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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무 (스페셜 에디션) - 1974년 제1회 만해문학상 수상작품집 창비시선 1
신경림 지음 / 창비 / 197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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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이 수십 년이 지나도록 기억되고 여전히 출간된다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그리고 신경림의 시집 농무는 그 드문 성취를 성공해낸 시집 중 하나이며, 초판이 1975년에 발간된 시집을 여전히 새 책으로 살 수 있는 책인 것입니다. 그리고 농무의 책장을 넘기면 이 시집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기억되고 사랑받는지 금세 이해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농무라는 제목처럼 이 시집에서는 옛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풍경이 다수 묘사되며, 그 중에서도 농무처럼 특별한 농촌의 행사를 그려낼 때에는 흥겨움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옛스러움과 토속적인 느낌이 정겨움, 반가움, 친숙함 등 여러 감정과 함께 특별한 풍경을 시로 그려내고 있는 듯하 느낌입니다.


그리고 농촌을 묘사한 시 외에도 일상에서 흔히 겪을 법한 이야기 등도 여럿 소재로 등장하는데, 그 시들도 역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풍경을 특별한 감정이 깃들인 한 장면처럼 묘사하는 듯한 시는 깊은 여운이 감도는 듯합니다. 인상적이고 여운을 남기는 시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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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인은 고양이다 1 - 고양이 신의 부활 지구의 주인은 고양이다 1
송도수 지음, 서정 엔터테인먼트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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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인은 고양이다 1권은 사랑스러운 고양이 캐릭터를 중심으로, 고양이의 귀여움과 함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언가 숨겨진 꿍꿍이나 비밀 같은 것이 있는 고양이처럼 등장하다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더없이 사랑스러운 고양이 캐릭터가 되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만화로서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전개되고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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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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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은 디아스포라 단편들을 묶은 단편집같은 책입니다. 좁은 의미의 디아스포라만 생각했다면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을 읽고 좀 당혹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쟁 같은 사건이 직접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런 큰 사건 때문에 사람들이 졸지에 고향이나 고국을 떠나서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전쟁에서 패배했다는 등의 이유로 단체로 포로로 낯선 곳으로 끌려가는 이야기는 더더욱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주인공 격인 인물들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디아스포라는 넓은 의미에서는 고향이나 고향처럼 기댈 곳을 잃거나, 그런 곳이 아예 없어서 정처 없이 떠돈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며, 이 책 속의 이야기는 그 넓은 의미의 디아스포라에 잘 들어맞는 내용들이 하나씩 전개됩니다. 역설적인 것은 이 책 속의 인물들에게는 사전적인 의미의 고향이나 고국은 있는데, 바로 그 때문에 하나같이 정서적으로 마음 붙일 고향 같은 곳이 없다는 것이 더욱 뚜렷하게 부각된다는 것입니다. 그 고향 같은 곳은 크게는 소속감이 있는 고국이라 여기는 나라일 수도 있고, 작게는 집이라고 여기는 장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 속의 이야기에서는 그 여러 가지 의미가 동시에 중첩되어서 나타나기도 하면서, 디아스포라나 다름없는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처지와 입장이 생생한 심리 묘사와 함께 더욱 뚜렷하고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합니다.


벌집과 꿀의 중심 인물들은 디아스포라나 다름없는 기분을 느끼게 되거나, 아예 주변 인물들이 좁은 의미의 디아스포라에 속하는 경우 등의 여러 상황을 겪게 됩니다. 특히 고려인 이야기에서 그런 점은 강렬한 인상과 함께 유난히 뚜렷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중심 인물들 중 당사자가 직접 끌려가서 졸지에 고려인이 된 1세대는 전무하지만, 그런 고려인 거주지에서 활동하라고 갑자기 배정받은 장교나, 그런 고려인을 부모로 둔 자녀 등의 인물은 있는 것입니다. 그 사람들에게 과연 직접 끌려간 고려인 1세대는 아니니 고려인 디아스포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말을 덜컥 할 수 있을까요? 그 모든 것을 겪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직접 들을 수 있고, 그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때로는 가족 친지이기도 한 상황인데 말입니다.


