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실수로 시작된다 - 느림보 부자 아빠가 들려주는 30가지 솔직한 이야기
신태순.김현정 지음 / 나비스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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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느린 삶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일을 하는 아빠이다. 그리고 아마도 전형적인 K-장남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듬직하고 착실한 아들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술을 마시고 귀가하신 아버지와의 다툼 후에 문을 열어보고 공부를 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위안을 받는 어머니를 위해 졸음을 참고 책을 읽으면서 버티는 책임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행정고시에 실패하면서 달라졌고, 다양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때로는 사기도 당하고, 사업에 실패도 하면서도 저자는 꿋꿋하게 살아왔고, 무척 열심히 노력했다. 내향적인 성격이지만 여러 강의를 했고, 책도 썼다. 학창 시절 이야기부터 결혼을 하지 않으려다가 결혼을 마음먹고, 아빠가 되고, 자녀를 양육하는 이야기까지.. 친구에게 털어놓듯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삶 이야기는 때론 안쓰러웠고, 때론 기특했고, 때론 대견했다. 나와 비슷한 또래라서 일지, 내가 K-장녀로 살아왔기에 저자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적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 공감을 한 것 같다. 저자와 나의 차이가 있다면 저자는 보험회사에 취업을 하면서 회사에 찾아온 엄마에게 바락바락 대들면서 자신의 삶을 성취했다는 것이고, 난 결국 부모님이 원하시던 직업을 선택해서 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직업이 참 적성에도 맞지 않고 재미가 없다는 것. 그렇지만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그 일을 하고 살아야 할 것 같아서 가끔은 슬프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이 더 와닿았고 때로는 내 스스로가 짠했던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원하던 삶은 무엇이었을지. 하지만 나는 저자가 그러했듯 실패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부모님께 좋은 딸이고 싶어서 노력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그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는 내게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현재 내 삶에 불만을 많이 가지고 있다거나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엄청 많이 행복하지는 않지만 무난한 삶을 살고 있긴 하다. 그렇지만 좀 더 내 멋대로 해도 되고, 좀 더 실수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직 나에게 남은 시간은 많으니까..

특별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은 아니었다. 자서전 느낌의 자기 이야기가 가득한 에세이였다. 그럼에도 내 마음이 산란해지는 것은 공감이 많이 가서 그런 것이겠지...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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