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임무는 수능 만점 - 간첩 소년의 고3 일기
성실 지음 / 메이드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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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임무는 수능 만점』이라니... 수능 만점이 애초에 쉬운 일이 아니기에 눈길이 갔고 무엇보다도 목표가 아닌 ‘임무’라는 단어에서 더욱 눈길이 갔던것 같다. 보통 수능이라고 하면 고3이 치는 경우가 많고 이때 임무라는 말은 잘 쓰지 않으니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수능 만점이 임무라는 주인공은 북한에서 남한으로 내려 온 간첩이다. 

 

수능 만점을 임무를 맡았지만 18, 19살 정도의 아직은 세상의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이자 친구들과 어울려 그 시간을 보내고 싶을 수도 있을텐데 남파 간첩이면 임무에 실패했을 때 죽는다거나 할지도 모르니 참 쉽지 않은 임무인것 같기도 하다. 특히나 수능에 어떤 문제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만점을 받는다는게.

 

그 임무의 주인공이 리혁으로 원래의 이름대신 남한에서는 김민준이라는 고3 학생으로 살아간다. 주어진 임무 외에도 그 임무를 수행하는 중에서 혹시라도 배신자를 발견하게 되면 처단하기도 해야 하니 이 또한 쉬운 상황은 아닐것 같은데 북한에 있는 동안 받았던 특수요원 훈련이 쉽지 않았기에 민준은 남한에서 자신이 하고픈 일들을 버킷리스트로 만들어서 최대한 즐기겠다고 말하지만 사실 모든 일에는 변수가 있고 민준이 다니게 될 학교란 곳, 특히나 남한에 있는 학교 생활이 쉬울리 없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첫날부터 일은 꼬여서 안용이라는 같은 반 친구와의 사이가 틀어지는데 알고보면 각기 다른 생활과 문화 속에서 살아 온 두 사람의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참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민준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또 수능 이후 진학할 대학에 이미 자리하고 있는 김 교수를 둘러싼 분위기도 수상하다. 분명 그는 자신을 도와 줄 인물인데 뭔가 잘못되어도 잘못된게 확실해 보이는데 여기에 더해서 자신의 일을 도와 줄 동지마저 왠일인지 나타나지 않으면서 그야말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놓인 민준이다.

 

뭔가 도움을 받고 싶지만 어느 누구하나 진정으로자신을 도와주는 이가 없고 자신도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상황 속에서 혼자서 그 모든 걸 감당해야 하는 민준의 모습은 비단 남파 간첩 리혁의 곤란함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설정이 다소 특이하나 민준이 처한 상황들은 대한민국에서 수능 고득점(내지는 대학 진학) 인생 최대의 목표로 여기고 그걸 위해 19살까지의 삶을 모두 걸어야 하는 우리네 고3 수험생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어 여러모로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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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통 시 - 서울 사람의 보통 이야기 서울 시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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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특별시’가 아닌 『서울 보통 시』이다. 뭔가 제목부터가 일반적인 생각을 벗어난다. SNS에서 기발한 시로 인기를 얻은 하상욱 님의 작품이다. 시만 놓고보면 도대체 무슨 제목일까 싶을 정도로 감을 잡지 못할것 같은데, 막상 시의 제목을 보고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어쩜 이렇게 시 내용과 제목이 찰떡같이 맞아 떨어질까 싶고 이렇게 표현 작가님도 정말 대단하구나 싶어진다.

 

이 책은 무려 50만 부 베스트셀러 『서울 시』의 후속작이라고 하는데 전작을 읽어보질 못해서 둘의 차이가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후속작인 『서울 보통 시』는 상당히 위트 넘치고 또 촌철살인 같은 시 내용이라 읽으면서도 감탄하게 되는것 같다.

 


