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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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교와 민족에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대체적으로 인간이 죽게 되면 살아생전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살았던 경우에는 다음 생애에 좋은 삶으로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생을 보다 열심히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소위 지금 여러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경우에는 흔히들 우스개소리로 전생에 나라(우주)를 구했다는 말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이 아닌 동물은 어떨까? 날로 심각해져가는 각종 범죄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무심코, 아주 자주 '짐슴만도 못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는 동물 중에서 웬만한 인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동물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말일테다.

 

인간에게 전생과 현생, 그리고 다음 생애의 환생이라는 윤회의 구조가 적용된다면 과연 동물에게도 그럴까? 착하게 살다 간 동물들은 죽음 이후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서 시작해 그에 대한 하나의 답변과도 같은 책이 바로 『고양이 낸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엘렌 심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인 『환생동물학교』이다.

 

 

1편에서는 아빠와 아들의 대화로 시작되는데 TV 속에 등장하는 다음 생에 대해 아들이 묻게 되고 이에 아빠가 환생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착하게 살면 죽은 후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말하자 그렇다면 자신들과 함께 사는 동동이는 언제나 착한 개였으니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인간처럼 사람이 되는 것인지 묻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착한 동물들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야?(p.12)

 

이후 본격적인 이야기는 환생 센터 동물 섹션에 새로 부임한 선생님이 자신이 맡게 된 AH-27반 동물들이 인간으로 환생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인간의 삶을 배우고 또 각자가 가진 동물의 본성을 지워가도록 도와주기 위해 서로가 겪는 일들이 펼쳐진다.

 

쥐, 고양이, 개, 하이에나, 고슴도치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동물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한 반에서 생활하고 점차 인간화되어 갈수록 동물들은 꼬리가 조금씩 짧아지고 결국 없어지는 것인데 마치 인간이 진화를 겪으면서 꼬리가 퇴화되어 이제는 그 흔적 정도만 남아 있는 것을 연상케 한다.

 

게다가 하나의 종이 아니라 여러 동물이 함께 반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도 서로를 이해하가는 과정으로서 작용한다. 1편에서는 학생 각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소개되지는 않다. 새로 온 선생님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을 느끼는 학생도 있고 적극적으로 선생님을 도와주려고 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호감을 갖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무심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의 이야기에서는 과연 이들이 각자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가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들이 진짜 인간으로 환생했을 때는 어떨지, 과연 공을 들인만큼 행복할지도 궁금해져서 빨리 2권을 만나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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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푸른 봄 1
지늉 지음 / 책들의정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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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3권까지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는데 이번에 만나 본 1권에서는 앞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갈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알 수 있는 소개글이자 가기 얽히고 설킨 인물들이 엮어 갈 이야기를 다소나마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여준은 신입생다운 귀여운 남학생으로 남들이 봤을 때 걱정거리 없는 부러운 대학생이다. 부유한 집안 덕분에 모든게 갖춰진 자신만의 공간에서 지내고 성격도 밝고 활발해서 사람들과의 어울림도 좋다.

 

사람들이 볼 때 여준은 걱정거리가 하나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에겐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가정사를 간직한 인물로 집안에서 뛰어난 형과는 달리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아픔을 갖고 있다.

 

또다른 이야기의 축인 수현은 보통의 대학생 모습일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으로, 복학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학금도 놓치지 않아야 하는 고단한 나날을 보낸다. 다른 학생들과 교류보다는 장학금을 위한 학점이 더 중요하다.

 

그런 두 사람이 조별 과제로 인해 한 조로 묶이게 되고 성격 좋아 보이는 여준을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이용하려는 가운데 여준은 본의아니게 수현이 자신의 룸메이트라고 말해버리는데...

