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엄마의 힘 - 작은 습관으로 기적을 만드는
안민정 지음 / 황소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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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처 몰랐던 일본 엄마들의 자녀교육에 눈을 뜨게 된 건 우연히 네이버 포스트에 출간전연재로 소개된 <일본 엄마의 힘>을 보면서부터였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며 사랑이를 ‘다메!(안 돼!)’라고 훈육하는 엄마 야노시호의 모습에서 나와 다른 단호함이 느껴졌었는데, 그런 일본 엄마의 힘이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해져 포스트연재를 열심히 클릭하게 되었다. 그렇게 인연이 된 <일본 엄마의 힘>은 일본 엄마들만의 독특한 교육법이 있었고 평소 두 아이를 키우며 수많은 육아서와 자녀교육서를 읽어왔던 나에게 흥미롭게 읽혀졌다. 그동안 읽어왔던 스웨덴과 프랑스육아도서와 다르게 <일본 엄마의 힘>은 일본식 자녀교육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일본 엄마의 힘>은 작은 습관부터 시작되는 일본식 자녀교육을 한국 엄마들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10년 동안 일본 도쿄에 살아온 저자가 ‘레나맘’으로 살아가면서 겪고 느낀 일본 엄마들의 특별한 자녀교육법을 담아내었다. 풍부한 취재와 기자 특유의 관찰력으로 일본 엄마의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일본의 보육 시스템, 일본 엄마의 육아 철학이 무엇인지 전달하고 있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국 엄마들이 <일본 엄마의 힘>을 보고 자기를 돌볼 여유를 찾길 바란다는 저자의 말처럼 나도 여유를 찾고 싶어 이 책을 펼쳤다.

 

1부 “일본 엄마만의 특별한 자녀교육”법 중 기억에 남는 대목은 바로 일본엄마가 재봉틀을 잡는 이유였다. 일본 엄마들은 임신을 하면 선물로 재봉틀을 받는다고 한다. 보육원에서 원하는 규격을 맞춰야하고 아이에게 엄마가 만들어주는 것이 제일 좋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라는데, 재봉틀은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 우리집에도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항상 났었다. 엄마는 네 명이나 되는 우리들을 위해 스웨터를 직접 떠주셨고 손주들이 태어나자 손싸개, 베넷저고리를 만들어주셨다. 나도 엄마흉내 낸답시고 신생아옷 키트 몇 번 만들어봤고 수건으로 아이들 목욕가운을 만든 적이 있었다. 거창하게 재봉틀로 만든 건 아니지만 아이들 선물을 해보자싶어 요즘 대마늘로 털실핸드폰거치대를 만들고 있는데 너무 힘들었다. 엄마 세대에선 당연시 했던 일들이 우리 세대로 내려와 점차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쉽긴 했다. 엄마의 스웨터가 그리운 걸까. 내 아이들에게도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걸 보면 좋은 자녀교육법인 것 같다.

그리고 신기했던 교육법으로 보육원에서 아이들이 한겨울에도 맨발로 다닌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아이들 발이 시려 더 신으라고 말하는데, 미끄러워질 수 있고 다른 아이를 넘어뜨릴 수 있으니 맨발이 낫다고 한다. 사고위험이 줄어드니 합리적인 방법은 맞는 것 같은데, 바로 옆 나라인데도 이렇게 틀리다니 참 신기하구나 싶었다. 겨울에 추운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반바지도 입고 다닌다고 하니 대단한데, 우리아이들보다 추위가 익숙해 감기는 더 안걸리겠구나 싶었다.

