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depaysment님의 서재 (depaysment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03 Jul 2026 19:08:49 +0900</lastBuildDate><image><title>depaysment</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222041173734048.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depaysment</description></image><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수학철학 및 논리철학 옥스포드 핸드북 - [The Oxford Handbook of Philosophy of Mathematics and Logic (Paperback)]</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359249</link><pubDate>Sun, 28 Jun 2026 02: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3592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195325923&TPaperId=173592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60/79/coveroff/01953259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0195325923&TPaperId=173592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The Oxford Handbook of Philosophy of Mathematics and Logic (Paperback)</a><br/>Stewart Shapiro / Oxford Univ Pr / 2007년 06월<br/></td></tr></table><br/>1. 양적으로 방대하고 질적으로 수준이 높아 읽는 피로도가 매우 높지만, 전반적으로 균형잡힌 구성과 개별 글들의 자체적인 탁월함 덕택에 끈기있게 읽으면 많은 소득과 지적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고급 학술서이다. 편자 서언에서 밝히듯 크게 다섯 파트로 대별될 수 있는바, 칸트, 밀, 논리실증주의, 비트겐슈타인의 전후기 수학철학적 입장 등을 살펴보는 다소 역사적인 파트(2-4章), 19세기말과 20세기 초의 big three로 일컬어지는 논리주의, 형식주의, 직관주의를 심화된 관점에서 고찰하는 파트(5-11), 20세기 후반에 활발히 논의된 수학에서의 자연주의, 유명론, 구조주의의 여러 버전들에 할애된 파트(12-18), 다소 유별되는 주제로서 수학에서의 가술주의(可述主義)predicativism와 수학의 적용가능성 개념을 살펴보는 파트(19, 20), 논리적 귀결 개념, 적합논리, 고계논리 등의 주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리철학적 논쟁을 살펴보는 파트(21-26) 등이며, 1장은 이 모든 주제들에 관한 전반적인 서론 격의 글이라 할 수 있다. 챕터별 각 글들의 서술방식도 다양하여 해설적, 논증적, 비판적, 구성적, 역사적, 비교대조적 방식 등을 취하는 다양한 성격의 글들이 포진해 있다.&nbsp;&nbsp;하지만 이런 양적인 방대함과 다종성에서 느껴질 수 있는 압박감을 탁월하고 매끄러운 구성과 편집력으로 잘 상쇄한 듯하다. 책 전반적인 차원에서든 개별 글들 차원에서든 내용의 양과 텍스르토서의 서술 수준을 통일감 있는 구도 하에서 균질화했다는 느낌이 초독 시부터 들었다.&nbsp;또한 역시 서문에서 밝히듯 (일부 파트나 주제를 제외하면) 각 입장이나 논제에 대해 우호적인 글과 비판적인 글이 최소한 한 편씩 할당되어 있어, 주제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기를 수 있으면서도 한 편의 글 내에서 난삽함이나 혼란을 가중할 여지가 최소화되어 있다.&nbsp;내용이나 주제 자체가 지니는 난이도를 차치하면 이렇듯 적어도 텍스트로서는 읽는 피로감을 최소화한 학술자료의 모양새를 도모한 기도가 엿보이는바, 편집자인 샤피로의 기획력과 편집력이 빛을 발휘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출간 이전에 그가 저술한 수학철학 입문서의 구성이, 가술주의 및 적용가능성 파트와 논리철학 파트를 제외하면 이 책의 구성과 거의 유사하기도 하고, 대부분의 글에서 필진들이 초두나 말미에서 샤피로의 논평에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인 걸 보면, 이런 추측이 마냥 억측은 아닐 것이다.&nbsp;&nbsp;이런 탁월한 편집력 하에서 수학철학 분야의 A급 학자들이 필진으로 참여한바 각 글의 자체적인 완성도나 수준 및 논증적 참신함 등도 매우 높으니, 강도높은 배경지식과 더불어 끈기있는 독서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많은 소득을 올림과 함께 수학철학 텍스트를 읽는 즐거움도 십분 느낄 수 있을 것이다.&nbsp;&nbsp;이와 유사한 분량과 난이도의 자료집으로 퍼트넘과 베나세납이 편집한 "수학철학 선집" 역본을 서너번 열심히 재독한 바 있는데, 시기상으로도 다뤄지는 주제 차원에서도 이 책이 그 책에 대한 보완물이나 후속격의 텍스트로 읽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었다. 퍼트넘과 베나세랍의 책은 19세기 인물인 프레게부터 괴델 등에 이르는 학자들이 쓴 비교적 고전적인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83년의 개정을 통해 G. 불로스나 C. 파슨스, H. 왕 등이 70년대에 발표한 글들도 추가적으로 수록되어 있긴 하지만, 여하간 주제 면에서는 20세기 초의 집합론적 구상과 발전사안 등으로 한정된 형국이다. 반면 이 책은 앞의 책에서 다뤄지는 주제들을 일부 포함하는 동시에 더욱 최신성을 갖춘 주제들을 당연히 다루고 있다. 수록된 글의 필진들만 봐도 이 책의 대부분 저자들은 수학철학과 수학기초론의 고전적인 시기로부터 한두세대 이후 시점에 활동한 인물들이다(타계한 지 십 년 된 S. 페퍼먼이 1928년 생으로 최연장자이고, 대부분의 필진들이 4-50년대 생이며, 그 이름이 Rayo함수로도 대중에 꽤 알려져 있는 아구스틴 라요가 1973년생으로 최연소이다). 기획 면에서도 차이가 큰데, 앞의 책이 뚜렷한 접점이 없이 기발표된 논문들 모음집인 데 반해, 이 책은 이 기획을 위해 자체적으로 새로 쓰인 글들로 구성되어 있어 훨씬 통일감과 안정감을 갖춘 자료집이다.&nbsp;&nbsp;그러니 개인적으로 추천컨대, 역본의 번역상태가 매우 안 좋긴 하지만 퍼트넘과 베나세랍의 책을 여러번 재독해가면서 샤피로의 "수학에 관해 생각하기" 역본으로 추가적인 발전사안들에 대한 감을 꾸준히 키워간다면, 미구에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물론 기초논리, 메타논리, 집합론이나 모델론과 같은 수학 기초론 등에 대한 초보적인 감이라도 기본적으로 익혀놓고 있어야 한다는 점 역시 필수적인 예비사안이다).&nbsp;<br><br>2. 조금이라도 가닥이 잡히거나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글들을 간략히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nbsp;<br>2-1. 스튜어트 샤피로, 1장, '수학과 그 논리에 대한 철학'전술했듯 책 전반에 대한 서론 격의 글로서 책에서 다뤄지는 모든 주제들을 개괄해준다. 말미에서 밝히고 있듯이 "생각하기"의 압축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수학철학 및 수학기초론 분야에서 그간 이뤄져온 발전사안을 매끄럽고 평이하게 요약해내었다.&nbsp;<br>2-2. 리사 샤벨, 2장, '선험성과 적용: 근대시기의 수학철학'수학의 선험성과 적용가능성을 중점으로 데까르뜨, 뉴튼, 라이프니쯔의 수학철학적 관점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선험적 관념론 기획이 수학의 두 측면을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있다는 칸트의 논증을 해설한다.<br>2-3. 아구스틴 라요, 7장, '논리주의 再考'논리주의를 언어-논리주의, 귀결-논리주의, 진리-논리주의로 대별하고 뒤의 둘을 다시 의미론적/구문론적 버전으로 각각 나누어, 총 다섯 가지 형태의 논리주의를 평가한다. 배후논리가 1계인지 2계인지에 따라 각 형태들 간 함축관계를 논증적으로 명료하게 정리해내고, 최소적합성이나 'recarving'(마땅한 역어를 아직 선정하지 못했다) 등의 개념을 통해&nbsp;수학에 대한 논리주의적 번역에&nbsp;가해질 수 있는 제한사항과 제기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고찰한다. 명료한 비판적 관점과 더불어 저자 고유의 구성적 글쓰기가 돋보여 매우 흥미롭게 읽으면서, 논리주의에 대해 이런 차원의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 감탄하였다.&nbsp;<br>2-4. 마이클 데틀렙슨, 8장, '형식주의'고전적인 소위 빅 쓰리 중 유일하게 한 장만이 할당되었지만, 보통 30쪽 내외에 이르는 여타 글들과 달리 80쪽이라는 분량으로 균형을 맞추었다. 