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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예쁜데 자꾸 눈물이 나요 - 임신, 출산으로 찾아온 산후 우울증으로 힘든 당신에게
양정은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슬로디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아마 평생을 기다려왔을지도 모를 부모와 자식의 인연을
드디어 달성하여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아기를 드디어 품에 안았는데 왜 눈물이
먼저 흘렀는지 그 당시에는 저도 전혀 이해를 못했어요.
친정 엄마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 중 하나가 바로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서 나와서 처음으로
집에 와서 온 식구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모두 자리를
비우고 아기와 나 단 둘이 집에 남게 되었을 때였었는데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었답니다.

그 당시에는 저 자신도 임신, 출산으로 찾아온 산후 우울증으로
힘든 것 때문에 이성적으로 스스로 나의 상태를 파악하기도 전에 이미
감정적으로 눈물이 먼저 흘렀었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못했었죠.
솔직히 전 제가 우는 것도 몰랐는데 거울 속에서 아주 작은
신생아를 품에 안고 언제쯤 수유를 해야 하나만을 생각하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눈물보가 터진지라 너무 당황스러웠고
그 당시에는 산후 우울증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몰랐었거든요.
책 속 저자분이 내가 왜 우는지 나도 모르겠어라고 스스로의
감정과 일상을 공개한 글을 읽으면서 아마 많은 엄마들이 격하게
공감하지 않을까 싶은데 산모가 겪는 난리통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조직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음을 직접 경험해봐야 인지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진짜 우리 사회가 주의를 기울일 문제라고 통감하게 만들었죠.

그나마 제가 다행스러웠던 것은 그 아주 짧은 순간 이후로 저는 산모를 홀로
두지 않는 대가족 특유의 수많은 식구들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생각조차 할
여유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혼자 있을 때도 없었기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양육과 산후 조리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불행 줄 다행이었답니다.

만약 저희 서평을 읽고 있는 그대에게 제가 느낀 이런
슬픔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이미 엄습했다면 슬로미디어
출판사의 신간도서 아이는 예쁜데 자꾸 눈물이 나요
책을 읽으면서 난 혼자가 아니고 이 모든 것이 전적으로
내 탓도 아니라는 사실을 함께 공감하셨으면 좋겠네요.
심리 상담가인 저자 본인이 직접 경험했었던 산후 우울증
증상과 전개, 치료 방안과 진행 과정까지 당시의 기록을 통해
산모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심리적 측면에서의 산모 감정 분석까지 수록하여
고통스러웠던 작가 자신의 경험을 서술하고 있어서 지금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는 책이라는 점이 전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했죠.

이 도서 중간 중간에 소개되는 기록 한 장을 읽으면서 힘든
육아를 이겨내시면 좋겠고 함께해봐요 코너는
직접 내가 채워나갈 수 있는 공간이니 글을 쓰면서 마음도
정리하고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기회를 누려보시길...
우리 나라는 특히 육아에 관련된 모든 어려움을 무조건
산모의 탓으로 돌리고 치부하는 아주 나쁜 성향을 타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심하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아무리 개인주의가 팽배한 나라에서도 대한민국만큼
엄마의 희생을 강요하는 나라는 드물다고 생각했었답니다.

하물며 출산을 넘어 육아를 하는데 제대로 된 도움을 주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출산율이 낮다고 가임 가능 여성들을 타박하고
괴롭히는데 출산 후 산후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경험하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배려를 할리가 없는 우리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스로 실질적인 치유 방향을 탐색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했었는데 제가 첫 출산 했을 때 이 도서가 만약
출간되어 있었다면 진짜 큰 도움을 받았을 것 같아요.
이렇게나 사회적인 인식은 부족하다는 점을 이미 산모들이
인지하고 있다면 오히려 감정적인 상처를 덜 받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임신, 출산, 육아로 내 삶의 모든 것이 달라진 것을
느끼고 낯선 나날들의 연속임을 공감받을 수 있는 책이라서
산후 우울증을 전혀 대비하지 못한 채 맞이하여 상처 받은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위로와 격려의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