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8막부터는 뭔가 좀 잘 안되는 듯한 냥반이 갑자기 오늘 뉴스에 나온 걸 보면서 드는 생각.
1. 자식은 맘대로 안 된다.
2. 역시 너희들은...
매체에 따라 다르게 나오지만 대략 3KG의 대마류, LSD류, 애더럴을 미국에서 구입해서 (현지에서 마약구매는 불법이고 엄중하게 처리된다) 갖고 들어오다가 걸렸는데 초범에 나이가 어리다고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일단 마약류는 구매, 판매, 소지, 사용까지 다 개별적으로 중범으로 다뤄지는 범죄가 되는데, 미국나이로 18이면 법적인 성인이고 자기 행위에 책임을 지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나이'라서, 게다가 초범이라서 영장이 기각됐단다. 조국장관의 자택에 압색영장을 내주고 11시간 동안 계속 바꿔가며 영장을 내준 법원이 말이다.
대마류도 그렇지만 LSD는 상당히 쎈 마약류로 알고 있고 절대 처음 마약을 하는 사람이 쉽게 접하는 마약이 아니다. 누구의 귀하시고 똑똑한 자제께서는 전형적인 미국부유층의 자제들처럼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뭐도 잘하고, 약도 잘 챙겨먹는 것 같다.
한가지 재미있는 건 애더럴인데, 얘도 하버드는 가고 싶고, 놀기는 해야겠고 등등 하다보니 역시 부촌의 자제들이 많이 사용하는 슈퍼맨각성제를 썼구나 싶다. Palo Alto를 비롯한 부촌이나 센 학군의 아이들이 고등학교 때 사용하기 시작해서 대학교와 대학원까지 가져가는 약이 바로 이 약인데, 아마도 하버드는 역시 약빨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추정된다.
뭐 이곳의 아이들이 약을 빠는 건 부유층이나 가난한 집안 애들이나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서 별로 놀랍지는 않은데 3KG나 되는 약품을 밀반입하다 적발됐다면 그 자리에서 구속을 할 일이지 '초범'에 '어려서' 기각한다는 건 개소리다.
하버드가서 좋겠다. 가서도 공부하고 놀고 다 하려면 다른 건 몰라도 애더럴은 평생 달고 살아야 할 것이다. 스테로이드처럼 애더럴도 결국 나중엔 뇌에서 유사물질의 분비가 끊기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한번 약빨을 치면 그 다음엔 약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을테니까. 재수 없으면 죽을수도 있다. 넷플릭스에서 이 문제를 다룬 다큐가 있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은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나저나 용돈은 많이 줬나부다. 아마 고등학교도 학비가 어지간한 사립대학보다 비싼 prep school을 나왔을 것 같은데 거기에 생활비하고 용돈까지 빵빵하게 싸줬으니 3KG나 되는 약을 살 수 있었겠지? (약값은 무지하게 비싸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