그런 만큼 다양하고 방대한 내용을 통해 형식주의의 역사적 기원과 핵심 착상들을 다양하게 추적하되, 이를 저자가 생각하는바 형식주의의 본질에 대한 특정 관점 하에서 갈무리하여 제시한다. 실린 글들 중 가장 역사적인 성격이 짙은 편.<br>2-5. 칼 포시, 9장, '직관주의와 철학'직관주의의 교주 브라우어 및 그의 사도들인 A. 하이팅과 M. 더밋의 직관주의적 핵심 착상들을 두루 살펴본다. 해설적 성격이 짙어 평이하게 읽히지만, 많은 내용을 다루려다 보니 개별 사안들에 대한 서술이 짧아 아쉬움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말미에서 칸트의 이율배반에 대한 직관주의적 해소법이 소묘된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다.&nbsp;<br>2-6. D. C. 맥카티, 10장, '수학에서의 직관주의'순수수학적인 사안들이 많이 등장하고 모든 논의가 자연언어와 논리식들이 혼합된 준형식적 증명들로 이뤄져 있어 읽기는 매우 어렵지만, 실제 수학적 활동에서 직관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글이었다. S. 쾨르너의 "수학철학"에서 "직관주의 수학철학은 그저 직관주의 수학을 직접 하는 것"이라는 기조의 문구를 본 기억이 있다. 그런 기조를 저변에 둔채 직관주의가 수학에서 실제로 쓰여&lt;야 한다&gt;고 주장하는 바로서의 논리체계 뿐만 아니라, 기초산술학, 실수론, 모형과 양상성, 위상수학과 토포스이론 등 실제 수학분야에서 직관주의적 실천행위가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를 다양하고도 상세하게 실연해보인다. 다만 직관주의가 수학을 결코 빈약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마지막의 논평은 논증적으로 이해하질 못하였다.&nbsp;<br>2-7. 로이 쿡, 11장, '직관주의 再考'자연언어의 귀결관계에 대한 모형화로서의 논리라는 관점에 입각하여, 논리상항과 귀결관계에 대한 대수적 구조로서의 논리체계에 대해 모종의 모호한 연속성을 부여하는 논증을 구성한 뒤, 이를 통해 직관주의 논리와 고전논리 간의 구분선을 모호하게 흐림으로써, 최종적으로 논리학에 대한 다원주의적 관점을 소묘해보인다. 여러 논평과 비교, 정의와 원리들을 통한 구성적 논증력이 돋보이는바 매우 흥미롭게 읽은 장들 중 하나이다.&nbsp;<br>2-8. 마이클 D. 레스닉, 12장, '콰인과 믿음의 망'콰인 식 자연주의와 그에 따른 수학철학적 귀결, 이를 뒷밭침하는 필수불가결성 논증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콰인의 인식론적, 존재론적, 과학철학적 논제들을 수학철학과 자연스럽게 결부시켜 평이하게 해설한다.&nbsp;<br>2-9. 찰스 치하라, 15장, '유명론'존 버지스와 기디언 로젠이&nbsp;수학에서의 유명론과 실재론을 비교평가하면서 실재론에 우호적인 입장에서 공저한 저서 "대상 없는 학과"에 대한 짤막한 해설 및 논평에서 시작해, 버지스와 로젠이 유명론에 가하는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한 뒤, 자신의 구성가능성 양화사를 도입하여 수학언어를 유명론적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간략히 소묘한다. 간결한 논증적 서술과 구성적 실례를 통해 전체 요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난다.&nbsp;<br>2-10. 존 버지스, 기디언 로젠, 16장, '유명론 再考'수학적 유명론의 존반적인 논증구조를 분해하여 이로부터 자연주의적인 개정적 버전, 소원화된 개정적 버전, 내용-/태도-해석적 버전 등 유명론의 네 가지 형태를 추출해대어, 각 버전에 대해 가능한 반론, 재반론, 최종 평가 등을 논증적으로 차근차근 살펴본 뒤, 마지막엔 스티븐 야블로가 켄들 월턴의 가장(가식, …인 체 하기)makr-believe 개념을 빌어와 구성한 태도-해석적 버전의 유명론을 간략히 소개 및 평가한다. 고전적이고 정통적인 스타일의 논증적 철학글쓰기가 돋보인다.&nbsp;<br>2-11. 제프리 헬먼, 17장, '구조주의'기반을 두고 있는 구조가 무엇인지에 따라 구조주의를 집합론적, 독립-보편자적, 범주론적, 양상적 형태로 나누고, 기초론적인 관점에서 제기되는 문제에 따른 평가지표들을 통해 각 형태들을 평가한 뒤, 최종적으로 각 지표상 단점이 가장 적은 것으로 드러난 범주론적 형태와 양상적 형태의 결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을 끝맺는다. 순수수학적인 내용과 기초론적으로 메타적인 논의들이 주를 이루어 명확하게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샤피로 식의 실재론적 구조주의와는 색다른 제거주의적 구조주의의 구체적인 형태를 상세히 접할 수 있게 해준 글이었다.&nbsp;<br>2-12. 프레이저 맥브라이드, 18장, '구조주의 再考'(메타논리적 특성으로서의 불완전성이 아니라) 수학적 대상의 존재론적 성격으로서의 불완전성 개념을 중심으로 레스닉 식과 샤피로 식의 구조주의를 해설 및 논평한다. 구조적 동형성이나 동일성 기준, 수학적 대상에 대한 존재론적 개입 등의 개념이 두 사람의 실재론적 구조주의에서 어떤 식으로 다뤄질 수 있는지 해설한 뒤, 구조주의의 인식론적 동기와 존재론적 목표점 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충지점이 있음을 설득력 있게 논증해낸다.&nbsp;<br>2-13, S. 샤피로, 21장, '논리적 귀결, 증명론, 모형론'증명론과 모형론의 기초적인 개념들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증명론적/모형론적 귀결개념과 그 메타적 관계들을 간명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살펴본다.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샤피로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이고 탁월한 방식으로 글을 참 잘 구성하는 학자이다. 논의에 필요한 사안들을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제시해 나간 뒤 앞서 확립된 것들의 총체를 적재적소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민감하거나 쟁점이 될 만한 부분에 이목을 효과적으로 집중시킨다. 역시 샤피로가 쓴 25장, '고계논리'와 더불어, 어렵긴 하지만 매우 흥미롭게 읽으면서 모형론과 수리/메타논리에 대한 관심을 적극 환기해준 글이다.&nbsp;<br>2-14. 다그 프라비츠, 22장,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본 논리적 귀결'앞선 샤피로의 글에서처럼 A. Tarski식으로 제시되는바 모형론적 귀결개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학에서 증명이라는 절차의 인식론적 측면을 포착하고자 저자가 정의하는 규준적canonical 증명/논증 개념을 활용하여 고전논리의 논리규칙을 구성주의적으로 재구성한다. 전반부의 평가적 논증파트가 무척 세밀하고 복잡하지만,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논리적 귀결개념을 어떻게 다듬어낼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게 해준다.&nbsp;<br>2-15. 닐 테넌트, 23장, '추론의 적합성'소위 실질함축의 역설을 해소하고자 등장한 적합논리 체계를 저자 고유의 방식으로 수정한 뒤 G. 겐첸의 자연연역체계 및 시퀀트 계산 체계에서 어떻게 재구성될 수 있는지 예시해보인다. 역설을 피하기 위해 추론에서의 인식론적 소득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이것이 유지되는 누적적 연역절차의 얼개를 확립한 뒤, 이를 구체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제한사항으로서 자연연역/시퀀트계산 체계에서의 약화 및&nbsp;컷 연산 금지조치의 방법론적 정당성을 논하고, 이를 직관주의논리와 고전논리 각각에 적용하여 재구성해보인다. 저자가 스스로 차별점을 강조하는 앤더슨과 벨납의 적합논리체계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여러 기술적인 세부사항들에 대한 선지식이 거의 전무해 4회독까지도 논의를 따라가기가 거의 불가능했던 글이다.&nbsp;<br>2-16. J. 버지스, 24장, '적합성은 필요하지 않다'실질함축의 역설을 방지하고자 하는 적합주의 진영의 주장이 규범적인 것인지 아니면 기술적인 것인지 논구한 뒤, 역설을 방지하기 위한 세 가지 조치인 약화 금지, 귀결의 이행성 거부, 선언적 삼단논법 거부 각각이 적합논리 진영의 주장과 부합할 수 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적합논리를 두고 벌어진 소위 노트르담 형식논리저널 논쟁의 중심에 섰던 인물인 만큼, 적합주의 진영에 대한 효과적인 공격을 간명하게 잘 정리하여 제시한다.&nbsp;<br><br>3. 2년 반이라는 기간에 걸쳐 다섯 번을 재독한 성과는 이 정도이다. 수록된 26편의 글들 중 대강 반 남짓 밖에 이해를 못한 데다가 위 글들 마저도 4-50% 정도 밖에는 이해를 못했으니, 좀 더 만족스런 성적에 도달하자면 앞으로서 서너 번은 더 읽어얄 듯하다.