조금 부러운 생각이 들었던 대목은 ‘일본 엄마는 왜 날씬할까’였다. 프랑스 엄마들도 날씬하다고 하더니 일본 엄마가 날씬했던 건 이유가 다 있었다.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고 자신은 거의 안 먹는다는 것이었다. 아니 왜...그 맛있는 밥을 안 먹는 것일까. 그리고 일본 엄마들은 자신들의 건강에 관심이 많아 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운동도 규칙적으로 한다고 한다. 게다가 임산부 체중관리가 엄격하다고 하니, 내가 임신당시에 15kg이 불었으니 의사선생님께 혼났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니 웃음이 났다. 그래서 임산부 고혈압, 당뇨 등의 임신중독증을 낮출 수 있다니 이 또한 합리적인 다이어트구나 싶었다. 지금 그 살들이 안 빠지고 딱 붙어있는 걸 보면 이 책을 읽는 임산부들이 부럽다 싶다.

 

2부 “지혜로운 일본 엄마의 자녀교육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바로 ‘일본 아이의 훈육은 만 0세부터 시작한다’였다. 인내와 절제 힘든 일인데 만1세의 어린아이 입장에선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받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다. 내가 만1살이고 내 물건을 빌려달라고 말해야한다면 불공정거래로 받아들일 거 같아서다.^^; 하지만 공동으로 쓰는 물건을 순서대로 써야한다고 말해주고 기다리게 하는 훈육은 참 좋은 교육법인 것 같다. 또한 부러운 건 보육교사의 참을성과 일관성이다. 아이가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주는 것,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요즘같이 보육시설에서 일부 교사의 자질부족으로 CCTV설치까지 언급되는 신뢰가 무너진 교육의 현실을 보면 씁쓸하기만 하다. 난 교육자이신 부모님 밑에서 컸기 때문에 선생님 그림자는 발로 밟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가 학교에서 가르쳐보면 말을 안 듣는 어른처럼 말하는 중2들이 너무 수두룩해서 가정에서부터 공동생활의 중요성과 순서대로 기다리는 미덕을 가르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봤다. 그리고 온화하지만 단호한 훈육에 필요한 목소리도 중요한 것 같다. 쑥스럽다는 이유로 다정하게 말을 못 걸었던 어린 시절 내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지금이라도 수다쟁이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졌다.

그리고 일본 엄마의 놀라운 시간효율성이 돋보이는 대목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일본 엄마의 지혜가 담긴 요리 보존법’이었다. 카레를 3일 동안 먹여도 흠이 되지 않는다니, 솔직히 매번 다른 식사를 준비해야하는 내게는 천국이 아닌가 싶었다. 다만 카레를 그대로 주는 게 아니라 응용을 하여 돈가스와 함께 곁들인다거나 우동과 함께 준다는 게 달랐다. 이렇게 효율적인 시간 관리로 육아 스트레스를 날리는 일본 엄마는 한국 엄마들처럼 청소부터 요리까지 완벽한 엄마가 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청소는 소홀하더라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는 점이 부러웠다.

 

 

3부 “일본식 교육 문화가 경쟁력 있는 아이를 만든다”에서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가르치는 메이와쿠 정신’이 눈에 띄었다.

일본 엄마는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입버릇처럼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니 조용히 하라”고 가르친다. 같이 장을 보러 갈 때도 밖에 놀러 갈 때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말 역시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메이와쿠(迷惑)정신이 일본 사회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엄마의 힘>, 120쪽

메이와쿠 정신이 뿌리박혀있어서 피해를 끼치기 싫어하고 사과를 바로 하는구나 싶었다. 일본만화 ‘짱구는 못말려’를 아이들과 봐도 부모와 자식인 짱구 사이에도 사과하는 장면이 나오면 굉장히 낯설었는데 일본 사람들의 몸에 베인 습관 같은 거라면 그냥 이해하고 넘길 수밖에 없겠구나 싶다. 원전사고 이후로 일본여행은 자꾸 꺼려지게 되었는데, <일본 엄마의 힘>을 읽고 나니 한번 꼭 가보고 싶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애들은 놔두고 부부끼리만 살짝 다녀오면 되지 않을까. ^^

 

 

