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인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eBook] 죽음이란 무엇인가 삶을 위한 인문학 시리즈 1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팀버튼의 영화 중에, 빅피쉬라는 영화를 제일 좋아한다. 아버지의 무지막지한 허풍이라고 생각했던 젊은 날의 무용담들이, 사실은 자신의 가족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빚어낸 우화라는, 이야기의 숭고함을 전해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 영화 '빅피쉬'를 꺼내든 이유는, 영화가 이야기의 숭고함을 말하기 위해서 '죽음'의 서사를 굵직하게 차용하기 때문이다. 빅피쉬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는 어린시절,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 보여주는 마녀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재미를 발하는 지점은 조금 더 뒤다. 주인공 아버지 '에드워드'는 위험 상황이 닥칠 때 이렇게 말한다. "난 알아. 난 이렇게 죽지않아."


  죽음을 안다면 사는 데 더 용감해질 수 있을까? 사는 게 뭔지 알게 된다면 죽음이 두렵지 않을 수 있을까? 


*


 일단 저자는 전체적으로, 죽음 이후에 인간의 정신 적인 세계나 혹은 사후 세계, 영혼의 자취가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물리적 혹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가 없기 때문이며, 그러한 가정 자체가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으로부터 불행을 생활로 편입시키는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견 타당한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가 죽음 이후에 아무런 고통도, 염려도, 후회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면 죽음이 우리에게 어떤 불행의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적어도 '감각'이라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우리가 죽음으로 부터 느끼는 안위의 불안과 안타까움이 증폭될 리는 없다. 영생이라는 것이, 인간에게는 오히려 해악이라는 저자의 논의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다. 꿈을 이뤘는데 인생은 지속된다는 것이 비극이라는 말을 누가 했던가. 


" 내가 죽고 나서 내 몸이 부활하거나 내 인격이 이식될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죽음이 나의 진정한 종말이라 생각한다. 죽음은 나의 끝이자 내 인격의 끝이다. 이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이다. 죽음은 그야말로 모든 것의 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논의에 동의를 한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도 않을 뿐더러, 사후 세계에 대해 특별히 상상해본 적도 없다. 어쩌면 그래서 그동안 죽음에 대한 공포 보다는 사는 것에 대한 공포를 더욱 느꼈던 것 같다. 살아 가는 순간 순간에 행복을 느끼지 못할 때, 그것은 어느 순간 우리에게 죽음을 불사르고 싶어질 정도의 불안감과 불만족을 선사하지 않았던가.  


  죽음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풀어가기 위해 작가의 토론식의 서술방식은 충분한 생각을 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이런 서술 방식은, 본래 책의 내용이 강의에서 발췌되고 편집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런 이유로 다소 장황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아마 그것은 이 두꺼운 책을,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올린 이 책을 단기간에 읽어내려가려 했던 내 탓도 클 것이다. 이런 책은, 한 페이지 한 페이지의 논의들을 하루 한시간 강연 듣듯이 천천히 진도를 빼는 것이 좋을테니 말이다.


*


  하지만 적어도 저자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 '빅피쉬'의 잠깐의 장면이 주는 은유보다 내게 약하게 다가왔던 것은, 이 두꺼운 책의 논의가 일상에 힘을 부여하는 추동력은 주지 못했다는 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죽음 이후에 감각과 영혼의 생명의 존속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조차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죽음 이후의 상태에 대해 무지하다. 그게 바로 죽음이다. '무지'의 상태.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죽음이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았던가? 그런 상태에서 이어진 책 속의 논의가 우리 무의식 속의 죽음에 대한 '무지'의 동어반복이라고 느낀 것은 나 뿐이었을까.


