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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담회 01 : 아는 사람 모르는 이야기 ㅣ 인물사담회 1
EBS <인물사담회> 제작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6월
평점 :
유명해서 누구나 다 아는 인물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아는 건 아니다.
이 책은 EBS에서 방영된 인물사담회에서 다룬 8명의 인물을 다뤘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니콜라 테슬라, 노스트라다무스, 프리다 칼로, 오에 겐자부로,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제갈량, 무하마드 알리 까지 시대,직업,국적 정말 다양하다. 이 인물들에 대해 내가 아는 것 이외의 뒷이야기라니 재미있을 것 같았다.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가 다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는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고르바초프, 오에 겐자부로,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 가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어느 위치에 서서 보느냐에 따라 칭송받기도 하고 비난받기도 한다.
소련에는 대머리와 안 대머리가 번갈아가며 지도자가 되는 법칙이 있다는데 고르바초프가 딱 대머리 차례였다고 한다. 그는 개혁이라는 뜻의 페레스트로이카와 개방을 의미하는 글라스노스트를 추진했다. 재임시기에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쿠데타를 겪으며 이로 인해 그는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었다. 그의 정책으로 인한 명암이 있고, 강한 러시아를 꿈꾸는 지금의 러시아에서는 그를 좋게 평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그에 대한 평은 갈리지만 소련에 변화를 주도했다는 것 만큼은 사실이다.
일본이 저지른 과거사 문제를 이 사람처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의 두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공개석상에서 전쟁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일본을 비판했다. 일본천황의 훈장도 거부하고, 아베 내각시대에는 9조모임을 만들어 파병반대에도 앞장섰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멋져 보이지만 일본인으로써 저렇게까지 반기를 드는 것은 위험하고 후폭풍이 큰 일이다. 그러나 그의 의지가 투철하기에 여전히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지금 이란은 여성들의 히잡작용을 강제화하여 수많은 이들이 위험을 무릎쓰고 시위중이다. 1941년 왕권을 잡은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는 70년대 이란을 과감히 개혁하여 복장은 자율이고 남녀공학도 있었으며 서구화된 도시로 만들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그에 불만세력이 많았기에 결국 이슬람혁명으로 팔라비왕조는 붕괴되며 시대는 완전한 과거로 후퇴했다. 지금의 이슬람 정권은 그들의 통치방식에 만족할 지 모르겠지만 이란의 여성들과 국민들은 다시 억압받고 있다.
역사적 인물 특히 정치와 연관된 인물들은 필연적으로 반대편이나 적과 부딪히게 된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평가는 당대가 아니라 역사가 평가한다.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나의 기준으로는 고르바초프나 오에 겐자부로,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의 사상과 정신이 맞는 걸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 나의 생각 역시 시대가 만들어 낸 산물이다. 다만, 한가지 어느 사회건 인간의 존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맞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