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드롭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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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이 발표되었다. 소설이 아닌 여행 에세이이다. 과연 에쿠니 가오리의 여행 에세이는 어떤 느낌일까? 

책에는 작가가 여행했던 장소들은 물론 그곳을 함께 여행한 사람들과의 추억이나 그곳에서의 여러 일들이 함께 담겨져 있는데 작가의 여행기는 어떨까하는 마음도 들어 궁금했던 작품이다. 


책에는 그녀가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귀 중 가장 인상적인 말이 나오는데 '여행을 떠날 때면 나는 언제나, 꼬맹이로 돌아가는 기분이다.(p.24)라는 표현이다. 단순히 마음이나 기분의 즐거움과 신남을 넘어 자기 안의 불빛이 살아나고 가볍지만 야만적인 용기까지 생긴다고 하니 일견 그 표현이 이해도 되는것 같다. 

여행이 일상과 완전히 동떨어진 경우도 있겠지만 또 어떻게 보면 그곳 역시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라는 점에서 일상의 연장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책에는 작정하고 떠나는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도 있지만 낭독회와 같은 일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 여행에서의 이야기도 담겨져 있어서 다양한 상황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게다가 여행에 대해 고독과 자유를 동시에 언급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끄는데 마냥 즐겁거나 자유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여행 중 고독감은 느끼기도 한다는 점에서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히 인간적인 면모를 보게 되는 것도 같다. 

긴장과 설렘에서 시작되는 여행, 약간의 두려움도 존재할 것이다. 떠나기 전부터 혹여라도 일정이 어긋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을 것이고 이는 여행 내내 따라다닐지도 모르지만 여행을 하는 동안, 그리고 다녀 온 이후 기억하는 여행지에서의 경험들은 고스란히 추억이 되어 살면서 이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즐거움을 건낼지도 모르겠다. 

잔잔한 분위기 속 풀어내는 여행 이야기가 그래서 더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보통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는 것 같아 가만히 읽어보게 되는 그런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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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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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의 죽은 아버지, 산 아버지, 어머니와 장민석, 그리고 유경과 또 여자.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또 어떻게 보면 그렇게 많지 않은 인물 설정이지만 원도가 이 인물들과 여러 관계를 맺고 그들과의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 바로 『원도』이다. 

상당히 철학적이면서도 사색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원도가 끊임없이 이 작품 속에서 살아가는 이유와 왜 죽지 않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탐구하는 것이다. 


원도가 겨우 여섯 살이던 어린 나이에 그의 아버지는 죽었고 산 아버지와 함께 살았고 어머니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에게는 크게 관심을 주지 않으면서 고아원 아이들은 챙기고 그중에는 장민석이 있었다. 

고아가 아니였지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고아원에 맡겨졌던 장민석과의 사이가 뜻하지 않은 계기로 틀어지면서 과연 원도에게 있어서 장민석은 어떤 존재였을까 싶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게다가 원도의 어머니 역시 참 묘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보통은 자신의 아들에게 더 다정할 수 밖에 없는게 어머니 아닌가 말이다. 

여기에 또다른 인물인 그녀 역시 원도를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원도는 또다시 상처를 받고 왜 죽지 않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들은 동시에 왜 살고자 하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떠올리게 하면서 원도의 삶 속으로 따라가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원도라는 인물의 일생을 따라가며 반추하고 동시에 고민하고 사색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어떻게 보면 원도의 삶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어머니란 존재에 대해서, 그녀가 원도에게 보여준 모습이 달랐다면 어떠했을까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기도 해서 조금은 난해하지만 그 난해함 속에서 분명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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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고 스토리 - 장난감 브랜드, 혁신의 아이콘이 되다
에비타니 사토시 지음, 류지현 옮김 / 유엑스리뷰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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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이도 레고 참 좋아한다. 지금은 그래도 나이가 있어서 전보단 덜하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만해도 레고를 구매해서 원래 제품을 한번 만들고 난 다음에 다시 분해해서 여러 레고 제품을 섞어서 완전히 새로운 혼자만의 창작물을 만들기도 했다. 아예 레고 브릭스만 따로 구매해서 만들기도 하고 레고를 만들면서 놀 수 있는 레고 카페도 한 때는 많이 다녔다.

지금은 용돈 모아서 좀 값이 나가는 레고 크리에이터 제품을 사서 만들어서 자기 방에 놔두고 보는 정도인데 덴마크에 있다는 레고 랜드에 가보고 싶어 했고 이제는 단종된 과거의 레고 제품들을 찾아보기도 했었는데 도대체 레고의 매력은 무엇이길래 아이가 이렇게 빠져들까 싶었던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아이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수준을 넘어 어른들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진 레고의 저력을 무엇일까? 

『더 레고 스토리』 에서는 그런 레고의 글로벌 경영비법과 관련해서 현재의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브랜드 경영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려 글로벌 기업 평판 1위에 브랜드 가치 17조에 달하는 기업이 레고라고 하는데 사실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팔리고 있는 걸 생각하면 과연 레고라는 회사는 어떤 곳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이 한 권의 책이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가장 먼저 나오는 레고의 성장 원동력을 보면 4가지의 주요 전략이 소개되는데 잘 되는 기업이란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지금의 레고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역사와 관련한 이야기는 레고가 나무로 만든 것이 시초였다는 것에서부터 경영 적자의 시기를 거쳐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던 경영 위기의 시절까지 자세히 알려 준다.