&nbsp;&nbsp;희한하게도 올 초 늦겨울에 코파의 "의미론적 전통"을 5회차 재독했을 때처럼, 이 책도 4회차 재독까지는 의무감에 꾸역꾸역 글자만 읽는 일이 많다가 어째 이번 독서에는 이해의 가닥이 잡히는 부분이 확 늘면서 좀 더 성실하게 꼼꼼히 읽게 되었다. 특히나 그전까지는 읽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던 논리철학 파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확 늘면서, 여타 책들을 뒤적이고 인터넷이나 챗지피티를 들볶아가며 한 문장 한 문단씩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려는 오기가 절로 들었다. 퇴근하고 나서 잠자리 들기 전까지 읽는 두 시간 여 동안 고작 세 쪽을 읽어나가는 날도 있었다. 그 바람에 읽는 기간은 달포 하고도 두 이레가 걸렸으니, 통독에 한 달이 채 안 걸리던 초독 시에 비해 읽는 속도는 차츰 더뎌져 온 셈이다.&nbsp;&nbsp;그치만 외적인 강압에 쫓겨 억지로 하는 게 아닌, 스스로가 좋아 흥미를 느껴가며 혼자 해나가는 공부의 묘미는 이런 데 있는 것 같다. 전문가의 지도나 가르침이 없어 느리고 더디고 막막하지만, 평가나 시험이나 제출해야 할 결과물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니 그런 막막함이 초조함이나 스트레스로 변모할 일은 없고, 외려 다른 책들을 물색해가며 더 전진하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동기로 승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재독으로 모형론이나 메타적인 수리논리에 대한 관심과 갈증이 확 일면서 유관 원서들도 몇 권 발굴하여&nbsp;미구에 구매하기로 다짐짓하게 되었다. 숙제는 늘어났어도 내가 스스로에게 부과한 것이라, 그 책들도 붙들고 끙끙대며 씨름할 기대감이 외려 든다. 지식 면에서도 방향 설정 면에서도 소득이 참 많았던 뿌듯한 독서였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60/79/cover150/01953259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607921</link></image></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마이리뷰] 수학의 역사 - [수학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73660</link><pubDate>Wed, 13 May 2026 10: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7366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2327&TPaperId=1727366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25/coveroff/893247232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2327&TPaperId=1727366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수학의 역사</a><br/>데이비드 벌린스키 지음, 류주환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04월<br/></td></tr></table><br/>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어가며 고전수학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적당한 교양서이다 원서 제목에도 ‘역사‘라는 단어가 들어가긴 하지만 정통적인 수학사 서적이라 보긴 어렵고, 고전수학에서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이론이나 개념을 몇 선별하여 그와 얽힌 에피소드적 사건들을 곁들이면서 핵심적인 착상이나 내용을 평이하게 풀어내는 식이다 저자가 철학으로 학위를 받은 이력이 있어서인지 철학적, 자연과학적 의의나 연계점도 초보적인 수준에서나마 간간히 언급하고 있어, 수학적 사안들이 무미건조하게 나열된 통상적인 교양서들과 달리 지적인 자극과 긴장감을 적당히 안겨주면서 텍스트로서 읽는 재미도 느끼게 해준다 수식이나 형식언어는 최대한 배제하며 일상언어 위주로 논의를 이어가기에, 학창시절 배웠던 수학지식을 다 까먹은 일반성인은 물론이요 고등학생 연령의 청소년들도 흥미롭게 즐기며 읽을 수 있겠다 다만 정보의 양으로 보나 질적인 깊이로 보나 구매소장하여 여러번 활용할 만하지는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가볍게 일독하길 권하고 싶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1/25/cover150/893247232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12530</link></image></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 -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 -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현대미술계의 진짜 모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68963</link><pubDate>Sun, 10 May 2026 22: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689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830350&TPaperId=172689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0746/12/coveroff/k57283035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830350&TPaperId=172689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 -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현대미술계의 진짜 모습</a><br/>오자키 테츠야 지음, 원정선 옮김 / BOOKERS(북커스) / 2022년 12월<br/></td></tr></table><br/>&nbsp;통독 후 돌아보니 서두에 실린 한 미술평론가의 추천글이 책의 특성과 장점을 아주 잘 요약해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 미술이 "무엇보다도 미술이 산업화된 시대의 미술"이라는 현실에 착안하여, "그 사조와 미학의 전개"를 소개하는 데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라, "시장이나 제도, 관계 전문가들의 역할이나 역학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현미술의 틀 안에서 다채롭게 펼쳐지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여러 영역들의 모습을 개관"하는바, "매우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알찬 안내서"이다. 목차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나듯 작품, 작가, 사조 내적인 흐름이나 논리보다는, 미술시장과 큰손 컬렉터, 미술관, 비평계와 이론가, 큐레이터와 전시, 예술가와 관객 등에 두루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추출되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미술 저널리즘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저자가 쌓아온 지식과 길러온 통찰력을 곁들여 제공한다. 미술계 외부의 일반인들이 파악하기 어려운바 동시대 미술계 전반의 현장생리에 대한 대략적인 시선을 갖추게끔 돕는 안내서 역할을 십분 해내는 동시에, 책의 제목인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nbsp;저자 고유의 답변을 모색하는 과정에서&nbsp;독자로 하여금 새로운 방향으로 고민하게끔 사유를 고취해주기도 한다. 요컨대 저자 스스로의 말처럼 "가십"과 "견해"를 두루 제시하되, "견해는 말할 것도 없고, 가십거리도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라는 스탠스에서 쓰였다는 특성이 여실히 묻어나는 책이다.&nbsp;이런 특성으로 인해, 18세기 말 이후 미술사나 사조흐름 및 동시대 미술의 여러 작품과 경향을 잘 모르더라도, 양적인 부담감만 이겨낸다면 흥미롭게 읽어가면서 미술계 관련 정보에 대한 저자의 폭넓고 상세한 서술을 통해 현대미술이라는 분야에 대한 그림을 희미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nbsp;&nbsp;책의 토대가 된 저자의 과거 글들이 2015-17년 사이의 글들이어서인지,&nbsp;80년대 이후 동시대 미술계에 대한 정보 비중이 높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장점이라 여겨졌다. 작품이나 사조 내적 논리에 대한 논의 비중이 크지 않다보니, 역사적 평가가 분분할 수밖에 없는 동시대 미술에 대해 이론적 관점이나 틀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비교적 최신 정보나 담론들을&nbsp;가벼운 통찰력이나 평가와 곁들여&nbsp;제시하면서 동시대 미술계 현황에 대한 감각을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키워주는 효과가 있다. 