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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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작가분의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신작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쩐지 우리 주변에 한 명쯤은

존재할 것 같은 친근한 사연과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단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셔-닐 손수건은 어쩌면 미지의

존재였기 때문에 더욱 더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것 같은데 같이

등장하는 포크파이 해트 역시도 정체를 알 수 없었답니다.



발음만으로는 매우 우아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셔닐은 프랑스어로

송충이를 뜻하는 말이라고 하니 벌레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질겁을 할 수도 있었을 그런 대상이었지만 전혀 몰랐기 때문에 일종에

오해를 하면서 그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요?


이름만으로는 어쩐지 로맨틱하고 앤티크할 것만 같았던

멜론 품종 역시도 멜론이라는 과일이 가진 이국적인 느낌과

함께 일종의 환상을 가졌지만 캔털루프는 예상을 깨버렸죠.​

물론 원서의 제목만 보아도 오해할만했던 것이 黃肉이라는

표현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멜론의 색과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초록빛

멜론은 속살도 연두색에 가까운 컬러였음을 다시금 떠올렸네요.

 

 

물론 원서의 제목만 보아도 오해할만했던 것이 黃肉이라는

표현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멜론의 색과 비슷하지

않을까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초록빛

멜론은 속살도 연두색에 가까운 컬러였음을 다시금 떠올렸네요.


게다가 한국어판의 표지와 색감은 더욱 더 싱그러운 느낌의

멜론을 잘 살렸다고 생각했는데 에쿠니 가오리 작가님 필체 자체가

청량하면서도 깔끔한 묘사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싱크로율이 굿!​

소담출판사 신간도서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도서도 진짜

소장각이 나올 정도로 이쁜데 거기에다가 초판 한정으로

증정되는 초판 한정 다이어리 색감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더라구요.

저의 학창 시절 친구들과의 만남처럼 일 년에 몇 번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만나면 매일 만난 것 같은 편안함과 친숙함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이 즐겁고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아서 그런지 작품 속에서

다시 뭉친 쓰리 걸스의 수다가 동창들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그런지 그들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았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동감마저 전달 받아서 그런지 언제라도 읽고 싶은 이야기였답니다.

친구들과 저도 대학교 졸업 이후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았지만

지금도 각자 동떨어진 지역에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정기적으로 만나며 인연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작품 속 쓰리 걸스 그녀들 역시도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그런 공감대의 형성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친밀한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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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생각 큐레이션 - 문학에서 길어 올린 삶을 위한 지혜와 방패
강가희 지음 / 책밥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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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밥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것이 바로 시간이라는

문장을 본적 있는데 확실히 그런 것 같다고 실감하게 된

시기라면 아마도 나이 서른 즈음이 아니었나 싶네요.​

하지만 인생 어느 정도 살아 보고 돌아 보면 서른이 얼마나

풋풋한 시절인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의하실테지만 정작

수많은 이들은 서른이 되기도 전부터 이미 좌절부터 합니다;



책밥 출판사의 신간 도서 어른을 위한 생각 큐레이션 책은

그런 서른의 시기를 넘어 불혹인 마흔의 나이에 늘어난 염려를 주된

주제로 하여 명성 자자한 전 세계 작가의 40대를 조명하고 있어요.​

엄청난 업적을 남긴 대문호라고 하여도 요절하지 않은 이상

불혹이라는 마흔을 건너 뛸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시간은 모든 인간들에게 공평한 것이 맞는 구나 수긍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평범한 우리들과 사뭇 달랐을지도 모를 그들의

40대는 어떤 모습이었고 그들이 성공적이었든 아니면

실패로 고통스러웠던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와 교훈은 매우

당연하게 존재함을 이해하게 되는 수많은 사연이 등장해요.​

그리고 그와 동시에 대표작과 이름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그들이

의외로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고통 받았는지 이해하니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이 최악은 아닐지 모른다는 기묘한 위로를

받기도 했는데 예술가의 평생이라는 것은 평범한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너무나 극단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자기 안에 있는 것들을 모두 완벽하게 표현하고 싶다는