4부 “아시아 최대 노벨상 배출국, 일본 교육의 힘”에서 주목되는 자녀교육법이 제일 많았다. ‘빨리 어른이 되는 일본의 아이들’을 읽어보니 일본인의 자립심이 놀라웠다. 요즘 대학은 물론 취업하고도 상사에게 자식을 부탁하는 전화를 한다는 한국 엄마이야기 심심찮게 들려오는데, 아이의 미래를 위해선 자립심을 일찍 키워주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의 절반은 클럽 활동인 일본 아이들’이 부럽기도 했다. 동아리와 동호회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엘리트일수록 취미가 다양하고 지식이 풍부하다는 이미지가 있다고 한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 공부에 방해된다고 생각해서 우리 때엔 권하지 않았었다. 요즘은 영어원서공부동아리 등 공부와 관련된 동아리는 인기가 있다고 하는데, 좀 더 다양한 클럽활동을 통해 전공도 정하고 앞으로의 꿈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싶었다. 큰 아이는 학교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고, 둘째 아이는 오케스트라에는 떨어졌지만, 클라리넷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악기동아리는 꼭 해볼 만한 것 같다.

이 책에서는 특히 ‘일본은 왜 노벨상을 많이 탈까?’에서 그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었다. 일본인의 노벨상 수상은 총 24명이나 되었는데, 아시아권에서는 독보적인 수이다. 특히 노벨물리학상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해 일본 기초 과학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통점은 한 분야에 20-30년간 연구했으며, 독서를 중시하는 가정교육을 받아 책을 많이 읽었다는 점이다. 결국 유년기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역설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5부에서는 “한국 엄마가 일본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레나맘으로 살아가는 안민정 기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국인으로 일본에 오래 살았고, 그 곳에서 만나 중국인 청년과의 결혼이라니..진짜 한중일라이프가 아닌가. 아시아의 세 나라를 다 겪어본 안민정 기자가 일본양육의 실체를 오롯이 잘 그려낼 수 있는 인물로는 적격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이 느낀 일본 엄마들의 자녀교육법과 함께 그녀의 블로그 ‘한중일라이프’를 방문하게 되면서 일본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게 힘든 점도 많지만, 장점도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중일이 만나 가족을 이루었으니, 딸인 레나는 자연스레 3개 국어는 거뜬히 해낼 테고 말이다.

지역마다 할인폭은 조금씩 다르지만 내가 사는 도쿄는 중학생까지 모든 의료비와 약값이 무료다. 아이 의료비 부담이 전혀 없다 보니 콧물만 조금 흘려도 부모는 바로 병원에 데려가 큰 병에 걸릴 위험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일반적인 소아과 진료뿐만 아니라 대학 병원 및 평일 야간 응급 센터, 휴일 응급 진료도 무료라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일본 엄마의 힘>, 221쪽

‘일본이 육아에 매력적인 이유’는 특히 일본의 육아 정책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부러운 것은 양육비지원과 아이 의료비가 중학생까지 무료라는 점이었다.

 

 

일본이란 나라는 우리에겐 멀고도 가까운 나라가 아닐까. 이런 한파에도 소녀상 이전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노상시위가 있는 걸 보면 우리와는 마음의 거리가 멀었던 나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말하는 일본식 가정교육은 배울 점이 많았다. 부모 자식간에 무릎을 꿇고 서로 절하는 문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는 메이와쿠 정신이 뿌리깊이 박혀있어 그렇다는 점도 알 수 있어 이해하게 되었다. 요즘같이 한명 낳아 너무 소중하다보니 아이들의 버릇없는 행동을 꾸짖기 보다는 어르고 달래기 바쁜 한국과는 사뭇 다르게 훈육을 잘 하여 공동생활을 잘 하는 점은 부럽기도 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장난을 치거나 할 때는 평소 조심하는 습관이 되어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었다.

