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국에는 '전문대학교'로 오역이 되는 'Community College' 혹은 'Junior College'라는 것이 미국에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중간이라고 보면 되는데 '대학'이라기 보다는 대학교에 편입하거나 직업교육, 또는 한국에서 사설학원이 맡은 역할을 city나 town차원에서 지원되는 공립학교에서 맡기 위한 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외국어를 배우고 싶거나 사진을 배우고 싶다면 학원이 아니라 근처의 JC를 찾아서 등록하고 학기에 한 과목씩 수강하는 것이고, 보다 더 보편적으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여러 가지 이유로 정규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2년간의 JC과정으로 교양과목과 편입에서 요구되는 특별과목을 수강하고 그 성적을 바탕으로 4년제에 편입하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편입보다는 직업교육을 역할이 더 큰 JC도 있는데 결국 그 지역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취지라고 보면 된다.  


예전에 고등학교 때 JC에서 몇 과목을 수강하면서 알게 된 한국유학생들을 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에서 대학진학이 어려워서 JC를 통해서 미국대학교로 편입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나이도 보통 25-28사이의 형들이 많았던 것 같다. 2년이 아니라 3년 혹은 4년도 넘게 JC에서 성적관리를 했고 공부가 어려워서 성적위주로 과목을 찾기도 하는 등 다양한 꼼수를 부려가면서 비교적 좋은 학교들로 편입들을 했는데, 그래도 그 또한 노력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정신적 여유랄까, 너그러움이 나에게도 생긴건 세월과 함께 쌓인 경험이 아닌가 싶다. 


모항공사의 조모씨의 인하대학교편입을 둘러싼 부정의혹은 이와는 조금 다른데 한국언론에서 누락된 설명을 하기 위해 서론을 길게 썼다. 조모씨가 미국에서 다닌 학교는 JC다. 여기서 2년을 수강하고 편입을 했으려면 미국에서 했어야 했다. 그런데 2년을 다니면서 제대로 수강과목을 채웠는지, 성적이 맞는지도 의문이라고 하니, 미국에서도 편입을 어려웠을것이다.  그런 JC 2년수강으로 한국의 4년제 대학교에 편입을 했다는 건 심각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일단 외국의 4년제 대학교를 다니다가 3년과정을 마친 상태에서 학점이수와 다른 요소에 따라 편입이 되는 것이니 Junior College에서의 2년수강은 기본적인 자격부터 미달인 것이다.  언론사에서 굳이 2년제 대학교를 다녔다고, 그러니까 '대학교'라는 term에 방점을 찍는데, JC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개념의 '대학교'가 아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고등학교 졸업장과 돈만 있으면 갈 수 있는 것이 JC라는 말씀. 외국학생은 토플이 필요하지만 이 집안의 사람들은 모두 미국사람이거나 영주권자니까 토플점수 없이 고졸로써 그냥 돈만 내고 2년간 놀다가 인하대로 유턴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당시 책임자들, 교수들, 행정, 경영까지 싹 다 형사고발되어 재판을 받고 불명예스럽게 모가지가 날아가야 할 사안이 아닌가 싶다. 그런 대가리로 3남매가 똘똘 뭉쳐 재벌기업을 주무르고 있으니 모양새가 그 꼴인 것이다.  사실 한진일가만 뉴스화가 되는데, 대한민국의 대형기업, 아니 그냥 일개 돈 많은 부자들은 안 그러고 살까?  거기서 거기고, 돈과 힘에 비례해 더 나쁜짓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JC는 훌륭한 제도이다. 돈이 없는 학생, 고등학교과정까지를 여러 가지 이유로 망친 학생, 늦게 학업에 눈을 뜬 학생들, 나이가 들어서야 공부할 여유가 생긴 사람들이 고졸-대입의 tech tree에서 인생의 방향이 결정지어지지 않고 언제든지 더 공부하고 더 좋은 학교에 가고, 더 좋은 곳에 취직할 수 있는 교육기회를 일반대학교에 비해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미국으로서는 드물게 사민주의적인 제도인 것이다.  실제로 돈이 없어 대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이 JC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심지어 아이비리그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주 단위의 명문학교에 가는 경우도 아주 많다.  JC출신들은 아예 공립4년제에서 3학년편입숫자에 일정한 쿼터를 만들어 주기도 하는 등 차별받지 않도록 법적으로 장치를 마련하는 경우까지 포함해서 매우 좋은 제도를 abuse하는 인간들이 없지는 않은데 그 중 하나가 조모씨였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뉴스기사가 떠올라서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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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6-06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국은 계급에 상관없이 실력이 있으면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잖아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미국과 비교하면 너무 획일적이고 단순해요. 학습 결정의 선택권이 없는 아이들은 ‘(4년제)대학교‘ 중심의 입시제도를 따를 수밖에 없어요. 우리나라에도 JC 같은 제도가 많아져야 해요. 물론, 조 뭐시기처럼 실력 없는 사람들이 거저 들어오는 일이 없도록 실력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transient-guest 2018-06-07 00:31   좋아요 0 | URL
한국보다는 그런 mobility가 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가난하고, 늦게 깨우쳤고, 젊은 시절 방황했다고 해도 어느 시기든지 맘을 먹으면 인생을 재설정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은 공부로 모든 것이 결정되고 심지어 취업도 시험을 쳐서 성적으로 들어가니 더더욱 모든 것이 일찍 정해지고 사람은 금방 꺾입니다. 한국에 JC제도가 도입되면 근데 전문대학교와 사설학원들이 난리가 나겠지요???
 

