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도 민박
<세방낙조>
허주성
진도군 지산면 세방리 10번지
휴대폰 017 606 9002
010 8819 9002
사장님 명함에는 이렇게 써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이렇게 자세하게 어떤 명칭이나 사람에 대하여 쓴 적이 없다. 하지만 이 두분에게는 이렇게 하고 싶다.
이제 그 이유를 천천히 한번 풀어보기로 하자...
저 멀리 보이는 집이 주지도 민박집이다.
내가 이곳을 택한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 였다.
첫번째는 순천에서 시작한 남도여행의 길에서 이곳을 마지막으로 하기에 참 좋았다.
순천,벌교,보성,강진,해남,완도,진도 이렇게 남도여행의 끝으로 차를 운전하기도 좋았다.
두번째는 블로그에 주지도 민박을 검색해보니 사모님,사장님이 참 좋았다. 그런 분들이 없더라..
특히 안주인이신 사모님을 칭찬하는 글이 많았다.
왜일까?
궁금한 것은 풀어보아야지...!!!
바다 앞의 고즈넉한 민박집 그 집에 주차를 시켰다...
전화통화한 사모님은 안 계시고 사장님이 반갑게 나를 맞아 주셨다.
완전 시골분처럼 생기신 분이셨다.
그런데 그 내면을 알고보니 아니었다. 역시 사람은 겉으로 봐서는 안된다니까?
"위 방에 불 넣었으니 따뜻할 거요..."
"우리는 밥은 안해요." "그란디 혼자면 저녁은 같이 먹으라요?"
하고 물으시길래 주시면 감사히 먹지요. 하고 말했다.
"어라... 이거 검색에서는 회도 먹고 밥도 먹고 식당도 하는 것 같았는데..."
짐은 풀었는데 조금 후회가 밀려왔다.
사방 3킬로 거리에 아무 것도 없다. 이거 긴긴밤도 문제지만 이런 바닷가에서 회 한점도 못 먹고 소주 한잔도 못한다면 여행의 멋진 추억이 사라지잖아...
밖에 나가서 풍경도 보고 걷기도 했다.
부두가의 풍경은 멋졌다.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렇지.
춥기도 하고 날은 이제 저물시간이다.
에라이 가져온 맥주와 안주나 간 밤에 먹어야겠다.
저 앞에 있는 섬이 주지도라나...
고기잡는 배는 많은 데 출항은 요즘 안 한단다...
구경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들어와서 식사를 하라고 말씀하신다.
정말 주시는 건가요? 물으니 "당연하지요."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식당에 앉았다.
(솔직히 내가 얼굴이 두꺼워 염치가 없다.)
많지 않은 반찬이지만 깔끔한 상차람이다.
그리고 아구탕이 나왔다. 도시의 아구탕처럼 빨갛게 끓이진 않았지만 맑은탕처럼 맛이 깊다.
이제부터 사장님 인생이야기가 나온다.
" 내가 말이여~~ 외국배를 30년을 넘게 탔어. 외국 나라 안 가본 곳이 없당께.
우리 큰 딸과 둘째 딸, 애들 낳는 것도 못 봤어.
우리 집사람이 고생 혔지. 혼자 다 키웠으니까...
요즘 사람같으면 벌써 도망 갔을껄~~
"그래서 외국배를 많이 타 보니까 별 나라를 다 가니까 좋더만.
문화도 다르고 생활도 다 다르지만 나는 베트남이 최고여~~"
우리나라 돈으로 몇백만 가지면 그 나라에서 몇개월 놀다가 온다니까...
날씨 따뜻하지. 호텔비 싸지... 사람 순박하지..
아예 거기서 살고 싶당께...^^
개인적으로 나는 이사진이 너무 마음에 든다.
강원도 황태덕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황태지만 여기 진도에서 본 것은 아구와 돔들이다.
그 추운 날씨를 이기고 해풍을 맞은 이 고기들.
냉동실에서 얼린 고기와는 전혀 다른 맛과 멋을 풍기고 있다.
웬지 운치가 있다.
그리고 인생도 이렇듯 추운 겨울과 매서운 해풍을 맞을 때도 있다.
그 것을 견디느냐? 못 견디느냐에 인생의 승부가 좌우된다...
내 인생도 저렇듯 매섭게 해풍을 맞지만 그 내면의 힘은 더욱 더 성숙할 것이기에 나는 행복하다.
진도에서 이 흔하고 흔한 대파농사.
남쪽나라라서 따뜻하고 해풍을 맞은 대파농사.
진도산을 최고로 알아주신다고 하셨다.
