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도종환 시인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담쟁이 잎 하나 하나가 독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 힘, 하나 하나가 모여서 벽을 넘듯이 이 삶이라는 전쟁터을 넘는 방법중에 가장 좋은 방법이 나는 독서라고 생각한다.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을 나는 이제껏 알지도 알고 싶지도 않다.
천천히 끊임없이 읽는다. 누가 뭐라고 하든 말든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거북이처럼 읽는다. 그 꾸준한 거북이 걸음의 독서가 결국에는 이루어낸다.  그 어떤 불가능한 것이라도 말이다.  

육체는 음식과 물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 영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해봤다. 텅빈 머리속에 사막의 모래처럼 비어있다면 무슨 생물이 살 것이며 무엇을 키울 것인가? 영혼에도 참다운 음식과 물을 주어야 한다.저절로 채워지겠지. 그것은 곤란하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 거의 다수다. 세월이 가는 것을 원망하고 나이 먹은게 무슨 벼슬처럼 말한다. 자신이 이렇게 가난하게 못사는 것은 세상이 잘 못 된 것이고 이 나라가 잘 못된 것이라 말한다. 자신의 탓보다는 남의 탓이 항상 많다. 왜 일까? 영혼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영혼이 비어있기에 그런 생각과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그런 생각과 결과물들을 만들어내지 않게 위하여 자신을 단련하고 발전시겨야 한다. 그래서 읽어야 한다. 

평생공부.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가? 

그렇다.어떻게 공부 할 것인가?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 

1.일단 재미를 붙여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 아무리 좋은 독서고 책이지만 읽는 그 자체가 재미없고 즐겁지 않다면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래서 나는 수시로 어느 곳이건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난 후, 화장실에서도 읽고, 일 하기전에도 읽고,밥 먹을 때도 읽고, 시간이 남을 때도 읽고, 약속시간을 기다리다가도 읽고 언제 어느 곳에서 건 무조건 책을 읽어야한다. 그러다보면 재미가 난다. 습관이 들다보니 이제는 안 읽는게 이상할 정도다. 평생 습관 중,가장 소중한 습관과 친구를 얻은 것이다.  

2.항상 휴대하는 습관을 들이자. 어느 곳에 가던지 펜과 책을 들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자. 잠자기전에도 바로 귀 밑에 놓고 잔다. 차안에도 책을, 화장실에도 책을, 드럼배우기 배낭에도 책을, 내가 행동하는 반경에는 꼭 책이 함께 있어야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담배를 항상 휴대하 듯이 휴대폰보다 더 간직하는 습관을 들이자.밑줄을 그어 놓는 것은 가장 기본이다.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일단 밑줄 긋고 그 밑에 나의 생각이나 메모를 생활하자. 좋은 글귀나 귀감이 되는 글은 메모장에 옮겨놓는다. 

3.한달 분량, 일주일 분량, 하루 분량을 정해 놓는다. 하루에 100페이지는 기본으로 읽어야 한다. 3일이면 1권. 한달이면 열권.1년이면 120권. 120권은 절대 많은 숫자가 아니다. 10년이면 겨우 1200권밖에 안된다. 몇백만권의 그 많은 책중에 일부밖에 안된다.무자비하게 많이만 읽는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일단은 분야가 워낙 많기에 1년에 200권은 읽어야 기본이랄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그러니 책을 게을리 읽을 수 없다. 겨우 1달에 2,3권 읽었다고 책 읽는 다는 말은 하지 않는게 좋을 성 싶다. 1년에 책 한권 안 읽는 사람과는 말도 섞기 싫다. 책을 안 읽는 사람이 나쁘고 게을러서가 아니고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사는데 평생공부하기를 멈춘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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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느 열심히 하는 중국집 홍보원을 알게 되었다. 그는 배달은 거의 안하고 이사오는 집만 골라서 영업하는 직원이었다. 신규로 이사오는 집에 음식점 전화번호와 메뉴가 적힌 휴지티슈를 가져다주는 일을 했다. 당연히 배달직원보다 시간이 남아 돌았다. 술도 마시지않고 담배만 피웠다. 그를 유심히 20여일 가까이를 지켜보니 나와 10미터 떨어진 곳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보는 것이다. 참 보기도 좋고 웬 사람이 저리도 책을 열심히 읽나... 동기부여도 받게 되었다.  