오랜 기간 미술 저널리즘에서 활동한 저자의 글솜씨가 원체 탁월한 탓인지 역자의 번역실력이 준수한 탓인지 둘 다인지, 다채로운 어휘를 구사하면서도(읽으면서 사전을 검색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난해하거나 지저분하지 않고 유려하게 읽히게끔 만드는 문장력 역시, 이 책을 단순한 정보매체로서가 아니라 읽고 즐길 수 있는 텍스트로 꼴짓는 데에 일조하는 장점이다. 미술서적임에도 도판이 흑백인 점은 아쉬운 사항일 수 있으나, 전술하였듯 미술사나 사조가 책의 구심점은 아니라는 특성상 사소한 성격의 단점이라 생각한다. 정 아쉬우면 정윤아, "미술시장의 유혹"; 켈리 그로비에, "현대미술강의"; 피터 칼브, "1980년대 이후 현대미술" 정도를 함께 일독하길 추천해본다. 개인적으로는 그 책들을 읽어놓은 경험이 이 책을 읽고 즐기며 더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반면 긴 기간 연재되었던 글들을 추려 단행본으로 엮어낸 데에서 기인하는바 통일적인 모양새가 좀 떨어진다는 느낌은 좀 더 유의미한 단점인 듯하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0746/12/cover150/k57283035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7461293</link></image></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ㅗ</category><title>실수 투성이인 사람으로 자라버렸구나
십 년만 되돌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25231</link><pubDate>Sun, 19 Apr 2026 01:3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25231</guid><description><![CDATA[실수 투성이인 사람으로 자라버렸구나<br><br>십 년만 되돌린다면 그 모든 잘못들을 저지르지 않으며 다시 자랄 수 있을까 눈 뜨고 입만 벌리면 푸르딩딩 멍든 살점들마냥 어버버 쏟아지는 죄의식들, 한새벽까지 잠 못들면 여직껏 소화시키지 못해 푸더덕 게워내는 잘못의 시간들, 붙들고 통사정하며 용서를 구할 만한 옷자락도 없는 통한에 하릴 없이 깨먹은 술잔들ㅡ열흘, 열 시간, 혹여 십 초를 되돌린다 해도, 내가 받은 사랑과 보살핌 만큼한 기여를 세상에 유의미하게 덧칠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악마는 멀리 있는가<br><br>- ‘19. 11. 4]]></description></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ㅗ</category><title>1. 11년 전 초여름 일이다. 엄마가 오토바이로 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25189</link><pubDate>Sun, 19 Apr 2026 00: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25189</guid><description><![CDATA[1. 11년 전 초여름 일이다. 엄마가 오토바이로 신문배달을 하다 넘어져 왼손 새끼손가락 한 마디가 떨어졌을 때였다 아프고 겁나는 와중에도 엄마는 피투성이 마디 하나를 오른손에 꼭 쥐고 있었다 부모님 주변 누군가 절단된 데 봉합 신경치료는 평택 모모한 병원이 알아준다길래 그 곳으로 갔다 마침 2학년 여름방학 초엽이던 나는 달포 조금 넘는 동안 병원에서 엄마와 지냈다 보르헤스와 데리다를 많이도 읽던 날들이었다 8인실 넓은 창으로 지는 초여름 오후 태양이 그리는 동그라미가 나만의 알렙 같다고 느꼈다 매일 아침 회진을 올 적마다 모호하거나 별 정보적이지 않은 허툰 말만 되뇌던 주치의는, 결국 신경이 살아나지 못해 다시 절단수술을 해야겠다는 통첩을 팔 월 중순에야 내뱉었다 작으나마 신체 한 부위가 없이 살아야된다는 생각에 엄마는 손가락 마디 떨어지던 날보다 더 섧게 울었다 그 해를 비롯, 몇 녗간 가을 겨울만 되면 엄마는 중앙시장서 장봐온 껌은 봉투를 왼손에 들질 못하였다 마디 없는 절단면이 시렵다 했다 <br><br>2. 재작년 12월 말일이자 딱 연말이던 낮, 오토바이 사고로 발목 골절을 당했다는 전화를 아빠에게 받았다 코로나 검사로 아산 충무병원에 갔다가 별 문제 없으면 천안 충무병원으로 이동한다 하였다 늦오후 즈음에야 코로나 음성이 확정되어 나는 해 져가는 매선 바람에 충무병원으로 가 응급실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 관련 사항은 아빠를 실어온 사설 응급차 관계자가 알려주었고 응급실 접수처 측에도 그리되었다 병실을 안내받고 올라갔는데, 코로나 검사결과가 어떻게 됐냐는 질문을, 간호사를 비롯 병원 내 서로 다른 관계자들이 도대체 세 번 씩이나 묻는 꼬라지를 보며, 여기는 이런 사소한 사항에도 일을 개떡으로 처리하는 곳이구나 바로 직감이 왔다 사흘 뒤 수술 집도가 예정된 의사에게 내려가 동의서를 쓰기 앞서 아빠의 다친 상태에 대한 설명과 수술 계획을 듣는데, 대충 여차저차 배치된 이런 형태의 뼈 두 개 이상에 발생한 복합골절을 필론식 골절이라 한다 했다 방금까지 논리학사를 읽으며 필론식 조건언에 대해 읽다 내려온 나는, 필론식 골절 수술이 무척 까다롭고 실패율도 대체로 높단 말에, 논리학 강의에서 필론식 실질 조건문의 진리조건을 처음 배우던 때처럼 긴장이 되었다 이레 조금 지나 수술날, 수술이 끝난 직후 의식이 돌아온 아빠는 동물처럼 울부짖으며 아파했다 수술 동의서에서 동의체크했던 추가 마약성 진통제를 간호사에게 신청하려 중앙으로 가 말하니, 집도 의사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어야는데 지금 바로 연속으로 다른 수술을 들어가 당장은 지시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란다 이게 도시 뭔 쌉똥같은 소린지, 이미 동의체크한 사항이면 미리 지시받고 준비를 해둬야 하는 거 아닌지, 일을 왜 이따구로 처리하는지 따져묻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렇게 아빠가 세시간 여를 울부짖는 소릴 듣고 나서야 진통제가 왔다 주변에 개 웬수같은 새끼가 혹여 손모강지나 발모강지라도 뿌러지면 반드시 천안 충무병원을 추천하겠다고 저주스런 마음으로 다짐짓했다.<br><br>3. 병원을 동네 근처로 옮기고, 재활과 물리치료를 받고, 퇴원을 하고 나서도, 한달 두달 세달이 지나도록 아빠 발목의 붓기는 여름 초입에 시장으로들 나오는 통연근마냥 땡땡하게 부어만 갈 뿐 가시질 않았다 미심쩍었던 아빠가 다시 충무병원을 찾았는데 당시 집도했던 의사는 그만 두고 새 의사가 와 있었다 사진을 찍어보고 난 그 의사가 하는 말이 ‘수술이 안 되었다‘ 이런 표현을 썼다 작은 뼛조각 하나가 봉합되지 않아 염증이 발생해 속에서부터 난 부종이 계속되어온 것이다 분명 수술 직후 확인했던 사진은 뼈 모양새가 아주 온전하고 이렇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된거냐는 아빠의 물음에, 겉모양과 다르게 애초에 수술이 제대로 안된 케이스라 했다 한다 그 얘길 들은 나는 몇 달포 전의 저주스런 마음을 더욱 강하게 되새김하고는 다가동에 지진이라도 나서 병원 건물이 폭삭 무너지길 신에게든 악마에게든 간절히 염원했다 결국 그 뼛조각은 그 의사가 써준 추천서로 순천향 병원에서 빼게 되었다 <br><br>4. 아빠 사고나기 전 겨울 초입에 엄마는 눈이 자꾸 시리고 눈물이 나서 버들육거리에 있는 큰 안과를 찾아갔다 1층 안경집만 가본 바 있던 나는 접수실부터가 삐까번쩍한 걸 첨 보고 놀랐다 진료를 금방 마치고 내려온 엄마에게 어찌됐냐 물으니, 식당 일을 그만두는 수밖엔 없다는 말을 들었단다 식당일 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종일 눈앞에 섰는 가스불 때문에 으레 이렇게 눈시리고 아픈 거 세상천지 삼척동자 해남 윤씨 종갓집 막냇며느리 배냇딸도 다 아는 사실인데, 하나도 의학적이지 않은 그딴 개쌉소리를 진찰결과랍시고 내뱉으며 이 큰 건물로 안과 짓고 퍼질러 앉아 의사선생님 소리 들을라 치면 까짓거 나도 다 하겠다며, 삐까번쩍한 병원건물 뒤편 쥐좆만한 주차장에서 차를 돌리며 쌍욕을 퍼부었다 <br><br>5. 아침에 일어나 앉자마자 목과 코 사이가 따끔거렸다 바로 감기임을 알아챘지만 몸을 못 가눌 정도는 아닌 거 같아 출근을 했다 오전 내내 라인에 서서 물건 받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졌다 더 버티다 병 키우지 말고 오후엔 쉬자 마음먹어 부장님께 조퇴를 구하고 나왔다 숙소 근처 달랑 하나 있는 의료원이 신통찮다는 말에, 차로 삼십 분을 달려 백암 쪽으로 갔다 가보니 역시나 신속항원검사부터 하는데, 결과 뜰 때 까지 병원 밖 뒷골목에서 기다리다 들어가니, 코로나는 음성인데 이틀 후에도 상태가 호전이 안 되면 다시 오라는 말만 하고 진료가 끝났다 음성이어서 다행인 거도 알겠고 잠복기 고려해서 다시 오라는 말도 이해를 하겠는데, 정작 지금 내가 아파서 찾아온, 이틀 후에도 호전이 안 되면 다시 와야하는 바로 그 증상이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은 일절 없다 어디가 가장 아픈지 무엇이 가장 심한 증세인지 평소와 다른 부수적인 신체 변화는 없는지 아무 묻는 것 없이, 압설막대로 혀 눌러 목구녕 한 번 들여다보는 일 없이, 그저 처방전을 받으란다 으레 이런 식으로 처리해온 동네 병원이겠거니 싶다 환자가 ‘감기로 왔어요‘ 그러면 그 환자가 앓는 감기만의 특수성을 상세히 알아내려는 여하한 노력도 없이, 그저 이적진 처방해추면 귀납적으로 높은 확률로 잘 들어왔던 고만고만한 약들 띡 처방해주면 그만인 그런 형편없는 여러 동네 소아과들 중 하나였던 것뿐이다 몸살에 운전하느라 지친 나는 역시 또 따져 묻는 일 없이 병원을 나섰다 약 먹고 오후에 푹 자고 일어나니 괜찮아지긴 했지만, 모든 학문과 그 응용에서 중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답을 구내해는 과정이다 <br><br>6. 