이 책의 위트는 시집의 제목부터 저자 소 개, 작가의 말, 목차부터 만만치 않다. 언어유희 딱 그 자체라고나 할까. 여기까지가 조금은 가볍게 웃자고 한 이야기처럼 보인다면 이후 본격적으로 나오는 시들에서는 세태를 풍자한 것도 있고 문화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을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특정하게 분류하기 힘든 시들 전체에도 적용되어 각 시들의 주제 속에 담긴 시어들은 결국 작가님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것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작가님의 시가 워낙에 위트있고 반전이라면 반전이 있기에 여러 예능에서도 언급된 바 있을 정도인데 그때도 시 내용을 소개하고 제목을 맞춰보는 것이였는데 쉽지 않았던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도 책을 펼치고 그때의 생각이 나서 제목을 가린 채로 한번 맞춰보려 했는데 의외로 쉽진 않았다. 역시나 작가님의 위트와 천재적인 풍자력은 아무나 따라갈 수 없는 것이였다. 짧지만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는 하상욱 작가님의 『서울 보통 시』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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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한의원
배명은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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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은 있지만 사근사근한 성격과는 거리가 먼 승범. 서울에 위치한 국내최고의 제일한방병원에서 나름 실력있는 한의사로 이름을 날리지만 세상은 어디 실력만으로 되던가. 인맥도 없고 연줄도 없는 그가 병원에서 부원장 자리를 얻기 위해서 병원장인 김진태에게 뇌물을 받치지만 결과는 보기 좋게 병원 내의 송기윤에게 넘어간다. 부모 덕에 낙하산으로 들어 온 그보다 실력이 못하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게다가 원장이 뇌물까지 받아 챙기고선 자신이 아닌 송기윤을 선택하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승범은 결국 병원에서 사고를 치고 쫓겨나고 만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따라 나온 간호사 정미, 정미가 꼬드린 간호조무사 택영까지 데리고 언젠가 들었던 우화로 내려온 것이다. 5일 장이 서는 시골 마을 우화. 높은 건물이 기껏해야 3층정 정도인 우화에서 승범은 하나뿐인 승범 한의원을 차려 돈을크게 벌어 인 서울 하겠다는 포부를 다지지만 어째 첫날부터 한의원 맞은편에 위치한 한약방의 주인인 고사장과의 사이가 틀어지고 이게 동네 소문이 나서 제대로 한의원 운영하기도 전에 망하게 생겼다.  

 

 

그런데 한약방은 문전성시다. 도대체 비결이 뭘까. 염탐하듯 들어가지만 첫날부터 사이가 틀어진 탓에 고사장과는 데면데면하고 그러다 그곳에서 놀라운 사실을 목격하게 되는데... 바로 귀신을 본 것이다. 고사장이 사무실에서 상담을 하던 이가 귀신이였던 것이다. 그렇게 귀신을 보자마자 기절해서 깨어나고 알게 된 진실은 고사장 역시 귀신을 볼 줄 알고 귀신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곧 귀신을 치료하는 것이며 그렇게 해주면 귀신 한 명당 인간 10명을 환자로 데려온다는 것이다. 

 

어릴 때 귀신을 볼 수 있었던 이후 어른이 되면서 괜찮았던 승범이 한의원 개원 후 감전 사고가 계기였던 것인지 다시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 것. 게다가 한약방에 앉아있는 공실 아줌마를 통해 거래 아닌 거래까지 하고 고사장의 비결이 뭘까를 추적하며 자신의 한의원에도 사람들이 많이 오게 하려고 고군분투하기 시작한다.

 


장편소설 『수상한 한의원』은 이렇듯 귀신을 볼 줄 알고 대화까지 가능한 능력을 가진 한약방 주인 고수정과 맞은편 한의원 한의사 승범이 적대적 관계 속에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흔히 죽고 나서 원한이 있으면 저승에 가질 못하고 이승에서 떠돈다고들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사연 많은 귀신들의 한을 수정이 풀어주며 그녀 그 귀신들로부터 무엇인가를 얻고자 하는데 이것이 비단 돈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울러 어렸을 때 돈이 없어 부모가 이혼하고 외로웠던 승범은 돈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해 돈을 많이 벌고 싶었던 인물로 수정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어쩌면 수정과는 다른 시선으로 귀신들을 보며 그들의 한을 풀어줌으로써 점차 우화에 왔던 목적이 아닌 진심으로 환자를 돌보는 모습으로 변해간다. 

 

죽어서까지 이승을 떠돌며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하고자 하는 귀신들의 이야기가 무섭게만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도, 또 각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를 이루게 되는 모습들도 감동이며 이야기의 마지막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고 2편이 출간되어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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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와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 아르테 미스터리 21
요시쓰키 세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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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너와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는 로맨스에 우주, 양자역학이 담긴 책이라니... 우주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양자역학은 사실 아무리 봐도 이해하기 힘든 분야라 과연 작가는 이 셋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싶은 궁금증이 들었던 작품이다.

