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행자들 오늘의 젊은 작가 3
윤고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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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작가인 줄 알았는데 이번이 두번째 장편소설이란다. 그리고 이미 2004년 제2회 대산대학문학상, 2008년 제13회 한겨레문학상, 2011년 제12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할만큼 작가적 역량도 문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작가가 채널예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혀듯이 '밤의 여행자들'은 결국 당신 얘기라며 그 말을 하고 싶어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가 아니라, 결국 우리의 얘기라는거다. 밤의 여행자들의 설정은 한마디로 독특하다. 가까운 미래에 있을법한 이야기면서도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을 소설만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고요나는 33살로 재난전문여행사의 과장이다. 최근에는 고객만족센터에서 고객들로부터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일을 맡겨된 것이다. 한때는 회사에서도 잘나가는 유능한 수석프로그래머로 인정을 받았지만 퇴물취급을 받을 정도로 밀려나는 상황이 오게 된다. 자신을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도와준 김팀장으로부터 성추행까지 당하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김팀장을 몰아내자는 제의까지 받아 당황하는데 그 모임에서 빠져나온 그녀는 고민끝에 사직서를 제출하러 김팀장에게 찾아간다. 뜻밖에도 사직서를 수리하는 대신에 그간 공로도 있으니 1년간 머리 좀 식히고 오라고 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떄부터 시작하는데 '정글'의 직원이면서 '정글'이 주관하는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마치 재난 현장을 온 듯 생생한 필체가 돋보이는 순간인데 싱크홀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여섯명의 다른 여행객들과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첫 여행지인 무이에서 머리 사냥터도 보고 싱크홀도 보곤 하는데 하루는 운남족 코스로 여행을 하던 중 카메라를 분실하는 일이 생긴다. 다시 찾았지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는데 다시 사진을 보기 위해 카메라의 재생버튼을 눌렀을 떄도 지워버린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갔는데 중간 기착점에서 분리된다는 기차였다. 너무 화장실이 급했던 요나는 문이 열린 곳까지 가다가 다시 돌아왔을 떄는 이미 기차가 분리된 뒤였다. 겨우 가이드와 연결이 되었지만 자신의 캐리어는 모두 열차칸에 있어서 홀로 동떨어진 상황까지 오게 된다. 친절한 현지인의 도움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선착장까지 간 그녀는 처음 묶었던 호텔과 연결이 닿아서 하루의 숙박은 해결할 수 있었다. 산책하기 위해 나왔을 때 이전에 찾아왔을 때와 전혀 다른 마을 분위기를 느끼게 되고 할아버지가 폴의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목격하게 된다. 돌아서려던 순간 호텔 매니저가 마주치게 되고 호텔로 돌아와 함부로 나가지 말라고 경고했지 않냐며 내일 떠나라고 한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그녀가 '정글'의 직원이라는 것이 밝혀진 뒤였다. 퇴출여행 1순위였던 '무이'에 여행설계자로 뜻하지 않은 출장여행을 떠나게 된 것인데 '정글'로 부터 퇴출 위기까지 몰린 그녀의 상황과 아이러니하게 딱 들어맞는 부분이다. 꽤 탄탄한 문체와 치밀함이 돋보인다. 재난 여행지도 어느새 관광객들을 위한 역할까지 맡게 된 것인지. 산책 나오다가 마주쳤던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제발 좀. 우리도 휴일은 필요하다고." 여행도 상업적인 상품이자 패키지가 되면서 관광지에서 사는 사람들은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된 것처럼 저마다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한 역할을 도맡으면서 수행해왔던 것이다. 재난이 진행되는 곳을 위주로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비싼 돈을 지불하고 떠나는 여행. 모험과 호기심을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과감하게 떠날 수 있을까? 도시에서의 삶도 재난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을텐데 말이다. 민음사에서도 이렇게 좋은 작가를 발굴해내면서 책을 출간해주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일이다. 책을 덮고나면 휘발유처럼 사라지는 책이 있는 반면 장면 하나하나가 떠오르는 책이 있는데 '밤의 여행자들'이 바로 그런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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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버리고 부러움을 사다 - 아나운서의 마인드 레슨
박근아 지음 / 미래문화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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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에서 본 적이 없어서 검색을 해보니 JTV 전주방송의 현직 아나운서면서 스피치 기술을 강의하는 스타강사라고 한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그녀는 고등학교때부터 아나운서가 될 것이라는 꿈을 꾸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대학생 시절에는 자신이 마치 아나운서가 된 것처럼 옷을 꾸며 입고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연습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 꿈을 이뤄서 어느덧 12년차를 넘은 아나운서가 되어있다. 처음에는 스피치 기술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룰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자기계발서에서 보던 내용도 있고 대부분은 본인이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왔는지와 제자들의 리트윗, 친한 동료의 글이 함께 실려있었다. 그녀가 스피치 강사라서 특별한 비결을 기대했지만 대학교에서 강의할 때도 기술을 전수하는 교육 보다는 학생들이 발표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면서 현장실습을 통한 스피치 능력을 키우고 조언을 해주는 것이 다라고 한다. 그녀의 첫번째 에세이라서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그래서 쉽게 읽히고 그녀의 이야기 속에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누구나 선망의 대상이며 주목받는 자리다. 그래서 아나운서가 된 사람들은 특별나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그녀는 오로지 노력으로 아나운서가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가슴 뛰는 삶을 살아가는 그녀가 부럽다. 한순간의 부끄러움때문에 머뭇거리거나 분명 좋아하고 잘하는 일인데도 별거 아니라면서 지나쳐버리지 말아야겠다. 강연이나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일단 마음가는대로 해보라는 것이다. 시작부터 하고 보라고 한다. 그것도 지금 당장 부딪혀보라고 하는데 늘 들을 때마다 잘 알겠는데 실천하려면 무엇부터 해야할 지 모를 때가 많았다. 현실과 동떨어진 괴리감때문에 그러면 난 무얼 해야하는지 반문하면서 별 소득없이 되돌아오곤 했다. 흔하디 흔한 자기계발서에서 봐오던 내용들로 조금 실망했지만 읽어갈수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조언들이 마음을 흔들었다. 한 번쯤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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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
세실 앤드류스 지음, 강정임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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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을 읽게 되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속에서 공동체의 의미는 무엇인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행복을 위한 11가지 대화의 원칙'을 비롯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글귀들이 많다. 내게는 혁신을 주는 책이면서 그동안 생각해오던 것을 한 번에 정리해준 책이기도 하다. 불평등은 불행을 초래한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타인으로부터 존경과 칭찬을 받고 싶어하지만 불평등한 사회에선 어려운 일이다. 불평등은 서열경쟁을 부추기며 타인을 깍아내리지만 이곳에 승자가 없다. 오직 우리 위에 항상 누군가가 존재한다. 평등하지 못하면 인간의 감정은 부정적인 상태에 빠지기 쉽다. 스트레스나 고독, 우울, 외로움, 분노, 탐욕을 더 많이 느낄 뿐이다. 사회적인 부의 불평등이 평범한 우리들을 끝없는 경쟁과 불행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반면 행복을 부르는 11가지 원칙은 나와 타인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방법들이 실려있다. 대개 공감을 가질만한 것들이라서 필독할만한 부분이다.