계속 승승장구했을것 같은 레고 역시 위기가 있었지만 그 위기 이겨낸 혁신과 관련한 부분은 많은 경영자들에게 귀감을 살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특히 레고가 제품 개발에 팬을 초대한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였고 끊임없이 자구책으로써 변화하고자 다방면에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주저하지 않는 부분 또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위기에 대응하고 변화하는 시장에서도 선두를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세 또한 넓은 의미에서는 기업 경영 전략에 속하겠지만 미시적으로는 한 개인에 있어서도 자기 분석, 혁신, 성장 동력 확장 등과 같은 부분들은 충분히 관심있게 읽어볼 수 있는 내용일거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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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알 환상하는 여자들 1
테스 건티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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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서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궁금증을 키웠던 작품이 바로 『우주의 알』이다. 특히나 이 작품은 무려 테스 건티의 데뷔 소설이기도 한데 데뷔작으로 다양한 언론의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인만큼 기대감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제목만 보고선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짐작조차 하기 힘든 내용이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은행나무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시리즈인 환상하는 여자들의 첫 번째 이야기이기도 한데 상당히 묘한 분위기의 작품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육체에서 빠져나온다는 이야기를 보면 어떤 상황인가 싶은데 그런 경험을 하는 인물이 이제 경우 열여덟 살의 블랜딘 왓킨스라는 소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녀가 사는 곳은 바카베일이라는 도시로 마치 SF 영화 속 지구 최후의 날 즈음에 마주하게 되는 최악의 도시, 가장 열악한 도시로 불릴만한 곳이다. 그런 곳에서도 그녀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심지어 토끼장이라 불리는 곳으로 여기에서 블랜딘은 세 명의 십대 소녀들과 함께 살고 있고 이야기는 블랜딘을 중심으로 하면서 나머지 소녀들에게 일어나는, 그녀들이 겪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고 할 수 있겠다. 


블랜딘은 보통의 소녀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토끼장이라고 불리는 곳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하는데 어디에나 그렇듯 이곳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존재한다. 게다가 그들 중에는 대중적 관점으로 이해가 어려운 인물도 있고 그래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았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환상적인 느낌이 드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신비주의에 빠진 블랜딘을 비롯해 다양한 인물들이 마주하는 현실, 그리고 여러 상황 속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지만 결국 서로가 연결되어 있는 이들의 삶이 한데 어울어지면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철저히 개인적인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가 전혀 서로에게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것 같아 확실히 묘한 분위기의 작품임에 틀림없다. 

책의 편집도, 내용도 뭔가 평범함을 거부하는 것처럼 내용 역시나 묘한 분위기의 작품이라 이런 작품을 쓴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은 어떤 내용일까 싶은 기대감을 갖게 하는데 사실 평범한 느낌은 아니여서 처음 몰입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독특함은 비길 바가 없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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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 - 역전 흥부, 당찬 춘향, 자존 길동, 꿈의 진실게임, 반전의 우리고전 읽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2
유광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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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의 동화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지던 고전동화나 여러 고전 등을 보면 의외로 잔혹함이 느껴지고 또 그속에 인간의 다양한 욕망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현대에 오면서 순화된 느낌마저 드는데 오죽하면 근래에는 원래의 내용을 그대로 담아내어 '잔혹'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아예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바라 본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조선고전 이야기를 담아낸 『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은 『흥부전』, 『춘향전』, 『홍길동전』, 『구운몽』을 통해서 그 속에 담긴 주요인물들의 진짜 욕망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살펴보는데 어떤 면에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식의 접근법이기 때문에 그동안 알고 있는 조선고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다양한 해석 차원으로 접근해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먼저 『흥부전』을 보면 그동안 우리는 당연하게도 악인으로 놀부를 지목했고 흥부는 그런 놀부에 대조되는 선인처럼, 그래서 제비의 보은을 받아 마땅한, 종국에는 놀부를 벌을 받고 흥부는 선함의 댓가를 받게 되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이 책은 그런 흥부를 둘러싸고 3가지 의문 제시부터 시작해 우리가 간과했던 흥부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반대로 놀부는 나쁜 존재인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이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형제의 우애가 아닌 당시 조선 후기 시대의 경제구조의 변화를 통해 두 형제가 각기 변화하는 사회에 어떻게 대응했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춘향전』은 어떨까? 엄연한 신분제가 존재하던 시절 그저 한 순간에 서로 사랑에 빠졌다고 해서 이몽룡은 춘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쉬웠을까? 게다가 설령 이몽룡의 춘향을 향한 마음이 진심이라고 해도 춘향은 정말 그가 장원급제까지 해서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라 믿었을까하는 부분은 확실히 당시의 관점으로 보면 쉽지 않은 선택이였을 것이다. 이에 작가는 기생이였던 춘향이 당시로써는 쉽지 않은 투옥까지 당하며 정절을 지킨 것에 대해 자기 주체성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외에도 『홍길동전』을 통해서는 그 유명한 최초의 한글소설이라고 정의하는 이유(근거)를 비롯해 그의 출생이 갖는 의미와 활빈당이라는 조직이 결국 그 신분의 비애를 뛰어넘어 어떻게 보면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만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음을 주장하는데 이는 세상이 정한 신분제를 뛰어넘어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누군가에게 상당히 불온한 작품일 것이며 반대로 누군가에겐 또다른 희망으로 보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구운몽』을 보면 인생의 허무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두 자아의 묘사를 통해 결국 각기 다른 상황에 대한 욕망에 대한 솔직한 갈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분명 학창시절 배웠던 구운몽은 이런 식의 접근은 아니였던것 같은데 이것을 인간의 욕망과 연결지어 꿈과 현실의 연결성에 주목하고 있는 부분, 그 과정을 통해 인생의 허무가 아닌 오히려 진정한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메시지가 상당히 흥미로웠던 작품 해석이였다.

당연하게만 읽어왔던 4편의 조선고전담들을 조금은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기회이기에 다른 작품들도 이렇게 읽어볼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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