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 않아 감동이 있는 그림책 59
이현정 지음 / 걸음동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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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가득 눈물이 고인 공룡.

참 슬퍼 보이는 공룡의 모습과는 달리

<슬프지 않아>라고 말하는 제목에 궁금증이 생깁니다.


깊은 숲속에 살고 있는 공룡의 눈에서는 매일 눈물이 흐릅니다.

참으려고 해도 눈물은 흘러내렸고, 콧물도 따라 나왔지요.


그 숲속에는 방긋 웃는 두더지도 살고 있습니다.

공룡은 그런 두더지를 조용히 바라보았지요.

그러나 두더지는 공룡의 발소리만 들어도 벌벌 떨었습니다.


어느 이른 아침,

하늘을 보던 두더지는 눈물을 흘리던 공룡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그림자가 드리우고 공룡이 나타나자

두더지는 허겁지겁 땅속으로 숨습니다.


용기를 낸 두더지는 살짝 고개를 내밀고

"공룡아, 울지 마"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눈물, 콧물이 쏙 들어간 공룡은 두더지를 부르지만

두더지는 허둥지둥 땅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다시 눈물이 흐르는 공룡.

두더지의 "울지 마"라는 말이 자꾸만 마음속에 맴돌며

따뜻함을 느낍니다.


그 따듯함을 다시 느끼고 싶은 공룡은

커다란 손으로 땅을 파며 두더지를 찾아 나섭니다.

공룡은 두더지를 만날 수 있을까요?


공룡은 계속 눈물을 흘리지만

왜 눈물을 흘리는지 이유를 말하지 않습니다.

그 공룡을 보며 아무도 왜 우는지 물어보지도 않습니다.


그런 공룡에게 두더지의 '울지 마. 괜찮아?'라는 말은

공룡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울음도 멈추게 해줍니다.


가끔은 이런 위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유를 묻지 않고 그저 괜찮다고 말해주는 위로.


어떻게 하면 웃을 수 있는지를 묻는 공룡에게

두더지는 그냥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줍니다.


공룡에게 필요한 것은

우는 이유를 알고 그것을 해결해 주거나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공룡의 마음을 공감해 주는 누군가가 아니었을까요?


우는 공룡을 위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낸 두더지,

그 두더지가 공룡에게 하는 말을 통해

이유를 묻지 않아도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따뜻하고 예쁜 그림책입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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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서점
여원 지음 / 담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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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염라대왕이 머무는 명부전.

염라대왕 앞에 붉은 오랏줄에 묶인 한 여인이 있습니다.

 

여인의 이름은 김숙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죄를 지은 그녀에게 염라대왕은

그 대가로 저승 서점을 관리하라고 합니다.

모든 일이 끝나면 그녀가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지요.

 

삶이 끝난 자, 삶을 포기한 자, 그리고 아직 떠나지 못한 영혼들.

정해진 수명을 다하지 못한 이들이 늘어나면서

저승의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하지요.

 

죽음을 온전히 맞지 못한 자들을 위해 책을 만드는 곳이

바로 저승 서점이지요.

 

함께 일하게 된 저승차사 인현과 함께

염라대왕이 준 능력으로

대구의 어는 한적한 주택가에 저승 서점을 만듭니다.

 

그들은 죽은 자들과 계약을 해야 하는데요.

그 계약이란 소원을 이뤄주는 대가로

죽은 사람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는 일입니다.

 

처음 저승 서점을 찾아온 이는 다섯 살 아이였습니다.

엄마는 아이를 낳다 죽고 할머니와 아빠와 함께 삽니다.

어느 날 할머니가 쓰러지자

아빠에게 전화를 걸지만 통화가 되지 않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뺑소니를 당하고

시신이 유기되는 일을 겪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로 책을 만들고

아이의 소원으로 엄마를 만나게 해줍니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 힘들어하는 아빠의 꿈에 찾아가도록 해줍니다.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를 보낸 후 대장암으로 시한부를 판정받자

아버지보다 자신이 떠나기를 원하지만

길에서 퍽치기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한승우.

 

전쟁터에서 친구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며

그 친구가 아내를 만나게 해달라는 국가유공자.

살해당한 연인의 살인범을 찾으려다

그 살인범에게 살해당하는 유지상.

 

친구들의 삶을 부러워하며

자신을 모두 외면한다고 생갹하며 억울해하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서연.

