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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투자강의 ㅣ 코스톨라니 투자총서 3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최병연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코스톨라니는 특이한 위치에 있다. 투자자들을 '가치투자 계'나 '모멘텀 계', '역발상 계' 따위로 나눈다 할 때 코스톨라니는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을 듯 하다. 게다가 활동시기가 20세기 초반부터 시작되어, 펀드매니저들의 시대였던 80년대의 사람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코스톨라니를 피터 린치와 비교하겠는가, 워렌 버핏과 비교하겠는가? 투자대상도 주식에 국한되지 않았으며, 외환과 상품, 파생에 이르기까지 건드리지 않는 투자대상이 없다. 주식투자에 관하여도 PER 등 지표를 말하는 경우는 없고, 시장 심리만을 이따금 언급할 뿐이다.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나 '뻬따 꼼쁠리'가 대표적 사례다. 독특한 투자철학을 지닌 옛날 사람이란 측면에서, 코스톨라니는 내게 제시 리버모어를 상기시킨다. 수차례 파산한 점도 그렇고,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올렸는지 불분명하단 점도 그렇다.
옛 사람인 만큼 단점도 명확한데, 직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책 구성에 체계가 없고 비슷한 말이 반복된다. 번역 탓인지 시종일관 농담하는 듯한 문체도 주의를 흐트러트린다. 은퇴한 노 투자가에게 '할아버지 옛날얘기 해주세요'하면 '그럼 오늘은 1930년대 얘기를 해주마'라며 들려주는 듯 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실전 투자강의'는 코스톨라니 특유의 문체가 상당부분 배제된, 훌륭한 요약서다. 원제는 'kostolany borsenseminar'로, 코스톨라니 증권세미나라는 뜻인 듯 하다. 1999년 사망 직전에 완성된 책으로, 그가 이전에 썼던 책의 주요 내용이 요약되어 있다. 그래서 뻬따 꼼블리, 코스톨라니의 달걀은 여기도 나온다. 저자의 다른 책을 다 읽기보단, 이 책 한 권을 읽기를 권한다.
다만 구체적인 주식 분석법이나 투자법은 안 나오고, 모두 말로써 풀어나간다. 1920년대에 투자를 시작한 베테랑의 주장을 듣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면, '실전 투자강의'는 읽을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