 

물론 일본에서도 심각한 왕따문제나 아동 학대 같은 문제가 있고, 몬스터 페런츠라는 갑질하는 부모도 있다고 한다. 모든 사회가 완벽하게 아이들의 교육에 성공하는 나라가 어디 있으랴. 다만 한국 엄마들처럼 완벽한 육아보다 효율적인 시간관리로 일본 엄마들의 육아스트레스를 안받으려고 노력하는 점은 부러웠다.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도 직장을 다니는 엄마라 죄스러워하는 생각은 바꾸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테니 말이다. 매일 바뀌는 유기농 식단과 집안 정리를 도맡아 하느라 힘들어하는 지친 엄마보단 웃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여유있는 엄마가 아이입장에서 최고가 아닐까 싶다. 가까운 일본의 보육 시스템, 일본 엄마의 육아 철학, 단호한 훈육태도에 대해 궁금한 엄마라면 <일본 엄마의 힘>을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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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작가와의만남님의 "<마당을 나온 암탉> 가족음악극 초대"

토욜 1시로 신청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며 함께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서점으로 가서 바로 샀던 원작도 감동적이더군요. 역시 황선미 선생님의 작품다웠어요. 자신의 몸을 족제비의 자식들에게 주는 장면에서는 병아리를 나은 적이 없지만, 정말 잎싹이는 엄마였구나 했습니다. 뭉클했던 작품이었는데, 가족음악극으로 탄생되었다니 반갑습니다. 집에서도 가까운 곳이라 가족 모두 가고싶네요. 부족한 표는 현장구매하겠습니다. 좋은 인연이 되어 아이들과 다시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고싶어 신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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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우근철 지음 / 리스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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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는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우근철은 몇년 전 <어느 젊은 광대 이야기>를 내며 여행가로 이름을 알려졌고 페이스북에 ‘우리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사진과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전 세계를 다니며 사진을 찍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짧은 글로 써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댔다.

그리고 사각형 틀에 글을 쓰는 페이스북 페이지 ‘사각형 이야기’는 좋아요 수 1만 2천 명의 인기 페이지가 되었다. 100여 장의 사진, 그리고 70여 개의 이야기가 담겨진 2015년을 사는 우근철의 글은 나의 과거 모습이거나 현재의 당신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허공을 날아오르는 공

손을 떠난 공이

허공을 날아오르는

공이라면

그건 당신의 도전 혹은

가슴 뜨거운 것.

언제나 화려한

덩크슛일 필요는 없으니까.

우근철 님의 장점은 사진과 글이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날아오른 공이 항상 덩크슛이길 바래본 적이 없다 했지만, 나모 모르게 덩크슛이길 바랬던 것 같다.

방지턱

적당한거리를유지해야

뿌리가 엉키지않고서로

잘자랄수있는나무같이

사람도적당한거리에서

관계가유지될지도몰라

방지턱과 사람관계를 같은 선상에 두고 바라보는 글에 공감이 된다. 나도 친했던 사람과 안좋게 끝난 적이 있었다. 내가 방지턱을 무시하고 상대방에게 너무 들이댔나 생각해보게 된다.

나도 비 오는 날이 되면 저자처럼 추억이 있었음 좋겠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나를 업고 병원으로 뛰어가던 기억도 떠오르고 엄마의 호박부침개가 그리워지듯 말이다. 부침개 기름 튀는 소리, 지붕 위에 빗방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빠의 꿈은 뭐였을까. 처음부터 선생님은 아니셨을 것이다. 힘들어도 계속 다니시지는 않으셨을 것이다. 우릴 위해 견뎌낸 아버지에게 나쁜 훈장을 준 하늘을 원망해야될까. 내마음은 아버지가 계신 산중턱 그곳에 가있다.

사진만으로도 먹먹해지는 엄마의 손...예전 할머니들의 손은 다 저랬다. 다행인건 우리 엄마의 손이 좀 더 부드럽다는 거..그게 뭐가 다행인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엄마 손을 잡았을 때 엄마가 좀 덜 고생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다. 일년에 제사만 일곱번, 평생 지금까지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제사를 차려내야하는 맏며느리 엄마의 손이 따뜻했음 좋겠다. 멀리 있어 죄스러울 뿐이다.

