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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4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공나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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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순서로 된 스물여섯 나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의 4번째 시리즈는 『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이다. "N * 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Q * 키눅타 섬"까지 총 4개의 나라가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을 볼때마다 디테일한 부분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위의 나라 소개 페이지에서 볼 수 있듯이 "N * 닐랑다르의 두 왕국"의 경우 나라의 지도가 알파벳 "N" 모양으로 그리고 있어서 이야기의 신비로움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닐랑다르 왕국은 국왕이 사는 아름다운 궁전과 함께 그 자체로 매우 귀한 보배라는 닐랑다르 왕국은 왕국의 두 왕자 왕자 날리바르와 나장 왕자가  닐랑다르 강을 경계로 해서 각각 남쪽과 북쪽 지방을 다스리고 있는 사이좋고 평화로운 나라였다. 하지만 둘 중 누구를 후계자로 정하느냐에 따라 왕국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던 차에 동생 나장 왕자가 형인 날리바르 왕자보다 먼저 아들을 생산하면서 날리바르 왕자는 질투를 느껴 포악한 왕으로 돌변하게 된다.


이렇듯 세상에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위험하고 무서운 인간의 질투는 평화롭던 닐랑다르의 두 왕국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두번째로 나오는 "O * 오르배 섬"은 이 책의 시리즈 제목이기도 한 바로 그 오르배 섬이다. 그런만큼 더 기대가 되고 궁금했던 나라이기도 하다. 오르배 섬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둥근 섬으로 안쪽땅, 안개강, 바깥쪽땅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수많은 상선들이 진귀한 물건들을 사 모으기 위해 기항하는 곳으로 다섯 가지 호기심 항구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몰려온 장사꾼들이 희귀한 동식물과 보석들을 사고 팔 수 있지만, 안개강 너머에 있는 풍요로운 안쪽땅은 이 섬을 다스리는 우주학자들(오르배 섬을 다스리는 통치 계급)이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통제된 안쪽땅을 장님들(오르배 섬의 상인 조합으로 유일하게 건널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의 안내없이 오르텔리우스가 탐험하게 되면서 그는 역적으로까지 몰리게 되고 여기에 더해서 이상한 새까지 가져오게 된다. 오르텔리우스와 그가 가져온 새의 정체까지 신비로움 그 자체를 간직한 곳이 바로 오르배 섬의 이야기이다.

 

 

3번째로 나오는 "P * 바위투성이 사막"은 어떤 거인이 추락하면서 생긴 것이라는 석질인(石質人)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바위투성이 사막은 땅에 부딪히면서 바스라지고 조각난 거인의 몸통은 사방으로 흩어져 바위가 되었고, 거인의 치아에서는 돌거북이, 소톱에서는 석질인이 태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석질인에게는 길과 방랑에 관한 여러 신기한 지식을 물려주었다고 하는 곳이 바로 바위투성이 사막의 이야기다.

 

이십 년 전에 석질인들의 마을 찾아 떠난 리탕드르의 편지를 받고 바위 투성이 사막으로 가게 된 코스마는 처음에는 사막과 석질인들을 경멸하지만 차츰 그들의 태도에 점점 끌리게 되면서 그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Q * 키눅타 섬"은 알바트로스호가 식수를 보충하기 위해 들른 곳으로 식인종들이 사는 Q자 모양의 섬이다. 이전까지와는 달리 식인종이 산다는 말에서 왠지 신비로움보다는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키눅타'라는 것은 식인종들이 사는 섬의 이름이자 동시에 이들이 화산의 분화구에 던져 넣는 제물을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먹을 것을 가져오는 자'라는 뜻이란다. 알바트로스호의 선장이였던 브라드보트 선장은 포악하고 잔인한 성격 때문에 키눅타가 되고, 부선장 로니 보좌관과 선원들도 야만인들에게 잡아 먹히게 되기에 확실히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잔혹함을 느낄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3편의 이야기와는 달리 마지막 "Q * 키눅타 섬"은 신비함보다는 어떤 면에서는 잔혹함이 먼저 였기에 과연 다음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또 나올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지도책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는 신비한 나라인 오르배 섬의 이야기가 나왔다는 점에서 이 책의 차지하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고 역시 앞으로는 또 어떤 나라들이 소개될지 그 나라에 관련된 신화같은 이야기와 삽화가 기대되는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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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3
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공나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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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시리즈 중 3번째에 속하는 <비취 나라에서 망드라고르 산맥까지>는 앞선 시리즈들이 그랬듯이 알파벳 순서로 된 스물여섯 나라들 중에서 J에서 M까지 총 4나라가 담겨져 있다.

 

 

제목에서처럼 "J * 비취 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데 해마다 비취 나라의 왕은 멋진 계절을 즐기고자 궁궐을 떠나 비취산으로 가서 백년 묵은 소나무들로 둘러싸인 비취산에서 흐르는 물에 미역을 감고, 사냥 대회를 열고 시 짓기 대회를 갖기도 한다. 그런데 왕이 머무는 동안 단 한 방울이라도 비가 내리면, 왕은 곧 그것을 자신에 대한 엄청난 모독으로 여겨(이건 무슨 억지 주장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불벼락을 내리곤 하였다.

