

대치되어 6.25 전쟁으로 다시 맘 졸이며 사는 심정이 어떨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몹시 가슴 아픈 이야기임에도 아들을 등에 업고 외나무 다리를 건너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이 수난이대 이야기 속 마지막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비록 민족의 수난이 이 아버지와 

아들에게 장애로 남아 험난한 앞 날이 예정되어 있을 지라도 아버지와 아들이 외나무 다리와  

같은 시련 앞에서 서로의 힘이 되어 줄 것이며 눈앞에 우뚝 솟은 용머리재가 이 아버지와 

아들을 지켜줄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내용의 하근찬 대표 단편소설 '수난이대'를 이렇게  

섬세한 그림들과 함께 다시 만나니 그 느낌이 중,고 시절에 읽었던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전쟁에서 돌아오는 삼대독자 아들을 마중하러 가는 아버지의 들뜬 마음이 벌써 표정에서 

느껴집니다. 

 

기쁘고 들뜬 아버지는 절룩거리면서 걸어가는 상이군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아들의 모습을 찾았는데 그 삼대독자 아들은 ... 

틀림없는 아들이었으나, 옛날과 같은 진수는 아니었다.   

~~~  만도는 눈 앞이 노오래지는 것을 어찌지 못했다.    < 본문 25p >

얼마나 놀라고 그 마음이 어땠을지... 제 마음도 저려옵니다. 

 

이 그림만으로 그 상황이 쉽게 상상됩니다. 

먼저 앞서 가는 아버지와 뒤따라가는 아들 진수의 모습이 눈에도 마음에도 콕 박혀 

버립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우찌 살까 싶습니더 하고 묻는 아들의 말에 살기사 와 못 사냐  다독이는 아버지는  

당장 닥친 외나무 다리를 건너야하는 어려움에 기꺼이 아들의 다리가 되어 줍니다.

등에 업힌 아들과 눈을 맞추고 나아가는 아버지, 이 부자(父子)를 가만히 내려다보는 

눈앞의 우뚝 솟은 용머리재가 이들을 지켜주길 바라며 이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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