  죽음이란 무엇인가. 여전히 물음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물 닦고 스피노자]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눈물 닦고 스피노자 - 마음을 위로하는 에티카 새로 읽기
신승철 지음 / 동녘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인의 불안함과 강박증에 대해서 지적해온 것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리멸렬한 삶 속에서 우리는 누구의 위로와 누구의 구원을 기대하는 것 조차 귀찮을 정도니까. 학교, 회사, 노후, 이 세가지로 밖에 압축될 수 없는 우리의 삶 속에 필요한 감초는 무엇일까? 작년 한 해 힐링과 멘토라는 단어가 지친 사람들에게 많은 힘을 준 바 있다. 예능 프로그램 까지 힐링을 자처하고 나섰으니 말이다. 그런 힐링의 한 해를 마감하는 때에, 우리에게 철학자가 말을 건다. 스피노자다.


 책은 요수타인 가아더의 유명한 철학 책 <소피의 세계>를 연상 시키는 구조다. <소피의 세계>는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매일 소피가 발신인을 알 수 없는 편지를 받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편지는 소피에서 '철학'에 대해서 알려준다. 세상의 만물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 것이며, 그것에 대한 고민을 해왔던 그리스 자연 주의 철학자들과 이후의 실존 주의 철학자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소피는 여느 때처럼 일상을 보내면서도 철학을 알려주는 편지가 도착하면 세상을 향해, 소피를 향해 던져지는 어려운 질문들과 이야기에 매료된다. 


 <눈물 닦고, 스피노자>는 고시원 청년이 새벽이면 화장실 거울을 통해 스피노자를 만나는 이야기다.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고시원 청년은 스피노자에게 갖은 신세 한탄을 실시한다. 그리고 스피노자는 그런 그에게 진심어린 조언과, 다양한 철학적인 이야기로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떄로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눈물 닦고 스피노자> 가 <소피의 세계>와 다른 점은, 소피가 세상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것이 편지라면, 거울 속의 스피노자는 청년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불안과 강박증을 이해하고 그것을 소화시키는 방법을 일러주는 처방전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스피노자의 어려운 철학 이야기를 새롭게 조망하려고 했던 소설 형식의 단행본 구성은 다소 성공적이지 못하다. 안타깝게도, 모든 문체는 어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독자를 배려하는 모습이 부재하다. 가령 <스피노자의 신체 변용 모델은 발작을 일으키는 평행으로부터 벗어난 신체 상태를 변용의 흐름을 통해서 공황 발작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에서..> 와 같은 매우 정제되지 않고 어려운 표현이 책 페이지들을 도배하고 있다. 이런 이론의 정확한 적용은 스피노자의 철학 이론과 사상을 오해 없이 이해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이 한 사람의 철학 사상을 통해 현대인의 우울함과 인간 소외를 위로하고 슬기롭게 해결하는 지혜를 선물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조금 더 쉽고 가벼운 표현으로 책을 구성했어야 한다.


 요수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는 노르웨이에서 출간 되고 지금 한국에서 조차 철학 코너의 스테디셀러일 정도로 유명한 철학 입문서가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이 처음에 어린이를 위한, 혹은 철학 입문자를 위한 판타지 소설을 표방하며 등장했을 당시에도 어린이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다만 성인의 동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 받았다. 철학은 그만큼 추상적이고 어려운 이론이다. 몇 백년, 천여년에 걸쳐서 쌓아올린 사상이 현대인에게 쉽게 다가올 리 있을까 ? 재미있고 쉬운 소설을 통해 어려운 철학을 쉽게 담아내려는 노력은 돋보이지만, 그 속에 녹아든 철학에 관한 스피노자 캐릭터의 설명은 전혀 풀어 쓰여져 있지 않다. 과연 갖은 스트레스와 경쟁의 소화 불량, 강박증을 앓고 있는 독자들에게 결코 새롭지도 않은 판타지 픽션과 그 속에 녹아들지 못한 어려운 문체의 철학의 위로가 얼마나 달콤할 지는 미지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새해에도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왔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표지 겉핥기를 해본다.






* 철들고 그림 그리다



성인이 되고 나서, 스케치북을 처음 접한 초등학생의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저자의 이야기와 스케치가 펼쳐진 책이다. 잃어버린 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접어둔 가능성에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생동감 넘쳤던 시절 처럼 그림을 그려보자고 말하는 저자가 반갑다. 