바램을 구현한 삶을 원했지만 현실 속에서는 각자의 사정에

따른 개별적인 시련 속에 살았던 비극적인 이야기가 가득해서 책을

읽다 보면 이런 고통을 이겨내고 명작이 탄생했구나 싶더군요.​

하지만 그런 척박한 상황과 현실 속에서도 수작은 남길 수 있었던

그들의 능력을 생각해보면 지금도 작가로 높은 칭송을 받는 것이 진짜

이유가 있단 생각도 들어서 스물 한개의 문학 작품과 작가들의 이야기가

특별하게 다가왔고 한 편씩 읽는 것에 부담도 적어서 좋았답니다.


박물관을 갔을 때 큐레이터분의 설명을 듣는 것을 선호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나만의 취향을 분석해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하여 독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추천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매우 적절해요.

제가 원하는 내면과 인문학적 가치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고

삶을 위한 지혜에 많은 가치를 부여해서 소개하고 있는 책으로 세계 명작 문학 속

내용 중에서 필요한 부분을 쏙쏙 핵심만 선별해 수록했으며 최적의 형태로

재구성되어 있어서 그런지 부담없이 읽고 필요한 것을 취사선택할 수 있었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뭐든 척척 해낼 수 있고 불안감 따위는 아예

느끼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제가 직면한 성년의 날 이후의 삶을 보면

더욱 더 자존감이 무너지고 실패가 두려워지고만 있어서 그런지 이럴 때마다

이 도서의 차례 목차를 한 눈에 보면서 지금 내가 필요한 지혜에 적합한 부분을

위로 관계 사랑 꿈 성취 자존감 외로움 갈등 슬픔 등등에서 찾아 읽곤 하는데

나를 버티게 해주는 어떤 것이 필요한 순간이면 함께 하고 싶어지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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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인생에 답하다 - 고전에서 건져올린 삶의 지혜
한민 지음 / 청년정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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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짧은 한 줄의 명언이나 사자성어가 함축하고 있는

깊은 지혜와 넓은 지적 배경을 품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저는 포켓북처럼 들고 다니면서

선구자들의 경구를 읽는 취미가 있는데

이번 겨울은 공자라는 인물을 탐독중이랍니다.​

사실 대한민국 여자들의 입장에서 공자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인물일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그 모든 것은 잘못된 방식으로 조선에 적용했던 우리

조상들의 적용 방법의 문제이지 실제로 제사나

조상 존중 행사의 근본은 공자가 아닐지도 모르죠.



정작 우리들이 알아야 하고 따라야 했었던 공자의 삶의 지혜나

중요한 포인트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엉뚱한

허례 허식과 형식만 끌고 와서 지금까지도 강요하니 가정 파탄과

분란의 원인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보면 황당합니다.​

이제는 좀 더 정확하게 공자라는 인물의 사상과 핵심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청년정신 출판사의 신간도서

공자가 인생에 답하다 책을 보는 순간 가능하겠다 생각이 들었죠.


나이를 먹으면 성숙하고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지만 오히려

가면 갈수록 더욱 더 흔들리는 것 같고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혹시나 아집은 아닐까 기성 세대의 추태들을 보면서 반면교사

할 필요성을 극심하게 느끼는 지금 전 좋은 멘토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평범한 사람인 제가 고전과 인문학 전문가도 아닌지라

원서를 읽는다고 하여도 그것은 활자를 독음하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동양 고전의 에센스를 시대에 맞도록 해석하고

간결하게 제시하고 최대한 쉬운 내용으로 가려 뽑은 삶의 지혜가 담긴 글은

항상 곁에 두고 가방 속 책 한 권으로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었죠.


