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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진짜 목격담 ㅣ 라면소설 1
김혜진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평점 :
뜨인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가짜 진짜 목격담 작품 속 재영의 하얀 거짓말 의도와 다르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문득 궁금해하는 아이들과 함께 여러 가지 색상별 거짓말을
조사해 보았는데 거짓말도 컬러별로 제각각 모두 다른 의미를 갖고 있었으며
마치 꽃말처럼 색색별로 다른 뜻도 갖고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하얀 거짓말은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대조적으로 까만 거짓말은 위증이나 범죄를 은닉하기 위한
범죄자들의 거짓말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하얀 거짓말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용인되는 거짓말인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아무리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여도 정도가 과하면
과유불급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 바로
이번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데 우리 아이들도 나쁜 의도는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로 이렇게 된 재영이가 어떤 마무리를
하면서 사태가 해결될지 궁금해하며 읽기 시작했죠.

문득 아이들도 호기심이 생겼는지 온 집안 식구들에게 하얀 거짓말을
솔직히 해본적 있는지 질문하고 다니기 시작하던데 아직
어린 애들의 입장에서는 하얀 거짓말을 도대체 왜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질문하는 것이기는 하겠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하얀 거짓말을 하는 직장 생활과 며느리 역할을 하는 저를
모두 다 고백할 순 없었지만 생존을 위해 하고 있다고는 대답했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하얀 거짓말을 하면서 일상을 영위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함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이들이
사회 생활을 하고 이런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가 되면 지혜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었고 그런 이유로 이 작품의 내용이 반가웠답니다.

구구절절 부모 세대가 처세를 위한 하얀 거짓말에 대해서
언급하면 잔소리가 되지만 이런 생동감 넘치는 소설 작품으로
접하게 되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간접 경험을 통해 삶의
지혜를 스스로 쌓아갈 수 있지 않을까해서 탁월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엄선하는데 청소년 소설 시리즈를 발견하게 되어 기뻐요.
뜨인돌 출판사 청소년 소설 시리즈 라면소설 신간도서
가짜 진짜 목격담 책은 만약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을
만날 수 있어서 글자수와 두께에 민감한 10대들이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시리즈물이라고 생각했죠.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의 의견은 극단으로 갈라졌는데
과연 선한 영향력이 있을 것 같은 이야기를 가짜로 지어내서 익명 게시판에
올리는 취미가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서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자매는 격렬하게 논쟁을 벌였고 판단은 각자 내리기로 결정했답니다.
전 옳고 그르냐의 문제 보다는 이런 소설 속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판단과 생각 그리고 고민해볼 수 있는 여지에 대한 영역이
독서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서 이번 라면소설 신작이 정말 마음에
들었고 하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전형적인 나쁜 의미의 거짓말쟁이
그렇게만 판단 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한 것 같아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저 역시도 하얀 거짓말이 진짜 필요한건가라는
고민도 처음 해보게 되었고 세상 모든 일이 차곡차곡 적재되는 것처럼
학교 교지 편집부 일원인 재영이 그동안 해왔던 하얀 거짓말들의
실체가 세상에는 영원한 비밀이 없는것처럼 서서히 드러나면서 위기감은
더욱 더 고조되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사태를 어찌 해야해야 할런지...
아이들은 재영만큼이나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덮어 두면 일단
당장은 넘어갈 수 있다고만 생각하고 억지로 참고 살아왔던
피해자 겸 가해자인 소녀의 아픔에 더욱 공감했는데 양심의 가책과
슬픔 그리고 용서 받기 위해 잔혹한 진실을 파헤쳐야 했던
영혼을 보며 이건 아니다라는 느낌이 들면 마음 속으로 지금 당장
멈춰!라는 문장을 기억하겠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애들이 직접 이런 경험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기나긴 인생에서
예측 불허의 삶 속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이런 의도치 않은 불합리한
상황이 생긴다고 하여도 용기 내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일종의 간접 경험 그리고 가보지 않은 길의 후회를 미리보기 한 거라고
생각하니 책 읽기가 가지는 특장점을 다시금 느끼게 된 것 같아 기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