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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기 전에 생각해 봤어? - 차별과 혐오에 빠진 세계를 구할 디지털 문해력 수업 ㅣ 교양이 더 십대 13
정정희 지음 / 다른 / 2024년 6월
평점 :
지금의 세대는 태어날 때 부터 인터넷 환경에서 자랐고, 그 안에서 문화를 배우며 사회화 되었다.
처음 인터넷이 생겼을 때는 다양한 사람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 선기능이 많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악플, 안티 등 부정적인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부모와 교사가 가르치지 않는 나쁜 것에도 다 노출되었고 우리의 언어생활도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책의 제목에는 "댓글"이 나오지만, 이 책은 댓글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모든 언어사용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장애, 인종, 성별, 외모. 세대, 계급과 학벌, 외국어, 신조어. 비속어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사례들을 들며 올바른 표현을 알려준다. 아이들 만이 아니라 성인들도 무분별하게 노출된 미디어에 의해 재미 위주의 말을 사용하고 어느덧 그것이 자연스러운 표현인 양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애나 인종. 성별은 틀린게 아니라 다른 것이기에 우열이 있을 수 없다. 장애인의 반대말이 정상인이 아니듯 피부색을 기준으로 한 흑형이라는 표현은 좋지 않다. 여성혐오, 남성혐오적인 표현이나 한 성별만 지칭하는 직업적, 물질적 말도 안 쓰는 것이 좋다.
또한 외모나 세대, 계급과 학벌로도 사람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많은데 이런 구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시대나 환경에 따라 다르기에 좋고 나쁨의 영역이 아니다. 그럼에도 못생긴, 잼민이, 틀딱, 임거. 지잡대 라는 말들은 편을 갈라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말들이다. 굳이 그렇게까지 상대를 낮추어야 내 존재가 더 빛나는 것은 아니다.
나를 과시하기 위해 한글보다 영어, 한자어를 사용하거나 신조어나 줄임말을 만들어 쓰는 것도 유행이다.
언어도 생물처럼 시대와 사용자에 따라 생생하게 쓰이기도 하고 죽은 말이 되기도 하는데 아름다운 말이 사라지고 남을 비하하는 비속어나 욕 처럼 안 좋은 표현들이 남는 것이 좋을리 없다.
듣는 이에 따라서는 책에서 주장하는 바가 고리타분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어에는 정신이 담긴다. 그래서 사람을 비하하고 편을 가르는 말이나 욕을 자꾸 쓰다보면 어느덧 그 언어가 나와 상대방의 정신을 부정적으로 지배하게 된다.
나쁜 말은 타인에게 전달되기 전에 내 머리를 거쳐 내 입으로 말한 뒤, 내가 먼저 듣는다. 나쁜 영향을 내가 가장 먼저 받는다. 그것은 인터넷 상에서 댓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
본인이 듣고 싶은 말을 하고 , 듣기 싫은 말은 하지 말자. 유행어. 신조어를 많이 아는 사람이 멋진 사람이 아니다. 좋은 말을 쓸수록 그 사람의 품격은 더 올라간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