 

하지만 우려하던 상황이 벌어지자, 왕은 비가 내리는 원인을 찾아 내라고 말하고 점술가 한 타오와 하인 자오팅이 모험을 떠나 그 비밀을 찾아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알파벳 J 다음인 "K * 코라카르 나라"의 사람들은 모두 용맹스러운 기병들인데 그들은 만 마리의 백마가 모이는 축제에서 대규모 마상시합을 벌이게 된다. 그리고 이들 중 최수의 승리자는 푸른색으로 칠한 종마를 타고, 달의 산이라 불리는 방목지로 말들의 무리를 이끌게 된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장님 소년 카들릭이 살고 있는데 북을 두드리며 춤추고 노래하는 솜씨가 뛰어나서 장님임에도 불구하고 마상시합에 나가 최후의 승리자가 된다.그리고 마상시합에서 다른 기병들을 제치고 최고의 승리자가 된 카들릭을 칭송하는 의미에서 '말들을 춤축 한 자'(Celui-Qui-Danser-Les-Chevaux)라고 부르게 되고 카들릭은 마상시합의 최고 승리자가 되었기에 달의 산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세번째 "L * 연꽃 나라"는 많은 연못과 강과 운하로 이루어진 나라로, 드넓은 영토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어서 세 가지 향수(연꽃 나라의 하 ㄴ도시로 랑 뤼안이라 불리며, 활발한 교역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라 불리는 석호에 우연히 닿을 때에만 비로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혈관을 따라 흐르는 피처럼 물밑으로 흐르는 절대 불변의 법률에 따라, 물의 왕은 그 방대한 나라를 평화로이 지배하고 있다.

 

교역을 위해 출항한 배가 우연히 연꽃 나라에 닿게 되자 그곳에 매료된 제논 당 브르와지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지 않고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다.연꽃이라는 것이 불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동양적인 느낌이 강하다 보니 실제로 연꽃 나라를 표현한 그림을 보면 고대 중국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3권의 마지막 나라는 "M * 망드라고르 산맥"이다. 음산한 감시탑들이 눈에 들어 오면 근처에 도착했다는 신호라는 망드라고르의 지도 제작을 위해 떠났던 원정가 매번 실패를 거듭하게 된다. 외부 침입자들에게 적대적인 이 검은 산들은 외딴 계곡 깊숙한 곳에 '두려움'이라는 끔찍한 병을 숨기고 있다고 한다.

 

망드라고르 산맥으로 원정을 떠난 사람들의 소식이 끊기자 국토지리부의 관리 니르당 파샤는 조수 탈리즈와 함께 직접 지도원정의 길을떠나게 된다. 그리고 본인들도 길을 잃게 되고 그속에서 두 개의 심장을 가진 망다르그의 마법사를 찾기 위한 여정을 계속하게 되는 곳이 바로 마지막 망드라고르 산맥의 주된 이야기이다.

 

 

확실히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은 마법과 주술, 신화와 전설와 같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판타지 소설 같기도 하지만 그속에 나오는 산, 바다, 숲, 호수, 강, 식물, 동물, 사람들 등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두가지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책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그속에 나오는 삽화도 잘 그려져 있어서 단순히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고 하기엔 상당히 수준 높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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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의 로또 당첨기 개암 청소년 문학 16
케렌 데이비드 지음, 전혜영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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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당첨에 대한 행복한 상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솔직히 최근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들을 고려할때 일확천금을 노린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로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나역시도 몇 번 사본 적이 있다. 꼭 당첨될 것이다라는 기대감 보다는 당첨 발표가 있기 전까지 "혹시나?"하는 그런 행복감은 분명 있는 것 같다.

 

간혹 뉴스에서 발표되는 기사를 보면 몇 천억원이나 몇 백억원의 당첨금이 걸린 로또(복권 일체)에 당첨된 사례를 읽게 된다. 그런데 그분들을 보면 정말 우연히, 그냥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산 경우가 제법 된다. 그런 걸 보면 운이 따르는 사람은 따로 있구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동시에 드는 생각이란.. 무섭지 않을까 하는 거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렇게 밝혀지고 나면 돈을 노리고 주변에서 기대하는 것도 있을 테고, 해코지하는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상들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 담겨져 있다. 로또에 당첨된 적이 없어서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왠지 이렇지 않을까 싶어진다. 여고생 리아는 친구 잭이 생일 선물로 그녀에게 사준 로또가 당첨되면서 일생 대역전, 대변화를 경험하는 소녀다. 그녀의 당첨금은 무려 800만 파운드. 우리나라에서 매주 당첨되는 금액과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액수다. 약 15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니 말이다. 

