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건물 탐방기』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인디게임 개발자이기도 한 노노하라 작가가 선보이는 첫 번째 일러스트 작품집이라고 한다. 공상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그림들이 가득한데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림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작가의 이력 때문인지 게임 속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일단 신기하고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가 싶어질 때도 있다. 단순히 집만을 그린게 아니라 하나의 세상, 그리고마을 등을 그려내어 더욱 흥미롭다. 단순한 그림 이상으로 마치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구성인데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처럼 대륙의 전도가 나오고 또 세부적으로 평야지역, 연안/섬 지역, 산악/삼림 지역/협곡의 나라라는 4개의 지역으로 나눠서 거기에 해당하는 집, 가게, 산장, 마을 등이 그려져 있는 구성이다. 마치 환상의 모험을 떠나는 주체가 있는 것처럼 여행 도구까지 꾸려서(제법 많고 구체적 물품들이 그려져 있다) 각 지역 별 목적지를 향해간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일러스트가 중심이다 보니 스토리는 짧게 소개되는데 그래도 마치 주인공인 돼지를 따라, 그 모험에 동행한 듯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데 어떤 면에서는 스토리가 내레이션 같은 느낌도 든다.마을이나 그 지역 전체가 그려진 경우도 있지만 집이나 가게 같은 곳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그려진 경우도 많은데 일단 수채화풍의 그림 색감이 상당히 예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 같은 경우에는 세부적인 구조가 마치 건출설계도마냥 그려져 있기도 하다. 또 각 부분에 대한 설명도 친절히 곁들이고 있는데 명칭, 용도 등이 실제인 것을 설명하듯한 어조로 적어 두고 뭔가 몰입감을 선사한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여행 기념품까지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을 따라 함께 세상의 신비로운 곳들을 여행하고 그 세계에 자리한 매력적인 건물들을 탐방한것 같은 기분마저 들어 이 자체를 짧은 러닝타임이라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집이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예쁜 쓰레기라고 했던가. 나 역시도 그런 걸 좋아한다. 정말 쓸모라고는 가만히 놔두고 보는 것 정도일것 같은, 그래서 아무리봐도 실용성은 없는 것들 참 좋아해서 어렸을 때는 나만의 보물 상자에 온갖 것들 모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아기자기한 예쁜 것들 좋아하지만 마냥 모으진 않는다. 마음이야 소장하고 싶지만 결국은 집정리 때 1순위로 집 밖으로 나가야 할 물건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여전히 예쁜 것들을 보면 마음 단단히 먹고 사지 않으려고 내적 갈등을 하기에 『잡화감각』이라는 책의 부제('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에 더욱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겠다.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저자가 일본 도쿄의 니시오기쿠보에서 FALL이라는 잡화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제는 그 쓸모를 다한, 그래서 굳이 어떤 공간에 없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 잡화라는 카테고리로 묶어 어딘가 모르게 등한시될 수도 있는 것들에 대해 꽤나 철학적인 생각을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낸 책이 바로 『잡화감각』인 것이다. 일종의 생활에세이 같기도 한 이 책은 결국 주변 사물에 대한 관심과 그 관심을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볼 줄 아는, 물건과 삶을 관조할 줄 아는 사색가이기에 탄생 가능했던게 아닐까 싶다. 특히나 단순히 자신의 가게에 놓인 잡화들을 이야기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일본의 유명 잡화점이나 다양한 분야의 유명한 물건들이나 문학 등을 가져와서 이 책에 풀어놓고 있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책을 펼쳐보면 이런 이야기가 펼쳐지며 그 글들이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유용과 무용 그 사이에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개인에 따라서는 그 범주를 명확히 하기 힘든 것일수도 있는 것이 잡화일 것이다. 그런 잡화의 세계를 철학적으로 풀어내며 소비문화에 대한 이야기까지 가는 도쿄 잡화점 주인의 이야기가 색다르지만 재미있게 전개된다. 