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1 - 워런 버핏과 인생 경영 스노볼 1
앨리스 슈뢰더 지음, 이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버핏의 성장과정, 투자이력, 가족, 친구, 가치관까지 ..
버핏의 인생을 놀랍도록 세밀히 묘사한 책이다 ..

세계 최고의 투자가에 관한 전기에서 ..
내가 가장 관심있었던 부분은 역시 그의 투자이력인데 ..
버핏 최초의 투자라 할 수 있는
10대시절 누나를 동업자 삼아 투자했던 1942년 시티즈 서비스 우선주 투자부터 ..
2003년 중국의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 투자와 2004년 한국 주식 투자까지 ..
그가 어떤 회사들에 투자했고, 왜 투자했고, 어떻게 투자했는지 ..
그리고 투자 결과는 어땠고, 추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를 ..
시간 순으로 꼼꼼히 기술해 놓았다 ..


버핏의 투자 이력은 크게 세개의 시기로 구분해볼 수 있는데 ..
첫번째는 그레이엄-뉴먼에 입사해서 은퇴(그의 첫번째 은퇴)하기까지의 시기 ..
두번째는 버핏 파트너십을 만들어 운영하고 해산(두번째 은퇴)하기까지의 시기 ..
마지막은 버크셔 헤서웨이를 통해 거대한 제국을 일구어낸 시기로 현재 진행중이다 ..

이중 버크셔 헤서웨이 시절의 투자에 관해서는
기존의 여러 서적과 매체들을 통해 어느 정도 상세히 알려졌지만 ..
그레이엄-뉴먼 시절과 버핏 투자조합 시절의 투자에 관해서는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책은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
버핏의 투자가 수 십년의 기간동안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그의 은 투자에 관한 내용이
한 두 줄로 잠깐 언급되는데 그친 점이다 ..
버크셔는 1997년 전 세계 공급량의 3분의 1 가까운 은을 샀다고 발표했는데 ..
책에는 그 투자 과정과 처분 과정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
아마도 이 부분만큼은 버핏이 공개하길 꺼린 것 같은데 .. 그 이유가 뭘까 궁금해진다 ..

버핏은 1937년 8살 무렵부터 병뚜껑 모으기를 시작했는데 ..
어렸을 때부터 수집하고 세고 숫자를 기억하는 활동을 유난히 좋아했다고 한다 ..
여섯 살 때 껌을 팔아 최초로 이문을 남긴 이후 줄곧 물건을 팔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버핏은 현금을 모으기 시작해서 평생을 돈을 모으는데 헌신하게 된다 ..

신문 배달로 많은 돈을 벌어서 열다섯 살 때 이미 2천달러가 넘은 돈을 모았고 ..
이후로도 이발소에 핀볼기계를 설치하고 ..
경마장에서 버려진 마권을 주워 돈을 버는 등 ..
고등학교 졸업 직전에 이미 5천달러라는 적지 않은 돈을 모은다 ..

네브라스카 대학과 컬럼비아 대학원 시절 ..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출간한
현명한 투자자(1949년 출간)라는 책을 만나게 되고 ..
가이코라는 회사를 알게 되어 재산의 4분의 3을 이 회사에 투자하면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는데 ..
그의 첫번째 집중투자이면서 이 후 계속될 집중투자의 시작이다 ..

버핏과 그레이엄의 결정적 차이가 바로 이 부분으로 ..
1984년 그레이엄의 '증권 분석' 출간 50주년을 기념하여 ..
그레이엄이 버핏더러 증보판 작업을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의견 불일치로
이 작업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한다 ..
그 의견 불일치의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집중투자와 분산투자에 대한 두 사람의 견해 차이 때문이었다고 한다 ..

버핏은 졸업 후 고향에서 잠시동안 주식중개인을 하지만 ..
주식중개인과 고객사이의 이해 상충으로 고민하고 투자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
이 시기에 그의 첫번째 아내 수지와 결혼하는데 ..
신혼여행 자동차 뒷자석에 무디스 매뉴얼과 장부 원장을 가지고 같다고 한다 ..

우여 곡절 끝에 1954년 그레이엄-뉴먼에 취직하여 ..
카카오 콩 차익거래, 버스 회사 주식 투자 등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다 ..

