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부터 이슬까지 - 망원경을 버리고 시인의 눈으로 재구성한 자연 관찰기
옌스 죈트겐 지음, 비탈리 콘스탄티노프 그림, 오공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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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무슨 시집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어진다. 하지만 이 책은 엄연히 자연과학서 분류된다. 자연을 연구하고, 관찰한다고 생각하면 전문가적인 온갖 장비들이 나올 것 같지만 이 책은 왠지 친근한 느낌이 더 강한 책이 아닌가 싶다.

 

 

우리 주변의 자연 하나 하나와 밤 하늘의 별까지 그 모든 것들을 관찰하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이 책은 현대의 신기술로 무장된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닌 과학서라고 생각되어 진다. 

 

또한 망원경을 버리고 시인의 눈으로 재구성한 자연 관찰기라는 말이 어울리는 책이기도 하다. 마치 자연이라는 대상물에 대한 한편의 감상문 같기도 한 이 책에서는 자연의 미세한 생물까지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가치 있는 책일 것이다.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히 꽃과 곤충, 동물과 같은 것들에 대한 묘사와 관찰기가 자세히 나오며, 각각의 자연 생태와 현상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근거들이 나오기도 한다. 자연과학이라는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독자들로 하여금 어렵지 않게 쓰여져 잇따는 점에서 좋은 책이다.

 

학창시절 자연을 관찰하고 관찰기를 써내려 갔던 추억이 떠오르게 하는 구성들도 읽는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관찰과 함께 등장하는 실험 부분은 그 내용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어서 왠지 해보고 싶어진다.

 

현대의 과학 기술을 동반하지 않은 근대적인 접근법은 자연 관찰과 실험들을 한층 흥미롭게 하고 그 과정들 마저도 하나의 이야기같은 느낌을 갖게 하기에 이 책을 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 과학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나게 하는 것 같다.

 

상당한 페이지에 담긴 자연 관찰기와 실험 내용들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자연 현상과 자연 생물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에 다양한 계층에서 읽어도 유익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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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번지는 곳 베네치아 In the Blue 6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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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도시 베네치아. 아드리아해 안쪽 베네치아 만 아래 펼쳐진 진흙 펄 위에 150만 개 이상의 나무기둥을 박아 건설한 이 도시는 118개의 섬과 177개의 운하, 이들을 연결하는 400여 개의 다리로 이루어져 있는 '물의 도시'이다.

 

2010년 제작된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투어리스트(The Tourist, 2010)'라는 영화를 보면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 뎁이라는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배우가 나오지만 정작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두 사람이 묵었던 호텔과 호텔 밖의 풍경과 베네치아 건물 위를 달리는 동안 보여지던 베네치아의 풍광이였다.

 

솔직히 영화는 별점 하나도 아깝지만 그 배경 만큼은 별 다섯개를 줘도 모자랄 정도였고, 저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했었던 것이다.

 

 

차가 다니지 않기에 집앞 현관에는 저렇게 배가 정박되어 있고, 곤돌라가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낭만이 가득한 곳이 바로 베네치아다. 피사의 탑이 점점 더 기울어진다는 말과 함께 베네치아 역시도 점점 그 수위가 높아져서 건물의 1층의 경우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노을을 배경으로 하는 저 풍경을 직접 본다면 베네치아와 사랑에 빠질 것만 같다. 도시 전체가 어느 곳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으며, 특별한 사연을 간직하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은 멋진 곳이라고 여겨진다.

 

 

 

 지친 어부가 자신의 집을 곧바로 찾기 위해서 집집마다 다른 색깔로 칠했다는 부라노(Burano)섬의 집들은 마치 동화속 마을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인구 약 28만명의 도시 베네치아를 찾는 여행자는 연간 2000여만명이라고 한다. 내 생애 저곳을 한번이라도 가볼 수 있을지 의문스럽지만 그것이 언제든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베네치아이다.

 

 

나폴레옹이 '유럽의 응접실'이라고 말한 산마르코 광장과 산마르코 대성당, 매일 정오가 되면 2개의 무어인 청동상이 나와서 종을 친다는 시계탑, 두칼레 궁전, 탄식의 다리, 리알토 다리, 현대 유럽 미술 수집가로 유명한 페기 구겐하임의 저택을 개조한 미술관 구겐하임 컬렉션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것들이 도시 전체에 가득한 곳이 바로 베네치아인 것 같다.

 

한번 보고 온다고 해서 그곳에 대한 갈증이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책으로 보고, 상상만 하던 그곳을 꼭 한번 직접 보고,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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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결혼 이야기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 윤희기 옮김 / 시공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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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아내를 과연 서로는 서로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살면서 우리는 배우자의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물론 100%로 확신하지는 못 할 것이다. 어떤 경우엔 서로에게 말 못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가정의 평화를 깨트릴 정도는 아닐지라도... 아니 어쩌면 더한 비밀을 감추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평화롭던 펄리에게 어느날 한 사람이 찾아 온다. 남편 홀랜드와 자신은 평범한 관계가 아니라 그 이상이 관계였음을 말하면서 자신에게 홀랜드를 돌려 달라는 사람, 그것도 여자가 아니라 남자, ‘버즈 드러머’가 바로 그 사람이다. 