삶의 방향성을 갖고 싶거나 심란할 때마다 수시로 읽어 둔 좋은 좌우명과

같은 함축적 인생의 지혜는 위태로운 순간 나를 지탱시켜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공자는 나의 인생에 어떻게 답해줄지가 궁금했어요.​

게다가 아주 오랜 과거의 인물로만 공자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저자분의

현대적인 해석과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이 적절하게 결합되어 좀 더 실용적으로

다가온다는 점도 지금 현재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잘 맞는다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이 올바르다고 생각은 했지만 다들

꼼수를 부리는데 나만 바보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항상 손해 본다는

느낌으로 살아 왔었던 제가 이 책 덕분에 조금 위로 받는 시간이었어요.​

아마 제가 공자가 논어 위정 편에서 시경에 실린 시들을 요양해서

평하고 있는 제 4장의 사무사를 읽는다고 하여도

이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해서 의미 없이

스쳐지나갔을지도 모르나 작가님의 해석 덕분에

퇴계 이황 선생님도 율곡 이이 선생님께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삿됨이 없는 바른 마음의 가치를 환기할 수 있었답니다.


항상 져주고만 사는 바보 같은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지금은 최소한 그런 인생의 발자취가 가슴에 품고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으며 어리석은 것이 아닌 올바름이었음을 인정 받은 느낌이었죠.​

몇 달 전 우리 아이들이 저에게 왜 엄마는 그렇게 당하고만 사느냐고

저에게 안타까움을 표한 적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냥 자책만

했었던 제가 이제는 적어도 부족한 것 같았지만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속이거나 양심있게 잘 살아왔었음을 자신있게 말해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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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읽는 재클린의 가르침 - 다시 태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지적인 대화
임하연 지음 / 블레어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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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라는 인물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그녀와 제가 같은 하늘 아래 살아 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렇다보니 전 생애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다만 아쉬운 점은 동시대를 살았으나 제가 너무 어려서

그녀를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는데 그 때를 기점으로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저에게 그녀는 최고의

영부인으로 남아 변함없이 반짝이는 인물 중 하나랍니다.


제가 접했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일화와 간단한 인터뷰

정도로는 그녀를 많이 알기 힘들다고 생각했었고

무엇보다도 그녀가 화제가 된 것은 아름답고 우아한 패션과

스타일링 그리고 화려한 삶을 살았던 외적 모습이 더 많았었죠.​

그래서 기회가 되면 좀 더 차분하게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그녀의

내면을 만나보고 싶었고 오래 전에 재키의 자서전을 읽어볼 기회가 있어

보면서 지적이면서도 강력한 리더쉽의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자서전 내용은 거의 대부분이 어린 시절의 성장 과정 그리고

파란만장한 그녀의 삶에 조명되어 있어서 만나는 사람마다

매료시킬 정도로 확고했다는 대화술이 어떤 모습일지는 간략한

인터뷰 정도로는 실감하기 힘들어서 다소 아쉬움은 남아 있었답니다.

블레어하우스 출판사의 신가도서 서른에 읽는 재클린의 가르침 책은

제가 엿보고 싶었던 지적인 대화의 완벽한 미장센을 연출하고 있었는데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아니, 서른이라는 복잡 미묘한 나이를 다시 직면하게

된다고 가정한다면 재키의 조언 속 삶의 지혜와 태도를 갖추고 싶어요.​

저는 삶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 같은 서른이라는 나이에 롤모델과 직접

교류할 수도 없었고 소위 멘토조차도 갖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방황을 했었는데 만약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이

서른 즈음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 당시에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는데 지금에 이르러 보니 서른은

매우 젊은 나이였고 어찌 보면 우리들의 현재는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젊은 시절에 서 있는 것이니 어떤 나이대에 있는

사람이 읽어도 상관없겠지만 그만큼 서른은 일종의 과도기 같아요.​

소위 불혹인 마흔과는 매우 다른 관점을 갖게 되는 서른의 시간은

혼란스움의 극치일 수 밖에 없는데 학생과 상속자의 대화 형태로 서술된

이 책을 읽다 보면 현명한 멘토로부터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서

그런지 조금씩 마음이 차분해지고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게다가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라는 인물이 경험해야했던 시련 가득했던

삶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수저 계급론에 대한 20대의 어려움을 차근차근

헤아려주면서 그와 동시에 한계 지어진 시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상속 자본의 개념과 가치에 대해서 상속자와 학생의 대화 속에 차분히

