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달려서 이른 오후까지 목표한 업무를 마친 후 잠시 쉬고 운동을 수행했다. 남은 시간은 상대적으로 덜 신경을 쓰는 서류정리와 구성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문득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 쉬어버렸다. 걷기라도 했으면 좋았을텐데 그것 또한 오늘은 하기 싫은 것. 그런 날이 종종 아니면 주기적으로 오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하지만 뭔가 하나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 알기에 그래도 마냥 놀아버리지는 못한다.
모더나 2차까지 접종을 마쳤고 대략 15일 정도가 지나는 6월 4일 정도가 되면 일단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조금은 마음을 놓고 다닐 수 있다고 한다. 그것과는 별개로 이번에 2차를 맞고 정확히 하루 반 아프고 보니 새삼 먹어가는 나이의 무게를 느꼈던 것이 더 마음에 남는다. 발버둥을 치고 신선도를 닦는다고 해서 젊어지는 건 아니라서, 욕심을 덜어내고 그저 나이에 비해 건강하게, 젊게 살고 특히 정신을 젊게 유지시켜야 하는 것 같은데 현실은 점점 더 젊은 세대와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저 그들에게 내 생각을 굳이 이야기하거나 상대가 구하지도 않은 조언을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냥 조용히 삶을 살고 수행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면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대충 현재 시점에서 대략 현 상태가 유지된다고 할 때 앞으로 10년 정도가 지나면 흔히 말하는 반 은퇴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펑펑 쓰면서 사는 반 은퇴가 아니라 필요한 것들을 갖추었고 일을 조금 줄이는 정도에서 노년이 준비되는 시점을 말하는 것이다. 내 회사지만 엄연한 법인으로서 법인프로그램으로 하는 은퇴연금투자와 세후소득으로 투자하여 찾을 때 세금이 없는 개인투자, 그리고 의료지원금을 투자하는 것으로 세 가지를 붓고 있고 이 외에 주식을 조금씩 굴리고 있는데 모두 매우 장기적은 투자라서 사실 돈을 모았다는 느낌은 거의 없고 일정한 금액을 다달이 아니면 연초에 준비하느라 꽤 고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걸 얻었으니 차나 옷에 대한 욕심이 거의 없어졌고 생활을 매우 tight하게 control할 수 있게된 것이다. 소비에서 오는 기쁨은 일종의 중독과도 같아서 실체가 없는 아무것도 아닌 순간의 행복이라고 보는 바, 이렇게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보니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하와이에서의 은퇴를 꿈꾸는데 잘 되면 은퇴하기 전에 phase 1은 3-5년 정도로 보고 이주와 시험준비까지 진행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무실은 계속 유비쿼터스환경으로 개선될 것인데 이 작업의 일환으로 이미 사무실의 main number보다 cell로 상담과 고객관리를 해보고 있으며 일년 이내에는 사무실의 우편주소를 하나로 통합할 예정이다. 이후로는 사실 내가 있는 곳이나 사무실의 위치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많은 걸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인데 변하는 업계의 트렌드를 사람들이 따라잡기만 하면 좀더 긍정적인 반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phase 2는 현 시점에서는 8-10년 정도 후의 일이 될 것인데 이 시점이 되면 아마 켈리포니아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통합된 우편주소조차 하와이로 옮기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너무 먼 미래의 일이라서 (시간이 아무리 빨리 흐르는 것 같아도) 구체적인 안은 나와있지 않다.
55세부터는 지금처럼 일하되 편하게 좋은 환경에서 넉넉하게 하루를 사는 것을 꿈꾸면서 오늘 같은 하루를 이겨낸다. 제대로 간다면 이 시점에는 상당한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고 이 시점부터 모든 건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exponential 하게 자라줄 것이다.
이때 옮겨갈 사무공간은 사는 곳과 별도로 마련할 생각인데 가능하면 온전히 내 비전과 책과 미디어를 담아서 일이 아니더라도 늘 출근하여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작업할 수 있는 cave 같은 곳이 될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가끔씩 찾아오는 일종의 우울과도 같은 고단함이나 허탈함 혹은 갑자기 오는 현타를 이겨내는 것이다.
얼른 새벽에 나가서 걷고 운동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세로토닌이 넘치는 덕분인지 뭔지는 몰라도 아침에 일찍 힘차게 운동하고 걷고 나면 밝은 기운으로 몸이 가득차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에.
~fin