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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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운동하면서 본 책. 사이클링 52분, 자전거 30분 정도를 달리면서 weight training을 마무리했다. 물론 또다시 엘러리 퀸 선생의 트릭을 간파하지 못했고 철저하게 속았다. 희한하게도 그 역시 작중에서 사건을 두 번 설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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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오브 로마 1부와 2부를 읽었다. 대단한 작가가 쓴 대단한 서사시라는 생각을 첫 페이즈를 넘기면서 했다. 사실 한국에서는 가시나무새의 작가로 원래 유명하긴 했었는데, 이런 멋진 작품을 남겼을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5부, 영문판으로는 다섯 권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번역이 된 것으로 아는데, 이런 멋진 이야기를 만나니 너무 기쁘다.  부모님 댁에 남겨놓기 위해서 열심히 읽은 덕분에 운동하면서 짬짬히 읽은 엘러리 퀸까지 권수로는 많은 책을 읽은 주말이 되었다.


공화정을 끝장내는 건 카이사르가 되겠지만, 공화정의 위기, 도시국가, 그리고 시민국가로써 로마의 정체성을 지켜려는 자들과, 이미 로마화한 이탈리아 전역을 로마로 받아들이려는 자들의 충돌이 1부와 2부의 주된 내용이고, 마리우스와 술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군사적 재능이 뛰어나고 돈도 많은 마리우스는 그러나 로마의 성골에 해당하는 파트리키 귀족출신이 아니고,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양을 갖추지 못한 그.  이와는 대조적으로 귀족출신이라는 것을 빼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고, 재능을 드러낼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던 술라.  마리우스의 전성기에는 이런 장단점이 잘 맞춰져 협력관계로 큰 성과를 거두지만 술라의 야심이 커질수록, 그리고 마리우스가 늙어갈 수록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고, 로마, 이탈리아, 그리고 속주의 정세와 원로원을 복잡한 수싸움 속에서 이 협력관계도 금이 간다.


마리우스와 술라를 내세우기는 했지만, 그리고 둘 다 결국 무력으로 공화국 로마의 정치를 장악했다는 점에서 독재자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결국 로마의 세력권이 넓어짐에 따라 도시국가 로마를 지탱하는 시스템이 한계에 왔던 것이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보다 이탈리아 전역의 동맹세력으로 미래지향적인 참정권확대라고 보는 사람들과 보다 더 강력한 로마중심주의로 가는 것이 답이라고 보는 보수세력의 충돌이 마리우스와 술라라는 구심점을 갖고 부딛쳤다고보 볼 수 있겠다.  


여기에 공화국 로마의 시민군대가 잦은 전쟁으로 인해 그 중심이던 중산층계급의 몰락으로 직업군인제로 바뀌어 가면서 조금씩 가속화되는 군대의 사병화라는 문제 역시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가져온 바, 지금에와서 보면 모든 것이 명확해보이지만, 당시를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그런 것들이 제대로 확연히 보였을 것 같지는 않다.


성공을 위해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르는 술라를 보면, 마리우스와 비교할 때 확실히 악역에 치우친 면이 없지 않는데, 읽다보니 예전 '이야기 세계사'에서 묘사된 술라의 최후가 떠오른다.  80년대 초반의 책이라서 그랬는지, 편자가 전두환이 미웠던지, 당시 "역시 독재자의 최후는 비참했다. 술라는 온몸이 벌레에 파먹히는 병으로 죽고 만 것이다"라고 묘사한 술라의 마지막을 통해 편자가 슬그머니 전두환을 욕한 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당장 인구절벽이 오는 한국, 일본을 비롯한 서방세계, 그리고 특히 그간 이민자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재주있는 사람, 돈 있는 사람, 노동자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다양한 이민자들을 받아들여 발전을 이뤄온 미국이 트럼프로 상징되는 과거로의 회귀를 시도하고 있는 지금, 여러 가지로 생각할 것이 많았던 책이다.  다음 순서의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Fox Street의 살인이 아니고 Fox 집안의 살인사건.  읽기 전엔 모르그가의 살인처럼 특정 지명으로 봤었다.  엘러리 퀸과는 떼어낼 수 없는 라이츠빌이 이번에도 사건의 무대가 된다.  너무 생각하지도 못한 결말이지만,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18년 전에 일어난 사건의 여파로 살인범 아버지를 가진 데이비는 자신도 언젠가 누군가를 죽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고, 지금 보면 PTSD증상과 이런 심리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사랑하는 아내를 죽일뻔한다. 사건이 엘러리에게 온 이유는 단 하나.  데이비의 아버지가 진범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내고, 따라서 데이비에게 살인충동이 없음을 도출해내는 것.  결과를 알고 나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fact상 이해하지 못한 건 데이비가 나간 전쟁은 1차대전 같은데, 중국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싸우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다시 책을 확인하니 1945년의 copyright이 붙어 있으니 오류는 아닌 듯.


열심히 책을 읽고 일하고 운동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눈의 건강이 최우선인 것 같은데, 술을 끊어야 할까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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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28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콜린 매컬로가 카이사르를 어떻게 묘사했을지 후속작이 기대됩니다. 시오노 나나미의 시선과 비교해보고 싶습니다. ^^

transient-guest 2017-08-28 10:20   좋아요 0 | URL
이미 어릴 때부터 비범하고 잘 생견, 이른바 떡잎부터 될성싶은 녀석으로 나오네요.ㅎㅎ 물론 아직은 소년...

레삭매냐 2017-08-28 12:02   좋아요 1 | URL
시오노 할매의 글은 영웅주의 사관의 발로인지라
이제 기대를 다 접어 버렸습니다.

여전히 책을 쓰고 있다는 게 그리고 제가 할매
의 이탈리아 생활에 인세로 일조했다는 게 부끄
러울 따름입니다.

transient-guest 2017-08-28 14:18   좋아요 0 | URL
책을 많이 읽고난 후에는 달라졌지만, 한때 시오노 나나미의 책에 영향을 받던 시절이 있습니다. 영웅주의보다 거슬리는 건 사실 시오노씨의 일본론과 사관인데요, 결국 자신이 자라온 환경을 넘지 못하는 것도 있고, 어떤 의미로 자신의 젊은 시절,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을 잘 이용해서 살아온 것도 있고, 뭐랄까, 지금 다시 보면 시오노씨에게 크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폭스가의 살인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이종인 옮김 / 검은숲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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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또다시 엘러리 퀸의 트릭에 넘어가다. 주어진 것들에서 단서를 찾지 못하고 트릭에 한눈을 파는 건 여전하다. 뜻밖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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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3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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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라의 광기, 마리우의 광기. 쿠데타와 쿠데타. 군사적인 천재성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사라진 마리우스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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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2 - 2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2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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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와 술라. 무대에서 내려와야 할 마리우스, 올라가려는 술라. 이어지는 이탈리아 내전. 도시국가 로마가 이탈리아를 로마로 받아들이는 길. 언젠가 세력권 전체로 확대될 시책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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