일련의 크고작은 일들을 겪으며 나는 의사 및 의료 관계자란 존재자들을 일절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 믿는 것 이상으로 쌍욕을 퍼붓게 되었다 인간 신체를 탐구하며 그 기능적 결함을 해결하고자 분투해온 의학적 노력이 쌓아올린 지식 자체는 분명 찬란하고 대단한 것이지만, 그 지식을 여하한 창의성도 없이 기계적으로만 십 몇년을 달달 대가리에 쳐 욱여넣어 의사면허 받고 병원 하나 떵 차려놓고는 그저 매일 똑같은 모양새로 처방해내는 지식 소매상에 지나지 않는 의사들의 행태가 너무나 혐오스럽다 하나도 전문적이지 않아 보이는 형편 없는 똑똑한 멍청이들이 구할이다  하기사 찬란한 지식에 기생하되 그 자체로는 찬란하지 않은 후루꾸들 득실대는 분야가 의학 뿐이겠냐마는 말이다<br><br>- ‘22. 3. 29]]></description></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ㅗ</category><title>[마이리뷰] 논리철학  - [논리철학  - 현대철학시리즈 15]</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25186</link><pubDate>Sun, 19 Apr 2026 00:4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251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5000032758&TPaperId=172251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noimg_off_b.gif"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5000032758&TPaperId=172251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논리철학  - 현대철학시리즈 15</a><br/>수잔 하크 / 종로서적 / 1986년 07월<br/></td></tr></table><br/>수잔 하크, 논리철학, 김효명 역, 종로서적, 1984, 54쪽(제4장, 양화기호;1절, 양화기호와 그 해석)<br><br>논리철학 연습 및 단상<br>: 콰인은 왜 양화사에 대한 대상적 해석을 지지하였는가? <br><br>1. 여타 철학자들이 그렇듯 콰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 역시 매우 많다 그 유명한 ‘gavagai‘ 사례에 의한 번역 불확정성 논제에서부터 지시적 불투명성 논제, 의미 회의론자, 외연주의자, 자연주의자, 철학-과학간의 연속성 논제, 인식론의 자연화 논제, 정합론 노선의 기수, 유명론자, 실용주의자, 극단적 경험론자, 논리실증주의 타도의 선봉장, 상대주의적 존재론 논제, 존재론적 개입 기준 논제, 좀 더 전문적인 데로 들어가면 양화양상논리학과 본질주의 대항마의 대부, 실용주의적 논리주의자 정도ㅡ이 모든 것 중 유명론자라는 타이틀과 양화사에 대한 대상적 해석은, 나처럼 철학적으로 미욱한 사람들에게는 일견 서로 잘 부합되지 않을 듯한 느낌을 준다 모든 개념 내지 언어에 대한 유명론적 관점을 견지한 그가, 왜 하필 존재 양화사의 속박변항의 값으로서 ‘대상‘이라는 형이상학적 냄새가 묻어 있는 것을 선택한 것일까<br><br>2. 양화사의 대상적 해석에 따르면, 콰인의 그 유명한 ‘존재한다는 것은 (존재 양화사의) 속박 변항의 값이 된다는 것이다‘라는 말에서 변항의 값이 되는 것은 대상이다 여기서 콰인이 말하는 ‘대상‘은 결코 형이상학적 내지 본질주의적인 대상 또는 실체일 수 없고, 자연주의자로서 그가 존중하는바 ‘자연과학에서 말해지는 대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쯤에서 일상적인 철학적 직관에는 다소 아이러니하게 여겨지는 귀결이 따라나온다 철학-과학 간 연속성을 강조하는 자연주의자로서의 콰인이 존재를 결부시키고자 하는 것, 즉 존재양화사의 양화적 개입을 허용하고자 하는 것은, 유명론자라는 타이틀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바와는 다르게 변항에 대입되는 단순한 벌거벗은 이름이 아니라 ‘자연과학이 이론적으로 규정해주는 &lt;이름을 갖는&gt; 대상‘인 것이다 다시 말해 그가 말하는 ‘대상‘이란 ‘자연과학에 의해 유명론적 경험주의적인 명명식이 이미 치뤄진 대상‘으로 이해되어야지, 그 어떤 형이상학적 본질주의적 함축을 갖는 일상적인 철학적 직관에 의거한 대상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존재 양화사에 의해 속박된 변항의 값은 이미 자연과학에 의해 대입적 해석이 이뤄지고 난 이후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br><br>3. 결국 콰인이 양화사에 대한 대상적 해석을 지지하는 근거는 자연과학에 대한 그의 신뢰, 정확히 말해 자연과학 층위에서 이미 이뤄져 있는 대입적 해석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그의 대상적 해석을 비판하고자 한다면 그에 앞서 자연과학자들이 베푸는 세례식으로서의 과학적인 대입적 해석부터가 옳은지, 즉 그의 포괄적인 자연주의적 태도 자체가 받아들일 만한 것인지를 문제삼아야 한다 <br><br>4. 나는 비판의 의도가 아니라 도통 모르겠다는 의문에서 시작하였기에, 콰인의 대상적 해석을 논하기 위해 그의 자연주의까지를 논할 생각은 없다 (그럴 능력도 없다) 외려 콰인이 이런 식으로 언어와 논리에 대해서까지 자연주의적 견지를 개입시키는 것이 한편으론 매우 인상깊고 다른 한편으론 작금에 대해 시의적절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농 식의 존재론적 빈민굴에 대해 그가 가졌던 적대감은, 언어나 개념을 선점함으로써 세계 자체에 대한 형이상학과 정치권력을 선점하려는 작금의 반지성적이고 수사주의적인 세태에 대한 나의 적대감과 매우 공명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했다 ˝수리철학 입문˝에서 자신의 기술구 이론을 재론하는 와중에 ‘실재에 대한 건전한 감각은 논리학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 러셀의 근본취지를 계승하여, 러셀의 기술구이론을 모든 고유명에 확장한 뒤 거기 나타나는 존재 양화사에 속박된 변항의 값만을 존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자 했던 콰인의 관점은, 지시체를 결여하는 공허한 기술구를 거리낌 없이 휘두르는 수사학적 깡패들의 헛소리에 대항할 수 있는, 보수적이지만 ‘건전한‘ 무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과학적‘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수사력에 쉬이 넘어가는 게 현대인이지만, 그만큼 현대인들은 외려 과학에 대한 ‘건전한 감각‘을 이론적 원리적으로라도 존중하고 있는 셈이기도 하다 그러한 감각을 호도한 채 단지 언어나 개념만을 선점하여 자신의 존재론적 양화문에 자신이 정착시키고자 하는 이름을 대입한 뒤 그 이론을 세계에 대한 참된 표상인 양 퍼뜨리려는 사이비 학자들 운동가들 정치인들 등등을 물리치기 위해선, 동일한 층위에서 대입될 수 있는 단순한 이름 내지 언어를 제시할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존중하고 합의할 수 있는 이론이 존재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그러한 이름을 제시해야 한다 노이라트의 말을 빌어 우리는 우리가 탄 언어라는 배를 벗어날 수 없다 말한 콰인에게서, 정글 원주민이 발화한 ‘가바가이‘는 고사하고 이웃집 아주머니가 발화한 ‘토끼‘의 지시체마저 알 수 없다 말한 콰인에게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저 멀리 자신이 딛고 있는바 내 것과 똑같은 배를 숨겨놓고는 ‘가바가이‘를 와쳐대며 네 배를 버리고 그기로 오라고 강요하는 헛소리쟁이들을 물리칠 수단이, 존재 양화사에 대한 자연과학적인 대상적 해석이라는 점일 것이다 <br><br>5. 콰인에게서 박사학위논믄 지도를 받은 d.루이스가, 저 멀리 가능세계에서 자신만의 상대역-배를 타고 있는 자신의 상대역을 찾아나선 아이러니함은, 일단 제쳐두기로 한다<br><br>- ‘21. 5. 