그런던 중 눈인사도 하고 안면을 틔게되어 그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시나 봐요? 어떤 책을 보시는지 봐도 될까요? 유심히 보니 로맨스,무협,환타지 소설이 주류를 이루었다. 속으로 환상이 확 깨졌다. 세상에 그리도 열심히 읽었다는 책이 이런 삼류소설이라는 말인가? 인생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책들을... 하루에 6시간 이상을 이런 책들을 읽는 다는 말인가... 안타까웠다. 하루에 6시간이면 일반 책들을 2권정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아니던가... 내가 한마디 했다. 이런 책보다는 자기계발이나 역사나 인문, 좋은 작가의 책들도 많지 않나요? 하고 말하니 예전에는 그런 책도 읽었는데 선별하는 것도 귀찮고 대여점에서 빌려보기 좋은 이런책들이 읽기도 편하고 시간도 잘 간다고 했다. 답답했다.  

똑같은 책을 읽어 어떤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인생을 바꾸는데 어떤 사람은 시간을 때우기 위해 로맨스소설을 읽는다니... 제발 부탁이니 참 소설을 읽으세요, 사람이 변하고 인생이 바뀝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말았다. 

그렇다. 어떤 책을 읽느냐에 사람이 변한다. 인생이 바뀌고 가는 길에서 찰흑같이 어둡던 길이 환한 형광등으로 환해진다. 이런 휼륭한 책을 눈이 즐겁고 쉬운 책만을 읽어서는 절대 곤란하다. 일단 읽는 습관을 들이기전 까지는 재미와 감동의 책도 쾐찮겠다. 무거운 철학책을 한달내내 읽으며 머리에 쥐가 나도록 발전이 없는 것보다는 흥미로운 책도 일독을 권한다. 읽는 습관을 들이는게 가장 최우선이기에.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먼저 자신을 성찰하는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자신을 냉정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책들을 읽어야 다른 좋은 책들을 포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자기계발에 대한 여러 책들을 읽어야 한다.마인들에 관한 책이면 더 좋겠다. 어려움속에서 성공한 이들의 책이나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고통이 담긴책은 용기를 주고 힘을 나게 한다. 나와 같이 아무런 것도 없이 시작한 그런 사람의 책은 " 아! 그래. 나도 하면 되겠구나. 동기부여 할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그런 책을 100권 정도 읽으면 생각이 아마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인드가 달라지고 생각의 차이를 느끼게 될 것이다. 예전에 보았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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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인 것 같다 .  

 

 

사람이란 한 없이 강하지만 한 없이 약한  존재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고 방황 할 때도 있고 몸이 오르라드는 외로움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 격려와 배려를 받으면 힘이 나기도 하고 독설이나 그 어떤 행동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작고 약한 존재다.  한 없는 홀로서기, 그것이 사람에게 평생 주어진 짐인 것 같다. 그 짐을 지고 가는데 누구는 힘들지 않게 편한 마음으로 가고 어떤이는 이 무거운 짐을 언제까지 져야 하나.. 힘들어 죽겠다고 불평불만에 토로를 한다. 어차피 지고가는 것은 똑같은데 말이다. 

 

이 것이 생각의 차이라는 것이다.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독서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은 멀리서 크고 위대한 그 무엇을 찾으려한다. 큰 깨달음을 얻어야 그 것이 생각으로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믿겠지만 나는 다르다. 작은 생각과 생각들이 모여 작은 행동과 작은 실천을 만들어 낸다고 믿는다. 어느 행간에 담긴 그 하나의 작은 의미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그 행간의 의미를 사색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자아의 성찰,즉 진정한 홀로서기의 준비자세라고 생각한다. 그 홀로서기 하나하나가 힘을 내게 한다.

