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 격전의 길을 걷다 - 7년의 전쟁, 다시 돌아보는 임진왜란사
안광획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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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국 곳곳을 누비면서 임진왜란 전적지를 답사하며 발굴한 저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우리 역사에서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은 매우 중요한 전쟁이었다. 선조들은 침략한 왜구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하였고, 이름 없는 영웅들이 들풀처럼 일어나 의병대를 조직하여 왜구를 물리치기 위해 목숨을 내놓으며 싸웠다. 우리가 잊지 않고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다시는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함도 있고, 흔적이 남아있음으로 후세에 사는 사람들이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몇몇 유적지는 제 모습을 잃은 채 개발 논리와 지역 간 이해타산 속에 훼손되고 방치되었다는 사실은 씁쓸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도 이렇게 소홀히 여기는데 중국과 일본에서 자행되는 역사 왜곡에 당당할 수 있을까?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임진왜란 답사 여행을 코스별로 일정을 짠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역사 답사 여행을 해본 적이 있는데 실제 그 지역으로 가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까 이해가 쏙쏙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는 점이 좋았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임진왜란 중 모르는 전투가 많다는 걸 알았다. 근데 답사 현장에 대한 기록과 함께 읽으니까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과연 임진왜란 당시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현장에 직접 가보는 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인물 이야기와 무기 이야기를 중간에 실어서 임진왜란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던 부분도 괜찮았다. 임진왜란을 다룬 수많은 책이 있었지만 이 책에서 언급한 전적지를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었다.


이 책은' 1부 반침략 투쟁의 현장을 찾아', '2부 조선에는 이순신이 있었다', '3부 의병의 궐기, 깨어나는 한반도', '4부 반격의 서막', '5부 다시 시작된 전쟁 마침내 이룬 승리'로 각각 사건 순서대로 구성하였다. 임진왜란 전적지를 아이와 함께 가도 좋고 역사의 현장을 느끼고 싶다면 찾아가도 좋을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임진왜란 중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 곽재우 의병장 외에는 다른 곳에서 벌어졌던 전투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별로 없다. 분명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던 역사인데도 생소하다. 새삼 느끼지만 역사를 보존하고 지켜나가는 일이 관심에서 멀어지면 어려운 일이라는 거다. 이 책을 통해 임진왜란의 역사를 발굴하고 방치해서 초라한 모습만 남은 유적들은 재정비되기를 바란다. 재조명 받아야 할 영웅들은 얼마나 많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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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식사합시다
이광재 지음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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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근현대사에 기록될 굵직한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렸을 때라 8~90년대에 대한 기억은 살았던 동네와 학교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부분 뉴스로 소식을 들을 뿐이었다. 우리가 시대정신을 얘기할 때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그 시대를 대변하여 말할 수 있을까?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된 사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직간접적으로 그 일을 겪어본 적이 없거나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다. 만약에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지는 그 현장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옳았을까? 훗날 현장을 찍은 영상과 증언, 자료들로나마 진상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역사를 바라볼 때 경계해야 할 것은 현재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음식과 함께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을 술회하듯 풀어내는데 시대의 아픔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왜 그때는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제는 쉽게 누구나 유튜브에서 과거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그 당시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었을지 아찔하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모르고 자랐지만 이제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음식 하나에도 우린 많은 추억들을 갖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람, 시간, 공간이 맞아서 제일 맛있게 먹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경찰의 수배를 피해 막노동판에서 일하며 먹은 새우 라면과 용광로 김치찌개가 특별한 이유도 힘든 노동과 같이 둘러앉은 먹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20대였고 그 시대에 허락된 낭만도 한몫했다.


이 책은 음식에 얽힌 사연을 풀어내는데 글귀에서 느껴오는 따뜻함이 있다. 같은 시간대를 살았지만 생애 주기가 달라 겪은 일도 다를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어떤가? 사회 통합은커녕 적대적인 분열과 갈등으로 나뉜 때가 아닌가. 경제 상황이 좋은 것도 아니고 가계 부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 앞에 놓인 악재도 산재해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지방 소멸화, 민생 복지예산 삭감, 물가 상승 등 암울한 소식밖에 없다. 정치판도 그렇고 우리들의 미래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우리 사회가 비빔밥처럼 서로 섞이고 어우러졌으면 한다. 지난 일에 대한 과오와 잘못을 반성하고 대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정치를 하며 반성한 세 가지로 국가주의, 민주주의, 외교를 뽑았는데 공감하는 부분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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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김은미 외 지음, 송유진 그림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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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전체 오름은 368개로 한라산이 화산 폭발한 뒤 남은 열로 소규모 폭발이 일어나면서 생긴 새끼 화산이라고 한다. 이 오름엔 초지, 자연림, 습지 등 제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동식물에게 서식지로써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 어승생악은 5년 전 제주 한 달 살기를 할 때 가본 곳으로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어리목 탐방안내소를 거쳐 정상까지 가는데 한 시간도 안 걸린다. 쉽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오름이지만 높이가 1169m에 이른다. 찾아갔을 때 자욱한 안개가 끼고 날파리들이 기승을 부려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한 채 사진 몇 장만 찍고 내려온 기억이 있다. 어떤 오름을 가든 제주도 특유의 자연 생태와 주변 경관이 멋져서 압도당한 기분을 여러 번 느끼게 된다.

이 책은 1~2장에서는 주로 제주도의 지형이 형성된 과정과 오름의 탄생, 비밀, 어승생 오름에 얽힌 수많은 이름에 대해 알아본다. 3~4장에서는 오름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이야기해 본다. 끝으로 5장은 아흔아홉 골짜기만큼 중요한 자연보호와 공생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란 주제를 다뤄본다. 모든 내용이 흥미롭고 제주도를 알기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지만 특히 식물 이야기와 동물 이야기는 어승생 오름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관한 이야기라서 자연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되새기게 해주었다. 제주에만 살아가는 독특한 동식물이 많은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어승생 오름은 한동안 사람들의 출입이 드물어서 자연이 잘 보존되었고 야생동물이 살기에 적합한 소중한 삶의 터전이 되었다.


