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라고 하면 왠지 외로움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의외로 요즘은 고독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나친 인간관계가 불러온 피로감이나 자신에게 보다 주목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코로나 시대 생활 속 거리두기가 편했을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재택근무, 회식 불가, 각종 모임 불가 등이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 했던 사람들에겐 법적으로 하지 못하게 되니 오히려 불참의 자유가 보장되던 시기였으니 말이다. 실제로 코로나 방역 해제 후 회식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뉴스까지 나왔을 정도였다.그런데 이번에 만나 본 『고독에 관하여』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고독의 효용성 그리고 고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때의 고독은 단순한 외로움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철학자들의 철학자'로 불린다는 요한 G. 치머만은 이 책을 통해서 '고독=홀로 성장하는 시간'을 이야기 한다.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던 대목이다. 무려 200년 넘게 사랑받은 고전이라니 그 사랑의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고 책을 펼쳐보면 책 속 어디에서도 고독으로 인해 외로움을 발견할 순 없다. 오히려 나의 성찰과 성장을 위한 귀한 담금질의 시간이라 남들과 함께 할때보다 더 소중하면서 어떻게 보면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시간이 아닐까 싶어질 정도이다. 책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고독이 정신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이렇게 고독을 추구하는 것이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여러 상황 속에서 알려주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은둔이지 고립이 아니며 홀로이되 성장을 위한 시간이지 처절한 외로움을 온몸으로 맞는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의 성향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못 견디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조차도 스스로를 돌아보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혼자 지낸다는 게 왠지 두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나와 너보다 '우리'라는 무리, 단체를 선호하고 그속에 있어야 왠지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사회 분위기 속 오롯이 홀로하는 시간이 왠지 모를 아웃사이더가 되는 건가 싶은 불안감도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절대 고립을 추구하라는 것이 아님을 상기하면서 스스로의 성취와 행복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써 고독의 시간을 가지는 것에 대해 긍정적 의미를 찾고 이 시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짤 같은 인생』이라는 제목과 표지를 보면 가벼운 마음으로, 머리나 식힐 겸 읽어보면 딱 좋을 책인것 같지만 이런 류의 책들이 그러하듯 의외로 촌철살인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책의 앞표지는 저렇게 웃고 있지만 뒷표지는 또 다른 느낌이며 그에 적힌 문구가 '이건 네 인생보다 덜 복잡하니까 인생이 복잡할 때 봐'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겉으로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진짜 인생을 그려낸 것 같은 표지의 그림이 이렇게나 눈길을 끄는 작품이였다.그렇게 펼쳐보는 책속에는 의외로 화려하진 않지만 색감을 입힌 그림들이 소개되는데 작게는 한 컷에도 이토록 많은 메시지가 담길 수 있구나 싶어 흥미롭다.게다가 여러모로 공감가는 짤들이 많은데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이야기를 짤로 표현한 경우도 있고 왠지 저자의 경험담인가 싶은 짤들도 많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우리의 삶에 대한 축소판을 그려놓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웃픈 이야기들이 많다. 너무 솔직해서 당당하다 못해 너무 뻔뻔한거 아닌가 싶은 짤들을 보면서 설령 그걸 내 마음 속에 담아두어야 할지라도그래 이게 솔직한 마음이지 싶다. 살면서 겪게 될 다양한 상황들, 때로는 당황스럽고 또 의욕없고 웃프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뭔가 그속에 침잠하기 보다는 그냥 한번 웃고 넘기자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짤들이라고 해야 할까.작가님이 내 마음 속에 들어갔나 나오셨나 싶을 정도로 공감가는 짤들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순간이 있다는 것은 결국 우리네 사는 인생이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여러 상황들 속에서 누구나 겪는 일들을 나 역시 겪고 있을 뿐이고 이랬으면 하는 바람 역시 누구나 바라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런 솔직하고 공감어린 짤들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고 나의 속내를 들킨 것 같아 뜨끔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속마음을 대신 표현해주니 속시원한 공감을 느끼게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재밌고 빠르게 넘길 수 있지만 가볍게 취급할 수 만은 없었던 그런 책이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신비한 건물 탐방기』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인디게임 개발자이기도 한 노노하라 작가가 선보이는 첫 번째 일러스트 작품집이라고 한다. 공상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그림들이 가득한데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림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작가의 이력 때문인지 게임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일단 신기하고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가 싶어질 때도 있다. 단순히 집만을 그린게 아니라 하나의 세상, 그리고마을 등을 그려내어 더욱 흥미롭다. 단순한 그림 이상으로 마치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구성인데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처럼 대륙의 전도가 나오고 또 세부적으로 평야지역, 연안/섬 지역, 산악/삼림 지역/협곡의 나라라는 4개의 지역으로 나눠서 거기에 해당하는 집, 가게, 산장, 마을 등이 그려져 있는 구성이다. 