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로 꿈꾸는 자유 - 국내여행 편 - 스쿠터 여행가 임태훈의 무모한 여행기
임태훈 글.사진 / 대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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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CT100이다. 한겨울에 떠나는 국내 스쿠터 여행이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사진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에 내놓는 여행기가 이렇게 온통 주관적 사진들로 채워져도 되는지, 이토록 주관적으로 나아가는 코멘트의 질과 방향을 한 점 의심없이 확고하게 주관적으로 나아가도 되는지, 그리하여 그런 게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산물이 분명하다. 애마인 건 알겠지만 CT100에 대한 과한 애정으로인해 중첩된 샷이 너무 많아 가히 바이크 카달로그라고 불러도 저자에게 미안해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으아, 스쿠터 스쿠터 스쿠터.... 스쿠터 스쿠터 스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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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5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5 0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계는 넓고, 스쿠터는 발악한다
임태훈 지음 / 대원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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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대라면 A4 10장은 채울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결정적 이유가 있다면, 이민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김민정 때문일 수도 있겠다. 인류의 문명 중에 가장 확기적 견인차가 된 바퀴에 대한 관심은 정작 없다. 굴렁쇠를 굴려봤는데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던 기억이 너무 비굴하게 남아있어서 그 후로 바퀴에 대한 관심은 끊어버렸다.  

 

스쿠터의 용량을 사랑한다. 타 본 적 없지만 그 소음 또한 사랑한다. 진동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서 말이 필요없겠지만, 난 오토바이의 승차감에서 진동이 차지하는 부분이 어느 정도인지 일찌감치, 그것도 딱 한번 경험했기 때문에 그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남자(외삼촌)의 등에 붙어서 옷을 움켜잡아야만 했던 막대한 생존본능과 처음 느껴보는 야릇한 진동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스쿠터로 유라시아 횡단을 감행한 스물셋의 젊음 앞에 난 절대로 경의를 표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은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그만큼 소박하고 겸손하다. 임태훈의 언어습득능력(영어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중국어 능력자)과 자칭 살인미소와 건장한 체구와 두둑한 배짱이 '나에겐 없지만'(써놓고도 우습네) 다른 거 다 떠나서 스쿠터는 가능하지 않겠냐는 무지막지한 전망을 점쳐본다. 조심스레 점쳐볼려고 했는데, 조심스럽고 자시고 하다간 인생 종칠 게 분명하다. 인생 길지 않다는 생각을 요즘 부쩍 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제발 길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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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교양 (양장, 특별판)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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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채사장이 끝가지 독신이길 바란다. 악담이 아니다. 세상을 위해, 우리 시대의 방황하는 영혼들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이 무슨 대단히 어마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여기 또 한명의 사랑스러운 천재가 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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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31 1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민의 교양 제가 읽었던 것과는 표지가 달라요. 요즘 특별판으로 표지가 나오는 것들 많은가봐요.
컨디션님 좋은하루되세요.^^

컨디션 2017-02-01 00:30   좋아요 1 | URL
제가 읽은 게 특별판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는데 도서관 책이거든요. 도서관측에서 원 겉표지를 벗겨냈는지 지금 보이는 건 그냥 누런 겉장이예요. 삼베 느낌도 나구요.^^ 근데 2016. 6.3. 40쇄인 걸 보니 특별판 같기도 하고. 암튼 뭐 우야둥둥.ㅎㅎ 서니데이님도 굿잠 하시길요.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 너머의 역사담론 1
오항녕 지음 / 너머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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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두 시간에 걸쳐 이 책의 리뷰를 썼지만, 차마 공개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 책의 리뷰 첫줄을 시작하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냐마는, 어쨌든 상황이 요상하게 꼬여버렸다는 것. 차마 공개할 수 없게 된 이유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자면, 사공도 없는 배가 산으로 갔기 때문이다. 배가 산으로 갔다는 것은 명백한 패배다. 원래 의도했던 방향을 벗어난 글은 여러가지 이유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있을 것만 같았던 의도가 알고 봤더니 아예 없었거나, 있지도 않은 의식을 붙잡느라 힘을 너무 뺐거나, 그냥 불안 그 자체였거나.