아줌마로 산다는 것은 전혀 유쾌하지 않다. 원해서 이세상 모든 아줌마들이 같은 파마를 하고 비슷한 웃음소리를 내며 자리를 차지하려고 슬라이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은 아줌마라도 괜찮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다. 웃다가 울다가 그렇게 위로받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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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 게임 키드들이 모여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까지, 넥슨 사람들 이야기
김재훈 카툰, 신기주 글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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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토종 게임업체 넥슨을 아시나요?

[메이플스토리], [바람의나라], [마비노기], [던전 앤 파이터] 등 이름만 들어도 어마무시한 세계적 히트작을 만들어 잭팟을 터트린 거대한 게임회사가 있다. 그 회사는 미국 거대기업이 아니라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우리에게 친근한 넥슨이다.

아. 넥슨이라니!! 넥슨은 국민게임 [카트라이더]를 만든 회사로 우리에게 이미 질리도록 익숙한 게임회사가 아니던가. 21년 전 게임에 미쳐 IT천재들의 벤처 회사였을 뿐이던 넥슨은 당당히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뻗어나간 넥슨은 이제 세계 게임의 역사를 다시 쓰려고 하고 있다.

넥슨이란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궁금하던 차에 때마침 김재훈, 신기주 공저의 <플레이>가 나왔다.

신기주는 비밀독서단을 통해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바로 그 에스콰이어 기자이고 카투니스트로 유명한 김재훈이 만나 만들어낸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게임회사 홍보책자가 아닐까 싶었다.

최근에 나온 "인사이드 현대카드"처럼 대놓고 주제로 다루는 회사이름을 책제목으로 채택하진않았지만 찜찜하였다. 게다가 <인사이드 현대카드>는 에스콰이어지에서 일했던 아레나 옴므 플러스 박지호 팀장이 저술했다는 묘한 접전이 두 책 사이에 있긴 하다. 공저자인 김재훈은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걸작선을 연재했다는 이 두 책의 평행이론 나만 큭큭대기엔 너무 놀랍지 아니한가. 이런 나만 놀라운건가?

그런데 막상 책을 까보면 이 책들은 객관성을 지닐려고 무척 노력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기자들이라 객관적으로 보려고 더 신경쓴게 아닌가 싶었다. 나만의 선입견이라 웃고 넘겼지만, <플레이>가 넥슨의 홍보책자란 생각을 일치감치 던져버리라고 하고싶다. 왜냐면 이 책에는 창업 꿈나무들이나 기업의 경영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피튀기는 분투 기록이 3년에 걸쳐 인터뷰와 집필로 담아냈기 때문이다.

넥슨과 그들을 둘러싼 회사들 간의 분투기는 대한민국 IT 기업의 역사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넥슨만의 독특한 기업 문화의 산증인인 사장 김정주의 경영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인터뷰도 들어가 알차게 책을 채워나가고 있다.

넥슨의 탄생은 놀랍게도 김정주 사장의 실수때문이었다.

넥슨의 역사의 중심에 선 창업주 김정주를 거론하지않을 수 없다. 21년 전 넥슨의 창업 뒷이야기부터 시작해야 되지 않을까?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학생이었던 김정주는 학부 4학년 때 교양 필수 과목을 빼먹는 바람에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했다. 꼼짝없이 1년을 더 다니게 된 학교...그런데 이 시기 김정주는 선배들의 회사에서 여러 가지 일을 배웠다고 한다. 이 때 배운 경험으로 결국 '넥슨'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신기하지 않은가..아마 대학원에 진학했더라면 6년 이상을 연구실에서 공부하며 지냈을 텐데 사람의 앞길이 순간적인 선택으로 인해 달라진다는 게 참 놀라울 따름이다. 이 한 끝으로 김정주는 1년에 1조6천억을 벌어들이는 넥슨을 가지게된게 아닌가.

