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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소비
이종승 지음 / 다산글방 / 2023년 5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긴 지뢰밭' 이라고 우리나라의 교육 기간을 명명해버리는 과감함, 혹은 과격함에 끌려 이 책을 읽기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 이 지뢰밭의 초입에 서 있는 학부모이다. 그리고 그 지뢰밭을 헤쳐나갈 방법과 무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공부하고, 어떻게 하면 잘 끝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지만, 그 어디에도 정확하면서도 안전한 방법은 없다는 서글픈 현실을 깨닫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말대로 내가 그런 세대를 살아왔기에 그런지 몰라도 공부를 해야 아이의 삶도 나 정도의 수준에의 안주나 좀 더 나은 수준을 삶이 될 것이라는 막연하면서도 불안하고 불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앞 부분에 나온, 학교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아 비싼 패딩을 산 아이의 에피소드가 참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내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다면, 기성세대인 나는 과연 기특하면서도 기발한 아이구나!라는 칭찬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약간의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저자는 이런 나와 같은 세대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학창 시절을 보내고 누군가는 괴로웠고 누군가는 행복했을 수 있다. 성적에 대한 차별에 대해서도 학부모와 학생이 느끼는 것이 다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IB 와 체덕지 교육이다. IB 는 낯선 용어였는데, 제주도와 대구에서 활성화되고, 외고 등에서도 이루어진다는 말에 굉장히 끌렸다. 하지만 역시나 대입과의 연계성 때문에 이 교육을 포기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현실적이라 안타깝기도 했다. 체를 강조하면서, 체육 선생님들의 모임을 이끄는 선생님의 이야기도, 휴직 후 복직한 열정적인 선생님의 이야기도 참 감명적이었다. 이런 분들이 있어서 우리나라 교육이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체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결코 간과하지 말자, 다시 한번 다짐해 보았다.
그 후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박정희 정부부터 시작된 교육 소비에 대한 이야기들은 IB와 체덕지 부분을 흥미진진하게 몰입해서 읽어내려가던 나에겐 흥미가 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다양하고 자세한 이야기가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기도 했다.
길고 긴 지뢰밭 앞에서, 지뢰를 밟지 않게, 지뢰에 넘어지지 않게 노력하면서 잘 헤쳐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