100자평 몇 줄로 끝내기엔 아쉬워서 리뷰에 손을 댔건만, 결국 이도저도 아닌 혼자만의 길고 긴 분탕질로 끝나버린 저 차마 공개할 수 없는 리뷰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100자평 아닌 100자평으로 이제 이 책의 리뷰를 끝내야겠다.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위험한 시도에 일단 박수를 보내고, 책이 책으로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 있다면 어쩌면 이 책이 의도하고 꿈꾼 방식에(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차마 공개하지 못하는 리뷰에서 이미 다 썼기 때문에 당연히 말할 수 없다고 밖에는)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관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학습이 되어 있지만 학습은 학습일 뿐. 주체적 자아로서 어느 누구든, 지향해야 할 뚜렷한 세계관 없이는 글쎄 존중?  존중 따위 엿이나 먹으라고 해, 라고 걷어찰 수 있는 용기보다 우선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어떤 존중도 의미있는 것이 되려면(적어도 쓰레기 취급은 받지 않으려면) 먼저 알아서 해보는 것이다. 스스로는 적어도 쓰레기가 아니라고 자부했던 마음을 홀로 일으켜 세워 쓰레기 취급해보는 것. 그때 비로소 쓰레기가 안되는 방법을 조금을 알게 될 것이라고 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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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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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덤하게 출발하였고 중간에 길을 잃듯 흥미를 잃었지만 후반부에서 완전히 의식을 놓아버렸다. 엉엉 울지 못한 건 너무 늦은 밤이었고,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36세의 젊은 의사가 폐암진단을 받았고, 이제 그의 투병기록이 시작된다. 살겠다는 일념의 사투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불치의 목숨을 어떻게 의미있는 시간으로 채울 것인가에 대한 기록이다. 생존의지는 당연한 본능이지만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죽음의 의식을 맞이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못다한 꿈을 제단에 바치기로 한다. 의사(신경외과)로서의 성취감과 소명의식을 바로 눈앞에 두고있는 그에게 인생 전체의 그림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되었을 때 마지막으로 붙잡은 것은 오직 하나. 그에게는 아직 시작도 못한 꿈이 있었다. 그는 고통스런 병마와 싸우면서도 기록하고 또 기록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기도하고 그를 배려하고 보살핀다. 그는 죽음 앞에 당면한 자로서 절대고독을 만났지만 아무도 그를 외롭게 두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만 남아있었다. 문학을 향한 못다한 꿈이 있었고 그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그의 꿈이 미완에 그치는 것에 대해 이 세상의 잣대가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 것만큼 폭력적인 것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성실하고 매우 진솔한 사람이고 의사라는 직업의 소명의식과 도덕률을 지녔으며 따뜻한 세계관에 부응하는 문학적 소양까지 갖춘, 흠 잡을 데 없는 젊은 인재였다. 그의 삶이 온통 의미있는 날들로 꽉 채워진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는 죽음 앞에 발버둥치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겨우 울음을 그치고 이불 숙으로 들어가 누웠다. 배개닛이 젖는 것을 들킬까봐 잠든 그를 깨우지 않고도 그를 껴안을 수 있을 만큼의 힘을 주어 그를 안아보았다. 그가 돌아누워 내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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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25 0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읽었는데, 좋은 사람이었는데 먼저 갔다는 생각 들었어요. 그리고 공감할 부분도 많았고요.

컨디션 2017-01-26 09:26   좋아요 1 | URL
네, 젊은 나이에 한창 뭔가를 해볼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구요. 게다가 훌륭한 인재였구요. 세상엔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고 죽어가는 그들의 인생을 기억해주는 사회가 사실은 더 아름답고 좋은 세상인데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아도 이 세상은 굴러가니까 참 얄궂죠.

서니데이 2017-01-26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컨디션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컨디션 2017-01-27 19:17   좋아요 1 | URL
설연휴가 시작되었네요. 서니데이님도 연휴 즐겁게 보내시구요,

올 한해도, 밝게 맑게 따뜻하게 빛나는 서니데이로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