 

과연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둘은 어떤 청춘의 성장기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멀리서 보면 푸르는 봄 같지만 가까이에서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모두가 자신만의 상처를 간직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말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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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8.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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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월간 샘터'를 만나 온 독자들이라면 이번에 소개할 2018년 신년호를 보면 어딘가 모르게 달라진 '월간 샘터'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코너의 순서가 달라졌고 없던 코너들이 대거 생겼는데 바로 이 새롭게 생겨난 코너들이 개인적으로 참 좋아서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월간 샘터'를 먼저 만나 시작하는 것도 참 좋구나 싶어진다.

 

'해오름달'에 걸맞게 1월호의 특집 주제는 '처음이라 힘드시죠?'이다. 아마도 매년 이맘 때쯤이 되면 한 해를 돌아보면서 자신에게 뿌듯한 마음도 있겠지만 신년 초 세웠던 계획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등의 자책도 하게 되면서 아울러 새로운 해에는 기필코 지키리라는 생각으로 또다시 계획을 세우게 될텐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부담을 내려놓고 누군가의 첫걸음, 처음에 대해 읽어봄으로써 도전 의식을 일깨워보는 것도 좋겠다.

 

 

소소하지만 정감어린 이야기들이 가득한 것이 '월간 샘터'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은데 이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위로>라는 코너를 통해서부터 시작되며, 매달 한 인물의 인생사를 짧지만 진솔하게 들어볼 수 있는 <이달에 만난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이달에는 지난 1984년부터 무려 600여 개의 국내 오일장을 찾아다니면서 장터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온 정영신 작가의 이야기와 그녀의 사진이 소개된다.

 

<할머니의 부엌수업>이 전진배치 되어 있다는 점도 달라진 점이라고 할 수 있고 이외에도 새롭게 등장한 코너들이 많은데 그동안 '월간샘터'가 사람들의 스토리에 집중한 면이 있다면 1월호부터는 좀더 다각화된 분야,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교양을 넘어 종합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것 같아 좋다.

 

<디자인 이노베이션>, <친환경 탐구 생활(개인적으로 작지만 실천해볼 수 있는 좋은 정보인것 같다)>, <삼시세끼 철학>, 과학, 경제, <감성마을 산책> 등이 있어서 확실히 콘텐츠가 다양화 되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또한 국내의 이야기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둥글둥글 지구촌 소식>과 같이 국외 내용도 다루고 있고 <똑똑한 앱>과 같이 시대적인 트렌드도 반영한 코너의 등장은 흥미롭다.

 

유명 인사들의 원고, 일반 시민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점도 참 좋아서 계속 읽어 온 '월간 샘터'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마치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참고로 '월간 샘터'는 올해부터 달력 부분도 생겼으니 다이어리를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은 '월간 샘터'를 활용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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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견주 1 - 사모예드 솜이와 함께하는 극한 인생!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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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 인기이다. 사실 정기적으로 보는 웹툰은 없지만 유명세를 타고 종이책으로 출간되거나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화가 된 경우에 알게 되는 경우가 흔해서인지 오늘 이야기할 『극한견주』역시도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웹툰이다.

 

이 책은 케이툰 릴레이 웹툰인 <진짜 멍> 시리즈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어 정식으로 연재하게 된 것이 이렇게 책으로까지 출간된 그야말로 인기가 검증된 웹툰이라고 해야 할텐데 다양한 소재 중에서도 반려묘나 반려견을 주인공으로 마치 개(또는 고양이)가 사람을 키우는지, 사람이 개(고양이)를 키우는지 간혹 헷갈리기까지 한 내용은 실제로 웹툰의 작가처럼 개나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들에겐 많은 공감의 시간이 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간접적이지만 아주 유쾌한 그러나 한편으로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의미있을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개는 사모예드라는 종으로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온통 하얀 색을 가진 솜이라는 이름의 대형견인데 실물 사진도 책 사이사이에 수록되어 있고 그 모습을 보면 이 책의 작가이자 솜이의 견주인 저자가 솜이의 덩치나 힘에 왜 그리 쩔쩔매는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색이 하얗고 순하게 보이긴 하지만 덩치가 상당해서 사실 마주보면 살짝 주춤하게 될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본인은 반가워서 달려드는 것이지만 막상 그 입장이 되면 뒤로 한발짝 물러서게 될것도 같은 무시무시한 덩치로 마치 북극곰 같은 순백의 색이 너무나 인상적인 개이다.

