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 묘사입니다.

* 아마도 번역했던 시점이
더 오래 전이지 않을까 합니다.
국어학의 기준은 모르지만
더 익숙한 단어를 적어보았습니다.

메도크 -> 메독
마르고 -> 마고
포이야크 -> 뽀이약
생쥘리앵 -> 생줄리앙
탈보 -> 딸보

그는 다시 말을 끊더니 잔을 들어올렸다. 그는 흔들거리는 아랫입술에 잔의 가장자리를 갖다대고 있었다. 순간 나는 그의 혀가 쑥 나오는 것을 보았다. 분홍색의 가는 혀였다. 혀끝이 포도주 속으로 들어가는가 했더니, 빠른 속도로 얼른 다시 입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역겨운 모습이었다. 잔이 입에서 떨어졌는데도 눈은 감은 채였다. 얼굴은 바짝 긴장되어 있었다. 오직 입술만 움직이고 있었다. 축축하고 물컹한 두 개의 고무조각처럼 좌우로 엇갈려 미끄러지고 있었다.

-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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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구절을 적고 보니
언젠가 읽었던 것 같은데,
언제, 무슨 책으로 읽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로알드 달이 삶에서/사람에게서
포착하는 지점과 묘사는 정말로 대단합니다.

프랏은 나이가 쉰 정도였는데, 호감이 가는 생김새는 아니었다. 어떻게 된 건지 얼굴에 입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전문적인 미식가의 두툼하고 축축한 입술만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아랫입술은 가운데 부분이 축 늘어져 흔들거렸다. 맛 감정가의 입답게 언제든지 술잔이나 음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동그런 구멍을 열어놓고 있는 듯했다. 열쇠구멍 같군. 나는 프랏의 입을 보며 생각했다. 실제로 그의 입은 축축하게 젖은 커다란 열쇠구멍 같았다.

-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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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세상에 토마토 종류가
그렇게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탈리아에만 몇 백종의 토마토가 있다니!‘하고
놀랐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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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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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만난 아름다운 사람에 대한 글입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개인적인/일대일 만남에서 남은 향기와 그리움과 음식에 대한 글입니다.

공감하는 제목인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처럼, 어떤 사람의 인생이 떠올라 ‘울컥‘하게 되는 것은 아주 다채롭고 깊은 감정일 것 같아요.

처음에 이 책은 개인적인 기억에 관한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곳곳에서 참 열심히 살았고, 나누고, 그래서 향기가 남은 사람들에 대한 글이라고 이해했습니다.

누구에게 자신을 대단하다고 내세우지 않고 살았고 설사 내세웠다고 하더라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살아서 떠올리는 이를 ‘울컥‘하게 할 수 있는 삶은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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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에 서점에 갔다가
새로 나온 책인줄 모르고 지나쳤어요.
(‘표지가 바뀐 개정판이 나왔겠거니...‘)

전작도 재미있게 읽고
새로 만난 일부 생활명품들은
친하게 되었어요.

이번에는 최초 이름인 ˝카스텔 9000˝으로
파버카스텔사에서 만든 연필을 소개하셨어요.
(오랜동안 써왔을 뿐 아니라
꽤 여러 자루를 주변에 선물했는데,
이름이 ˝카스텔 9000˝인 것은 오늘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파버카스텔 9000˝인 줄 알았어요.)

반가웠습니다.
그래도 저라면 ˝ 3B˝를 특정해서 소개했겠지요.
깎은 연필 한 자루면 빽빽하게 받아 적어야 하는
두 시간 짜리 회의도 걱정이 없으니까요.

당분간 101가지 생활명품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신이 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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