녹여서 다정한 멘토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독서할 수 있었어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돈은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인간의

품격과 상속 자본 사이에서 말할 수 없을 만큼 혼돈을 느끼던 청춘들에게

아주 좋은 조언과 지혜가 담긴 글을 글로 정독한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가 어떤 의미인가를 다시금 느낄 수 있게 만들었던 양서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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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헌혈 이야기강 시리즈 12
정광민 지음, 도휘경 그림 / 북극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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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헌혈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아이들은 집안의 내력인

유전적인 이유로 악성 빈혈을 갖고 있어서 헌혈 자체를 아예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집안 여자들에게 있어서 헌혈은

과연 어떻게 진행되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은 항상 품고 있었죠.​

북극곰 출판사의 이야기강 시리즈 12번째 신간도서 이상한 헌혈

그림책은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혈액이나 혈장 등을

신체에서 빼내는 것이 아니라서 마치 마법 같은 설정을

제시하고 있어서 우리 애들도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나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직 나이가 되지 않아서 할 수도 없으나

극악에 가까운 빈혈 때문에 평범한 헌혈도 가능한 나이가 된다하여도

절대 할 수 없기 때문인지 내심 궁금하기는 했었다면서 경험 있는

어른들에게 헌혈하면 어떠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린 학생도 가능한 헌혈이 있다면 해보겠느냐고 질문부터

먼저 던져서 이 책 내용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읽기 시작했어요.

아무런 생각없이 책 읽자고 권유해서 함께 보는 것과 일단 호기심을

유발시킨 다음 독서하는 것은 기본 자세부터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저는 제가 먼저 선독한 후 애들과 읽는답니다.​

이 작품 역시도 마찬가지였는데 겨울 방학 시작해서 이것저것 활동 및

독서를 많이 하고 있는 아이들을 대신해 책이 도착하자마자

제가 먼저 읽었는데 굉장히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르게

완독하고 애들에게 저녁 수면 시간 직전에 함께 읽자고 추천했거든요.

처음에는 내 피를 빼내어서 헌혈한다고 생각하면서 읽던 아이들이

갑자기 감정을 헌혈할 수 있어서 청소년기 너희 나이에도

헌혈이 가능한 것이라는 부분이 나오자 갑자기 어리둥절했답니다.​

그리고 갑자기 내가 감정 헌혈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그리고

감정 헌혈을 하고 나면 앞으로 24시간 동안은 그 감정을

느낄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면 어떨지를 고민하더라구요.


그동안 감정에 대해서는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일뿐이지

감정 그 자체가 뭔가 가치가 있다던가 아니면 그것이 소중한지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당황했다고

소감을 말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어떤 감정이든 매우 소중하며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답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용기는 감정을 헌혈한다는 제안을 받아들여서

직접적으로 그 결과를 온 몸으로 체감하게 되었지만 우리 애들은

과연 선뜻 동의할지 어떨지 궁금했던 저의 생각을 완전히 빗나갔는데 일단

낯선 사람의 제안은 일단 경계하고 보겠다는 의견을 표현하더라구요.


하지만 아이들도 이야기 속 용기의 감정 헌혈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나

독서를 통해 보게 되자 더욱 더 복잡한 심정인지 일종의 부작용과 같은

아이들의 반응과 이 모든 사태 속 진짜 비밀을 궁금하게 생각했고

무엇보다도 위태로운 일에는 절대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겠다면서

아무런 이유 없고 대가 바라지 않는 제안은 이 세상에 결코 존재하지

않는 현실과 공짜 없는 인생 섭리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답니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 조심하고 이유없이 잘 해주는 것은

이 세상에 절대 없다면서 인생 조언 아무리 해줘도 귓등으로만 듣던

우리 애들이 이제 겨우 현실의 어둠에 조금 눈을 뜬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나에게 뭔가 주어진다면 그와 동시에 내가 잃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읽은 보람을 실감했고 내적으로 조금 더 성장한 것 같아 매우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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