 

청춘 로맨스 특유의 풋풋함이 묻어나는 이야기여서 최근 비교적 자주 만났던 일본 청소년 로맨스 소설루를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은 약간의 미스터리까지 곁들여져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작품 속 주인공은 간다 이노리와 미쓰야 구온이다. 구온이라는 아이의 상황이 참 안타깝게도 느껴지는데 부모님을 자신이 열 살 때 교통사고로 잃었고 현재는 외할머니가 남겨주신 집에서 혼자 살고 있지만 그래도 어떻게 보면 보살핌이 필요한 고등학생일 뿐이다. 

 

그런 구온에게 어느 날 이노리라는 여학생이 고백을 한다. 왠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것 같은 이노리의 고백에 처음에는 믿기가 어려워 거절을 생각하지만 의외로 이노리는 박력있게 구온에게 구애를 한다. 결국 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가 되고 어영부영 그녀에 의해서 우주부 동아리까지 가입을 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보통의 청소년마냥 데이트를 하는 등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 

 

이노리와 함께 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구온은 점차 그 또래의 아이들과 같은 일상을 살게 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그동안의 시간들이 참 외로웠을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드는데 이노리는 우주부 동아리에 가입한 것처럼 우주와 양자역 그리고 천제관측에 상당히 관심이 많아 보인다.

 

그리고 구온 역시 이노리를 보면서 점점 더 그녀에게 빠져들지만 어느 날 이노리가 사라져버리면서 과연 그녀는 어디로 간것일까하는 궁금증과 함께 무슨 일이 생겼지 싶은 생각이 들게 하고 이제 겨우 색채가 입혀진듯한 시간을 보내게 된 구온이 또다시 무채색에 가까운 시간들로 돌아가버리는건가 싶어 안타까워지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을 계산하는 이노리. 수치상으로 나오긴 하지만 이 정도면 거의 0%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낮은 수치의 확률을 보면 정말 인연 내지는 운명이란 따로 있는건가 싶은 생각도 들게 한다.

 

사라진 이노리에 대한 부분, 게다가 우주부 동아리 선배의 놀라운 고백 등의 전개가 평범한 청소년 로맨스의 장르를 뛰어넘는 흥미로움을 선사하는 책이기에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우주, 양자역학, 천체관측이 나오긴 하지만 작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할 정도의 어려움은 아니기에 이 또한 하나의 장치로서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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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곰
메리언 엥겔 지음, 최재원 옮김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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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곰』관능적이다 못해 파격적이고 다소 충격을 선사할 수도 있을 작품이다. 호불호가 분명 갈릴 수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작품 그 자체, 특히나 주인공인 루의 행동을 놓고 보면 여성이 성역활에서 있어서 지나치게 수동적이거나 자신의 매력이 타인(특히 상대 남성의 기준과 잣대)에 의해 재단되고 평가받는 것에서 벗어나 오롯이 주체적이고도 자신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저자인 메리언 엥겔은 국내에서 『나의 곰』을 통해서 처음 선보이는 작가이기도 한데 캐나다 총독 문학상 수상 작가이기도 하단다. 게다가 『시녀 이야기』의 마거릿 애트우드, 단편 작가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앨리스 먼로와 함께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점에서 이번 초역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면서 그동안 보여준 작품들이 여성의 삶, 여성의 관점에서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많이 선보여 왔다는 점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솔직히 주인공인 루와 곰의 에로틱한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파격적이긴 하기에 마음을 먹고 읽어봐야 할 작품이란 생각은 확실히 말해두고 싶다.

 

 

역사협회의 루가 캐리섬으로 오기 전 그녀가 만나왔던 남자들은 그녀를 오롯이 동등한 존재로 대하지도 않았다. 자신들의 기준에 부합할 때 그녀는 좋은 여자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루는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경험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루가 곰에서 성적 이끌림을 경험하는 부분 역시도 어떻게 보면 이전에 자신이 만났던 나쁜 남자들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감정적인 부분들이 분명 있었을 것인데 그런 한편으로는 과연 동물과 사람의 이성적 관계가 가능한가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야생의 동물이 인간과 쉽사리 교감하기 쉽지도 않은데 그 이상의 관계가 가능한가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작품 속 곰은 루를 그 어떤 인간 남성보다 더 존중하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어쩌면 이렇게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서라도 여성이 실제 남성과 연애, 교제, 다양한 관계 속에서 억압받거나 위해를 받거나 그 존재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그래서 진정으로 정신적, 육체적 교감을 주고받지 못하는 상황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상당히 파격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소재 너머에 메리언 엥겔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알것 같은데 이와 함께 과연 캐나다 현지는 물론 해외에서는 이 작품의 출간이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켰을지가 살짝 궁금해졌던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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