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 소심 관종 '썩어라 수시생' 그림 에세이
썩어라 수시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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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순수하게 책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된 책이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은 진실이라서 그럴까? 지금 주변만 둘러봐도 다들 조금씩 모나고 이상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 그렇게 이 책의 제목이 무척 끌렸고, '썩어라 수시생' 이라는 독특하기 그지없는 저자의 필명 역시 마음에 들었다. 수시 시절을 보낸 사람은 아니지만(나이가 나오는군 ㅠ) 날아라나 성공하라가 아닌 썩어라, 라니. 이상한 구석이 듬뿍 보이는 필명 역시 참 좋았다.

스스로를 노래를 잘 못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성악을 전공하고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인 저자. 의외로 영어 과외를 했고, 그림 에세이를 그렸다. 물론 필체나 그림체가 예쁘지는 않았다. 그림체는 단순하고 깔끔하지만 책의 글씨는 독특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책 앞머리에 써준 저자의 글씨는 무척 예뻤다. 충격. 그게 또 매력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나도 이상하고, 저자도 이상한 것 같다. 역시 이 책의 제목이 맞나 보다.

읽으면 읽을수록 묘하게 이상하고, 그래서 묘하게 매력이 있는 저자였다. 이런 사람을 친구로 두고 있다면 왠지 모르게 재미있고,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에는 저자의 솔직한 일상이 가득하다. 조금은 이상하고, 조금은 안타깝고, 조금은 재미있고, 조금은 공감 가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저자의 학창 시절, 유학시절 이야기들은 친한 친구와 수다 떠는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도둑이 들었던 경험담이나, 그 무서움을 달래주었던 친구 이야기. 엄마와의 긴 여행 이야기. 하나하나 참 읽는 재미가 있었다. 힘들면 꼭 징징거리며 살아가라는 저자의 이야기도 참 위로가 되었다. 봄은 꼭 오니 겨울만 잘 버텨내면 된다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따스한 위로가 어디 있겠는가. 응원 포스트잇을 하나 가득 붙여놓은 페이지가 참 좋았다.

이상한 일 가득하다. 나도 이상하고, 너도 이상하다. 그런 이상한 세상을 이상한 사람들이 살아가니 이상하고 힘들고 지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고, 헤쳐나가고, 버티는 게 또 이상한 삶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볍게 읽기 좋은, 그러면서도 묘하게 위로받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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