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이스 문학동네 플레이
이수안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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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는 책의 첫 대목을 읽는 순간, 한국 작품이 맞는지 확인하게 되는 첫인상으로 시작하게 된 책입니다. 레이스 소재, 그리고 미스터리라는 장르. 한국은 세계적인 인기 레이싱인 F1조차도 별 인지도가 없을 정도로 자동차 레이스에 대한 관심이 적고, 레이싱을 소재로 한 작품을 찾기 힘듭니다.


그리고 미스터리 작품도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전무한 수준입니다. 한국에서는 한국 작가가 쓴 추리소설이 인기를 끈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고, 그 다음에는 현대 한국이 과연 미스터리한 사건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것입니다. 도처에 CCTV가 깔려 있고, 전국 어디서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으며, 모든 국민이 주민등록증과 함께 지문을 찍고, 주민등록증으로 한국인의 거주지 등을 언제든지 어디서건 확인할 수 있는 나라. 사는 입장에서 치안이 좋다는 장점은 있지만, 과연 이렇게 치안이 좋고 관련 시스템이 촘촘한 곳에서, 긴박한 미스터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블랙 아이스는 그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책입니다. CCTV 등 한국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을 구상하기 힘들 것이라고 여겨지던 요소를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는 등의 전개가 나오기도 하고, 처음에는 뭔가 좀 미심쩍은 사건 정도로만 여겨지던 것이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는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합니다. 또한 미스터리 사건에 대한 실마리나 단서 등도 자연스러우면서도 흥미로운 구성으로 배치되어 있는 점 또한 좋습니다. 무엇보다 사건의 진상과 결말이 인상적이었고, 강렬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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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에서 만난 사람들 - 모든 사람은 한 편의 드라마다
이언주 지음 / 비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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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에서 만난 사람들은 인기 프로그램인 유퀴즈에 출연한 여러 인물들과, 그 인물들과 유퀴즈를 촬영했던 것을 비롯해 여러 다양한 경험 내지 추억 같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에세이입니다. 유퀴즈를 재미있게 보거나 유퀴즈에 출연했던 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울 책이자, 유퀴즈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 없는 사람도 이 책 속 에세이만의 독특하고 생생한 재미 속에 빠져들게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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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파라다이스 1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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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파라다이스 1권의 구성을 간단하게 정리해서 이야기하자면, 중편 두 편이 실려 있는 모음집 같은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주인공이 다른 두 편의 이야기가 단순히 같이 묶여 있는 것 이상의 깊은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인 워싱턴 스퀘어와 그 다음 이야기인 리포-와오-네헬레는 언뜻 보면 각각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두 이야기의 주인공을 고통스럽고 고뇌하며 비극적으로 만드는 원인은 다름아닌 그들이 살아가는 사회와 그 사회의 사고방식인 것입니다. 설정상 이 책 속의 이야기는 전염병 펜데믹 이후 디스토피아에 가깝게 변화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회적인 비극이지만, 펜데믹 같은 사건이 없었다면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 책 속 암울한 디스토피아 세계는 얼토당토않은 어두운 요소를 다짜고짜 도입한 사회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대놓고 말하지는 못할지언정 막연하게 속시원하고 통쾌하게 여겼을 요소를 극대화시킨 사회에 훨씬 가깝기 때문입니다.


언뜻 보면 투 파라다이스 1권의 두 주인공과 그들의 이야기는 설정상 21세기 후반이 등장하는 미래라는 배경에는 어색할 정도로 고전적이고 옛스러운 옛날 느낌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과거 이야기가 꽤 비중 높게 등장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될 정도로 그런 느낌이 강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첫번째 이야기는 유럽에는 신분제 의식이 아직 강하게 남아 있던 시절 미국에서 집필된 고전 소설을 기본 뼈대로 삼았고, 두번째 이야기는 아예 미국에 합병되면서 멸망한 옛 하와이 왕국 왕실의 후손이 주인공입니다. 아무래도 최첨단 기술 및 장치가 넘쳐나는 미래 세계, 과거의 유산을 단절한 디스토피아 세계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막상 이 작품 속에서, 부유한 집안의 상속녀의 유산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옛 고전소설과 망한 왕실의 후손이라는 것을 기본 전개 얼개로 삼은 두 이야기는 디스토피아 미래 모습과 독특한 인상을 남기면서 서로 맞물리며 이채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투 파라다이스에서 묘사된 미래 세계의 디스토피아는 그런 사회가 미래에는 정말로 나타날 수 있을 법하게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고 입체적이며 실감나는 묘사를 보여주며, 무엇보다 그런 곳에서 옛 소재에서 따 온 등장인물들의 드라마는 더욱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투 파라다이스 1권에서는 두 이야기에 걸쳐 여러 세부적인 사건이 등장하는데, 그 사건은 개별적으로도 흥미진진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기지만, 여러 이야기가 종합적으로 연결되고 입체적으로 구축되면서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기는 독특한 구성을 매끄러우면서도 유려하게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의 소재로 미래의 모습을 그려내는 이야기 속에서, 공감되고 인상적이며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기에 더욱 기억에 남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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