6<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img/noimg_150_b.gif</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758</link></image></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프레게와 논리철학 - [프레게와 논리철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25167</link><pubDate>Sun, 19 Apr 2026 00: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251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6277&TPaperId=172251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5/55/coveroff/k82213627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136277&TPaperId=172251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프레게와 논리철학</a><br/>박준용 지음 / 동연출판사 / 2026년 02월<br/></td></tr></table><br/>1. 전문적인 연구논문들을 엮은 단행본이기에 프레게의 1차저술이나 논리/수학철학에 상당히 숙달해 있는 독자층 혹은 전문가들에게만 읽는 의의가 있는 책이다. 제목 그대로 논리학의 본성 내지 특성에 대한 프레게의 견해와 연관된 논의들이 1부를 이루고, 논리철학적 사안들과 접점을 갖는 메타적 사안들에 관한 논의가 2부를 이룬다. 연구논문들을 엮은 형태의 단행본들이 으레 그렇듯이 해당 주제를 다루는 여타 연구들에 대한 참조, 해석, 평가 위주의 전문적인 논증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프레게 고유의 사유체계에 대한 초보적인 해설 격의 내용을 기대하고 읽으면 큰코다칠 것이다(프레게 당대나 그 이후 가까운 시기에 이뤄진 메타논리적 발전을 다루는 2부가 그나마 해설적인 부분이 많은 편이긴 하다). 해당 주제들을 심층적으로 공부하는 연구생이나 그런 수준에 준하는 배경지식을 갖춘 독자층이 아닌 이상은 읽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프레게의 논리/수학절학은 물론이요 일반적인 수학철학사, 19세기 중후반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진행된 논리학 및 수학기초론의 역사, 논리학/수학에 대한 메타적인 이론 등에 폭넓고도 깊게 숙달해 있어야, 복잡하고 전문적인 논증들을 이해하고 나름대로 평가하며 읽어나갈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어야 할지 정 고민된다면, 도서관에서든 서점에서든 각 부의 머리글 및 각 장들(즉 각 논문들)의 들어가는 말과 나오는 말 부분만 일별하여도, 본인이 이 책에 덤볐을 때 다소나마 승산이 있을지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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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인적으로는 전술한 사안들에 대해 갖춰놓은 지식이 미진하고 겉핥기 식일 뿐이어서, 1부는 거의 글자만 읽었고 해설적인 비중이 많은 2부를 그나마 상대적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힐베르트식 메타이론, 증명론과 유한유의, 이념적 방법 등에 대한 논의 및 데데킨트식 논리주의/구조주의적 관점과 자연수론이 다뤄지는 장들에서 얻은 소득이 많은바, 이전에 희미하거나 파편적으로만 알던 사안들을 좀 더 명확하게 다듬어가면서 프레게 사유와의 접점도 맛보기로 포착해볼 수 있어서 지적인 흥미와 갈증을 동시에 느꼈다. 최근 코파의 &quot;의미론적 전통&quot;을 5회차 재독하면서 이해하는 부분이 확 늘고 한 챕터를 번역하기도 했는데, 정의에 대한 견해차나 독립성 증명에 대한 메타적 관점차 등 번역하며 공부한 장에서 간략하게 다뤄졌던 힐베르트-프레게 간 논쟁의 핵심적인 결절점들이 이 책 6, 8, 9장에서 상세히 논구되고 있어서 무척 반갑고 지적으로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다(물론 솔직히 터놓자면 코파의 보수적 해석과 이 책 저자의 최신 해석이 정확히 상반되는 편이어서 기실 혼란만 가중된 거긴 하지만, 기존 지식에 대한 혼란 역시 모종의 인식적 확장의 편린 내지 확장을 위한 단초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단순무한체계와 단위집합을 시초항으로 삼는 자연수 사슬 등 데데킨트의 자연수론 및 그 논리주의적/구조주의적 성격을 좀 더 명확하고 상세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소득도 컸다. 이외에도 논리주의에서 추상화 절차와 흄 원리, 헤일이나 라이트 등의 신논리주의의 인식론적 존재론적 논리철학적 의의, 모형론적 귀결개념과 타르스키의 논리상항 정의, 이 책에서도 언급 및 간략히 논구되는 데틀렙슨의 형식주의 해석, 프레게 데데킨트 러셀의 고전적 논리주의 개요 등ㅡ미구에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인가 재독할 예정인 &quot;수학철학 및 논리철학 옥스포드 핸드북&quot;에서 다뤄지는 주제들과도 겹치는 지점이 많았어서, 그 책도 빨리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독서였다. 늘상 그렇듯 책권 하나를 읽으면 그것 하나로 지식체계나 사유방향이 그 책에서 얻은 만큼 딱 꼴지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전에 읽어놓은 것이나 앞으로 읽어나가야 할 책들에 대한 욕망이 더 커지게 마련이다. 독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전반적으로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및 그 이해를 기반으로 세계에서 행동하는 여하한 방식 모두가 그러하다. 하나의 방식이나 절차가 적당히 마물러지면 그 다음 과제가 전연 떠오른다. 신이 아닌 바에야 유한한 존재인 우리 모두-각자의 살아지는 방식이 으레 그러하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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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런 전문적인 연구논문 모음 형태를 지닌 단행본의 장점을, 내용의 난이도와 그에 따른 이해 가능성을 떠나서 굳이 추가적으로 찾아보자면, 최신성인 듯하다. 논증이 너무 전문적이어서 읽는 의의가 없다고 느껴진다는 단점은, 2년 전 가을에 글자만 꾸역꾸역 읽어간 박정일의 &quot;논리-철학 논고 연구&quot;나 당해 여름에 읽다 중도포기했던 선우환의 &quot;때문에&quot;에서 느꼈던 바와 동일하다. 반면 해당 주제에 관한 최신 논문이나 해외 서지사항들을 참조하며 평가하는바 그 주제에 관해 이뤄진 그간의 논의동향이 어떠했는가를 대강이나마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은, 전문적 학술적인 접근이 어려운 일반 독자층에게는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 이는 오년 전 송하석의 &quot;거짓말쟁이 역설에 관한 탐구&quot;를 읽을 적에 느꼈던 바와 같다. 일반 독자층 대중들의 관심이 미약한 마이너 분야에서도 이렇듯 최신성을 갖춘 전문연구서가 나왔다는 것은, 해분야에 관심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신나고 즐겁고 긍정적인 징조가 아닐 수 없다. 책표지 뒷날개에 해당 출판사에서 출간된 저술목록을 보면 동 저자의 &quot;프레게와 수학철학&quot;이 근간으로 예정되어있는데, 알라딘 어플에서 늘상 신간을 알아보는 일로 아침을 시작하는 내가 이 책의 출간을 처음 접하고 바로 구매했을 때처럼, 그 책의 출간도 무척이나 기대된다. 3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한 우물 파며 연구해온 결실을 단행본 형태로 출간함으로써 일반 독자층에게도 접근성을 조금이나마 제고해준 저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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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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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학년 막학기 심리철학 강의 교재는 김재권의 심리철학 2판이었다. 기능주의 파트에서 썰의 중국어 방 논증이 나오는 대목에 이르자, 교수님은 썰이 내한하여 한 심리철학 쎄미나에서 강연했을 때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썰의 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시간에 좌중에 있던 김용옥이 '대체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냐'며 일갈하는 식으로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쎄미나 사회자였던 김재권 교수는 날카로워진 분위기를 둥그렇게 매듭지으려 멋쩍게 웃으며 &quot;우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quot; 하고 답하면서 상황을 정리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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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런 김재권에게서도 의도치 않은 편협함이 드러난 일화를, 해당 강의의 다른 시간에 교수님이 들려주었다: 말년의 김재권이 한 심리철학 학회에 청중으로만 참석해 듣던 중, 후배 교수에게 '요즘 학자들은 이런 것도 다 연구하냐'고 조용히 물었다고 전해진다. 