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란 어떤 한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닌 정신상태라고 생각한다.
그 청춘의 중심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젊음의 무기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런 궁금증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내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해보고 싶었다.
최고의 목적은 내 자신과의 대화다.
선물인 셈이다. 내 자신과의 대화이자 선물, 이렇게 시작한 것이 이 국토종단여행이다.
도보로 820km의 짧다면 짧고 멀다면 먼 그 길을 나는 내 인생의 마지막 30대 말에 시작한다.
생각만 하는 몽상가보다는 뛰면서 생각하는 실천가가 될 것이다. 2월5일,새벽에 일어나 안양역에서 광주로 가는 고속버스에 올랐다.
이제 시작이다.
총 6차에 걸쳐서 국토종단을 마치겠다...
땅끝탑.
이곳에서 통일전망대까지 820km의 국토종단이 시작된다.
아~~ 드디어 출발하는구나.
이제부터 무조건 걷는 거다.
한 걸음,한 걸음 걷는 거다.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길을 나는 이제 시작한다.
땅끝탑에서 환하게 웃어본다.
이 웃음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내 인생의 또 다른 도전의 소중한 시간이다.
자~~ 이제 떠나보자.
역시 남쪽나라라서 굉장히 날씨가 좋다.
아주 좋은 징조다. 그렇게 추운 날씨였는데 내가 국토종단을 시작하니 도와준다.
아스팔트 길은 정말 쉬운 길이 아니다.
한시간이 넘어서 금새 알 수 있었다.
멀리 보이는 바다와 섬들이 눈의 즐거움을 준다.
명품 땅끝소초.
멋지다. 그래 제대해도 땅끝마을에서 근무했다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해도 자부심을 느끼겠다.군인아저씨들...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웃통 벗어던지고 상의를 탈의한 채 족구에 열심이다.
열심히들 해라!! 너희 때가 좋을 때다.
처음으로 보는 국토종단 이정표.
그래 내가 길은 제대로 가고 있다는 말이구나.
영전 가까이에 도착했을 때, 농가에서 주인이 키우는 개들에게 밥을 줬다.
어린 녀석들 먹는 게 얼마나 귀엽던지 한참을 봤다.
옆에서 지켜보니 어미개가 얼마나 사납게 짓어 대던지...
바람의 딸, 한비야가 국토종단 첫째날에 머물렀던 성당.
지나가다가 유심히 보니 그 성당과 지명이 맞다.
길을 떠났을 때 아는 지명과 장소를 보면 묘한 공감대를 느낀다.
선배 아닌가? 국토종단 선배님...^^
오늘의 숙소.
여기서 하룻밤을 묵었다.
설연휴 기간이라 주인께서 민박을 거부하셨다.
아직 치우지도 않았고 불을 지피지 않았다고...
그래서 내가 쾐찮고 장작도 내가 지피겠다고 말씀 드렸다.
3만원에 하루 묵기로 했다.
이정도면 국토종단 첫째날로는 아주 대만족이다.
불쏘시개로 장작을 지피고 불을 피웠다.
주인집에서 식사를 준비해주셔서 주인양반,그 댁 따님 둘과 손녀랑 식사를 같이 했다.
밥은 꿀 맛이었다. 역시 남도 밥상이라니까...
저녁을 먹고나니까 구들장이 벌써 따뜻해졌다.
내일부터 잠자리 먼저 해결하자고 다짐했다.
책을 보고 일기를 쓰고 8시를 조금 넘겨서 잠이 들었다.
오늘 하루는 대 만족이다.
황토방에 장작을 지펴서 얼마나 꿀잠을 잤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