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는 민화다』는 학창시절 한국사 시간이나 미술 시간에 등장했던 민화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그저 우리나라의 민화를 모아놓은 책이라고 해도 사실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마치 우리 민화 전시회에 온것 같은 기분이 들텐데 상당히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관련된 이야기 또한 전문 큐레이터 분의
해설을 듣는것 같아 더욱 좋았다.
민화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라고 하면 사대부 양반가들의 그림이 아니라 이름 그대로 백성들의
생활상이 묻어나는 그림이라는 것, 그래서 초반에는 전자와 같은 그림이 아니라는 이유로 상댕적으로 천대받았다는 것, 그림의 소재가 일상적인
모습을을 담고 있어 친숙하다는 것 정도였는데 이 책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민화에 대한 정의에 전문가적인 견해와 함께 많은 작품들을 예시로
들어서 보여주기 때문에 가치가 있어 보인다.
무려 십여 년간 민화를 찾아 다녔다는 이 책의 저자는 민화가 좋아 국내외의 박물관이나 개인
컬렉션까지 가리지 않고 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점차 민화에 대한 평가가 과거와는 달리 높아지고 있음을 아마도 그 누구보다 실감했지 않을까 싶다.
총 6장에 걸쳐서 민화를 소개하는데 굳이 이야기하자면 아마도 주제별로 민화를 분류했다고 보면
좋을것 같다. 특히나 가장 먼저 등장하는 '민화란, 이런 그림이다'라는 파트는 민화에 대한 확실한 정의를 내리고 시작한다는 의미에서도 좋은
내용이라 생각되며 이후 책과 문자, 권력과 민중, 꽃과 새, 삶과 꿈, 유토피아(이상향)으로 분류해서 이에 해당하는 민화를 소개하고 그 민화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 구성이다.
무엇보다도 많은 민화 작품을 실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며 각 작품에 대해서는
작품명, 제작방법, 크기, 소장장소, 작품에 그려진 소재에 대한 정리와 함께 구체적으로는 각 그림이 담고 있는 의미, 이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로
그림을 세밀하게 분석하다시피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쉽게 풀어 쓴 민화도감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책을 좋아해서인지 <책의 노래, 문자의 힘> 부분에 등장하는 민화,
그중에서도 '책거리'에 대한 내용이 특히나 흥미로웠다. 이와 관련된 책(『CHAEKGEORI』)도 소개하고 있는데 구해서 읽어보고 싶어질
정도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민화는 <책가도>로 경기도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다는데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책을 정리해놓은 사진을 찍은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세련되었음을 알 수 있다. 민화에 대한 이야기이나 그속에는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문화적인 이야기 등도 함께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자체로 훌륭한 예술문화사이나 민화로 보는 역사서처럼 여겨지기도 해서 민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 국한되지 않은 독자를 형성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