  

지구라는 거대한 촌에서도 한국이란 부락에서 살아가는 나란 존재는 어쩌면 미미하고 약한 존재다.  약한 존재이지만, 삶이란 치열한 전장에서 짬을 내 읽는 독서의 즐거움을 아는 것에는 대한민국 1%안에 든다고 자부한다. 내 처해있는 현실이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난관에 부닥치는 여러 일들이 많았어도 세상에서 나를 평등하게 해주었던 것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독서하는 그 순간만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어느 낯모를 간이역에서 봄 햇살을 맞으며 읽는 즐거움,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날 놀이터 벤치에서 읽는 독서의 즐거움, 

약간의 술에 취해 오래전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즐거움은 나에게 작은 감동과 삶의 여유를 가져다 주고는 한다. 각박하고 많은 일들이 총알처럼 빠르고 인정이 메말라가는 시간의 다툼속에서 올바른 길과 판단을 하게 만드는 것은 독서라는 작은 내안의 울타리에서의 휴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루을 마감하고 집에 도착해 잠든 아이들을 보고 아내에게 하루의 안부를 묻는다. 그리고 서재의 많은 책들을 바라본다. 한권한권 많이도 샇여있는  책들을 보노라면 흐뭇해지는 것을 느낀다.  내가 한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좋은 책을 읽었고 저렇게 좋은 책을 모았다는 자부심의 일이다. 저 많은 책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 하다.오늘도 안녕하셨냐고... 고생 많으셨노라고  내 자신을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나는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다.

1.거름 같은 존재이다.  

거름의 시작은 썩고 냄새를 동반하지만 그 것이 뿌리를 강화하고 생각의 나무에 새로운 살을 돋게 하고 잔 가지를 나뉘고 열매를 맺게 한다. 꽃을 피우고 향기를 내 뿜어 보는 이들과 맡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2.안목을 키우고 싶다. 

보인다고 다 보이는 세상이 아니다. 내 눈에 보이지만 나는 어쩌면 맹인처럼 아무것도 못보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키케로는 말했다.  <서재가 없는 방이야말로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  책을 읽지 않고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 갈 것인지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어두운 밤길을 운전 할 때 라이트 불빛을 켜지 않고 어떻게 운전을 할 수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용기가 대단하다. 그러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으니...

3.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큰 재산을 만들어 내는 로또다. 

토요일 퇴근하는 길에 산업도로를 운전하다보면 평일에는 안보이는 차들이 빼곡히 줄서 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났나.. 쳐다 보았다. 유심히 보니 로또를 사기위해 줄서 있는 행렬이었다. 순간 자신의 영혼을 싸게 팔기 위하여 지옥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몰아주기 몇십만명이 모여서 몇사람에게 몰아주는 합법적 도박행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돈으로,저 로또를 살 돈으로 책을 사보며 자신을 개발한다면 로또보다 더한 행복을 얻을 텐대 왜 저리도 ....  

  

오늘도 내가 독서하는 이유는 한없이 부족한 내 자신을 갈고 닦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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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통제된 공간,완전 밀폐된 공간에서 한 번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사람을 만날 수도 없고 정보와 세상과의 단절된 어느 지하 밀실 같은 데에서 몇개월이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혼자 밥 해먹고 먹고 자고 살수 있는 그런 공간말이다. 절대 어떤 시간동안에는 나올 수 없는 조건이 붙어 수염도 깍지 않고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는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스님을 만나 자신을 성찰하는 그런 공간처럼 말이다. 