제1원칙 :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당당하게 말하라.

제2원칙 : 경청하라.

제3원칙 : 친절하라.

제4원칙 :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말하라.

제5원칙 : 다른 사람을 인정하라.

제6원칙 : 좋은 질문을 하라.

제7원칙 : 평등하라.

제8원칙 : 당신의 이야기를 하라.

제9원칙 : 거침없이 웃어라.

제10원칙 : 삶을 모험이라 느껴라.

제11원칙 : 자유롭게 말하라.


단언컨대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훌륭한 가이드북이라 할만한다. 그 어떤 책보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문장들이 살아숨쉬고 있다.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점점 자신만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변하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은 책이다. 우리도 한 때는 이웃과 상부상조하면서 품앗이나 두레문화가 발달했었지만 일제시대와 6.25사변을 겪으면서 많이 쇠퇴해버렸다. 이제는 부족한 파이 중 내가 먹을 한조각을 위해 타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생존하기 위한 끝없는 레이스를 펼치는 시대로 돌변해버렸다. 사회가 불평등해질수록 이런 공동체의 존재는 절실하다. 나와 뜻이 맞는 사람이 모여서 사회를 위해 의미있는 일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멋진 일이다.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은 특히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할 때 대화의 중요성을 누누히 언급하고 있다. '행복을 위한 11가지 대화의 원칙'을 읽으면서 뜨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옳고 그르냐를 따지면서 언쟁하기에 급급했던 지난 날의 내 모습이 비취는 것 같아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실 시시비비는 대화에서 큰 도움이 안되는데도 자존심 때문에 화를 자초하곤 했다. 책에 기록된 가이드를 되새기면서 이 사회 공동체의 훌륭한 일원으로 타인과 내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읽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내용들로 가득한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한다. 꼭 필독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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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응변의 힘 - 어지러운 세상 동양고전 3000년의 지혜를 권하다
신동준 지음 / 아템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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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난세에는 임기응변을 발휘하여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변에도 보면 임기응변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 회사생활을 할 때는 특히 말이 중요한데 임기응변을 십분 발휘하여 위기도 기회로 만들어 버린다. 임기응변은 그 순간순간 처해진 상황에서 순발력을 발휘하는 재치를 말한다. <임기응변의 힘>에서 자주 언급되는 손무가 지은 <손자병법>에 나오는 병법들은 대개 전략전인 전술을 다루고 있다. 지형지세를 잘 파악하여 보병과 기병을 잘 운용한다면 숫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역전의 발판을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임기응변의 힘>은 다소 딱딱한 한자들이 나와서 쉽게 읽히는 내용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삼국지처럼 익숙한 내용들이 많아서 흥미롭게 임기응변은 무엇인지,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임기응변의 처세술을 위주로 기술한 책은 아니다. 역사에 관한 내용들도 많은데 특히 전투장면을 기술한 것들이 더 눈에 띄었다. 배수진을 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책에 있는 내용을 읽자마자 바로 이해가 되었다. 등 뒤로는 강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 도망갈 곳도 없는 상황에서 눈 앞에 달려든 적과 맞써서 싸우는 것을 바로 배수진이라고 한다. 물러설 수 없기에 더 필사적으로 싸워서 쉽게 지지 않는다. 결사적으로 싸우고 반드시 살아서 여길 벗어나야겠다는 의지가 강해기 때문이다. 결국 배수진을 친 덕분에 모든 병력을 이끌고 나온 적의 성으로 진입한 2천명의 기병들은 2천개의 깃발을 꽂아 적의 전의를 상실시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결론이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는다고 말한다. <임기응변의 힘>은 수천년 동안 축적된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근데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성리학을 주창한 맹자와 주희가 사이비학자라는 것이다. 공자의 말을 엉터리로 가져단 쓴 덕에 성리학을 받아들인 남송과 조선이 패망하게 된 원인이라는 것이다. 역시 역사는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것 같다. 