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 악덕, 중독은 꼬리를 문다. 가상화폐와 텔레그램이 결합해 접근성, 익명성, 아노미로 무장하고 덤벼들고 있다. 마약이 거리로 넘쳐 흘러나온다. 지금 여기서 막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를 팔아넘기는 것이다.
중독은 대부분 악덕에 노출되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악덕은 대부분 쾌락의 미심쩍은 부분집합에 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심쩍은 이유는 쾌락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쾌락이 늘어나면 악덕도 늘어났고, 악덕이 늘어나면 중독도 늘어났다. 하지만 쾌락이 늘어나면, 분별 있는 소비로 만족, 기쁨,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상품과 여가시간을 통해 얻는 행복도 늘어났다. 교통, 통신, 산업화, 도시화의 혁명 역시 맞물리면서 쾌락, 악덕, 중독은 서로 연계된 영역을 확장했다. 쾌락, 악덕, 중독 가운데 어느 하나가 늘어나면 나머지도 늘어난다는 의미였다. 이런 변화가 나타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얽혀 있었다. 하나는 교통과 생산 기술의 발전에 따른 경제적 변화로 접근성과 가격 적절성이 향상된 것이다. 또 하나는 정제, 혼합, 포장, 마케팅 등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여 제품이 습관화될 잠재력이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익명성과 아노미(사회적 무질서)가 증가한 문제도 있었는데, 이는 애초에 탄광에서 물을 퍼올릴 용도로 설계된 증기기관의 발전으로 본격화된 기계 혁명이 인류에게 미친 의도하지 않은 결과였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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