판을 짜려면 좀 그럴 듯하게 짜던가...

너무 뻔히 들여다보이는 수작...

시작할 때부터 이미 시한이 정해져 있었던 단식기간이겠지...

기자들 다 모아놓고 사진을 찍히는 시점에 주먹이 날아온 것도 이상하지만...

그 주먹질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하면...


횡설수설하는 사람한테 한대 가볍게 맞고 할리우드액션을 보이고...

그걸로 끝내 응급차량을 불러서 타고 가더니...

목에 대가리만한 깁스를 떡하니 달고 나와서...

빨대도 없이 병째 물은 잘만 마시더군...

의사들이 꽤 황당해하던데...


여당의 원내대표로 늘 대중과 거리를 두고 살던 모습이 선한데...

하필이면 단식 중에 방문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영감탱이는 그리도 반갑게 손수 다가가시면서 악수를 하려고 하셨나..


때린 놈의 정신줄도 그렇고 하는 말도 이상하지만...

뉴스를 접하고 내가 떠올린 건...

일초도 한 되어 떠올린 건...

나치스시절, 독일 국가의회 의사당 방화사건...

그 사건으로 누가 득을 보았는가...

이 사건으로 누가 득을 보았는가...


나잇살 그만큼 쳐먹고 맞는게 꽤 억울하겠지...

단식한다고 짜놓은 판이라도 굶는 시늉을 했을테지...

거기에 온 홍똥덩이가 지는 단식은 못한다고 하는 걸 들으며 얼마나 약이 올랐을까...


이미 지난 10년간 단련이 되어서 그런지 그냥 저질스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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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5-08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이런저런 구시대적 발언이나 쌍팔년도에나 통할 정치적 전술들을 고집하는 이 작자들을 보고 있으면 저는 오히려 신명이 납니다.

어차피 점점 아무도 그들의 말을 믿지 않고 그들의 수작에 넘어가지 않게 되고 있는데 계속 저러는 거 보면 정말 조만간에 쟤네는 쪼그라들다 망하겠구나 싶잖아요ㅎㅎㅎ

transient-guest 2018-05-08 11:02   좋아요 1 | URL
웃긴게 대다수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죠 아무리 네이버가 뽐뿌질을 해도 ㅎㅎ 근데 자작성태 쓰러지는 꼴이 진짜 프로레슬링 뺨 치대요 ㅎㅎㅎ 그야말로 망한자유당이네요

이지 2018-05-09 0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ransient-guest 2018-05-09 00:44   좋아요 1 | URL
혼수성태 얼굴을 계속쳐다보면서 말하는 걸 들어보시면 불면증에서 탈출하실 수 있습니다.ㅎㅎ

이지 2018-05-09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헉.. 자기전에 잠시 혼수성태가 어찌됐는지 궁금해서 유튜브찾아 보다가 잠들었는데 자동재생으로 혼수성태가 계속 나오는 바람에 돌아 누워서 잤어요! 흐흐허 뭐, 어쩌려고 저러는지. 참..

transient-guest 2018-05-10 02:19   좋아요 0 | URL
누워서 배를 깐 사진을 ˝찍혀˝주면서 상태가 심각하다는 보도가 나올 수 있는 안배까지..ㅎ 근데 웃기는 건 어지간히 배가 많이 나오지 않고서야 누워서 숨 들이마시면 배가 쑥 꺼지거든요.. 이놈들 대가리는 80년대에 두고 온 듯...
 