 

결혼 전 남편의 고모들은 홀랜드가 '나쁜 피로 인해 심장이 기형이 되었다며 그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 된다고 경고'를 했다. 결혼을 하고 살면서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종종 우울한 표정을 볼때도 다만 그 '병' 때문에 그런 것이라 펄리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느 토요일 아침 찾아온 버즈는 펄리에게 아들의 치료비와 자신의 상속 유산까지 주겠다고 말한다. 함께 살았던 시간들이 무상해지는 순간일 것이다. 이제껏 내가 보았던 내 남편이 과연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는지, 과연 나는 그를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를 다시 생각케하는 순간이기도 할 것이다.

 

자신의 남편을 돌려 달라고 말하는 남자와 아이의 치료비와 남편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펄리,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의 중심에 있는 홀랜드까지 참 난해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펄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고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갑작스런 버드씨의 고백에 당황스럽기도 할테고 남편을 바라보는 마음이 결코 예전 같을 수 없음을 알기에 그녀의 이야기가 비단 소설로만 다가오지 않는다.

 

결혼 생활을 하면서 찾아올 위기와 권태, 그리고 부부 둘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아닌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일들을 직면했을때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 무엇을 해야할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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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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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섬뜩하고 대중적인 추리소설을 기대한 사람들에겐 다소 아쉬운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견해이다. 그동안 추리소설을 통해서 읽어 온 내용이나 느낌과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간혹 이게 왜 추리소설이지 싶은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잠복」을 비롯하여 「얼굴」, 「목소리」, 「지방신문을 구독하는 여자」, 「귀축」, 「일 년 반만 기다려」, 「투영」, 「카르네아데스의 널」까지 총 여덟편의 단편 작품을 수록하고 있는 이 책은 전체적으로 직접적으로 묘사된 공포스러움은 나오지 않는다.

 

독자들로 하여금 간담 서늘하게 하는 그런 장치들이 기존의 책들에서는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던 반면에 이 책은 그러한 내용들 마저도 주인공의 독백이나 이야기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크게 공포스럽지도 않고, '이게 추리소설인가?'하고 생각케 할지도 모르겠다.

 

맨처음 소개된 「얼굴」을 보더라도 읽는 내내 어떤 사건이 직접적으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주인공이 어떤 일을 도모하지만 그마저도 실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복」이란 내용을 읽어 보면 아주 잠깐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전부인 그냥 이야기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미스터리라고 분류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고 과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나오지 않는 듯하며, 범인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동기조차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간혹 이야기의 마지막에 약간의 소름돋음을 느끼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이 요즘처럼 자극적인 내용에 민감한 사람들이 읽기엔 다소 밋밋하기까지 하고, 한편으로는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가 쓴 최초의 추리소설로 평가받는'이라는 말이 이해되는 것이다.

 

즉, 이말은 여덟 편의 단편 이외에는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보진 못했지만 확실히 이 단편들이 작가의 초기 작품들이라면 내용이나 전개, 구성 등의 면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의미이다.

 

뭔가 전체적인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할만한 소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읽어내려 가면 갈 수록 아쉽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는 작품이기에 혹평도 호평도 할 수 없는 책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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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의 겁쟁이 탈출기 문학의 즐거움 38
가와후치 게이이치 지음, 김보경 옮김, 오카베 리카 그림 / 개암나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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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라다 보면 서로 치고 받고 싸울 수도 있지.... "라는 말은 요즘 같은 때에는 결코 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단순히 아이들끼리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단순한 다툼의 수준을 넘어 말 그래도 폭력의 수준에 이른 것이 학교 폭력의 현 주소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저 기분이 나쁘다. 재수없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무차별적인 폭력과 치욕, 그리고 폭언과 왕따까지 어느 한가지만 일어난다기 보다는 모두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기에 피해자의 경우엔 더욱 견디기 힘든 시간이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사법처리로 까지 이어지고, 그전에 가해 학생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피해 학생의 사후에 밝혀진 가해 학생의 실상을 보면 이런 행동들을 과연 저 나이때의 아이들이 또래 아이에게 가할 수 있는 일일까 싶어질 정도이다.

 

그렇게 심각한 왕따와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모리 요"라는 학생을 통해서 써내려가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때까지 거의 내내 왕따와 폭력에 시달린 모리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서도 계속해서 힘든 시간을 보낸다.

 

너무 바빠서 모리의 상황을 모르는 엄마와 어느 정도 눈치는 챈것 같은데 가만히 계시는 아버지 사이에서 모리는 방과후까지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한다. 뚱보라 불리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리의 모습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전혀 다르지 않아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학교에 가는 것이 끔찍한 모리에게 유일한 희망은 여름방학이다. 그리고 여름방학동안 모리는 아침 아저씨와 저녁 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을 통해서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주고 받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모리가 마을의 빈집 털이 사건에 휘말리면서 위기에 처하게 되고 그러한 위험에서 벗어나면서 모리는 이전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여전히 친구들에겐 뚱보라 불리고 괴롭힘도 당하지만 이전처럼 약한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그런 모습들이 괴롭히는 친구들의 눈에는 더이상 나약하고 바보같은 모리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모리가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고 여전히 어느정도의 왕따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깝기까지 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마지막에 모든것이 금방 해결된다면 이 이야기는 말 그대로 이야기에 지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현실적인 마무리이기에 전체적인 흐름이 더욱 자연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왕따와 폭력에 대해 다시금 생각케하고 내 아이에게 어떤 가르침을 전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이여서 엄마와 아이 모두가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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