에피소드를 들려준 주차는 교재의 8장이었나 9장이었나, 여하간 의식에 관한 인지과학 내 성과들이 다뤄지는 파트의 진도를 나가던 주차였다. 분석형이상학 전공이었던 교수님은 본인도 해당 부분은 적확히 아는 바가 적다며 시험범위에서 제외시켰다. 고전적인 철학적, 형이상학적 사유에 비했을 때 지엽적이어보이는 자연주의적 연구결과들이 논의되던 당시 세미나가, 심리철학분야의 대학자인 김재권에게마저 생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화라고 짧게 언급한 뒤, 교수님은 강의를 이어갔다. 대학자에게마저 그럴진대 범부인 우리들에게는 항차 어떠하겠는가.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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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제 나는 20대 초중반에 견지했던바 세계에 대한 지식이나 인식과 관련하여 극단적인 형태의 상대성과 관점주의를 관철하는 철학에 더이상 관심하지 않는다. 당시 학과공부나 과제까지 뒷전으로 미뤄가면서 버스에서 열차에서 캠퍼스 영내에서 탐독하던 니체 푸꼬 데리다는 지금 틈틈이 작성해가는 도서구매목록에서 몇 줄 차지하지도 않을 뿐더러, 어쩌다 일년에 두어 번 그런 저술들을 읽을 때도, 이전과는 달리 일관성을 기하는 우호적인 해석적 태도를 취하기보다는 전면적인 거부감을 느끼며 읽게 된다. 하지만 지식체계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 동일성의 경계가 모호한 &lt;삶의 태도&gt; 내지 &lt;방식&gt;에 대해서는 상대주의적 관점이 여전히 유효하고 심지어 당위적이라고 느끼는 때가 갈수록 많아진다. 철학에 대한 대다수 대중들의 생각이 '실생활에 쓸모라곤 일절 없는 저딴 현학을 뭐한다고 다 씨부리나'로 수렴하는 현상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 독자층이 이런 연구서를 읽을 때 느끼는 바가 '프레게 철학에서 뭐 이런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걸고 넘어지나'로 수렴하는 현상과 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중요한 것은 철학을 읽고 사유하는 사람이 '적어도 나는 그걸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변명할 수 있는 것처럼, 치열하게 전문 연구를 이어가는 학자들도 '우리는 이런 사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변명할 여지가 있음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프레게 학자들은 이딴 것도 다 연구하나? 쉬운 책이나 좀 써줄 것이지' 하는 아집과 욕심을 스스로 해독해낼 줄 아는 게, 건강하고 비폭력적인 형태의 지성을 갖출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삶의 모든 부문과 양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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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다만 이것이 추상적인 사유나 가치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아니라 이를 실제 행동과 실천으로 현시하는 일은 또 다른 층위의 성숙함에 관한 사안이다. 그 성숙함을 향한 기도가 실제 삶의 현장에서 실패하는 나를 자주 본다. 이런 측면에서라도 나는 아직 데리다를 이따금 만지작거리&lt;려&gt; 한다.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5/55/cover150/k82213627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955543</link></image></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현대프랑스철학사 - [현대 프랑스 철학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12522</link><pubDate>Sun, 12 Apr 2026 20: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1252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83420&TPaperId=1721252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5686/91/coveroff/89364834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483420&TPaperId=1721252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현대 프랑스 철학사</a><br/>한국프랑스철학회 엮음 / 창비 / 2015년 07월<br/></td></tr></table><br/>통일된 구성을 통해 핵심 사안을 깔끔하면서도 알차게 전달하는 좋은 입문서이다. 5부 구성으로 실증주의 형이상학과 과학철학적 인식론 전통, 프랑스 현상학과 실존주의, 구조주의, 후기구조주의, 후기구조주의 이후 동시대의 두 인물이 다뤄진다. 각 부의 서론에서 해당 흐름을 개괄한 뒤 장별로 한 철학자의 사상이 해설되는데, 인물의 생애와 저작을 소개하고, 이론의 핵심 개념과 내용을&nbsp;시간순, 발전순으로&nbsp;해설하며, 다소 공인된 철학사적 의의와 영향을 간략히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구성 면에서 통일적일 뿐만 아니라 내용의 난이도 측면에서도 균일성을 기하고자 했다는 점이 느껴진다. 다뤄지는 각 인물들의 사유 자체의 특성에서 느껴지는 어려움을 차치하면, 각 글들의 서술 스타일과 읽는 난이도가 매우 균질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복수 저자들이 참여했음에도 이렇듯 통일되고 일관적인 모양새를 갖춘 동시에 학술적 견실함도 여실한 단행본이 탄생했다는 건 분명 해당 학회에서 많은 논의와 검토가 이뤄졌음을 증거하는바, 책 전체 머리말에서 드러나는 자부심과 뿌듯함은 결코 알맹이 없는 수사적 자화자찬이 아니다. 교양서 수준으로 평이하게 읽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철학과 학부생 2, 3학년 내지 전통철학사와 현대철학사 서적을 두어권 읽어본 독자층이라면 각 철학자의 사유를 이해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려내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될 법한 학술적 입문서이다. 현대 프랑스철학 내지 대륙철학 전통이나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의 철학적 기반 등에 관심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5686/91/cover150/89364834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6869161</link></image></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ㅗ</category><title>집합에 동치관계가 주어지면 그 집합은 동치류로 분할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04084</link><pubDate>Wed, 08 Apr 2026 13: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04084</guid><description><![CDATA[집합에 동치관계가 주어지면 그 집합은 동치류로 분할된다. 이 과정은 수학의 여러 분야에서 활용된다. (중략) 정수 전체의 집합 Z에서는 덧셈과 곱셈을 할 수 있다. 이는 Z에 대한 동치류 분할 Z5에서의 동일 구조 연산을 정의할 수 있게 함으로써, 대수적 구조 Z로부터 새로운 대수적 구조 Z5를 얻게 한다. <br> 대수적 구조를 얻는 이러한 과정은 다항방정식의 가해성solvability에 대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인 2차방정식의 풀이는 x^2=A 꼴의 풀이로 귀착된다. 일반적인 3차다항식의 풀이를 특수 형태의 2차방정식 x^2=A와 특수 형태의 3차방정식 x^3=B의 풀이로 귀착시키는 과정이 가능한 이유는, 일반적인 3차방정식이 갖는 대수적 구조가, 동치관계 및 분할의 과정을 거쳐 위의 두 가지 특수 형태의 방정식이 갖는 대수적 구조로 귀착되기 때문이다. 