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뜨기 마을 - 전태일 50주기 기념 안재성 소설집
안재성 지음 / 목선재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달뜨기 마을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이해서  안재성 작가의 작품들을 엮은 책이다.
2년간 시사월간지<시대>에 연재된 작품들로써 민중들의 삶과 투쟁을 다룬 단편소설들로 이뤄졌다.
이 책은 힘이 없어서, 배움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사회로부터 역사로부터 대우받지 못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20세기 초반 식민지시대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 속 약자들의 삶이 실제 어떠했는지를 소설화하였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모두 실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쓴 글이라고 한다. 
실제임에도 불구하고.. 믿어지지 않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깨달아야 할 것인가?
우리는 현실에서 소설같은 비현실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본인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약자가 없는 사회가 되게끔 모두가 관심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예능 프로의 게임중 흔히 쓰는 말에 "나만 아니면 되~~"라는 자막이 간혹 보일때가 있다.
"나만 아니면 되~" 라는 식의 논리가 확대될수록 약자들은 더더욱 설 곳을 잃게 된다.
나의 삶이 소중하듯, 그 누구나의 삶도 존중받고 소중해야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가방끈이 길어야 사람대접을 받더라" -본문 57쪽-
가방끈이 길어야 대접받는 사회~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사회' 라는 어느 개그맨의 절규가 연상된다.

"농사는 천하의 근본이요, 농민은 천하의 주인이오. 농사일은 힘들지만 부끄러워해서는 안 되오.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과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사람들이오."
-본문 75쪽-
노동의 고귀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다.
희고 고운 손의 미학적인 고귀함보다.. 평생을 흙과 노동으로 단단해진 거칠한 손이 주는 삶의 고귀함이 제대로 인정받는 사회.
그런 사회를 꿈꿔본다... 그런 사회는 참 단순하겠지? 거칠지만 꾸밈없고, 힘든만큼 얻어지는 수확물이 생겨서 그 힘듦을 탓하지 않는 그런 사회..
단순한 만큼 복잡한 문제들은 덜 생기지 않을까?

"이길 줄 알면서 싸우는 건 용기가 아니지. 이길 수 없는 싸움인 줄 알면서도 모두들 나선 거야.
수많은 민란들과 동학난, 삼일운동도 그렇게 일어난 거 아니야?
이길 수 없음을 알면서도 불의한 권력 앞에 목숨 던져 싸우는 것, 그게 바로 인간의 위대함이라고 나는 믿어" -본문 153쪽-

투쟁을 몸소 보여준 용기있는 민중의 힘으로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었으리라....
민중의 저항이 주는 위대함을 잘 표현한 부분.

"아줌마! 이 회사가 내가 운영하지 아줌마가 운영해? 도장 찍기 싫으면 나가!
늙은 여자들 일 시켜주니 고마운 줄 알아야지! "
"사장님 이 회사에 들어와서 5년, 10년 일하다가 나이가 들었는데, 이제 와서 늙은 여자들이라뇨?"
 -본문 260쪽-
늙은 여자라고 불리는 상황에 발끈하며 되받은 말이 사이다~다.
늙은 여자라뇨~~~~~!!!! 이 회사에서 일하면서 세월 다 지나고 나이들었는데~!!! 
글인데도 주인공의 뜨거운 저항이 느껴진다.
 
"지금 또 쟁의를 시작하자는 겁니까? 이만큼 사정했으면 됐지, 내 말이 그렇게 이해가 안 됩니까?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갑니까? 초등학교는 나왔어요?
귓구멍이 막힌 겁니까, 머리가 부족합니까, 그렇게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저능아들 아닙니까?"
지금도 현실에서 이런 사장들의 막말을 들으며 회사를 다니는 누군가의 남편, 부인, 아들, 딸, 아버지, 어머니가 있다...
소설이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회사 한번도 안다녀본 사람이시거나..아직까지 운이 좋으셨거나...
대한민국 회사에 이런 사장 혹은 이런 상사는 무조건 한명은 꼭~~~있다~! 에 내 무엇을 걸지 않아도
안타깝게도 이건 백프로 현실세계 이야기다.


"청와대에 진정을 하니 다시 인권위원회로 내려보냈다. 다들 뜨거운 감자 돌리기를 하듯, 자기네 소관이 아니니 다른 부서로 가져가라는 소리만 했다.
그리고 더 이상 법적인 방법이 없으니 자기네한테는 오지 말라고 했다."-본문 276쪽- 
중립을 지키고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 같던 공권력이 오히려 더 싸늘하게 대할 때...
그 싸늘함은 더욱 지치게 한다...
공적인 곳의 공적인 답답함을 느껴본 분은 이 글에 매우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은 살아 숨쉬는 모든 것들의 살아가는 일련의 과정들이다.
나의 삶도, 너의 삶도, 그리고 우리 모두의 삶이 존중받고 아름답기를... 
조금이라도 더 배우고 더 갖고 더 힘있는 사람들이 깨어나야 한다.
의식있는 생각으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움직일 때
이 사회는 건강해질 수 있고 그 건강한 사회에서,
본인도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다 읽은 뒤 이 글을 쓰면서도
다시 한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식을 단단히 하고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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