 

리아의 상황이 달라진 만큼 리아의 주변인들도 달라진다. 그녀는 일약 유명 인사가 되고, 심지어 엄마까지도 그녀에게 상냥해질 정도이다. 리아는 그 모든 것들을 누리면서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지만 엄청난 금액에도 불구하고 짝사랑하는 래프와의 사이는 돈으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여기에 더해서 잭의 엄마는 잭이 리아에게 로또를 사준것을 알고 당첨금 절반을 달라고 하기도 한다. 게다가 그녀의 변화에 시기, 질투를 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나면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시간들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엄청난 행운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여고생 리아는 어떻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지는 이 책의 또다른 재미를 더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구체적인 상상을 해봤을 로또 당첨기를 가벼운 듯 하지만 단순히 재미만을 안고 가지 않으면서 돈과 사랑, 그리고 인간관계 등에 대한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점에서 재미와 교훈을 나름대로 모두 챙기고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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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파이브
최재훈.박지선 지음 / 황금책방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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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꿈이 거의 동일하다. 모 광고 속 카피처럼 옛날에 과학자 같이 다양한 꿈이 있었는데 요즘의 거의 모든 아이들이 연예인을 꿈꾼다. TV 속에 나오는 연예인이 멋있어 보이고, 최근에는 각종 오디션과 서바이벌 형식으로 일반인들에게 그 기회가 많아지면서 더욱 그러한 것 같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자신의 실력은 생각지 않고 무작정 꿈만 꾼다면 그건 실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왠지 이 책은 최근 우리 아이들의 꿈이나 바람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꼭 청소년 드라마에서나 봄직한 소재나 구성인 건 사실이다.

 

"춘천 명포여고 2학년 2반 5인방의 좌충우돌 가수 도전기"를 통해서 자신의 꿈을 실현해가는 모습들이 흥미롭다. 가수가 되기 위한 첫 단추로 명모 메밀축제 노래자랑에 출전하지만 첫 무대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는다. 하지만 그런 5인방을 눈여겨 본 사람이 있었으니 전직 가요왕 이상무이다.

 

한마디로 길거리 캐스팅이 된 셈이다. 비록 지금은 보잘것 없어 보이는 실력일지라도 이상무가 보기엔 그녀들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귀한 원석처럼 보였던 것이다. 몽자의 예지몽에서 시작된 5인방의 가수 도전기는 문제아로 보일지도 모르는 소녀들이 진짜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재미와 감동을 더하고 있다.

 

몽자가 꾼 예지몽이 다섯 아이들을 모이고 하고 가수에 도전하게 한다는 설정이 다소 억지 설정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기본기부터 배워가는 아이들의 노력은 높이 살만한 것 같다. 그리고 책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볼때 드라마나 영화와 같이 영상으로 본다면 나름 더 재밌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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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사계절 1318 문고 78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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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때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 사람들이 맨홀 뚜껑도 훔쳤갔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맨홀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앞선 사람들이 경제적 이유로 뚜껑을 훔쳤다면 주인공은 그속에서 평화로움을 느겼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살아 생전 어머니에게 심한 폭력을 행사하고 폭언까지 일삼았던 아버지는 자신의 죽음을 무릅쓰고 열여섯 명 목숨을 구한 영웅스런 소방관이 되어 온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세상은 참 아이러니 하다. 아버지가 살아 있을때 폭행과 폭언에 묵인하고 그 원인을 누나와 자신(주인공)에게 돌렸던 엄마, 그런 일들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어느 집보다 더 반듯한 가정에서 자란 듯이 연기를 하는 누나, 두 사람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에게 수여된 감사패와 훈장으로 원래의 아버지 모습이 아닌 것으로 미화시키려 한다.

 

그런데 가정 환경이 왜 중요한지를 알 것 같다. 아버지의 폭력과 폭언을 보고 자란 주인공은 아버지를 살해하고픈 충동에 시달리 정도였다. 그토록 혐오스럽고 결코 자신은 그렇게 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주인공은 어느새 닮아 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던 주인공은 고3, 열아홉 나이에 네팔인 불법 체류자를 살인해서 친구들과 함께 기소된다. 하지만 16명의 목숨을 구한 영웅스런 소방관의 아들이기에 아버지의 옛동료들의 도움으로 보호관찰 1년으로 형을 선고 받는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 이런 일까지 벌였다는 것이 유능한 변호사의 주장이였다. 주인공이 저지른 일보다는 아버지가 이룬 업적에 호소를 해서 주인공은 형을 감량받은 것이다.

 

아버지의 폭력과 폭언을 피해 누나와 함께 숨어 있으며 놀았던 맨홀에 이제는 주인공 혼자 남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아버지를 닮아 가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끼기까지 한다. 집안에서의 모습과 집밖에서의 모습이 너무나 달랐던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문제들을 봉합하고 감추려고 없는 것처럼 행동했던 엄마와 누나 사이에서 겪었을 주인공 소년의 모습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살해한 자녀의 사건이 간혹 소개되기도 하는데 만약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그러한 유혹과 분노를 참아 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주인공의 모든 행동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무기력했던 소년이 또다른 가해자의 모습으로 바뀌는 과정과 그 소년이 보여주는 분노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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