그런 곳에서 하루내 책만 읽고 싶었다. 때때로 그 마음과 생각들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긴 인생에서 아니 어쩌면 짧다면 짧은 인생에서 한 번 쯤은 자신을 성찰하며 그렇게 단절된 삶을 살아보는 것이 10년을 헛되이 사는 삶보다 더 많은 깨우침과 인생을 성찰 할 것이라 생각해봤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은 혼자노는 법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속에서 사는 방법보다 혼자 배우고 혼자 성찰 하는 삶 말이다.행복의 정의도 생각해보았다. 행복이라는 것은 자기만족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누구나 행복해지길 원하고 행복하기 위하여 산다. 불행하기 위해 사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물질이 넉넉한 부자,권력을 가진 정치인,스포츠로 자신을 일군 사람들, 가치를 높여 끼를 발휘해 연예인이 된 사람들, 모든 걸 정리하고 귀농을 이뤄 시골마음에 사는 사람들,독도를 지키며 추위를 참는 사람들...대한민국 헌법 제 10조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는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행복의 정의는 개인마다 다 다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는 단 한가지다. 자유다. 진정한 자유다. 

진정한 자유를 느끼는 것이 나의 행복의 정의다. 참 단순하지만 이 안에는 무궁한 많이 것이 담겨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진정한 자유에는 많은 것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음을 나는 짧은 삶을 살면서 분명히 알고 있다. 돈도 있어야 하고 가족의 화목함도 있어야 하고 주위사람들과의 유대관계도 있어야 하고 현재의 직업의 일도 잘 되야 하고 모든 것이 잘 이루어져야 함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의 극복임을 진정으로 알게 되었다. 나약하고 외로움 잘타는 나의 성격과 무리에서 웃고 울고 하는 나택함의 근본을 이겨내야 함을 알게 되었다. 

부족함을 절감하기에 배움으로 채우려고 책을 읽었다. 방전되는 내면의 충전을 위해 책을 읽었다. 최고의 인맥은 책인 것을 믿었기에 책을 읽었다. 책은 나에게 한부분이었다. 책은 그 이상의 존재로 나의 삶을 동행하는 친구였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절대 변하지 않는 친구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절대 변하지 않는 유일한 친구말이다... 장자크루소는 "행복은 많은 돈,좋은 음식,그리고 우수한 소화능력" 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에게 말하고 싶다. 책은 그 이상의 것을 초월 할 수 있는 귀한 존재라고 말이다....

혼자노는법을 잘 해야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잇다. 혼자노는법의 진수는 독서다. 독서말고 더 좋은 방법을 나는 찾지 못하고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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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날 낳으셔 길러주시고 아내를 만나 내 인생을 성공하고 독서의 힘이 나를 완성한다. 독서의 고마움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2008년 너무도 추웠던 1월의 어느날 밤... 

동탄에서 안양으로 퇴근해야하는 시간이 왔다.서늘한 겨울바람과 함께 마음까지 찹찹한 그날 저녁.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그 즈음에 없어도 그렇게 없었던 돈이다. 차에 기름이 다 떨어져 낮에 보험사 긴급주유 서비스를 받았지만 게이지는 여전히 빨간불을 가리키고 주머니에는 몇천원과 차보관함에 있는 잔돈이 전부였다.바닥까지 다 털어 긁어낸 돈이 10원짜리까지 다 합하니 1800원 정도가 나왔다. 3000원어치 기름넣고 잔돈만으로 고속도로비는 겨우 낼 수 있었던 돈이었다. 참담한 마음을 넘어서 그 현실이 서러웠다. 무언가 일을 벌이다가 한번 쓰러진 게 큰 데미지로 고통을 주고 있다. 어쩌다 내가 이 정도까지 바닥으로 내려왔지. 이렇게까지 철저히 밑바닥까지 내려온 이유가 뭐지.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심정이었다. 술에 푹 취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술에 취해 고함을 지르고 세상을 저주하기보다 내 자신에게 그 정확한 원인을 묻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마음을 잡아 주었던 것은 한가지였다. 그 것은 몇일동안 읽었던 책 때문이었다. 오후내내 생각한 것이 일 끝나면  안양에 도착해 대동서점에 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당시 동서문화사의 책에 푹 빠져있었다. 새무엘 스마일즈의 [자조론]과 데일카네기의 [카네기 인생철학]을 읽고 있었는데 책의 두께와 내용면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던 동서문화사의 책들을 그렇게 보고 싶었다. 인터넷으로만 주문했는데 직접 동서문화사의 월드북 100권을 보고 싶었다. (후에 고정일 출판대표에게 감사편지를 보내드렸다.) 소주한잔보다 더, 무리속에 섞여 내 자신을 위로받기 보다 더 정말 책이 더 보고 싶었다.  

