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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팬케익 : 뒤집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남선우 지음 / 뉘앙스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팬케이크, 팬케익, 핫케이크, 핫케익, 여기에 띄어쓰기까지.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 음식에 대해 저자는 많은 고민 끝에 '팬케익' 이라고 부르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나 역시 그렇게 부르고자 한다.
팬케익을 좋아한다.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어주던 핫케익이 내게는 그립고 행복한 추억이기도 하고,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하는 팬케익은 행복한 달콤함이기도 하다. 그래서 팬케익에 관한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팬케익 전문가가 아닌데 (이 전문가라는 기준은 또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하면서) 이런 책을 써도 될까를 고민하면서도 경험과 지식을 담아쓴 이 책은 마찬가지로 팬케이크를 좋아하지만 전문가가 아니고, 사실 제대로 된 역사도 알지 못하던 나에게는 재미있는 정보 서적이기도 했고,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저자의 즐거운 수다이기도 해서 참 좋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정확히 알고, 그러므로 무리하지 않고, 그러므로 억울하지도 않는 것. 그것이 자기 한계를 정해둔 이들의 미덕이자 매력이다. 문득 이것을 올해의 목표로 삼아보고 싶었는데, 곧바로 다시 바로 이것이 내게는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81p
요새 고민 많고 조금은 답답한, 그래서 아아와 팬케익의 조화가 간절한 나에게 와닿았던 구절을 하나 소개해본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 역시 내가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몰라서 늘 고민하고 망설이고 있다. 도전을 해야만 한계를 알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한계를 알 수 없기에 도전을 할 수 없는 것이 또 사람이고 인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인생도 팬케익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뒤집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철학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뒤집기 전에는 그 누구도 한계를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자의 문과식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대한 생각이 문과인 내게는 참 공감되는 이야기였기에 더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팬케익에 대한 즐거운 이야기들과 맛있는, 가보고 싶은 팬케익집은 많이 알게된 책이었고, 그러면서도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