맹목적으로 잘 알지 못한 채 받아들이면 그런가보다 하며 넘길 수 있는 문제도 두루두루 여러 저자의 말과 책을 읽다보면 균형잡힌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임기응변의 응변을 취할 수 있는 것도 단기간에 배워서 되는 게 아니다. 스마트혁명시대라 불리우는 이 시대에는 과학발전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작년과 올해, 올해와 내년이 또 다르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바로 임기응변이 필요한 것이다. 임기응변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 고전을 통해 배우는 지혜를 담은 <임기응변의 힘>은 그래서 이런 난세에 더욱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다소 어렵게 느끼지는 부분도 분명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읽고나면 그만큼 남는 것이 많을테니 이참에 고전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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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 - 동갑내기 부부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
이성종.손지현 지음 / 엘빅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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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방황하고 뜨겁게 돌아오라>라는 제목은 잘 뽑은 것 같다. 여행 에세이는 대개 어디론가 막 떠나야할 것 같고 방황하면서 좌충우돌하는 내용들이 많다. 우리는 대개 세계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말하곤 한다. 하지만 시도하기란 쉽지가 않다. 당장 1년은 떠난다는 각오로 생업을 내려둬야 한다. 지금까지 번 돈으로 여행경비를 충당해야 하고 긴 여행 중에 도움도 받아야 한다. 자전거로만 여행을 떠나기엔 돌발상황이 많은데 이에 대처해야 한다. 이들 부부는 동갑내기로 이때가 아니면 언제 여행을 맘껏 떠나겠냐는 마음이 맞아서 생고생할 각오로 떠난 것인데 사실 부러웠다. 지구에 살면서 한반도 밖의 세상을 직접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자유를 느낄 수 있었던 그 순간은 얼마나 벅찬 감동을 주었을 지 사진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떠나 테트리스에서 보던 러시아의 성 바실리 성당과 유럽 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던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의 올드 타운. 알프스 산맥을 따라 자전거를 탈 때나 파미르 하이웨이를 달릴 때는 과연 어떤 기분일까?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달릴 때의 해방감과 일탈감은 최고조에 달했을 듯 싶다. 항상 여행은 벅참과 설렘으로 들뜨게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여행 중에 위험한 상황도 많았고 덥고 추운 날씨에 대비해야 하며 사막횡단할 때나 아르메니아에서 끝없이 오르막을 올라가야 할 때, 비자발급으로 몇 주를 기다릴 때나 이들의 자전거 애칭인 베리와 테리는 이탈리아에서 펠리촐리 할아버지가 수제 프레임으로 제작한 것이라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다. 그 때문에 이혼 위기까지 몰릴 정도였다고 한다. 순탄하게 흐를 수 없는 것이 바로 여행인 것이다. 이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카우치서핑으로 현지인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그들의 문화와 음식을 알아가는 과정은 잘 담겨있다. 과연 내가 자전거만을 의지해서 수만km를 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여행 내내 자전거만으로 내달리지 않겠지만 말이다. 일반인 부부가 쓴 거라 쉽게 읽히고 알콩달콩 이들이 겪은 에피소드들은 좋았다. 마음 먹으면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그렇게 긴 시간동안 여행을 떠나면서 이보다 더 많은 에피소드들이 많았을 것이다. 다만 더 추가해줬으면 싶은 내용들은 장소에 대한 부분들과 현지에서 조달한 음식에 대한 사진 또는 구입처, 자전거 수제 프레임을 제작한 이탈리아의 사이트나 연락처에 대한 정보, 이들이 거쳐온 자세한 자전거 여행경로, 우편물 부치는 과정, 화폐교환에 대한 정보 등 정작 여행에서 필요한 부분은 부록에서 빠진 것 같다. 단순히 여행 에세이로 읽기에는 부담이 없는데 막상 이들처럼 따라하기엔 알아야 할 정보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여행 후기에 보면 스폰서를 통해 후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여행경비는 과연 얼마나 들었는지 여행준비물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한데 이 부분도 실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느낀다. 결국 대리체험에 만족하면서 부러워만 할 것 같다. 나도 언젠가 거침없이 방황할 수 있을까? 이들이 여행을 통해 느낀 것과 남긴 것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지금은 여행 후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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