안양으로 가는 길은 길고도 먼 길처럼 느껴졌다. 인생의 한 부분에 어떤 순간을 뽑으라면 그 때가 짦은 시간에 가장 많은 성찰을 얻은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게이지는 빨간불이지... 마음은 찹찹하지... 힘을 내고 용기를 내고 싶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지... 책은 보고 싶고 서점에는 어서 가고 싶지... 

그렇게 도착한 대동서점은 언제나 그렇게 그 자리에서 서있었건만 그 날 처럼 늠름하게 나를 맞아 주었던 적은 없었다.서점에 들려 월드북 책들을 찾아보았다. (입천장에는 거미줄을 치고 있는데 육체의 양식을 떨어져 없는데 영혼의 양식만 채우는 느낌이었다. 쌀독에 쌀이 떨어져 새끼들은 굶고 있는데 묵묵히 책만 보는 심정이 그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권 한권 보고 또 보았다. 그때 유독히 눈이 갔던 책이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국가,향연] 니토베 이나조의 [무사도]같은 책이 관심이 갔다. 영혼의 갈증과 텅빔을 채우고 싶은 욕구였으리라...  그날 1시간 넘게 구경하고 돈이 없어 단 한권의 책도 사오지 못했지만 100권이상의 책을 산 기분 보다 더 귀한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 힘겨웠지만 내 독서인생에서 가장 귀한 경험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의 현실에 감사하고 내 자신을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준다. 삶은 고통을 준 다음 선물을 준다는 것을 절실히 알게 되었다.

 그런 대동서점의 일들이 삶을 살아가는데 귀한 밑거름이 되어준다. 실패와 고난들은 그 당시에는 힘들고 괴롭다. 남들은 다 잘들 하는데 힘들게 살아가지 않는데 나만 왜 이리 힘들게 살까? 왜 풀리지않고 늪속에 빠져드는 것처럼 끝이 없을까 생각해도 다 순리라는 것을 지나고 나니 알게 되었다.그게 뿌리깊은 나무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거름이 됨을 이제야 조금 알게 되었다. 거름이 없이 울창하고 멋진 풍광을 뽐내는 나무가 될 수 없다. 삶도 실패와 고난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배우게 된다. 느리고 천천히 가고 안되는 것 같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여정의 한 수단이다. 경험적 수단이 고난과 실패속에 배우는 것이라면 독서는 그 경험적 수단을 줄여주는 지름길 같은 감사한 존재라는 것을 나는 수많은 고통속에서 뼈져리게 배워왔다.  

책은 펼치기 전까지는 그저 한낮 종이에 불과한 무생물이지만 펼쳐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는 살아 숨쉬는 사람과 같이 느껴졌다.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중한 끈이다. 그 끈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정신과 정신을 이어주는 귀한 끈이다. 램프에서 지니를 부르지 않으면 영원히 나오지 않는 것처럼 책도 손으로 잡기 전에는 그저 의미없는 것에 불과하다.   

그날 밤 나는 대동서점으로 가는 길에 그 소중한 끈들을 푸는 작업을 한 것이다. 매듭지어져 얽히고 얽힌 그 매듭의 끈을 푸는 소중한 경험을 한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책과 나의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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