* 바그너, 그 삶과 음악


영화 호빗을 재밌게 본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봐야 한다. 반지의 제왕까지 사랑하는 팬들이라면 더더욱. 웅? 왜 호빗에다가 뜬금없이 바그너를 보냐고? 모르시는 말씀. 호빗과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은 판타지 소설의 원천을 북유럽 신화, 즉 게르만 신화와 켈트족 신화에서 발굴하고 확장했다. 그의 훌륭한 동료이자 친구였던 루이스 캐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들처럼 북유럽 신화의 모험과 지혜, 그리고 개척 정신을 오페라에 담아 낸 예술가가 바로 바그너다. 그는 게르만 신화에 등장하는 절대 반지의 메타포와 발퀴레의 캐릭터를 오페라에 담았다. 이제 호빗의 모험과 환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바그너를 접해야 하는 지 이유를 알겠지?



* 선비의 멋, 규방의 맛


제목이 매력적이다. 선비의 멋이라니! 멋 없을 것 같은 선비에게 우리가 모르는 멋이란, <성균관 스캔들>의 그것과 비슷할까? 규방의 맛이라니? 이 또한 흥미롭다. 조선시대의 정갈하고 소박한 음식 문화 속에도 화려한 멋스러움이 있었을까? 궁금증을 자극하는 책. 역사적으로나, 풍속적으로나, 사실 삼국시대에 비해 너무나 현대의 한국을 닮아서 매력없는 조선 시대지만 이런 제목을 가지고 숨은 풍속을 읊는 책이라면야 대 환영이다.





* 지구자전설과 우주무한론을 주장한 홍대용


한국에서 왜 홍대용을 주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대중매체나 문화 콘텐츠에서 홍대용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잘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대중들에게 낯선 이 인물의 수려한 학식과 독창적인 학술 행보는 역사 학계에서만 주목하는듯 하다. 이제 대중들도 홍대용의 매력을 알아볼 때! 









* 맥주, 문화를 품다


참 친숙해서 기호학이랄까 문화학이랄까 숨은 사회학을 파헤칠 생각도 해보지 못한 사물들이 책 한권 분량의, 혹은 그 이상의 재미난 이야기를 품을 때 나는 매력을 느낀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아파트가 그랬고, <폭탄 섹스 그리고 햄버거>의 세가지 잔망스러운 것들이 그랬다.


맥주 역시 그러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토리텔링 쓰기 - 전방위 문화기획자를 위한
장상용 지음 / 해냄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만화 <미생>을 참 좋아한다. 나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전국의 직장인들과 웹툰 독자들이 열렬히 사랑하는 것을 보면 작품의 매력이야 내 주관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당연히 매주 공짜로 받아보는 이 만화의 후광을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 없을 리 없다. 얼마 전 <미생>의 작가 윤태호 만화가의 한겨레21 인터뷰 글을 보니 드라마 제작진들이 <미생>의 판권을 구입하려고 참 많은 연락을 보낸단다. 그런데 덧붙인 작가의 얘기가 재밌다. "(드라마 제작진들이 전화가 오면) 그럼 전 그래요. '잘 할 수 있어요? 정말 관심 있어요?' " 작가는 만화 <미생>은 매회 에피소드와 갈등으로 시청자의 몰입을 추구하는 드라마 장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오늘의 책, <전방위 문화기획자를 위한 스토리텔링 쓰기(이하 전방위 스토리텔링)>는 장르별 요긴한 스토리텔링 수칙을 일러주는 지침서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만화를 원작으로한 스토리텔링의 다른 장르로의 각색의 유의점이 중점적으로 서술된다. 아마 책을 덮으면 윤태호 만화가가 왜 <미생>의 드라마화를 확신하지 못하는지 이해하게 될 지도 모른다. 물론 그에 앞서서 주요 인물들과 사건과 갈등을 전개해 나가는 스토리텔링의 기본 수칙을 알려주는 전반부도 매우 재미있다. 왠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내용도 깔끔한 텍스트로 확실히 정리를 해주니 이해가 쉽다. 사전 취재를 통해 스토리의 견고함이 형성된다는 지침이나, 무조건 멋지고 아름다운 인물보다 결핍이 존재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지침은 콘텐츠 생산자들이 알면서도 종종 간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만화'원작이 다른 장르로의 각색할 때 가져야 하는 스토리텔링 수칙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챕터 7에서는 미디어의 조건에 따라 스토리를 조정할 것을 가장 기본적으로 알려준다. 예를 들면 일상 속에 집안 풍경의 일부로서의 스토리텔링을 담당하는 '드라마'의 경우 지나치게 문학적이거나 주관적인 감정과 묘사를 피하라는 지침, 그리고 그것은 드라마 시청자의 입맛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일러준다. 또한 게임 장르 같은 경우는 스토리텔링이 공간 중심적이지 시간 중심적이지 않다는 점도 재미있다. 원작이 <만화>이든 <소설>이든 간에 이러한 장르적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은 스토리텔링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잘 알려준다. 그렇다면 만화 <미생>이 드라마로 성공할 가능성도 있을까? 


