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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평점 :
셈을 하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열린책들
핵폭탄급 웃음을 드립니다 *^^*
- 작가
- 요나스 요나손
- 출판
- 열린책들
- 발매
- 2014.07.10
와- 진짜 이 소설을 읽고 내 마음 속에 있는 핵폭탄급 걱정과 고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느낌이였다.
다른 소설들도 흔히 '인생의 진리, 행복한 삶'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은 깨달음을 담고 우리는 읽음으로써 재미나 삶을 변화시킬 원동력을 얻기도 한다.도움은 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 줄은 알지만 나와 현실의 거리가 우울하게 만들고 문학은 그냥 '텍스트'일 뿐 교훈적인 문장 한 구절 얻는 것에 끝나곤 했다. 그러나 <셈을 하는 까막눈이 여자>는 놈페코와 그 외 상상을 초월하는 4차원 주연급 인물들이 만들어낸 사건들이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킬 때 폭소케 만들고 만나지 말아야 할 운명들이 서로 인연이 되서 꼬여가기만 하는 그들의 삶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굉장히 간단한 삶의 진리을 얻게된다.
'운명'은 존재한다 라는 진리-
운명이 존재하기에 노력한 것 만큼 풀리지 않고, 제자리에서 끈임없이 허우적 거리고, 꼬이기는 너무나 잘 꼬이기만 하는.
그러나 그 '운명'을 이겨낸다면 나중에는 농담을 하며 즐길 수 있는 그런거 말이다.
놈페코라는 핵심이 되는 인물에서 '그 비극적인 진리'를 느낄 수 있다.
놈페코가 소웨토의 공동 변소에서 분뇨통을 옮기면서 살다가 다이아몬드를 얻게되서 변소일을 다 때려치고 꿈과 자유를 만끽하려는데 첫날 부터 차에 치인다. 그 후 반 노예 생활을 하고 나오게 되는데 이제는 3메가톤급 핵폭탄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전재산 1930만 크로나는 다 불타 없어져 버리고, 사랑하는 홀예르2의 인생을 자꾸 홀예르1이 인생을 깔아 뭉겐다.대략 이 소설에서 놈페코의 5살 부터 50세 정도의 인생을 다루는데 평범하고 평안한 날이 없었다. 놈페코는 공동 변소에서의 나왔더니 분뇨통 옮기는 것 만큼 추접스럽고 힘든 운명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찰리 채플린의 '이 잔인한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는 고통마저도' 라는 말처럼 놈페코, 홀예르1/2 , 휘발유녀. 수상, 왕, 요원B 등 다 나름대로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간단하게 '고난을 이기면 행복이 찾아온다'라는 교훈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인물이 하는 행동, 태도 등이 미래에 대한 걱정을 날려주고 우울한 이 현실의 순간 순간에도 어디에서나 크고 작은 행복을 찾을 수 있고 , 행복은 돈이나 재물적으로 부유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소박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핵폭탄은 처리하지 못했지만 백작부인의 감자밭에서 정원 생활을 하며 맛있는 닭볶음탕 해먹고,
납치해 온 수상과 국왕과도 특제 칵테일(?) 한 잔과 함께 안주로 끝내주는 닭볶음탕 해먹고
<오. 감 다이어트>유행에 맞게 감자 농사해서 대박 터지고, 잡지을 창간해서 유명세도 좀 타보고, 다른 사업도 좀 해보고-
뭐.. 다 거의 홀예르1 때문에 개·망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름 행복도 느끼고, 사랑도 하게 된다.
분뇨통에 빠져버린 운명들(?) 끼리 모여서 평탄한 날 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지만 분명 그 속에서 솟아날 구멍도 있고 천천히 목표와 꿈을 향해 다가가며 행복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고 목표는 잃지 않되, 좀 더 놈페코처럼 시크하게, 중국인 세자메처럼 조금은 자유롭게, 홀예르2처럼 현명하게, 국왕처럼 현재를 즐기는 삶을 살려고 한다.
요나스 요나손은 전 작에서 보여준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낸 것처럼 <셈·까·녀> 역시 역사적 사실이 어느 정도 받쳐주고 있고 상상을 초월하는 말도 안되는 사건들에 대해 '왜 만날 수 밖에 없었나' '왜 이 일이 일어났는가' 라는 의문이 들지 않게 한 인물의 먼 과거 또는 어느 사건이 받쳐 주면서 연계성에 대한 부족하 점을 찾을 수 없게 만들었다. 남아공의 열약한 모습과 여러 사회 제도, 정치에 대한 현실적인 풍자가 문학성 또한 완벽하게 만들어 준다. '핵폭탄 이라니- 막장 드라마같지 않을까?' '유치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읽기를 망설이고 있다면, 나중에 '내가 왜 지금에서야 이 책을 읽는가' 라는 후회를 할지 모른다-
요나스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100세 노인>에 비해 몇 배나 강해졌으니. 진짜- 한 문단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핵폭탄급 걱정과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읽는 동안에는 '웃음'을, 완독한 후에는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름에 정말 딱! 이다.
작가 프로필을 보면 굉장히 다양한 경험과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지만 100세 노인처럼 창문을 넘어서 작가로 전향했고 지금은 세계적인 작가로, 일곱살 아들과 함께 닭을 키우며 가정적인 아빠로 살아가며 목가적인 삶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일까 단순히 내용만 읽으면 가벼움을 주지만 수면 안으로 들어가보면 가볍지 않음을 느낀다. 연륜이 느껴진다. 인생의 겨울을 맞이하는 백작 부인의 모습에서 요나슨의 주는 작은 메세지를 얻을 수 있고, 못나다 못해 진상인 홀예르1과 이성적인 동생 홀예르2의 관계, 각각의 운명이 모여서 인연이 되고 필연이 되는 모습은 공동체적인 삶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다 못나고 짜증나는 인물들이지만 하나가 되기에 불행은 나누고 행복은 함께 즐기는 공동체적인 모습은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함께 했을 때가 얻을 것도 나눌 것도 많다는 숨겨놓은 작은 삶의 진리 또한 찾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미래의 세계문학 시리즈에 들어가도 손색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너무 과한 평가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오랫만에 살아있는 문학을 맛본 거 같아서 너무나도 좋았다.^^ 정말 정말~ 다음 작품이 기다려 지는 작가이다! 아- 그리고 정말~ 번역이 판톼스틱할 정도로 완벽하다. 진지하고, 심지어 죽음이 오는 순간에도 ' ~단다 '라는 그 시크하고 무관심한 말투가 이 작품의 맛을 살린다!
ex) 놈베코는 오래전부터 홀예르가 그의 형제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껴 왔단다. 그래서 만일 그가 원한다면 자기도... 원한단다.
홀예르는 거의 숨도 쉴 수 없었다. 자기가 자기 형제와 완전히 다르다는 말은 그가 태어나서 들어 본 최고의 찬사였다.
-사랑 고백을 하는 부분인데 무슨... 남 얘기 하는듯이. 로맨틱한 분위기 보다 좀 ...웃기다 ㄱ-...
<밑 줄 긋기->
죽지도 않는데 그렇게 죽는다고 계속 징징대는 대신에, 이게 코브라가 아니고 전갈이어서 다행이라고 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순 없는 건가요? / 수상님, 살다 보면 떄로는 올바른 일을 하는 게 불가능 할 때가 있더라고요. 그런 떄는 나쁜 일이나, 혹은 조금 덜 나쁜 일을 할 수 있을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