벌집과 꿀의 단편 속의 디아스포라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한국 역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사례들입니다. 이 책의 이야기 자체는 픽션이지만, 그런 상황은 실제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었으며, 그런 상황을 겪게 된 사람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심정에서 얼마나 떠밀리는 기분을 느끼면서 정처 없이 마냥 떠도는 처지라고 느끼게 되었을지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입체적이면서도 생생한 심리 묘사와 함께, 어느새 비단 몇몇 기구한 운명의 인물들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독자들도 울고 웃고 괴로워하며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디아스포라는 직접 고향에서 끌려가듯이 떠나야만 했던 당사자뿐만 아니라 자녀를 비롯한 주변인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이자, 부평초같다는 표현조차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로 처절하기 그지없는 이야기라는 것과 함께 말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강렬한 인상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기며, 디아스포라가 여전이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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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2 : 인간 삶의 연약함) - 전3권 - 바람이 분다, 가라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내 여자의 열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을 읽는 한 해 2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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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읽는 한 해 세트 중 두 번째 주제, 인간 삶의 연약함이라는 주제로 묶인 세 권의 책을 만날 수 있는 세트입니다. 바람이 분다, 가라.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그리고 내 여자의 열매. 세 권의 책은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보다 개인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소설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사회나 나라와 별 상관도 없을 스케일의 일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작은 스케일이 이야기이기 때문에, 동시에 당사자 개인에게는 얼마나 큰 일이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뚜렷하게 더욱 부각되는 느낌이 됩니다.


이 세 권의 책은 고통 3부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세 권의 책을 한 권씩 읽으면 어느새 그렇게 불리는 것에 공감하게 됩니다. 사람이 겪는 고통, 사람이어서 겪는 고통, 그리고 사람으로서 어떤 고통을 어떻게 겪어서 다른 사건으로 커지면 이번에는 또 어떤 고통이 찾아오는지. 철저하게 개인 차원에서 일어난 사건들이어서 큰 영향을 주거나 무언가 큰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그래서 어쩌면 어떤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일어난 일쯤으로만 여겨지며 이내 잊힐 법한 일들이지만, 그것조차도 당사자에게는 그런 고통스러운 일을 겪었는데 사람들의 관심조차 얻지 못하는 일로 여겨질 지경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고통은 너무나도 심하기에, 때로는 사람들의 관심조차 얻지 못하고 잊히는 것이 일종의 구원처럼 느껴지기도 할 지경입니다.


심지어 처음에는 나름대로 흔하고 일상적인 풍경 모습처럼 시작하면서, 그 고통은 더욱 심하게 부각되는 면도 두드러집니다. 처음에는 흔한 풍경 속 평범한 사람들이었는데, 그 모든 고통이 시작될 때의 사건만 봐도 겉으로는 어쩌다 잠시 한 번쯤 일어날 법한 해프닝 같은 것이었고, 이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잊히게 될 것만 같았는데, 거기에서 무엇인가가 이른바 일상적인 궤도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인 이후, 다시는 그 이전저처럼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처지가 되어버리고야 맙니다.


만약 처음의 그 해프닝 같은 순간 무언가 어긋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면, 혹시 다른 전개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까요? 등장인물들이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까요? 그것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한강의 작품 속에서 한 가지만은 감히 확실하다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에 그 모든 사건이 시작되었을 때보다 그 사건이 점차 진행되면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쳤으니, 조금 더 일찍 알았을 상황보다 나중에 다른 대처를 했을 상황이 훨씬 더 의미 있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한강의 작품 속 고통은 비현실적일 정도의 극단적인 면모와 평범한 사람도 공감할 수 있을 법한 면모가 동시에 나타나는 독특한 면모를 보입니다. 등장인물들이 겪게 되는 사건은 개인에게 일어날 수는 있을 법한 스케일이지만, 너무 극단적이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마치 책을 보기만 하면 모두 이해하는 천재가 갑자기 나타났다는 이야기라도 들은 것과 비슷한 느낌마저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누구나 겪게 될 법한 고민, 갈등, 나아가 고통을 생생하면서도 입체적으로 와닿게 그려내면서, 그것은 그저 비현실적인 느낌을 줄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에서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 힘든 일을 겪게 된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됩니다.


특히 그 고통을 더욱 인상적이면서도 생생하게 만드는 요소는, 등장인물들이 나름대로 선의에서 선행을 베풀려던 것이 그 고통을 더해줄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대놓고 무시하거나 없는 셈 쳤다면 고통이 더 심해지지는 않았을 상황이 종종 나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고통을 겪는 사람을 그저 내버려두면 더 나았을까요? 한강 작품 속에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소설이 진행되면서 어느새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선의조차 없었다면 고통은 더욱 강하고 심해졌을 것이며, 그것만으로도 그 선의는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동시에 그 정도의 선의가 결국 고통을 더욱 뚜렷하게 부각시키는 효과처럼 되어버렸다는 것도 말입니다.


이 세 권의 책에서 일어난 일을 두고, 너무 극단적이니 어차피 현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치부하기는 아주 편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극단적인 상황의 고통은 작위적인 설정이 아니라, 그런 극한 상황에서 어떤 심정이 되는지, 그리고 어째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이 어떤 여운을 남기느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이 세 권의 책은 느끼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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