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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로망스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5년 7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철과 아연.
합금이 불가능하다는 두 조합을 가진 주인공들의 이름.
그리고 사제 관계인 두 사람.
왜 모쏠인지 이유를 알 수 밖에 없는 철의 과거 소개팅의 경험을 읽으면서 키득거리다가, 로맨스 드라마를 보면서 학습하는 철의 모습에 안쓰러움을 느끼기도 했고, 어쩌면 뻔할 것 같은 로맨스이지만, 조금은 낯선 문래동이라는 배경과, 낯선 철과 아연의 전공, 그리고 그들의 연구 이야기를 읽으면서 신선함에 더 몰두해서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아연의 과거 연애 이야기는 그 이야기대로 울컥했고, 이미 살랑거리는 봄 바람의 연애 시기를 지난 마흔에 접어든 아줌마에게는 깊은 빡침을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안타까움이 있기에,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사랑에도 울고 웃는 20대의 젊은 날이겠지.
쇠 냄새 가득한 철공소와 커피향이 넘쳐나는 카페가 공존하는 문래동. 이 책을 읽으면서 문래동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해졌다. 비가 덜 오는, 조금 덜 더운 주말이 온다면 꼭 문래동을 가보리라!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지극히 현실적인 공대남자 철도, 조금은 현실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한 명쯤은 존재할 것 같은 아연도,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이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마음을 여는 과정도 달달하니 설렜다. 그리고 사제관의 연애에 대해 의심을 하고, 사진이 올라오고, 불려가게 되는, 어느 로맨스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역경이 등장했지만, 익숙한 역경이었지만 조금은 마음을 졸이면서 읽었고, 범인을 알았을 때는 분노를 하기도 했다.
흔한 사랑 공식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이야기. 한번 쯤 들어봤을 것 같으면서도 새롭고 재미있던 이야기. 오랜만에 읽은 연애 소설은 달달하니 참 기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