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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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벨소리에 깼다. 그릇을 깨듯 화들짝은 아니지만 침을 좀 흘린 것 같은 기분으로 전화를 받았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전화는 아니었지만, 드럽게도 내 전화를 안받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마침내 드디어 비로소 연락이 닿은 터라 그저 다행일 뿐이었다.

어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갑게 식은 밥을 물에 말아먹고 지금은 지상의 환한 햇빛 아래 페이퍼를 쓰고있다. 무슨 얼어죽을 은유처럼, 거짓말같은 비유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바깥은 바람이 간간이 일렁이고 봄날의 맑은 남한강은 유유히 흐르는데 난 지금 더워서 미치겠다. 밀폐된 차안에서 사랑TWO를 이빠이 듣고있자니 콧잔등에 땀이 맺히는 한이 있더라도 이대로 이 강물에 심장이 씻겨내려가게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다.

멀리 산이 보이고 가까이에 날아오르는 새들이 보인다. 산수유가 피어서는 오늘같이 시야가 정신없는 날에는 사진의 배경이 되기엔 자긴 너무 작고 부끄럽다고 한다. 이해한다 너의 마음을. 그리고 나의 마음도 이해하라고 아니 이해할 것임을 난 지금 다짐한다. 힘없는 목소리로 이제 그만 끝내야하지 않겠냐고 말하진 않았지만 이해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난 요즘 돈을 너무 많이 쓰고있다. 쓸 돈도 없는데 돈을 쓰고 있자니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 같은 하늘의 분노가 느껴진다. 사안을 들여다 보자면 어떤 일이든 탕진하고야마는 내 오래된 버릇이 그동안의 인생을 획기적으로 망쳐왔다고 본다. 후회없는 인생을 누군들 피해갈 수 있겠냐만 난 왠지 이 지점에서는 열외가 될 것도 같은데 하, 후회없는 인생이라..아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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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8 07: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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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제발

널 완전히 잊은채 책을 읽고싶다.

하루종일 같은 노래를 들었고 멍한 눈으로 우두커니 서있었고 지금은 완벽하게 피곤하다.

머릿속에 들러붙어 떠나지 않는 널 미워하게 해달라고 끈덕지게 마음을 괴롭히는 집착을 떨쳐버리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아서 이렇게 슬프고 허전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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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종로 익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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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1 0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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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2 14: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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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하지않으면 그때 진정 자신의 중심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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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3 22: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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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6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