1956년 그레이엄이 은퇴하면서 자신도 그레이엄-뉴먼을 그만두는데 ..
이것이 그의 첫번째 은퇴로 ..
스물 여섯살에 17만 4천달러의 자산을 가지고 은퇴한 것 ..

은퇴 이후 곧바로 오마하의 집에서 투자자들을 모아 버핏 어소시에이츠 설립한 이후 ..
버핏펀드, B-C펀드를 포함하여 1961년의 버핏-홀런드까지 열한개의 투자회사를 설립한다 ..
이 때 그는 백 명이 넘는 투자자와 400만 달러에 달하는 자본을 관리해야 했는데 ..
이런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면서 자금관리와 사무를 모두 혼자서 처리했다고 한다 ..
1962년 열한개의 투자 동업회사를 720만 달러의 버핏 파트너십 하나로 통합한다 ..

버핏 파트너십을 통해 그는 소위 담배꽁초 투자를 계속하는데 ..
담배꽁초 투자란 회사의 주식 가격이 장부가격 아래에서 형성되는 동안
계속해서 주식을 매입하는 것으로 ..
나중에 어떤 이유로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매매 차익을 남기고 ..
만일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주식을 계속 더 사들여
회사를 장악한 다음 회사의 자산을 팔아 치워 차익을 남기는 것을 말한다 ..

1965년에 인수한 버크셔 헤서웨이 역시 괜찮은 담배꽁초라고 생각하였는데 ..
나중에 버핏은 버크셔를 축축하고 더러운 담배꽁초로 ..
한 모금 빨아들일 것도 남아있지 않았었다고 후회한다 ..
그래서 나중에 버크셔를 어떻게든 정리하려고 하는데 ..
실패하자 오히려 지분을 계속해서 늘려나간다 ..
이때 버핏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1965년 서른 다섯살, 버핏 파트너십에서
워런과 수지가 확보한 투자금은 680만 달러였는데 ..
1966년 미국에서도 최고 부자에 꼽힐 정도였다고 한다 ..

1966년 호슈차일드-콘 백화점 투자와
소매유통분야 지주회사인 디버시파이드 리테일링 설립 ..
1967년 내셔널 인뎀너티라는 보험회사 인수
1968년 블루칩 스탬프스라는 쿠폰 회사에 연이어 투자하는데 ..
이들 3개의 회사들이 버크셔와 함께 그의 세번째 투자 시기를 이끌어갈 회사들이다 ..

버핏은 신문잡지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
이런 관심 때문에 1969년 오마하 선을 인수하고 ..
1985년 ABC방송국 인수까지 계속해서 미디어 기업에 투자한다 ..
1973년 오마하선의 보이스 타운 기사는 퓰리처 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

1969년 버핏 파트너십 문을 닫고 은퇴를 선언하는데 이것이 그의 두번째 은퇴 ..
1957년 버핏 파트너십에 투자한 1만달러는 1969년 말 26만 달러가 되는데 ..
이것은 연평균 31퍼센트라는 놀라운 수익률이었다고 한다 ..

은퇴하자 마자 그는 디버시파이드 리테일링과 버크셔에 집중한다 ..
그리고 이 두 회사를 통해 수 많은 투자를 행하는데 ..
이 과정에서 버핏은 복잡한 순환 출자 및 상호 소유 구조 관계를 만들어내게 되고 ..
1975년 증권거래위원회가 증권법 위반 혐의로 버핏을 고발할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

1977년 버크셔 헤서웨이와 디버시파이드 리테일링이 합병되고 ..
1983년 버크셔 해서웨이가 블루칩을 합병함으로써
드디어 버크셔라는 거대한 제국이 탄생한다 ..
그리고 이때 버핏과 멍거는 처음으로 온전한 의미로 완전한 동업자가 된다 ..

이 후 지금까지 네브라스카 퍼니처와 보르샤임 보석가게를 비롯하여 ..
1988년 코카콜라, 1998년 넷제츠, 제너릴 리, 2003년 중국의 석유회사 페트로차이나까지 ..
그의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
2004년 한국의 주식 투자에 대해 꽤 자세히 언급해 놓은 것도 흥미롭다 ..