마치 환상의 모험을 떠나는 주체가 있는 것처럼 여행 도구까지 꾸려서(제법 많고 구체적 물품들이 그려져 있다) 각 지역 별 목적지를 향해간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일러스트가 중심이다 보니 스토리는 짧게 소개되는데 그래도 마치 주인공인 돼지를 따라, 그 모험에 동행한 듯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데 어떤 면에서는 스토리가 내레이션 같은 느낌도 든다.마을이나 그 지역 전체가 그려진 경우도 있지만 집이나 가게 같은 곳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그려진 경우도 많은데 일단 수채화풍의 그림 색감이 상당히 예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 같은 경우에는 세부적인 구조가 마치 건출설계도마냥 그려져 있기도 하다. 또 각 부분에 대한 설명도 친절히 곁들이고 있는데 명칭, 용도 등이 실제인 것을 설명하듯한 어조로 적어 두고 뭔가 몰입감을 선사한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여행 기념품까지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을 따라 함께 세상의 신비로운 곳들을 여행하고 그 세계에 자리한 매력적인 건물들을 탐방한것 같은 기분마저 들어 이 자체를 짧은 러닝타임이라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집이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 사람의 품경이 드러나는 것들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말과 행동이다. 행동도 그렇지만 소위 입만 열면 깬다는 말처럼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도 상스럽게 말하거나 무식함을 느끼게 하는 경우 그 사람의 전체 이미지는 물론 심각한 수준인 경우에는 신뢰도까지 떨어지고 나아가 인생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온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그렇기에 『말의 품격』이란 책이 궁금했는데 이번에 만나보게 된 7주년 기념 플라워 에디션이며 무려 190만부의 판매고를 올린 『언어의 온도』의 이기주 작가님의 인문서라고 한다.흔히들 사람의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가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의미라고들 하고, 말을 많이 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우리는 상대와의 관계에서 자신이 말하기 보다는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는데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듣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총 4장에 걸쳐서 각 장마다 6개의 키워드를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때로는 침묵이 왜 말보다 중요한지, 그리고 시선과 반응은 어떻게 하는지 등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한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이야기들이 나를 품격있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을 담아냈다고 할 수 있을것 같아 정말 '주옥'같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두고두고 말의 품격을 높이고 나아가 나의 품격을 드높이는 방법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다섯 명의 작가가 다섯가지의 디저트를 소재로 다섯 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이 바로 『녹을 때까지 기다려』 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디저트 역시 초콜릿, 이스파한, 젤리, 사탕, 슈톨렌으로 디저트라는 공통된 소재로도 이렇게나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가장 먼저 소개되는 오한기 작가님의 「민트초코 브라우니」는 초콜릿이라는 디저트를 소재로 한다. 요즘 소위 사상 검증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무슨 공산주의에서나 있을법한 이 말을 경험하게 된 한 작가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동네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 공부방을 운영하는 주인공이 어느 날 동네 커뮤니티 카페를 시작으로 다른 곳으로 사상을 의심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곤란을 겪는 이야기로 작가님의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결국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은 지극히 정상적인 작품을 쓰기로 하는 이야기인데 혹시 본인의 경험담이신가 싶다는...한유주 작가님의 「세계의 절반」은 이스파한을 소재로 하는데 이게 뭐지 싶어 검색해 보니 대왕 마카롱 같은 거라고 하는데 타인의 전생을 보게 된 한 치과의사의 이야기로 타인의 전생이 왜 원래부터가 아닌 어느 날부터 보이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길래... 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읽어보게 된다. 박소희 작가님이 젤리를 소재로 쓴 「모든 당신의 젤리」는 판타지한 이야기다. 마치 인형이 살아 움직이든 곰 모양 젤리가 말을 걸어오는데 이 젤리는 자신의 전생이라고 해야 할지, 곰 젤리가 되기 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며 자신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는데 뭔가 기괴하지만 소원이 뭘까 싶으면서 누구라도 호기심에 일단 한 번 말해보라고 하지 않을까 싶은 작품이다.「박하사탕」은 제목 그대로 사탕을 소재로 한 장희원 작가님의 이야기로 오래도록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이 한 친구의 부고 소식과 함께 오랜만에 마주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며 마지막 이지 작가님의 「라이프 피버」는 슈톨렌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소원했던 가족들과의 관계 속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해주는 매개체가 슈톨렌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다.크리스마스 날 먹는 빵이라는 슈톨렌이 오랜 시간이 흘러 집으로 돌아 온 주인공이 가족들과 마주한 채 보통의 가족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 대화를 이끌어 가는 순간 먹게 되는 디저트로 그려진다는 것은 어쩌면 원래 슈톨렌이 지닌 의미를 이 가족들 사이에도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일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다섯 가지의 디저트, 생소한 경우도 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있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이 일상적이거나 판타지한 순간에 등장해 이야기에서 어떤 작용을 하고 있을지를,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를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