혼수성태가 단식 중이란다. 드루킹사건을 특검으로 가져가서 정쟁화하려는 꼼수인데 먹히지 않으니 이목이라도 끌겠다는 거다. 솔직히 짠 한 것도 없고, 아무런 감흥은 커녕 불평하는 대로 조롱문자를 받든 피자가 배달되든 아무런 그저 불쾌하다는 수준의 관심만 갈 뿐이다. 나만 이런 마음은 아닐 것이다.


그 동안 이 뻔뻔스러운 자들이 세월호희생자 유족들에게 보인 태도와 뉴스와 사설단체, 공권력을 동원해서 벌인 온갖 추잡스러운 여론몰이, 강제진압, 조롱이벤트를 떠올려 본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피눈물나는 절규를 외면하면서 한낮 정치와 이념논쟁으로 몰아가던 그들.  정부와 삼성의 합작으로 출연된 돈으로 단식농성을 하던 이 부모들 앞에서 벌인 폭식이벤트.  문재인대통령이 당선되기까지 얼마나 피눈물을 철철히 흘려왔을까.  내 앞에서 제법 머리가 깨인 듯한 행세를 하던 양반이 김영오아버지를 두고 '금속노조'운운하던 꼬라지가 생각난다.  나쁜 말은 듣기 싫으니 세월호유족들한테 그러면 안된다는 말을 하면서도 '금속노조'어쩌고 하면서 '일부' 나쁜 사람들이 이걸 이용해서 노선투쟁을 한다는 헛소리도 그랬지만, 그딴 여론을 만들어 퍼뜨린 것이 한나라당/자유당, 그리고 박근혜/최순실의 하수인으로 이전투구만 바라보던 이 자들이 아닌가.  


해서. 나는 혼수성태의 단식에 일고의 동정의 마음이 가지도 않커니와 그가 설령 단식을 진짜로 제대로 이어가서 황태나 북어가 되더라도 나의 마음이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속담에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랬다고, 지금의 정국에서 '드루킹댓글'사건 따위로 단식을 하는 머저리같은 정치공학수준도 그렇고, 하는 말도 짓거리도 그렇고, 지난 10년 내내 지들이 벌인, 아니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댓글공작과 여론몰이를 생각해면 후안무치도 이런 후안무치가 없다. 내가  당장 해보고 싶은 일이 두 가지가 있는데 조원진이의 면전에 대고 쌍욕을 하는 것과 혼수성태 앞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것이다.  똥에는 똥으로, 인간이 아닌 듯한 자들에게는 그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편이 나을 때가 있다는 생각이다.  나똥덩이, 홍똥덩이 등등 어쩌면 그렇게 제대로 된 인간이 하나도 없는 걸까?


여담이지만 송파에 전략공천된 배모씨가 홍발정이와 혼수성태의 지도편달을 받고 있다고 하니 역시 될성싶은 나무는 그렇게 그 떡잎부터 알아볼 수 있다는 말이 딱 이 꼴을 두고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어제 김어준의 Black House에서 배모씨의 인터뷰가 나왔는데, 시종일관 웃는 얼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성은 0.1%도 느껴지지 않더라.  역시 '욕망'덩어리라는 간파가 틀리지 않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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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 2018-05-05 0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식도 진짜 단식이 맞을까 하는 의심이 좀 드는데......진짜 cctv 설치 해야 하는건 아닌지........

transient-guest 2018-05-05 05:13   좋아요 1 | URL
설령 진짜 단식을 하더라도 이들의 행태는 못 봐주겠습니다.

나와같다면 2018-05-05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놔~ 김성태 의원 끝까지 단식투쟁 하기를 응원했는데, 전치 30분은 나올려나? 주먹 한대 맞고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가네요

제가 이런 사람들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가 최후의 수단으로 목숨을 걸고 하는 ‘단식투쟁‘ 을 조롱꺼리로 만들었다는 거예요

transient-guest 2018-05-07 23:50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엔 자작의 요소가 다분합니다. 그거 맞고 119응급차를 타고 가는 것도 그렇지만, 목에 깁스하고 나오더니 이제 조금 있으면 어차피 끝낼 단식이네요. 사진을 보니 시원하게 물을 잘 마시고 있던데 목에 그런 깁스하고 빨대없이 병째 들이붓는 놈은 처음 봅니다.
 