“놀러 와”라는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김정주는 넥슨을 만들면서 친구인 송재경뿐 아니라 경쟁 업체에 근무하던 정상원, ‘알바’하던 후배 서민, 잉크젯 프린터를 협찬해주고 데려온 이승찬, 심지어 넥슨에 일을 주고 감시하던 대기업 홍보부의 윤지영까지 넥슨에 끌어들인다. 어마어마한 넥슨의 공신들은 그렇게 김정주와 함께 일하게 되었을까. 스카웃해서 데려오긴엔 신생 벤처가 그렇게 만만한 업체가 아니지 않은가. 대기업에서 일하던 윤지영까지 데려온 김정주에겐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있었다.

그건 바로 "놀러 와"한 마디면 되었다니 김정주 사장만큼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특이하긴 하다. 만화책의 등장인물처럼 캐리커처로 그려진 넥슨의 공신들의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20대의 청춘을 바친 젊은이들이 나이가 들어버려도 머리가 벗겨져도 멋진 건 한 분야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재미있게 게임을 하고싶어하던 그 열정 때문이지 않았을까.

누구든 사귀고 싶거나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에겐 "놀러 와”라고 말하고, 막상 그 사람이 오면 아무런 업무 지시도 없이 “잘해봐”라고 말하고 사라지는 엉뚱한 사장을 어찌 당해낼 재간이 있었을까. 그러나 이런 경영 방식 덕분에 김정주는 넥슨의 위기를 잘 모면하고 직원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회사를 하는 건 퍼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하다”라면서 “회사를 떠나더라도 원한은 안 갖고 나가게 하고, 언제든 다시 들어올 수 있게 문을 열어둔다”는 김정주 사장의 생각이 오늘 날의 넥슨을 만들었구나 싶었다.

 


작은 벤처 기업에서 조 단위의 글로벌 엔터데인먼트 기업으로 성공하다

<플레이>는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와 대학동기 송재경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던 이 둘은 역삼역 작은 오피스텔에서 ‘넥스트 제너레이션 온라인 서비스(줄여서 넥슨)’라는 벤처 회사를 시작한다. 당시엔 텍스트로만 게임을 하던 온라인 머드 게임이었는데 세계 최초로 그래픽 온라인 게임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해냈다니 게임의 판도를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까지 있었구나 싶었다.

한 회사가 21년간 흥망성쇠를 다 경험하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플레이> 안에서 다 보여주고 있어 흥미로왔던 부분이었다. 특히 손에 쥔 자산과 미래의 불특정된 가치를 바꿀 타이밍까지 기가막히게 맞춘 김정주 사장의 이야기도 놀라웠다.

이후 [바람의나라] 론칭과 게임 부서와 웹에이전시 부서 간의 갈등, 송재경의 이탈과 그가 만든 라이벌 게임 [리니지]의 등장, 증시 상장을 둘러싼 성장통, 각종 인수 합병에 얽힌 뒷이야기까지, 21년 넥슨의 역사는 마치 한 편의 게임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어제의 친구가 넥슨을 떠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는가 하다니 김정주 사장에겐 송재경의 이탈이 많이 아쉬웠을 것이다.

우여곡절끝에 21년간 넥슨이 커가는 동안 원년멤버들은 따로 회사를 차려 큰 기업의 대표가 된 걸 보니 어디에 있더라도 될 놈은 되는구나 싶었다. 이렇듯 학생시절 순순했던 대학원생들이 회사를 차리고 흥망성쇠를 겪은 후 엄청난 성공을 이룬 넥슨의 사례를 통해 지금 벤처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소중한 배움의 장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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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 탐정 그림의 수기
기타야마 다케쿠니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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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캐릭터 <인어공주>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는 어린시절 여자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동화였다. 내게 인어공주는 불쌍한 공주로 기억되었다. 사랑을 이루지못하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버리니까 말이다. 왜 왕자에게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사랑을 고백하지 못했을까. "내가 당신을 구했소"라고 전달하지 못했을까. 항상 답답했었는데, 30년이 지나 내 아이들에겐 디즈니의 인어공주가 더 친근했다. 적극적이고 당돌한 인어공주의 결말은 디즈니의 각색으로 재탄생되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물론 사랑을 이루는 건 좋지만, 원작이랑 너무 달라져 원래 인어공주의 동화에 담긴 교훈이나 감정같은 공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이들이야 워낙 만화를 좋아하니 그런 생각은 전혀 안하고 보긴 했지만 말이다.