누군가에겐 잡화로 보일 물건도 또다른 누군가에겐 보물 같은 것일수도 있으니 잡동사니와는 분명 그 의미를 달리해 읽어본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잡화였던 것이 어느새 시대의 트렌드가 되기도 하면서 다시금 유행이 되기도 하는 걸 보면 이제는 잡화로 분류되는 것도 당시에는 나름 그 시대의 소비문화를 촉진했거나 아니면 대세 트렌드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잡화를 넘어 잡화화 현상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만나볼 수 있는 책이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화가님의 모습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다채로운 컬러의 옷차림이 상당히 멋쟁이 할아버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분이 바로 데이비드 호크니이다. 그런데 그림도 멋지다. 예술가는 정말 다르구나 싶게도 멋진 생각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분이다. 뭔가 화려하고 난해가 주제의 그림보다는 집에 한 점 정도는 보유하고 싶어지는 그런 마음에 드는 그림들이라 비록 책이기는 하지만 감상의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은 화가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호크니, 무엇이든 예술이 된다』는 그런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을 그의 생애 전반에 걸쳐서 담아낸 책으로 서문을 통해서 마틴 게이퍼드가 데이비드 호크니와 인터뷰했던 이야기가 담겨져 있고 무엇보다도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주체가 되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좋다. 자신의 과거, 인생, 예술, 영감은 물론, 그가 보는 자연과 사진에서 현재까지의 모습이 소개되고 대표적인 그림과 함께 그 그림에 대한 코멘트가 적혀 있는 형식이다. 물론 그림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도 담겨져 있다.데이비드 호크니는 현대미술가로서 영국 출신의 예술가이다. 앞서는 화가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의 활동 영역을 보면 단순히 회화나 드로잉 뿐만 아니라 무대 디자인과 사진과 판화 등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를 모두 다루고 있어서 예술인이라고 부를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책에는 그만큼 다양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데이비드 호크니를 아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그의 작품이 주는 매력에 빠져볼 수 있을 것이다.책은 비교적 작은 사이즈로 화집 같은 느낌도 든다. 회화는 회화대로 드로잉은 드로잉대로 질감이나 표현에서 그 재료가 주는 매력을 감상해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의외로 드로잉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예쁜 색감의 회화와는 또다른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던것 같다. 작가 개인의 이야기, 작품에 대한 코멘트 등의 솔직한 표현을 다수의 작품과 함께 만나볼 수 있는 대표작 컬렉션이라 더욱 의미있는 책이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전작보다 더 기묘해졌다고 말하는 진병관 작가님의 『더 기묘한 미술관』는 전작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만족스럽게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명화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이기도 한 저자의 이력 덕분에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책이다.마치 실제 미술관에서 여러 테마로 작품들이 나뉘어 전시되는 것처럼 이 책 역시 운명의 방/어둠의 방/매혹의 방/선택의 방/기억의 방이라는 다섯 개의 테마로 분류해 작품들을 보여주는데 각 방에 담긴 그림들이 어떤 이유로 이렇게 분류되었을지를 읽어가는 묘미와 함께 조금은 생소하게도 느껴지는 유명화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던것 같다. 책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우리나라에선 직접 보기 힘든 작품들이나 보통의 경우 소장된 미술관으로 가야 하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여행 일정에 미술관에 들러 볼 수 있으면 행운이다. 이런 경우에는 또 감상이라고 하기에도 뭣할 정도의 빠른 시간 동안 훑고 지나가야 하는 경우도 많을텐데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비록 직접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그림들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를 천천히 그리고 그 의미를 따라가며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기묘한'이라는 표현에 걸맞는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도 흥미를 돋우는데 그림이 유언이 되기도 하고 자신의 신체 일부를 잘라 자화상을 그린 기괴한 화가도 있다. 