이 비밀을 사장님이 드디어 공개하셨다.
"여기서 나이드신 어르신들 겨울이면 2~3천만원은 다 들 가지고 있제.
자식들이 서울서 돈을 보내주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너그들 서울살이 힘들자.
박봉의 월급에 애기들 키우느랴고 힘들제... 하시면서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씩 부쳐주는 어르신들이 많으시단다.
이유인즉슨...
늦가을에서 겨울에 대파농사로 벌은 수입과 비닐하우스나 개인 농장에서 대파 껍질 까는 일을 해서 돈을 쾌 많이 버신단다.
대파가 매워서 초보는 5만원정도 받지만 숙달된 분들은 깐 대파만큼 돈을 일당으로 받기에 한달에 그 대파까는 수입으로 2백에서 5백까지 버는 어르신들도 있단다.
내가 정말로 그럴려고요.... 반문하니까 사장님 하시는 말씀이 "진도에 와서 노인양반들 우습게 보면 큰일나는 것이여" 말씀하신다.
신빙성있는 말씀으로 결론을 내렸다.
역시 어디사나 사람이 부지런하기만 하면...
이런 농촌에서 도시만큼만 열심히 젊은 사람이 하면 돈은 금새 번다고 말씀하신다.
그 말씀을 듣고 나도 진도에 와서 고기잡고 대파 도소매하여 돈이나 벌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농촌에는 할 일은 많은데 사람이 없다고 하신다.
"내가 이 집을 집사람과 몇년에 걸쳐서 혼자서 지었다니까~~
옥돌로 지은 집이여.
이거 지은지 상당히 오래 되었제... 나는 이거 지어놓고 놀러 다녔제.
집사람이 영업하고 말이여^^"
사장님 연세가 70이 다 되셨고 사모님이 65세 이상이라고 기억이 가물가물~~
식사를 마친후 사장님이 타주신 커피는 최고였다.
베트남에서 직접 공수해오신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술을 끓은 사장님과 사모님과의 대화는 3시간을 넘게 계속됐다.
그런데 지루하지가 않았고 인생의 깊은 배움을 느꼈다.
아~~~~ 이렇게 사셨고 사시는 분들도 계시구나...
8시를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새벽3시에 깨어서 책을 읽었다.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내 인생을 바꾼 스무살 여행]을 4독했다.
책의 내용이 얼마나 쏙쏙 들어오던지...
여행내내 새벽마다 책을 본 셈이다.
워낙 일찍 잠자리에 드니까 자동으로 새벽에 깬다.
사장님이 아침에 또 소리치신다.
"밥 먹어~~~ 밥 먹어야지..."
그 소리가 참 고맙게 느껴졌다.
두 사람 이상이면 밥은 안주는 데 혼자오면 꼭 갚이 식사를 하신단다.
밥 값은 안 받는다고 하신다.
어떤 사람들은 신혼 여행을 이곳으로 와서 3일간 머물고 갔다고 한다.
그게 고마워서 더욱 신경써주고 맛있는 음식도 주셨단다.
"숙박 요금을 계산해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드릴까요?"
"3만원만 주실랑가?" 왜려 미안해하신다.
"4만원을 드리면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를 몇번 했다.
두분의 진심어린 마음으로 여행을 잘 했고 맛있는 음식과 대화 잊지 못할겁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다정한 주지도 민박집 사장님 내외분.
왜 그렇게 블로그마다 칭찬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사장님과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사장님과 나눈 대화는 절대 잊지 못할 겁니다."
"또 꼭 올게요"
따님들이 어서 시집을 가셔야하는데요...
그래야 손주도 보시고 하시지요. 독신으로 산다고 하시는 데 걱정도 안하시는 사모님.
저는 잊지 못할 겁니다.
그 따뜻한 마음과 음식을요...
아~~~~ 주지도 민박이여..
이 글을 쓰는 내내 또 가고 싶구나.
여행의 백미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라는 것을 또 한번 알게 해주신 주지도 민박집 두 내외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안양으로 올라오는 데 전화가 왔다.
" 눈오는 데 잘 올라가고 있어요?" 전화가 왔다.
잘 올라가는 지 걱정되신다고 전화를 하셨단다. 감동이 일었다.
아~~~ 사람 사는 재미가 이렇구나.
살다보니까 이렇게 좋은 분들도 만나고 감동의 전화도 받는구나.
최고급 비타민 만병을 먹은 효과가 나왔다.
사람이 상처를 주고 사람이 치유한다. 여행의 백미는 사람이라고 나는 말하고 또 한번 주지도민박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