 

이들의 책을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숙현을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 또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는데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저승 서점의 책장이 다 채워져야 숙현의 이무가 끝난다고 했으니

다음 편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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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 Room in the heart, BIUM 고래뱃속 생각 그림책 1
곽영권 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그림 / 고래뱃속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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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이 책을 처음 본 것이 15년 전쯤이었습니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해준 책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본 후에 이 작가의 그림책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신간이 나올 때면 꼭 찾아서 읽어보았어요,

왜냐하면 그때 이 책을 보며 너무나 감동을 받았거든요.


이 책은 한 번 쓱 보고 마는 그런 그림책이 아니었습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

그 나뭇결과 옹이를 이용해 만들어낸 그림을 보며

작가님의 상상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무늬에 이런 그림을 그렸구나 감탄하며

책장을 넘겨 보고 또 보기를 여러 번 했었지요.


그림만 좋은 것은 아니고요.

시처럼 쓰인 글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가지고 있으면서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우리의 욕심을 이야기합니다.


가방도 비어있어야 가지고 싶은 것을 넣을 수 있고

마당도 비어있어야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으며

마음도 비어 있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며

나누고 비우면 가벼워진다고 말합니다.


글에 어울리게 그려진 그림은

글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더 선명하게 해줍니다.

철학적인 글에 상상력이 가득한 그림이 만나

정말 멋진 그림책이 되었는데요.



이 그림책은 한국의 글 작가와 폴란드의 그림작가가

함께 만든 그림책입니다.

지극히 동양적인 글을 그림작가는 잘 이해하고 해석해 그리셨네요.



이렇게 동서양의 문화가 잘 어우러진 것처럼

한글과 영어가 함께 적혀있는 것도 참 보기 좋습니다.


아이에겐 상상력을 키워주는

어른들에게는 깊은 사유를 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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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곧 죽을 텐데
고사카 마구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알파미디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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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쿠마 탐정과 조수 야쿠인은

숲속의 별장에서 열린 모임에 초대를 받습니다.


'하루살이회'라는 이 모임은

다양한 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주최자인 자야마는 의사이며

이번 모임을 하는 별장 '야매이소'의 소유주입니다.

특별히 초대를 받은 나나쿠마 탐정과 야쿠인을 제외하고

다섯 명의 회원이 참여했고요.

요리를 담당할 자야마의 손녀가 참석했습니다.


모임의 첫날, 참여자들의 소개 후에

나나쿠마과 야쿠인의 탐정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남은 밤 시간은 다 같이 편안하게 즐깁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한 회원이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자야마와 또 다른 회원 중 의사인 지로마루가

시체를 검안하며 자연사로 결론을 짓습니다.


하지만 검안 결과를 납득하지 못한 야쿠인은

살해를 의심하며 남은 회원들을 탐문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만약 살인이라면 죽을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을

굳이 죽일 이유는 무엇이고

누가 그를 죽였을까요?


처음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탐문하는 과정이

다소 지루한 듯 보이지만

그럴 때마다 생기는 반전은 미스터리의 묘미를 보여줍니다.


거기에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부분은

급박하게 흘러가 집중하며 꼼꼼하게 읽게 되네요.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을 쓴 작가가 의사라 전문적인 의학용어도 많고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 의학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새로운 의료 지식을 얻게 되는 계기도 됩니다.


2024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문고 그랑프리 부문에서 수상작입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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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라라 호랑이 찻집 웅진 우리그림책 140
루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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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깊고 깊은 산속에 호랑이 찻집이 문을 열었습니다.

푸른 마음 한 꼬집,

노란 달 한 숟갈,

새하얀 햇살 한 줌 모아 정성껏 차를 만들었습니다.


은은한 차향이 퍼지자 새들이 모여듭니다.

그러나 차를 따르는 호랑이를 보고 모두 도망가 버립니다.


다시 혼자가 되어 찻집을 지키는 호랑이.

호랑이의 정성 어린 이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요?


정성을 다해 차를 우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호랑이의 마음이 너무도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호랑이의 마음을 몰라주고

찻집 주인이 호랑이라는 것만으로 달아나 버린 새들.

어쩌면 선입견을 가지고 무언가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 같아 보이네요.


그러나 진심은 보이나 봅니다.

호랑이의 마음이 더욱더 진하게 우러난 차향에

새들이 다시 찾아오네요.


쉽게 가까워지기는 어려웠지만

이제 그 마음을 알았으니

새들과 호랑이는 따듯한 차 한 잔을 나눠 마시며

마음을 나누는 좋은 관계가 될 것 같습니다.


"언제든 와."라고 말하는

호랑이의 말이 정답게 느껴집니다.


그림책 색감도 예쁘지만

호랑이의 미소가 더 예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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