투자 이외에도 책은 버핏의 성장과정과 그의 가족,
그리고 그의 평생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담아 놓았다 ..

도저히 버핏의 어린 시절이야기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나쁜 성적, 가출, 절도에 관한 그의 중학교 시절 이야기 ..
자신의 대인 관계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데일 카네기의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를 읽는 모습 ..
산만한 운전습관, 그리고 그런 자신을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
뜻하지 않은 .. 보다 인간적인 버핏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

그의 첫번째 부인 및 두번째 부인과의 굉장히 독특한 관계 ..
첫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녀들의 어린 시절 일화는
다소 복잡하고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던 가족 이야기를 들려준다 ..
많은 천재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어두운 측면이다 ..

그의 평생 투자 파트너인 찰리 멍거와의 만남 ..
1973년 워싱턴 포스트의 케서린 그레이엄과의 만남 ..
그리고 1991년 친구이자 아들 같은 빌 게이츠와의 만남을 통해
그가 인생의 친구를 어떻게 만들어 왔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

자본가들을 위한 우드스톡으로 불리우는 버크셔 해서웨이 축제
즉, 버크셔 주주총회의 초창기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
초기에는 주주총최가 뉴베드퍼드 공장 위에 있는
시베리 스탠턴의 낡은 집에서 진행되었고 ..
1981년만해도 총회에 참석한 사람은 스물 두명뿐이었다고 한다 ..

그의 혜안이 담겨있는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1977년 처음 연차 보고서에 포함되던 상황도 언급되어 있다 ..
특히 2002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버핏은
파생상품을 '유독하다'고 규정하면서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라고 했고 ..
2003년 파생상품을 '금융의 대량살상무기'라고 표현했는데 ..
그의 경고는 2008년의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

이 밖에도 그의 투자 철학과 가치관도 엿볼 수 있다 ..
1984년 '그레이엄-도드 마을의 슈퍼 투자자들'이라는 글에서
효율적 시장 가설을 비웃으며 ..
만약 동전던지기를 해서 앞면이 계속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레이엄-도드 마을에 산다면 그래도 시장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묻는다 ..

1991년 살로먼 브라더스가 재무부가 규정한 경매 입찰 규정을 위반하여 위기에 빠졌을 때
임시 회장직을 맡아 회사를 이끌며 직원들의 엄청난 보너스에 반대하는 모습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주체는 자본이고, 따라서 보상받는 주체도 자본이어야 한다는 ..
주주와 종업원의 역할과 보상에 대한 그의 투자관을 살펴볼 수 있다 ..

버핏이 이상적으로 생각한 사회는
승자가 승리를 얻으려고 자유롭게 겨루며
또한 패자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승자와 패자 사이의 격차가 줄어드는 사회라고 한다 ..

이런 가치관은 빌 게이츠와 함께 중국 여행 중
"우리 일행이 탄 보트를 끌던 남자들 가운데는
아마도 빌 게이트가 되었을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 사람들은 여기에 태어났기 때문에 관광객이 탄 보트를 끌면서 평생을 보낼 겁니다.
이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로또에 당첨된 건 정말 순전히 운이 좋아서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사용한 '난소 로또'의 비유나 ..

부는 단지 미래 다른 사람들의 활동에 대해서
어떤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한 다발의 '보관증'과 같은 것일 뿐이라는 그의 생각 ..

유산세에 폐지를 반대하며 ..
사람들이 그렇게 부자가 된 것은 사회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며,
따라서 일정한 부분은 사회에 빚을 진 셈이라는 그의 주장에 잘 나타나며 ..

2006년 자기가 가진 버크셔 주식의 대부분을
빌 앤드 맬린다 게이츠 재산에 기부함으로써 말이 아닌 행동으로 극명하게 표현된다 ..
이것은 당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부자이던 사람이
자기 이름의 흔적을 조금도 남기지 않고 자기 돈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 것으로 ..
그렇게 한 이유에 대해 버핏은
나보다 돈을 더 잘 쓸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했다고 한다 ..

버핏이 인생의 말년에 깨달은 사람이 사는 목적은 ..
'자기를 사랑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될 수 있으면 사랑을 많이 받는 것'이라고 한다 ..

과연 현자라고 불릴만한 사람이다 ..

http://blog.naver.com/moo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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