 

책에서는 이런 솜이와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소개되는데 삶이 이토록 시트콤 같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참으로 많은 일들이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구나 싶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크다보니 힘도 세고 좋아서 핥는 것도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과는 달리 주인의 얼굴을 침 범벅으로 만들기도 하고 산책이라도 나가면 온갖 것들을 다 먹으려고 해서 주의를 해야 한다.

 

게다가 힘도 세서 목줄 하나 고르는 것도 쉽지 않고 목욕을 시키고 나면 유독 털이 많아 말리는 것이 한참이겠구나 싶어지기도 한다. 이는 털갈이 때 절정으로 마치 털에서 털뭉치가 열매처럼 빠지기 때문에 털매라는 말까지 만들정도이다. 그래도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로망처럼 여길 일들에 대해 부분도 저자 역시 가지고 있으나 현실은 간식을 줄 때만 말을 듣는,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에서만 똑똑한 개이기도 하다.

 

책은 이처럼 개를 키운다는 것, 특히나 대형견을 키운다는 것에 대한 로망과 현실 사이를 잘 묘사하고 있고 대체적으로 현실감있게 그려내고 있어서 그저 좋아보여 키우겠다는 마음만으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그리고 여러 면에서 신경 써야 하는 문제들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상당히 재미있지만 사모예드라는 견종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어서 좋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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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소피 골드스타인 지음, 곽세라 옮김 / 팩토리나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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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소설의 중간 단계 같은 구성이나 그 둘의 장점을 잘 담아냈다고 생각하는 그래픽 노블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처음 접한 이후로 몇몇 작품들을 만나왔는데 『여자들의 집』은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어쩌면 기묘한 분위기의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이 책은최고의 그래픽 노블에 수여하는 '이그나츠 어워드'수장작이라고 해서 많은 기대를 했던게 사실인데 그림이나 스토리가 확실히 이제까지는 보기 힘들었던 분위기라 신선함을 넘어 묘하다는 느낌이 더 강했고 책을 다 읽고 난 감상은 사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엔 난해한가 싶기도 하다.

 

 

사이코섹슈얼 스릴러라는 장르 구분도 이에 한 몫할것 같은데 이야기의 시작은 제국으로부터 25만 광년이나 떨어진 그렌델 주식회사라는 곳이 있는 우주의 어느 행성으로 원주민 교화 프로그램을 위해 4명의 여성이 오게 되는데 이곳에는 독특한 외모를 가진 자엘 딘이라는 1명의 남자가 있다.

 

시종일관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자일은 원주민을 포함해서 행성의 모든 여성들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남자들의 접근을막고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4명의 여성들인 사라이, 키지, 리브카, 아프라는 행성에서 각자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이들 중 사라이와 리브카, 자일을 둘러싸고 어딘가 모르게 삼각관계가 형성되면서 질투심을 느낀 리브카가 점차 처음의 모습과는 다르게 변하가는데...

 

아무런 일들이 일어날것 같지 않은 평화로운 공간처럼 보이지만 사실 4명의 여성을 제외한 모든 주변 풍경, 그곳의 원주민, 어쩌면 가장 위험한 인물처럼 여겨지는 1명의 남성, 게다가 이 남자의 정체에 의구심을 품고 자엘 딘에 대한 신상 파일을 요구하지만 끝내 불온한 사고 끝에 나머지 여성들이 이 행성을 떠나면서 끝이 나지만 여전히 자엘의 정체는 의구심만 남은 상태이다.

 

미개척 행성을 찾았던 4명의 여성이 눈이 4개 달린 1명의 남자와 많은 원주민 여성, 그리고 이들 모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묘하고도 섬뜩한 변화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보는 내내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작가가 이 책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지 이해하기가 좀 힘들었던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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