이재용이 결국 "slap on the wrist"정도의 처벌로 2심에서 풀려났다.  위중한 범죄행위는 모두 인정하지 않았고, 통상의 경로에 따른 재벌방면수준의 판결이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라서 놀랍지는 않고, 그저 삼성의 관리와 돈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정모판사도 아마 금방 법복을 벗고 삼성의 든든한 후원을 받으며 변호사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 법조인의 윤리규정이라는 건 생각보다도 훨씬 더 유명무실한 것 같다. public masterbationist 검사도, 성폭력범 검사도, 온갖 나부렁이 법조인들도 모두 변호사로 개업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조직차원에서 그것이 가능하도록 rule을 bend한다.  


사법부의 권한, 검찰의 힘, 이런 것들에 국민들이 수긍하는 건 결국 그 막강한 힘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법조계는 (1) 없는 집안의 자제들이 머리 하나로 출세를 이루거나 (2) 있는 집안의 자제들이 가진 것을 지키고 더 늘리기 위한 수단이 되어왔고, 아마 그런 경향은 무척 오래 지속될 것이다.  나경원, 황우여, 홍준표를 비롯한 숱한 국회의원들, 재벌수준의 로펌변호사들 등등이 이에 해당하며 현재의 제도에서는 멀쩡한 사람도 그렇게 될 것 같다.  


바닥 밑에 지하실, 그 밑으로 무간지옥까지, 이번 정모씨 (그를 판사로 부를 수 없다)의 판결은 사법부가 얼마다 더 low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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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8-02-06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예상된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구속됐었다는데에서 변화의 조짐을 읽고 희망을 품습니다.

transient-guest 2018-02-06 12:38   좋아요 0 | URL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고 봤어요. 재벌은 언제나 빨리 나올겁니다. 판사들이 로비대상이고 자리와 파벌을 타는 한, 그리고 나와서 변호사로 개업이 가능한 한, 어렵다고 봐요.

북극곰 2018-02-06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리라 하면서도 그래도...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너무 암담하고 맥빠지고 화났어요. 그러게요, 저런 것들은 변호사 개업 못하게 하는 법이라도 있음 좋겠건만. 없나요...?!

transient-guest 2018-02-06 12:4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보통 변호사와 검사를 오래 하면서 인망이 쌓이고 전문성을 갖추게 되면 판사가 되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한국은 그냥 성적순/지망순으로 가니 판사를 하다가 나와서 변호사로 개업하는 거죠. 미국만해도 판사란 건 대형로펌변호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명예직으로 간주하거든요. 정청래 전의원이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라고 말했다죠?

stella.K 2018-02-06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석방 소식에 좀 놀랐습니다.
뭐 형량이 줄 수는 있어도 이렇게 전격 석방이라니.
어이가 없더군요.
그에 따라 박근혜나 최순실이 쪽에 죄의 무게가 더 가중될 거라는
말이 있던데 과연 그럴까 싶더군요.
이렇게 뒤집었는데 박근혜-최순실이 뒤집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어제 이재용 보면서 나머지들도 곧 풀려나는 기시감이 느껴지더군요.

transient-guest 2018-02-06 13:46   좋아요 0 | URL
국민들 수준은 높은데 그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낮은 수준의 인간들이 요직에 앉아서 나라를 좌지우지하네요 빅 실망입니다 그리고 걱정이구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야할지
 

사례 1: 


