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작 <선릉 산책>을 보면서 공감이 되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임시로 맡은 일이 아니었다면, 다르게 대처했을 것 같은데요. 갑자기 아홉 시간 동안 누군가와 하루 종일을 보내며 걸어야 했고, 잘 해냈는데, 곧 끝난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세 시간을 더 있어야 한다고 통보를 받습니다.
그때부터 잘 보냈던 아홉시간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집니다. 주인공의 나이는 잘 모르겠지만, 대단히 불편했을 거라고 공감이 됐습니다. 그 후에 벌어진 일들은 이전 아홉 시간과는 다른 전개이지만요.
그럴 때가 있습니다. 겨우겨우 해냈는데, 또다시 더 해야하는 시점들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성숙하게 대처할 수 있지만, 성숙하게 대처할 수 없고 부당하게 느껴지는 때가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아주 잘 포착했다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