동치관계와 분할에 의한 이러한 절차는 5차 이상의 방정식에는 일반적으로 근의 공식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할 수 있게 해준다. <br><br>- 신기철 외, 무한: 수학적 상상<br><br><br> 나는 군론이나 대수방정식의 가해성에 관한 연구라곤 쥐똥만큼도 모르지만, 갈루아가 죽기 점날 밤 왜 그리 미친듯이 증명을 해나갔는지, 칸토어가 왜 연속체 가설을 틀어쥐고 끙끙대다 할레대학 네르벤클리닉 정신병동에 들어가게 됐는지, 프레게가 왜 그리도 논리주의에 천착하다 종내는 그 기획을 단념했는지, 괴델이 불완전성 정리를 발표하던 수학기초론 심포지엄에서 좌중에 앉았던 노이만이 왜 ˝끝장났구나˝ 하고 탄식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br> 뭔갈 공부하는 최소한의 재미를 찾자면 이런 거 같다ㅡ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이해할 준비를 갖추게 되는 거, 당장이든 나중이든 세계를 다 꿰뚫어 알진 못하더라도 언젠간 세계의 일부라도 납득하겠다는 자세나마 갖추는 거 <br><br>-‘21. 11. 9<br><br><br> 고대의 어떤 작가가 잘 표혔했듯이, ˝자유로운 학문이란 우리를 직접 미덕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미덕을 위해 우리를 준비시키는 것이다.˝ 이는 멜란히톤의 ˝지식은 습관이 된다˝라는 격언으로 발전되었다. <br><br>- 조지 불, 논리의 수학적 해석]]></description></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ㅗ</category><title>[마이리뷰] 솔 크립키 - [솔 크립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01898</link><pubDate>Tue, 07 Apr 2026 11: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2018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939316&TPaperId=172018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44/47/coveroff/k4029393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939316&TPaperId=172018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솔 크립키</a><br/>정대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4년 03월<br/></td></tr></table><br/>적절한 주제선정과 안목 있는 해석적 관점을 통해 크립키 철학의 여러 면모를 유기적 맥락적으로 개괄해주고 있긴 하지만, 유관 배경지식을 다소 갖춘 독자여야 읽는 소득이 있을 법한 해설서이다. 기술주의 비판과 고정지시어, 동일성 진술과 양상성개념, 이와 관련하여 이어지는 양상논리 의미론 작업, 명제태도맥락의 철학적 퍼즐, ‘나‘라는 지표사와 연관된 인식론적 언어철학적 심리철학적 논의까지ㅡ크립키가 참신한 발상과 개념들을 통해 기여한 주제들을 키워드 삼아, 여타 철학자들과 대비되는 논쟁적 맥락을 곁들이면서 크립키의 견해들을 간결하게 해설해준다. 그 과정에서 크립키 철학의 일정 구심점을 일상언어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 철학적 작업으로 일관되게 해석한 뒤 이를 기초로 저자 고유의 사변적인 사유의 밑그림을 그려보기도 한다. 적은 분량임에도 이렇듯 알뜰한 내용을 갖추었지만 이를 빠른 호흡 속 간결한 서술로 풀어가는 탓에, 아무런 선지식도 일절 없는 채 읽으면 제대로 된 그림을 그려가며 읽기보단 언어와 개념만 숨가쁘고 공허하게 따라가는 독서가 될 듯하다. 분석철학사 전반은 물론이요 언어철학 심리철학 형이상학 인식론 등의 하위분야에 익숙하되, 그러한 맥락들 내에서 크립키가 차지하는 위상에도 특히 관심하는 독자층에게 추천될 법하다. <br><br>오늘날 시점에 가까운 연구자들일수록 콰인보다는 크립키를 분석철학 전통에서 뚜렷한 분수령으로 꼽는 경우가 적잖이 있다. 다양한 주제와 관련하여 그의 견해들을 파편적으로만 들어놓은 터라 그런 평가가 좀체 실감되지는 않았었다. 크립키 이후에 그려진 철학적 지형도에 비교적 무지한 탓도 있겠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통해 차후의 이해를 위한 기점을 작게나마 마련한 것 같아, 주말 한나절 짧았음에도 흥미롭게 읽어내려간 독서였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644/47/cover150/k4029393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6444730</link></image></item><item><author>depaysment</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케니의 서양철학사 4: 현대철학 - [현대철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198543</link><pubDate>Sun, 05 Apr 2026 21: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22204117/1719854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612164&TPaperId=1719854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60/34/coveroff/89306121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612164&TPaperId=1719854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현대철학</a><br/>앤서니 케니 지음, 이재훈 옮김 / 서광사 / 2013년 12월<br/></td></tr></table><br/>&nbsp;다뤄지는 시대의 특징으로 인해 전권들에 비해 포괄성 및 논쟁적 대비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시리즈 고유의 구조가 단점을 자연스레 보강해준 권이었다. 저자의 철학적 배경과 성향으로 인해 대륙철학과 분석철학의 비중차가 뚜렷하고, 개별 철학자들 간의 이론적, 논쟁적 대비점을 명시한 부분도 전권들에 비해 적은 편이다. 반면 통상적인 철학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케니 고유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강도는 더 강해졌다. 이에 대륙철학이든 분석철학이든 현대철학에 배경지식이 없는 초심자로서는 전반적, 맥락적으로 선명하거나 탄탄한 그림을 얻기 어려울 듯하다.&nbsp;&nbsp;하지만 이는 저자의 저술실력에 기인하는 게 아니라 다뤄지는 시대의 특수성에 기인하는바 책 외적인 단점이라 생각한다. 이전 시대에 비해 더할 나위 없이 복잡하고 다층적으로 전개된 20세기 철학에 대해, 현저한 다수가 무리 없이 받아들일 법한 철학사적 평가가 우리 시점에서도 아직 만족스럽게 내려지지 않은 마당에, 이 책에서 다뤄지는 내용들은 케니가 학문적으로 활동하며 성장해가던 시기엔 그가 함께 흘러갈 수밖에 없었던 동시대의 사유 흐름들이었다. 이러니 전권들의 머리말에서 느껴지던 견실한 기백과 달리 이번 권의 머리말에서 케니가 인물 및 사조의 선별과 관련하여 변명조로 주저스러움을 내비친 것은 철학사가로서 솔직하고 투명한 태도였다 여겨진다. 현대철학 파트에서 서술 및 내용의 견고함이나 포괄성이 아쉽다는 점은 여타 철학사 서적들에서도 심심찮게 드러나는 단점이니, 이 책을 선택지에서 제외시킬 이유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려 여타 철학사 서적들과 달리 이러한 내용상의 단점을 이 책 고유의 구조를 통해 상쇄해냈다는 점은 이 책을 선택할 이유를 하나라도 더해준다. 1권에서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역사별/주제별 서술방식의 병행을 통해, 파편성과 비맥락성을 조금이라도 희석하면서 현대철학에서 기초적이고 교과서적인 사안들을 최대한 평이하게 전달하는 데에는 분명 성공하고 있다.&nbsp;&nbsp;여하간, 4권까지 끈기있게 읽고 난 뒤 지적인 갈증을 느끼고 더 도전해볼 지적 체력도 남는다면, 대륙철학이든 분석철학이든 각 전통을 배타적으로 다루는 여타 현대철학 단행본들로 보완하는 편이 좋겠다. 1-3권과 다른 역자가 번역해서 번역에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전권들에 비해 딱히 더 못한 번역이라는 느낌은 전연 들지 않았다. 기등록된 평에 프레게 파트에 오역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원문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프레게에 대해 아는 배경지식에 비추었을 때는 (프레게의 'Bedeutung'에 대해 케니가 선택한 영단어 'reference'를 '언급'으로 번역한 것 말고는) 그다지 이상하거나 명백하게 잘못 기술된 부분은 없다고 여겨졌다. 프레게 사유에 숙달해 있으면서 이 책의 원서를 읽은 독자의 좀 더 구체적인 지적이 있으면 좋겠다.&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60/34/cover150/89306121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603466</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