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공휴일이다 뭐다 해서 쉬는 날이 길어지면 해외로 나가려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것은
더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이처럼 예전과는 달리 해외여행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고 혼자든 단체든 여행을 하고 돌아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되었다.
그런 많은 여행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두 사람이 있다. 과연 해외여행을 하면서
자식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다 큰 아들과 은퇴하고 친구분들과 관광을 하는게 더 익숙할 60대 엄마의 여행 말이다.
부모와 자식이 여행을 하는 경우는 분명 있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부모가 젊거나 자식이 어리거나
한 경우지만 이 두 주인공처럼인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기에 더 눈길이 가고 쉽지 않았을 그 여정이 신기하면서도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엄마, 내친김에 남미까지!』는 두 편의 여행 도서에 이른 베테랑 여행자들도 힘들다는 남미로의
여행기를 담고 있다. 두 번의 여행 이후 각자 생활로 돌아가 바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잊고 있던 떠나는 것에 대한 바람을 아들은 잊었지만
엄마는 여전히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여러모로 더 힘든 여정이였을텐데도 불구하고 엄마는 또 그렇게 한번 세계를 향해 발을 내딛는
일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아들 역시 잊고 있던 배낭여행을 위해 스케쥴을 정리해가며 동참한다. 그렇게 시작된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의 세계여행은 시작된다.
남미 여행의 첫단추는 멕시코 시티. 동도 트지 않은 새벽녁에 도착해 익히 들어온 불안한 멕시코
시티의 치안을 걱정하며 숙소를 찾아헤매던 그들은 친절한 모녀를 만나 기대 이상의 행복한 마음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화려하고 풍족한 여행이 아니기에 아끼고 아껴가며 잠을 자고 이동을 하는 모습은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들어 보이는데 엄마는 참 잘도 해내신다. 지금이야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졌지만 먹고 사는게 바빴던 우리내 부모님들이야 마음 편히 여행 한 번
하기도 힘들었을기에 이렇게 세상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엄마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엄마와 아들이라는 상당히 낯선 조합이기에 커플 천지인 칸쿤에서도 주변의 요상한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그 모습마저도 두 사람에겐 평생의 추억이 될 것 같아 웃음을 자아낸다. 과연 두 사람이 이 다음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또다시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과 행복, 웃음을 선사할지는 모르지만 부디 그 이야기가 오래도록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