중요한 점은 인물의 장기적인 목표와 그로 인한 갈등의 설정이다. 드라마는 웹툰과 비교했을 때 작품을 구성하는 하나의 스토리가 분절적으로 노출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드라마와 웹툰은 타겟 대중이 다르다. 드라마는 보통 30대 이상의 여성이 주된 시청층이지만 웹툰은 인터넷 사용에 능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젊은 층. 게다가 스마트폰으로 주로 이용하는 웹툰은 킬림타임 용이라는 점에서 스토리의 극적 장치가 단편적이어도, 또 자극적이지 않아도 집중력을 가질 수 있었다. 공감할 수 있는 갈등 요소가 직장 생활에 한정되어 있는 <미생>이 시청자들에게도 매력적일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윤태호 만화가의 인터뷰를 우연찮게 떠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이쯤되니 진짜 각색의 가능성이 궁금해진다. 


일단 <미생>은 극적인 사건의 발생과 변화보다는 주인공 장그래의 성장과 그것을 짧지만 분명한 문장과 바둑의 이미지로 구현하는 게 매력이다. 매 회마다 화해와 성장으로 마무리되는 잔잔한 정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드라마로 이 매력을 살리기가 쉽지 않다. 드라마는 '대화 중심'의 대본 의존적인 구성물이며, 인물의 고민은 내레이션이 아니라, 갈등 상황에서 주고 받는 대사로 드러나야 훨씬 재미있다. 또한 시청자들은 인물이 플롯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미션을 응원하고자 할 때 채널을 고정할 수 있고, 그것을 방해 하는 인물이 등장할 때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장그래가 보통 사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일을 스스로 기획하고 배우기 위하여 요르단 대사관에 직접 방문하는 행동만으로도 시청자가 드라마의 감동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보통 훌륭한 원작의 각색 작품은 잘해야 본전인 법이라 <미생>의 각색을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모양. 강풀 만화들이 극장에서 실패하는 것을 보며 원작의 매력을 의심해야 했던 독자들의 쓰라린 마음이 읽히는 대목이다. 물론 애독자 중 하나인 나의 마음은 그렇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더 많은 방법으로 즐기고 싶은 마음도 져버릴 수 없다는 것. 그래도 MBC 드라마 <골든타임>의 나름의 성공을 보면 <미생>이 갖는 단편적인 에피소드가 인물의 성장을 잔잔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로 구현될 가능성도 나름 있어 보인다. 