 

사실 왕자님을 첫눈에 반해 사랑을 하게 되고 마녀에게 천상의 목소리 대신 인간의 다리를 받아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인어공주를 나몰라라한 건 왕자가 아닌가. 그녀를 몰라본 왕자가 진짜 몰랐을까. 이웃나라 공주가 더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닐까. 나라면 그냥 왕자에겐 미안하지만 물거품이 되진 않을 거 같다. 내가 물거품이 된 들 왕자가 슬퍼해주고 기억해줄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기타야마 다케쿠니는 인어공주의 후일담을 소설의 주제로 삼고 있다.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이틀 뒤에 왕자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사라진 인어공주가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이미 물거품이 된 그녀가 범인일리는 없다. 그래서 등장하는 주인공이 바로 인어공주의 언니 셀레나였다. 여기에다가 작가 안데르센이 소년인 화자로 등장하고 그림 형제의 동생 루트비히가 탐정으로 등장하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시작된다.

 

인어공주는 범행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범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왕자가 별궁에서 처참히 살해당한 뒤 사라진 인어공주가 용의자로 지목되고 인어공주의 자매들이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인어공주의 언니 셀레나는 육지로 올라와서 왕자의 살해범을 찾기로 마음을 먹고 목소리가 아니라 심장을 마녀에게 준다는 게 섬짓하지만 인간으로 변한다.

 

바닷가에서 쓰러져있는 셀레나를 발견한 사람은 죽은 왕자가 아니라 화자 한스 안데르센과 그림형제의 동생 루트비히였다. 원작과 이야기가 연결되기 위한 설정이겠지만 조금은 억지스러보인다. 전반적으로 잘 쓰여진 미스터리 소설이니 그냥 넘어가고 이야기에 술술 빠져들었다.

 

 

인어공주의 결백함과 왕자의 살해사건을 파악하러 왕궁에 가게 된 셀레나, 한스 안드레센과 루트비히는 그날 왕자의 동선을 쫓다가 모든 사람이 왕자가 죽은 시간에 알라바이가 성립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 도대체 누가 범인이란 말인가. 두번 째 살해용의자로 셀레나가 지명대고 만다.
에릭 왕자의 살해범으로 셀레나는 두번째 용의자로 의심받는다. 거기에다 마녀는 시체가 되어 돌아오고 인어공주 뒷 이야기가 미스터리해진다. 왕자를 살해한 범인을 쫓아가며, 인어공주와의 연관성를 찾아보고 추리에 반전을 거듭하며 이야기를 쫓다보면 결말이 나온다.

 

<인어공주> 본격 미스터리로 완벽하게 재해석하다.

 

<인어공주> 표지를 살펴보면 인어의 꼬리뼈가 바다속에 가라앉는 듯이 표현되어 섬뜩해 보인다. 파도모양 표지띠에는 '탐정 그림과 안데르센의 추리와 활약을 그린 신본격 미스터리, 물리 트릭의 귀재가 선보이는 일본 미스터리의 현재'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동화의 설정을 가져오면서 물리 트릭을 고수하는 기타야마 다케쿠니는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 대표 선두주자라고 한다. 누구나 아는 동화 인어공주를 가져와서 영리하게 섞어서 대중성까지 갖추었다. 동화를 다시 재해석하는 소설로는 우리나라의 구병모 작가의 빨간구두당이 연상된다. 동화와 신본격 미스터리의 만남이 반가워 기타야마 다케쿠니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화자 안데르센과 탐정 그림을 통해 인어공주의 미스터리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 <인어공주: 탐정 그림의 수기>를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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