세계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의외로 히틀러가 그림을 잘 그렸다는 사실을 알텐데 이 책에는 바로 그 히틀러가 소장했던 그림이 소개되어 묘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재자는 어떤 그림을 소유했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한편으로는 그 그림을 그린 화가에겐 명예인지, 불명예인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이외에도 너무 잘 그린, 지나치게 잘 그린 그림으로 인한 파국이라든가 그림인지 사진인지 알 수 없는 그림도 흥미롭다. 그림보다 화가가 유명한 경우도 있고 화가의 이름은 바로 떠올리지 못해도 그림의 제목이 뭔지 말하지 못해도 그림은 본 적 있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도 나온다. 그리고 최근 여러모로 관심을 갖게 된 뭉크의 작품도 실려 있는데 고흐의 명화 <별이 빛나는 밤에>와 같은 제목의 뭉크 작품도 실려 있는 바, 보고 있으면 확연히 다른 두 그림의 표현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느끼며 둘을 비교해보는 묘미도 있을 것이다. 그림은 화가에게 있어서 자신을 표현하고 때로는 그 시대를 반영하는 메시지일 수도 있기에 우리는 그림을 단편적으로만 보고 넘길 것이 아니라 그 그림에 담긴 진짜 의미를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할 것이고 이 책은 그런 길을 제시해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오후의서재에서 출간된 '화가가 사랑한 것들' 시리즈를 모두 보았다. 가장 최근작인 『화가가 사랑한 밤』까지 본 셈인데 그동안 테마가 나무, 바다였다면 이제는 밤이다. 과연 화가가 사랑한 밤의 풍경이 묻어나는 그림은 어떨지 전작들이 너무나 좋았기에 더욱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책 표지를 너무 예쁘게 잘 만들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출간하길 바라게 된다.밤이라는 시간은 누군가에겐 고요한 휴식이 되기도 하지만 또다른 누군가에겐 고뇌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겐 도시가 잠든 밤 일터에서의 시간이 되기도 하는데 유명 화가의 밤을 소재 내지는 배경으로 한 101 작품이나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생소한 그림들이 많아서 좋았고 한편으로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고흐의 <반의 카페 테라스>와 함께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 실려 있어서 좋았다.특히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은 분명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사진 같은, 그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상당히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이 작품은 과연 이 가게에 있는 사람들은 세 남녀는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을지 궁금해지고 한편으로는 실제로 대화를 하는 이들의 모습을 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는 기분이라 볼때마다 묘한 느낌을 갖게 되어 좋아해서인지 반가웠던것 같다.우리에겐 <절규>로 유명한 뭉크의 작품도 실려 있는데 불도 켜지 않은 어두운 방에서 오롯이 창밖에서 들어오는 불빛이 방안을 비추는 때에 한 남자는 창틀에 기대 창 밖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싶어진다. 그 모습이 마치 뭉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 바로 <생 클루의 밤>이다. 101 작품 중에서 평소 좋아하고 봐왔던 작품을 제외하고 책장을 넘기다 오랫동안 시선이 멈춘 유일한 그림이기도 하다. 한참을 들여다보다 넘기다 다시 돌아와 보기를 반복했던 그림이다. 간혹 깊은 밤 잠들기가 힘들 때가 있는데 그때 불꺼진 거실에서 커튼을 살짝 걷어올린 창 밖에서 빛이 거실로 들어오면 기분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데 그럴 때 괜히 이런 저런 생각도 하게 되지만 은근히 그 시간이 우울하기 보다는 기분 좋은 고요함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럴 때 나의 뒷 모습이 이랬을까 싶은 생각을 해서 더 그랬던것 같다. 작품이 한 페이지 가득이라 감상하기에도 좋았고 그림에 대한 해설과 그 그림을 그릴 당시나 화가의 전반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읽음으로써 그림에 대해 더욱 몰입해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좋았던 책이다. '화가가 사랑한 것들' 시리즈를 본 사람들이라면 후회없을 신간이며 아직 만나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이 책으로 입문을 해서 전작들도 꼭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화가가사랑한밤 #정우철 #오후의서재 #화가가사랑한것들 #예술 #미술 #명화 #위로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 #책 #독서 #도서리뷰 #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