<전방위 스토리텔링>의 챕터 13에서는 성공한 만화 <슬램덩크>을 각색한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가 '최적의 발화점'을 잃지 않은 덕분에 역시 성공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장르가 바뀌더라도, 가장 핵심 주제의식을 갖춘 장면이 있어야 성공 자격을 갖춘다는 얘기. 정말 뻔한 얘기지만 그렇단다. 물론 <미생>은 따끔한 불꽃같은 발화점이 매 회 등장하니 더 다루기 어려울 수도. 첫편부터 마지막화까지 진행 되는 동안 가장 돋보이는 '발화점'이 어디인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래도 아무리 생각해도, 영화나 연극이나 게임보다는 '드라마'가 제일 어울릴 것 같은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2월엔 이런 책 어때요?

- 매리의 신간 추천 페이퍼



  인권 철학 입문


   인권 철학이라, 이름이 매우 거창합니다. 하지만 '입문'이라잖아요! 우리 모두 시작해볼 수 있어요. 과거에 비해 괄목할 만큼,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평등 가치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생겨난 최근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어렵습니다. 여전히 학교 교실에서는 교사의 인권과 학생들의 인권이 대립을 하고 있고 여성가족부와 국민들은 한 가지 정책을 두고 동상이몽을 하곤 합니다. 사형제의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주장하지만, 사형제 폐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수의 범죄자 때문에 다치는 다수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변호하죠. 자 이렇게 우리는 인권을 중시한다고 말하지만 서로 다른 사상과 가치관으로 대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인권 철학에 입문해 봐야 할 것 같지 않나요?


  세계의 신화


   신화는 언제나 꿈을 꾸게 하죠. 지금은 없을 것만 같은 희귀하고 신비로운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옛날이야기인 것처럼 살아있으니까요. 그래서 그 속의 숨낳은 교훈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귀감이 되어요. 게다가 모험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신과 영웅들의 행보는 어떤가요? 어느새 겁쟁이가 되어버린 나의 일생에 훌륭한 자극과 활력이 되죠. 상상 속에서, 마음 속에서, 영원히 살아있는 세계의 신화들을 추적해 가다보면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가무엇인지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톨킨의 그림들


 반지의 제왕에 이어서, 우리의 앞으로 3년 동안, 꼼짝없이 같은 영화를 보기 위해 연례행사를 갖게 할 작품이 등장할 예정이에요. 바로 '호빗'이라는 시리즈 물이죠. 반지의 제왕뿐만 아니라 북유럽과 게르만 판타지에 근거한 호빗과 드워프, 그리고 엘프들과 마법사의 모험기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반길만할 작품이 호빗일 텐데요. 영화와 함께 감상하면 좋을 톨킨의 그림들이 한 데 모아 책으로 나왔습니다. 톨킨의 무한한 상상의 세계와 넘쳐 흐르는 이야기 샘이 어떻게 축적되고 발전했는 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커뮤니티 디자인


 디자인이 공동체의 화합과 생활의 활력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비단 훌륭한 건축물에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사람들에게 더 많은 만남을 유도할 수 있는 동선을 짜는 것에서부터, 어린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을 마을 공동체가 모두 보호해주고 지켜줄 수 있는  마을 단지를 구성하는 것도 해당되겠죠. 디자인은 효율적인 기능과 미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어느새 사회 참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훌륭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에 따라 산업 도구로만 소비되어 온 디자인이 어떤 공동체적인 참여를 할 수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다양한 사례를 엿보고 또 우리 사회에 적용시켜볼만한 것들을 생각해 보아요.





12월엔 어떤 책을 읽으실 계획인가요?



   시내에 나가면 연말 분위기가 가득하죠. 명동 거리만 하더라도 온통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도배가 되어있어요.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누군가는 꿈을 이루고 누군가는 행복해할 연말.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이 못내 아쉬운 사람들도 많을 텐데요. 책으로 더 나은 미래를 이야기하고 더 새로운 상상의 세계를 꿈꿔볼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소중한 연말이 되지 않을까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2-12-02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뮤니티 디자인> 관심 가네요.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매리 2012-12-07 21:1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무척 끌리는 책이에요. 조만간 읽으면 서평도 남기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