어떤 회사가 있다. LA에 있고 지점도 많이 거느린 중견기업수준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민 일세대가 일구어낸 대단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부지런한 한국인이 세운 회사답게 법적으로 지정된 어지간한 연방휴일은 거의 지키지 않고, 오전에 30분 일찍 와서 오후에 30분 늦게 가는 것이 회사의 업무방침이다. 주말에도 토요일에는 오전근무를 시킨다.  아무래도 영어가 약하다보니 실력이 있어도 본토회사에는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직원들의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 회사는 사람을 절대로 자르지 않는다. 그저 나갈 때까지 괴롭힌다.  온갖 업무적인 스트레스를 주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맘고생을 시킨다.  못 견디고 퇴사할 때까지 그렇게 기다려준다.  직원을 자르는 건 원래 at-will-termination계약이라고 해서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가능하다 (물론 불법적인 이유나 다른 사적인 건으로는 위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직원을 자르면 그 직원은 6-12개월간 정부에서 일부를 지원하고 고용주가 평소에 적립하는 unemployment 연금을 신청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고용주는 결과적으로는 평소에 부담하는 적립금액이 조금 올라간다, 아주 조금.  불법적으로 오버타임을 강요하고 사람을 괴롭히면서까지 아낀 돈으로 이룬 이민 일세대의 성공신화. 눈물겹기 그지없다.


영리한 민족성을 보여주는 듯, 사장도 회사의 업무방침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걸 안다. 그렇기에 노동법전문 - 고용주의 편에서의 - 로펌을 하나 끼고 아예 고용과 노동법위반에 따른 문제를 위임해서 처리하고 있다.  역시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문제가 날 수도 있고 조용히 끝날 수도 있으니 마구잡이로 법을 위반하다.  그랬다가 가끔 당찬 직원이 퇴사 후 고용/노동법위반으로 민사소송을 걸면, 로펌을 통해 시간을 끈다.  대충 1-2년은 쉽게 질질 끌다가, 나중에 합의하면 그만이다.  바로 돈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사실 큰 건도 아니라서 sue하는 쪽이나 defense하는 쪽이나 결국 합의로 귀결될 것을 안다.  다만, 그걸 질질 끄는 것이다. 지쳐 나가떨어지거나 묻어두거나.  시간이 많이 지나간 후 만불정도로 낙찰을 보면, 변호사와 소송인이 나눠 갖게 되니 액수도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살다보면 흐지부지 되는 것이다.  


이 회사의 사장은 지금도 열심히 한민족의 위상을 드높이며 이민 일세대의 성공을 자랑하고 있다.


사례 2:


부띠끄로펌을 지향하는 한 로펌이 있다. 창업 당시부터 교묘한 감언이설로 여럿을 꼬셔 회사를 차리고 적은 월급으로 부려먹다가 자리가 잡히면서 다시 창업멤버들을 내보낸 회사다. 창업 때 함께 키워서 잘 살자고 쥐꼬리만큼씩 지분을 나눠주기는 했었고 그 가치를 엄청 부풀려 이야기를 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함께 클 수 없는 업무환경을 의도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결국 나머지 구성원들은 나가던가 낮은 대우를 감수하던가 두 가지 선택의 길만 주어졌을 뿐이다.  의도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이 나가던 시점에 하필이면 대표의 경영방만으로 회사의 전체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졌었고, 그나마 갖고 있던 지분의 값어치는 원래보다 훨씬 낮게 평가된 상태로 buy-out되었다.  여전히 돈이 되는 사람, 도움이 될 사람에겐 간과 쓸개를 내줄것처럼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막 대한다는 소문이다.  전형적인 386으로써 자신이 보는 자기의 모습은 노빠, 하지만 남들이 보는 그의 행실은 MB에 가깝다는 이야기.  


이런 사례들이 한인성공신화의 대다수라고 말하면 무리가 있겠지만, 적지 않은 수라고는 단언할 수 있다.  사실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노동력착취는 어쩔 수도 없고 남에게 강요하는 것도 아니라서 크게 탓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마인드는 사업규모의 성장에 비례해서 함께 커져야 하는건데, 적지 않은 경우 마인드는 그대로 소상공인의 마인드에 머물러, 아니 자신의 대우는 높아지고 일은 적게하면서 직원대우는 소상공의 마인드를 가져가니 문제다.  


내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준비가 되어 제대로 사람대우를 해줄 때까지 함부로 다른 이를 데려다 쓰지 않겠다는 것.  저임금으로 사람을 데려다 부품처럼 끼워맞춰가면서 사업을 했더라면 나도 지금쯤은 직원이 2-3은 되었을 것 같다.  그랬으면 happy했을까?  모르겠다.  살면서 부조리와 비합리가 성공하는 걸 적지 않게 보다 보면 사람이 지치기는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내 이상을 실현할 날을 기다려보기로 했다.  아니면 그냥 이렇게 혼자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저런 일에 갑자기 보고 들은 많은 일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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