어승생 오름을 통해 오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이유도 아끼고 사랑해야 할 자연이 거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함이다. 누구나 자연이 소중하다는 건 알지만 그 가치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훼손된다면 아름다운 예전 모습으로 돌이키기 점점 어려워진다. 저자도 1960~70년대에 있었던 한라산 개발을 예로 들면서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좋은 일이 무엇인지 오래 숙고하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라며 두고두고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제주도 곳곳을 여행하며 부러웠던 점은 유명한 관광지나 음식점, 카페, 서점, 편집숍이 아니었고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차마 눈에 다 담을 수 없이 깨끗한 자연 경관이었다. 제주 고유의 자연을 잘 보존되었기 때문에 멀리서 보러 찾는 것이다. 어승생 오름뿐만 아니라 다른 오름들도 그 자체로 오래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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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구조와 알고리즘 with 파이썬 GOAT 시리즈
최영규 지음 / 생능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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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징은 학습 진도표에 따라 강의를 받듯 공부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크게 자료구조, 알고리즘, 알고리즘 설계 전략으로 파트를 나눴고 파트별 챕터로 진행하는데 스택부터 공간으로 시간벌기와 백트래킹까지 총 12챕터를 학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책으로 파이썬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초급 단계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우선 함수가 많이 등장하는데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일반 학습대로 일정을 소화하면 24일이면 전체를 끝낼 수 있지만 강의를 들어야 할 필요성만 절실하게 느낄 뿐이다. 코드를 무작정 따라 해보는 것보다 제대로 이해하면서 진도를 맞춰나간다고 했을 때는 파이썬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다뤄서인지 다른 파이썬 책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그림으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해 줘서 그나마 시각적으로 코드 흐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프로그래밍은 논리적으로 코드를 진행할 때 올바른 결과를 도출할 수가 있는데 초보자가 어려움을 겪는 지점이 바로 코드를 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을 잘하기 위해선 실수도 많이 해보고 디버깅을 하다 보면 실력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대부분은 경험치로 채워야 한다. 우선 책을 읽으면서 완벽하게 코드를 이해하고 구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어차피 유경험자가 아니면 초보자가 이해하기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은 파이썬을 공부하기 위한 도구일 뿐 나머지는 독자의 몫이다.


일단 알고리즘 파트는 수학공식, 수열, 배열 등 연산자가 등장하여 더욱 복잡해진다. 알고리즘을 구현한다는 말은 쉽지만 거의 중급 이상 수준이 되어야 접근할 수 있을 듯하다. 물론 파이썬도 최근 각광받는 프로그래밍 언어라서 공부를 시도해 봤는데 하면 할수록 결코 만만하게 여길 언어는 아니다. 데이터, 그래프, 알고리즘 등 오히려 배워야 할 영역이 넓어서 차라리 기본기부터 탄탄하게 다져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게 진도를 내기엔 빠를 것이다. 코드 진행이나 함수, 연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진도를 나간다면 피로도가 쌓여 중도에 포기하기 쉽다. 파트 1 자료구조의 스택, 큐, 리스트, 트리를 잘 배워둬야 알고리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파이썬은 앞으로의 전망이 밝은 프로그래밍 언어다. 이 책을 통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파이썬을 다룰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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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있는 건강상식 - 사소하지만 너무 궁금한 진료실 밖 건강상식 팩트 체크
박창범 지음 / 아침사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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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긴가민가할 때는 관련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된다. 현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여러 책을 집필하고 <코메디닷컴>에서 의료법 및 정책과 관련된 칼럼을 꾸준히 연재하며 활동 중인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상식인 줄 알았던 건강 상식에 대한 팩트 체크로 짚어보고 있다. 이 책은 음식과 건강, 수면과 운동, 일상과 습관 3부로 나눠서 의학적이고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조목조목 알아본다. 읽으면서도 내가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이 있었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선 꼭 알아둬야 할 상식들을 알게 되어 유익했다. 35가지 주제들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알아둬야 할 내용들이라서 쓸모가 있다.

​​​​​​​요즘은 방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에서도 건강과 생활 상식을 다루는 정보들로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간혹 너무 많은 정보들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헷갈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그래서 저자는 상식을 제대로 챙기면 내 몸도 건강해진다며 연구 결과와 통계 자료에 따른 올바른 사실에 주목해 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평소 내 생활습관과 식생활을 점검해 보는 계기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 한때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 중 어느 것이 우리 건강에 이로운 가로 논쟁이 일었던 적이 있는데 적색육, 백색육, 가공육, 신선육 보다 식물성 단백질을 가장 많이 함유한 두부를 먹는 것이 낫다고 결론이 낫다. 가격도 싸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며 가축사육과 도살에 대한 논란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35가지 질문과 명확한 근거에 따른 권고사항을 체크해 보면서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은 바로잡자. 책 중간마다 '건강상식' 코너가 있으니 상식을 늘리기에 좋다. 뭐든 과하면 좋지 않으니 적당하게 먹는 것을 권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건강을 챙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을 맹신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은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건강상식은 제대로 알아두면 알아둘수록 우리 몸에 이롭다. 다행히 이 책은 어렵지 않게 쓰여서 읽기 수월하다. 복잡하고 난해한 의학용어보다는 오히려 역사적 배경과 연구 결과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어렸을 적엔 아무거나 먹었지만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대에 이르러선 어느 정도 가려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책이다. 이 책으로 건강상식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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